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친듯이 구르고, 달리고, 뛰었다. 숨이 멎을 것 같았던 도전으로 완성한 '탈주'이기에, 후회는 없다는 이제훈이다. 수술을 앞둔 와중에도, 죽을 고비를 넘긴 이후에도 작품에 대한 생각뿐이었던 이제훈의 열정은 그 누구도 말릴 수 없다.
20일 서울시 종로구 삼청로의 한 카페에서 영화 '탈주'(감독 이종필)의 배우 이제훈과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탈주'는 내일을 위한 탈주를 시작한 북한병사 규남과 오늘을 지키기 위해 규남을 쫓는 보위부 장교 현상의 목숨 건 추격전을 그린 영화. 이제훈은 내일을 향한 탈주를 시작한 북한 병사 임규남 역을 맡았다.
이제훈은 캐스팅 제안을 받았을 때 기뻤다며 "배우의 꿈을 꾸고, 학교를 들어가기 전부터 이종필 감독님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초창기 독립영화 하실 때부터 독립을 많이 받았었고, 나오는 작품마다 독창적이고 기발한 스토리텔링으로, 독립영화신의 사람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줬다"고 말했다.
이어 "함께 작업할 순간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감독님이 상업 작품으로 여러 편을 해오셨는데 네 번째 작품으로 함께 만나게 돼서 신이 났고, 작품을 읽고 나서 감독님과 만났을 때 목표하는 지점이 같았다"며 "이 이야기가 빠른 속도로 직선적이고, 강렬하게 꽂혔으면 좋겠다는 게 공통분모로 작용했다. (감독님과) 큰 이견 없이 촬영할 때 같이 내달렸던 것 같다"고 밝혔다.
북한말 연기에 도전했던 이제훈은 "20대 초반의 탈북자분께 레슨을 받았다. 북한의 현실에 대한 이야기부터 군 생활 이야기까지 들었다. 그분도 DMZ를 통해서 탈출하셨다고 한다"며 "저도 북한말이 나오는 한국 영화, 드라마를 많이 봐왔고, 미디어를 통해 학습된 북한말을 했었는데, 그 선생님을 만나면서 다 버렸다. '20대 초반의 젊은 요즘 세대의 말투를 이렇게 표현하는 거구나'라고 느꼈고, 시나리오에 있는 대사를 하나하나 녹음해 주셨다. 저도 이분이 하시는 말투를 완벽하게 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촬영하고 나서도 후반 작업이 있는데 현장에서 세세하게 다듬으면서 녹음했는데 그때도 계속해서 지도를 해주셨다. 현장에서 제가 대사가 있는 장면에는 선생님이 상주해 계셨다. 감독님의 오케이 사인을 기다려야 하는데 저는 선생님의 얼굴을 봤다. 잘했으면 오케이고, 잘 안됐다고 하면 감독님이 괜찮다고 해도 다시 했다. 굉장히 공을 들였다. 너무 잘 봤고, 너무 잘해줬다고 해줘서 다행이다"라고 말했다.
북한말을 제외하고도, 이제훈에게는 도전할 것이 많았다. 이제훈은 '탈주'를 촬영하며 심적으로, 육체적으로 고통스러운 순간이 많았다고 회상했다. 그는 "상황마다 긴장되고, 쫓기고, 장애물을 넘어서야 하는데 그 고통을 스스로 느껴야 스크린을 통해서 관객들에게 고스란히 전달될 거라는 믿음이 있었다. 더 저를 몰아붙이지 않았나 싶다. 감독님께서 안쓰럽게 봐주시지만, 만족시켜드리고 싶다는 마음이 더 컸다"고 전했다.
