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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미 "솔로로 11년, '선미 팝' 인정해줘..늘 새로움 고민"(인터뷰)[여솔백과]

  • 안윤지 기자
  • 2024-06-20
K팝 스타들이 전 세계를 누비면서 한국 대중가요의 저변이 확장됐다. 국내 팬들을 겨냥했던 가수들은 점차 글로벌을 목표로 앨범을 제작했으며 미국 음원 시장인 빌보드를 겨냥했다. 실제로 수많은 스타가 빌보드 '핫100' 차트에 오르며 K팝 스타들의 힘을 확인시켰다. 이런 상황은 한국 음악의 발전에 상당한 발판을 마련했다. 아이돌 음악으로 국한됐던 K팝이 힙합, 발라드, 록 등을 넘어 실험적인 음악이 다수 등장했고 한 가지 콘셉트에 국한되던 가수들이 자신의 틀을 벗고 도전했다.

가장 큰 변화를 가진 가수는 여성 솔로다. 과거 여성 솔로 가수는 '섹시'를 기반으로 음악을 해왔다면 이젠 퍼포먼스는 물론 가창력을 보이는 음악도 서슴지 않고 해내기 시작했다. 스타뉴스는 이런 여성 솔로 가수들을 주목하기로 했다. 2024년이 밝아온 지금, 험난한 가요계 속에서도 홀로 살아남아 자신의 길을 걷는 가수들은 어떠했을까.

'여솔백과' 일곱 번째 가수는 선미다. 선미는 2007년 2월 원더걸스로 데뷔해 '아이러니'(Irony), '소 핫'(SO HOT), '노 바디'(NOBODY) 등 대히트곡에 참여했다. 잠시 원더걸스를 떠났다가 복귀한 후에도 '와이 소 론리'(Why So Lonely) 등을 통해 독보적인 이미지를 보였다.

그는 그룹 외에도 솔로 활동을 통해 자신을 각인시켰다. 2013년 8월 싱글 1집 '24시간이 모자라'로 솔로 데뷔한 선미는 대중에게 신선한 충격을 안겼고, 첫 솔로곡인 데도 큰 성공을 거뒀다. 이후 '보름달', '가시나', '주인공', '사이렌', '누아르', '날라리', '보라빛 밤', '꼬리', '열이 올라요', '스트레인저'(STRANGER) 등을 연달아 히트시켰다.

앞선 디스코그래피를 살펴보면, 선미의 노래는 두 갈래로 나누어진다. 콘셉트가 확실하고 빠르고 강한 비트가 존재하는 '보름달', '가시나', '사이렌', '날라리', '꼬리', '스트레인저' 등과 부드러운 이지 리스닝 곡 '24시간이 모자라', '보라빛 밤', '열이 올라요' 등이다.

보통 '콘셉트'라는 건 가수들에게 확실한 장단점을 남긴다. 콘셉트가 강렬할수록 이미지를 각인시키는 반면, 이런 비슷한 류의 곡이 반복된다면 '매번 같은 노래'란 생각을 심어줘 지루함을 느끼게 한다. 또 반대로 특별한 콘셉트가 없다면, 이런 고민에서 자유로울 순 있어도 새로움은 없다. 그렇다고 콘셉트를 매번 달리하기엔 가수의 정체성에 혼동을 안기기도 한다. 여러모로 어려운 이 과정에서, 선미는 11년을 쌓아 자신의 확실한 길을 남겼다. 강렬하다면 강렬한 대로, 부드러우면 부드러운 대로 '선미 팝'을 만들어낸 것이다.

솔로 가수로 10년 이상 자신의 정체성을 지켜오는 일은 쉽지 않다. 특히 선미는 직접 곡을 쓰는 만큼, '선미'란 가수 브랜드에 더 신경 쓰는 부분이 있었을 터. 그는 최근 스타뉴스와 서면 인터뷰를 통해 자신의 노래를 돌아봤다.

