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억원대 금액을 투자하며 탄생했던 걸그룹 이달의 소녀가 전 소속사와의 계약 분쟁을 거치며 점차 K팝 신에서 사라지고 있다. 인기 멤버 츄가 전속계약 소송 1, 2심을 모두 이긴 데 이어 멤버 전희진, 김립(김정은), 정진솔, 최리(최예림) 역시 전 소속사 블록베리크리에이티브(이하 블록베리)와의 전속계약 소송에서 승소했다.
서울북부지방법원 제11민사부(나)는 21일 전희진 김립 정진솔 최리 4명이 블록베리를 상대로 제기한 2억원 상당 전속계약 부존재 확인 민사소송 판결선고기일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이 소송은 2023년 3월 법원에 접수됐으며 블록베리의 무대응으로 변론없이 판결선고를 잡았으나 뒤늦게 대응했고 이후 2023년 12월 첫 변론을 시작했으며 2차례 더 진행하고 변론을 마쳤다.
일찌감치 이들은 전속계약 효력정지 가처분 소송에서도 승소하며 연예 활동에 제약이 사라진 상황이었고 결국 본안 소송 1심에서도 승소를 이끌어냈다.
이들 4명은 소송 제기와 함께 나란히 소속사 모드하우스에 둥지를 틀고 걸그룹 아르테미스로 데뷔하며 새롭게 출발을 알리기도 했다. 아르테미스는 이들 4명과 함께 역시 이달의 소녀 멤버로 활동했던 하슬이 합류한 5인조로 재결성됐으며 김립 진솔 최리의 오드아이써클을 시작으로 솔로 및 유닛 활동을 거치고 첫 정규앨범 'Dall'로 초동 앨범 판매량 12만장, 빌보드 톱 뉴 아티스트 앨범 1위에 오르는 등 남다른 성과를 쌓아가고 있는 중이다.
이달의 소녀는 2018년 12인조로 데뷔했다. 하지만 멤버 츄가 블록베리와 정산 관련 갈등을 겪으며 파장을 일으켰고 다른 멤버들 역시 블록베리를 상대로 전속계약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을 진행하며 사실상 해체 수순을 밟았다.
이달의 소녀와 블록베리의 갈등은 블록베리가 츄를 상대로 탈퇴를 발표하면서 사실상 본격화됐다. 블록베리는 지난 2022년 11월 공식 팬카페 공지를 통해 이달의 소녀에서 츄를 제명, 탈퇴하기로 결정했다면서 "츄와 관련된 여러 가지 이야기들이 난무했으나 당사와 이달의 소녀 멤버들은 소속팀의 발전과 팬들의 염려를 우려해 문제가 발생되지 않게 아무런 입장을 밝히지 않은 채 시간을 보내왔다. 당시 스태프들을 향한 츄의 폭언 등 갑질 관련 제보가 있어 조사한 바 사실이 소명됐고 회사 대표자가 스태프에게 사과하고 위로하는 중이며 이에 당사가 책임을 지고 츄를 퇴출시키기로 결정했다"라고 전했다. 당시 컴백 앨범을 예고했던 이달의 소녀의 일정은 무기한 연기됐고, 이미 이 분위기를 인지하고 있던 츄는 발빠르게 법적 대응을 모색하면서 이달의 소녀를 떠나 블록베리와의 결별도 준비하고 있었다.
이에 블록베리가 지난 2022년 12월 연매협(한국연예매니지먼트협회)과 연제협(한국연예제작자협회)에 츄의 연예활동 금지 내용이 담긴 진정서를 나란히 제출하면서 갈등은 심화됐다. 블록베리는 특히 연매협 상벌위원회를 통한 진정서 제출을 통해 츄의 탬퍼링(사전 접촉) 문제를 공식적으로 제기한 것으로 확인됐다. 블록베리는 츄가 2021년께 이미 바이포엠과 새로운 계약을 체결하기 위해 탬퍼링을 한 것으로 판단하고 "매니지먼트 계약 위반"이라고 주장하며 연매협 상벌위에 진정서를 제출했다. 하지만 연매협은 사실상 츄의 손을 들어줬다.
법원은 츄가 본안 소송과 함께 제기한 가처분 신청을 2022년 3월 일부 인용하고 본안 소송에서도 1, 2심 모두 츄의 손을 들어줬다. 그럼에도 블록베리는 항소를 통해 법적 싸움을 계속 이어가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현재 블록베리는 츄 소송 이외에도 이달의 소녀 타 멤버 5명과의 소송 패소에 대해 "항소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고 이에 더해 전속계약 효력 관련 본안 소송도 준비하는 등 오랜 싸움을 계속 하는 중이다.
한편 츄 현진 비비 희진 김립 진솔 최리는 모두 새 소속사와 계약을 체결하고 새롭게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츄는 B1A4, 오마이걸, 온앤오프를 직접 발굴하고 기획 제작한 WM엔터테인먼트 출신 김진미 대표가 새롭게 설립한 ATRP에 새 둥지를 틀었다.
희진 김립 진솔 최리 하슬은 이달의 소녀 초기 제작에 참여한 정병기 대표의 모드하우스로, 현진 비비 올리비아혜 여진 고원은 이달의 소녀 운영에 참여한 윤도연 대표의 씨티디이엔엠과 전속계약을 맺었다. 이브는 독자 노선을 택했다.
이후 츄는 자신의 첫 번째 미니앨범 'Howl' 발매 기념 쇼케이스 무대에 서서 이달의 소녀로 데뷔한 이후 6년 만에 솔로 데뷔에 나서게 된 소감을 말하며 "원하지 않은 주제로 이슈가 된 부분에 대해선 아쉽고 속상한 마음이 있었다. 나보다 더 힘들었을 팬분들께 죄송했다. 팬분들께 떳떳하지 않은 행동을 한 적 없다고 말했었다. 믿음과 나에 대한 확신으로 이번 앨범을 잘 준비했다"라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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