이제훈은 '탈주' 시나리오를 본 뒤 고생을 예상했다면서도 촬영 당시를 회상하며 "시나리오에 나와 있는 부분도 있고, 제가 장애물을 넘는 과정에서 '이제 좀 포기했으면 좋겠다. 할 만큼 다 했다. 충분히 잘 싸웠다'고 얘기할 수도 있는데 그런데도, 관객들에게 '네가 원하는 걸 끝까지 해냈으면 좋겠다'라는 응원을 바랐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너무 힘들었던 게 뛰어갈 때 촬영하면서 뛰어가는 모습을 앞을 보여주기 위해서 차량에 카메라를 매달고, 따라가야 하는데 차를 따라갈 순 없다. 근데 어떻게 해서든 저걸 따라가겠다는 마음이 강했다. 사람이 너무 숨을 헐떡여서 스스로 숨이 멎을 수도 있겠다고 느끼는 경험을 했다. 좀 무모하기도 했지만, 뒤에 총알이 빗발치고, 빠르게 도망치지 않으면 죽는 상황에서 스스로 극한을 경험하고 체험해야 잘 표현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제훈은 "무식하지만, 계속해서 내달렸다"면서 "지쳐서 바닥에 쓰러져 있었던 순간이 많았다. 마지막 산속 장면은 촬영할 수 있는 시간이 적었다. 너무 많은 횟수를 왔다 갔다 했다. 제작진도, 감독님도 그만하면 됐다고 하는데 저는 숨이 멎는 순간까지 뛰어보고 싶은 욕심이 있었다. 자유에 대한 표현을 극적으로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제훈의 이러한 열정은 몸의 '혹사'로 이어지기도 했다. 촬영 중 몸무게가 58kg까지 빠졌다는 그는 "오른쪽 바깥 무릎 인대가 좀 안 좋아졌다. 높은 곳에서 계단을 내려올 때 그 시간이 좀 길어지면 무릎이 접히질 않더라. 무리가 많이 간 것 같다. 앞으로는 조심해야겠다는 진단을 받아서 너무 슬펐다. 또 짧은 시간 안에 피폐해지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먹는 거에 대한 제한을 강하게 뒀다. 밥차도 외면하는 게 힘들었지만, 그렇게 했어야만 했다"며 "다시 이런 작품이 오면 할 것인가에 관해 물어보신다면 확답할 순 없지만, 후회는 없다"고 강조했다.
또한 '탈주'는 이제훈과 구교환의 호흡으로 공개 전부터 큰 기대를 모은 작품. 이제훈은 앞서 지난 2021년 제42회 청룡영화상에서 구교환에 대한 러브콜을 보냈다. 그는 "제가 꼭 연기하고 싶은 분이 있다"면서 구교환을 언급, 손 하트 포즈를 취했고, 구교환 역시 손 하트로 화답한 바 있다. 두 사람은 곧바로 영화 '탈주'에서 호흡을 맞춘다는 소식이 알려지며 많은 기대를 모았다.
이제훈은 "구교환 배우가 (대중들에게) 알려지고, 사랑받기 전부터 존재를 알고 있었다. 저는 독립 영화 '꿈의 제인'이라는 작품으로 이 사람에 대한 궁금증을 느끼게 됐고, 그전에 감독으로 활동했던 시기가 있다. 눈에 들어왔던 작품은 '아이들'이라는 단편 영화였고, 그 작품이 있었기 때문에 제가 출연한 '파수꾼'이 만들어졌다고 생각한다"며 "제가 너무 마음에 들어 했고, 흠모했던 사람이었다. 함께 연기하고 싶다는 욕구가 있었고, 여기저기 이야기하고 다녔다"고 밝혔다.
'탈주' 시나리오를 읽은 후 규남을 쫓는 현상 캐릭터에 곧바로 구교환을 떠올렸다는 이제훈이다. 그는 "제가 강력하게 이야기했다. 공식 석상에서 사심이 담긴 표현을 하게 돼서 형이 당황할 수도 있는데 너무 잘 받아주셔서 기뻤다. 빨리 시나리오를 보내서 이야기 나눴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빠르게 답이 와주셨고, 너무 좋은 시그널을 보내주셔서 꿈을 이뤘다. 캐스팅을 통해 함께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이렇게 행복할 수 없다. 함께하면서는 '이 사람의 매력의 끝은 어디인가'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애정을 표현했다.