선미는 "많은 분이 감사하게도 '선미 팝'을 하나의 장르로 인정해 주시더라"며 "그만큼 음악을 만들거나 음악 활동을 할 때 어떻게 하면 또 다른 새로운 것들을 보여드릴 수 있을지 많이 고민한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음악을 만들 때는 한 가지 스타일에 구애받지 않고 '선미다움'을 보여 드리려 하고, 무대에서 보여지는 것들도 이러한 부분을 많은 분께 어필할 수 있도록 의상, 메이크업 등 콘셉트 하나에도 모두 신경을 쓰는 편"이라며 "이러한 저의 작업을 오랜 시간 봐주시는 분들 덕분에 '선미 팝'이라는 장르를 만들게 되었다고 생각하고, 항상 감사하면서 활동하고 있다"라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선미의 솔로 정체성을 확실히 정립한 곡이 '가시나'였다면, '보라빛 밤'과 같은 곡은 선미의 음색을 극대화한다. 이후 발매된 곡들은 '보라빛 밤'에서 확장된 분위기를 보였고, 지난 13일 공개된 신곡 '벌룬 인 러브'(Balloon in Love)도 그렇다고 여겨진다. '벌룬 인 러브'는 풍선처럼 부풀어 오르는 마음을 밴드 사운드로 표현한 브릿록. 네티즌들 사이에선 '보라빛 밤', '열이 올라요'와 함께 '여름 3부작'을 완성했다고 꼽히는 곡이기도 하다.

선미는 "내겐 A사이드와 B사이드가 있다고 생각한다. A사이드는 카리스마 있고 화려한 퍼포먼스에 집중한 가수 선미라 생각하고, B사이드는 내 실제 모습이 좀 더 진하게 베어 있는 이지리스닝 스타일을 부르는 가수 선미라고 생각해 주시면 좋을 것 같다"라며 "이번 곡('벌룬 인 러브')은 이런 점에서 오랜만에 B사이드 가수 선미의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고 그동안 많이 보여드리지 못했던 밝고 청량한 콘셉트도 보여드리고 싶다고 생각하면서 작업했다"라고 설명했다.

선미의 콘셉트 변화는 여성 솔로 계에 큰 영향을 미쳤다. 단정할 순 없으나 과거 '섹시'로 한정 지어지던 여성 솔로는 시간이 지날수록 다양한 스펙트럼을 보였고, '섹시' 키워드를 가져간다고 해도 마냥 노출만 하는 게 아니라 'OO한 섹시'로 세분하게 나뉘었다. 오랫동안 가요계에 몸담은 만큼, 선미는 스스로 이런 변화를 느끼고 있을까.

그는 "이렇게 말해주니 정말 감사하다. 나뿐만 아니라 많은 여성 솔로 선배님들이 길을 만들어 주셔서 나도 지금까지 활동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여성 솔로 후배들도 너무나 다양한 장르와 콘셉트들을 가지고 활동하는 모습들을 보면 정말 멋지고 깜짝 놀랄 때도 많다"라고 감탄했다.

과거 선미는 한 음악 프로그램에서 "내가 효리 언니처럼 건강미 넘치고 섹시한 카리스마 넘치는 사람도 아니고 이런저런 비교 대상이 있었다. 난 이 모든 분과 부합하지 않았다. 다른 에너지였다"며 "어떤 게 다른지 생각해봤다. 일단 내가 가진 중저음 톤을 다듬기 시작했다. 부서질 거 같은데 눈빛은 살아있는 게 장점이었다"라고 말한 바 있다. 이처럼 그룹에서 솔로로, 또 싱어송라이터로 우뚝 선 이유는 치열한 노력 끝 나온 결과였다.

선미는 끝으로 "점점 더 새로운 스타일의 여성 솔로 가수들이 더 많이 생겼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나 또한 꾸준하게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라고 마무리했다.
안윤지 기자 | zizirong@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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