그는 "정말 양파 같은 매력을 가지고 있다. 속내가 잘 안보이지만, 따뜻하면서도 무언가를 쫓는 데 대한 집념과 카리스마를 보여주는데 그게 온도차가 크다 보니까 손쉽게 다가갈 수 있는 사람이면서도 감히 마주할 수 없는 에너지를 내뿜어주시니까 현상 캐릭터는 구교환 배우 아니면 그렇게 하지 못했을 것 같다"며 "제가 현상을 연기해도 구교환 형처럼은 못할 것 같다. 자기만의 색깔로 표현한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이 작품을 통해 만나게 됐지만, 기회가 된다면 다른 스토리, 다른 장르로 만나게 되면 재밌을 것 같다. 감독 구교환, 배우 이제훈으로서도 만나고 싶고, 제가 감독을 하게 된다면 1순위로 구교환 배우를 캐스팅하고 싶어 하지 않겠냐는 생각이 많이 든다"고 덧붙였다.
브라운관부터 스크린까지, 이제훈은 쉴 새 없이 달리고 있다. 작품을 찍고, 세상에 나오고, 홍보 활동하는 일상의 반복인 셈이다. 이제훈은 '탈주'에 대해 "이렇게 고생스러운 작품을 또 할 수 있을지 확답할 수 없을 것 같다"면서도 "쉬고 싶기도 한데 좋은 작품, 좋은 글을 만나면 그걸 잊고 달릴 수 있는 것 같다. 또 요즘 콘텐츠가 나오는 게 쉽지 않은 상황임을 인지하고 있어서 하루하루 촬영할 수 있는 시간을 더 소중하게 느끼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제훈은 지난해 10월 허혈성 대장염으로 수술받았다. 그는 "인생을 마감할 수도 있는 순간이었다"고 회상하면서도 "깨어나서 너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면서 '인생 마음대로 살 거야'라고 생각했다. 열심히 살았는데 즐기지 못하고 산 것에 대해 억울함이 들더라. 근데 그러고 나서도 끊임없이 작품을 하고 있는 제 모습을 보면서 '나는 글렀다'고 생각했다"고 웃으며 "제 몸에게 미안하지만, 제 인생은 이런 것 같다. '시그널2', '모범택시3'도 예정돼 있다"고 차기작 계획을 밝혔다.
이제훈은 많은 시청자가 기다려온 '시그널2'에 대해 "초반부 대본이 나왔는데 보면서 미쳤다는 얘기밖에 안 나온다. '어떻게 이렇게 글을 쓸 수가 있지? 미쳤다'라고 생각했다. 사람들이 상상하는 그 이상의 것을 보여드리는 작품이 되지 않을까 싶다. (대본을 보고) 너무 흥분했고, 김은희는 그 이상의 김은희인 것 같다"고 강조했다.
김나연 기자
| ny0119@mtstarnews.com
20일 서울시 종로구 삼청로의 한 카페에서 영화 '탈주'(감독 이종필)의 배우 이제훈과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탈주'는 내일을 위한 탈주를 시작한 북한병사 규남과 오늘을 지키기 위해 규남을 쫓는 보위부 장교 현상의 목숨 건 추격전을 그린 영화. 이제훈은 내일을 향한 탈주를 시작한 북한 병사 임규남 역을 맡았다.
이제훈은 캐스팅 제안을 받았을 때 기뻤다며 "배우의 꿈을 꾸고, 학교를 들어가기 전부터 이종필 감독님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초창기 독립영화 하실 때부터 독립을 많이 받았었고, 나오는 작품마다 독창적이고 기발한 스토리텔링으로, 독립영화신의 사람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줬다"고 말했다.
이어 "함께 작업할 순간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감독님이 상업 작품으로 여러 편을 해오셨는데 네 번째 작품으로 함께 만나게 돼서 신이 났고, 작품을 읽고 나서 감독님과 만났을 때 목표하는 지점이 같았다"며 "이 이야기가 빠른 속도로 직선적이고, 강렬하게 꽂혔으면 좋겠다는 게 공통분모로 작용했다. (감독님과) 큰 이견 없이 촬영할 때 같이 내달렸던 것 같다"고 밝혔다.
북한말 연기에 도전했던 이제훈은 "20대 초반의 탈북자분께 레슨을 받았다. 북한의 현실에 대한 이야기부터 군 생활 이야기까지 들었다. 그분도 DMZ를 통해서 탈출하셨다고 한다"며 "저도 북한말이 나오는 한국 영화, 드라마를 많이 봐왔고, 미디어를 통해 학습된 북한말을 했었는데, 그 선생님을 만나면서 다 버렸다. '20대 초반의 젊은 요즘 세대의 말투를 이렇게 표현하는 거구나'라고 느꼈고, 시나리오에 있는 대사를 하나하나 녹음해 주셨다. 저도 이분이 하시는 말투를 완벽하게 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촬영하고 나서도 후반 작업이 있는데 현장에서 세세하게 다듬으면서 녹음했는데 그때도 계속해서 지도를 해주셨다. 현장에서 제가 대사가 있는 장면에는 선생님이 상주해 계셨다. 감독님의 오케이 사인을 기다려야 하는데 저는 선생님의 얼굴을 봤다. 잘했으면 오케이고, 잘 안됐다고 하면 감독님이 괜찮다고 해도 다시 했다. 굉장히 공을 들였다. 너무 잘 봤고, 너무 잘해줬다고 해줘서 다행이다"라고 말했다.
북한말을 제외하고도, 이제훈에게는 도전할 것이 많았다. 이제훈은 '탈주'를 촬영하며 심적으로, 육체적으로 고통스러운 순간이 많았다고 회상했다. 그는 "상황마다 긴장되고, 쫓기고, 장애물을 넘어서야 하는데 그 고통을 스스로 느껴야 스크린을 통해서 관객들에게 고스란히 전달될 거라는 믿음이 있었다. 더 저를 몰아붙이지 않았나 싶다. 감독님께서 안쓰럽게 봐주시지만, 만족시켜드리고 싶다는 마음이 더 컸다"고 전했다.
이제훈은 '탈주' 시나리오를 본 뒤 고생을 예상했다면서도 촬영 당시를 회상하며 "시나리오에 나와 있는 부분도 있고, 제가 장애물을 넘는 과정에서 '이제 좀 포기했으면 좋겠다. 할 만큼 다 했다. 충분히 잘 싸웠다'고 얘기할 수도 있는데 그런데도, 관객들에게 '네가 원하는 걸 끝까지 해냈으면 좋겠다'라는 응원을 바랐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너무 힘들었던 게 뛰어갈 때 촬영하면서 뛰어가는 모습을 앞을 보여주기 위해서 차량에 카메라를 매달고, 따라가야 하는데 차를 따라갈 순 없다. 근데 어떻게 해서든 저걸 따라가겠다는 마음이 강했다. 사람이 너무 숨을 헐떡여서 스스로 숨이 멎을 수도 있겠다고 느끼는 경험을 했다. 좀 무모하기도 했지만, 뒤에 총알이 빗발치고, 빠르게 도망치지 않으면 죽는 상황에서 스스로 극한을 경험하고 체험해야 잘 표현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제훈은 "무식하지만, 계속해서 내달렸다"면서 "지쳐서 바닥에 쓰러져 있었던 순간이 많았다. 마지막 산속 장면은 촬영할 수 있는 시간이 적었다. 너무 많은 횟수를 왔다 갔다 했다. 제작진도, 감독님도 그만하면 됐다고 하는데 저는 숨이 멎는 순간까지 뛰어보고 싶은 욕심이 있었다. 자유에 대한 표현을 극적으로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제훈의 이러한 열정은 몸의 '혹사'로 이어지기도 했다. 촬영 중 몸무게가 58kg까지 빠졌다는 그는 "오른쪽 바깥 무릎 인대가 좀 안 좋아졌다. 높은 곳에서 계단을 내려올 때 그 시간이 좀 길어지면 무릎이 접히질 않더라. 무리가 많이 간 것 같다. 앞으로는 조심해야겠다는 진단을 받아서 너무 슬펐다. 또 짧은 시간 안에 피폐해지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먹는 거에 대한 제한을 강하게 뒀다. 밥차도 외면하는 게 힘들었지만, 그렇게 했어야만 했다"며 "다시 이런 작품이 오면 할 것인가에 관해 물어보신다면 확답할 순 없지만, 후회는 없다"고 강조했다.
또한 '탈주'는 이제훈과 구교환의 호흡으로 공개 전부터 큰 기대를 모은 작품. 이제훈은 앞서 지난 2021년 제42회 청룡영화상에서 구교환에 대한 러브콜을 보냈다. 그는 "제가 꼭 연기하고 싶은 분이 있다"면서 구교환을 언급, 손 하트 포즈를 취했고, 구교환 역시 손 하트로 화답한 바 있다. 두 사람은 곧바로 영화 '탈주'에서 호흡을 맞춘다는 소식이 알려지며 많은 기대를 모았다.
이제훈은 "구교환 배우가 (대중들에게) 알려지고, 사랑받기 전부터 존재를 알고 있었다. 저는 독립 영화 '꿈의 제인'이라는 작품으로 이 사람에 대한 궁금증을 느끼게 됐고, 그전에 감독으로 활동했던 시기가 있다. 눈에 들어왔던 작품은 '아이들'이라는 단편 영화였고, 그 작품이 있었기 때문에 제가 출연한 '파수꾼'이 만들어졌다고 생각한다"며 "제가 너무 마음에 들어 했고, 흠모했던 사람이었다. 함께 연기하고 싶다는 욕구가 있었고, 여기저기 이야기하고 다녔다"고 밝혔다.
'탈주' 시나리오를 읽은 후 규남을 쫓는 현상 캐릭터에 곧바로 구교환을 떠올렸다는 이제훈이다. 그는 "제가 강력하게 이야기했다. 공식 석상에서 사심이 담긴 표현을 하게 돼서 형이 당황할 수도 있는데 너무 잘 받아주셔서 기뻤다. 빨리 시나리오를 보내서 이야기 나눴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빠르게 답이 와주셨고, 너무 좋은 시그널을 보내주셔서 꿈을 이뤘다. 캐스팅을 통해 함께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이렇게 행복할 수 없다. 함께하면서는 '이 사람의 매력의 끝은 어디인가'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애정을 표현했다.
그는 "정말 양파 같은 매력을 가지고 있다. 속내가 잘 안보이지만, 따뜻하면서도 무언가를 쫓는 데 대한 집념과 카리스마를 보여주는데 그게 온도차가 크다 보니까 손쉽게 다가갈 수 있는 사람이면서도 감히 마주할 수 없는 에너지를 내뿜어주시니까 현상 캐릭터는 구교환 배우 아니면 그렇게 하지 못했을 것 같다"며 "제가 현상을 연기해도 구교환 형처럼은 못할 것 같다. 자기만의 색깔로 표현한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이 작품을 통해 만나게 됐지만, 기회가 된다면 다른 스토리, 다른 장르로 만나게 되면 재밌을 것 같다. 감독 구교환, 배우 이제훈으로서도 만나고 싶고, 제가 감독을 하게 된다면 1순위로 구교환 배우를 캐스팅하고 싶어 하지 않겠냐는 생각이 많이 든다"고 덧붙였다.
브라운관부터 스크린까지, 이제훈은 쉴 새 없이 달리고 있다. 작품을 찍고, 세상에 나오고, 홍보 활동하는 일상의 반복인 셈이다. 이제훈은 '탈주'에 대해 "이렇게 고생스러운 작품을 또 할 수 있을지 확답할 수 없을 것 같다"면서도 "쉬고 싶기도 한데 좋은 작품, 좋은 글을 만나면 그걸 잊고 달릴 수 있는 것 같다. 또 요즘 콘텐츠가 나오는 게 쉽지 않은 상황임을 인지하고 있어서 하루하루 촬영할 수 있는 시간을 더 소중하게 느끼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제훈은 지난해 10월 허혈성 대장염으로 수술받았다. 그는 "인생을 마감할 수도 있는 순간이었다"고 회상하면서도 "깨어나서 너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면서 '인생 마음대로 살 거야'라고 생각했다. 열심히 살았는데 즐기지 못하고 산 것에 대해 억울함이 들더라. 근데 그러고 나서도 끊임없이 작품을 하고 있는 제 모습을 보면서 '나는 글렀다'고 생각했다"고 웃으며 "제 몸에게 미안하지만, 제 인생은 이런 것 같다. '시그널2', '모범택시3'도 예정돼 있다"고 차기작 계획을 밝혔다.
이제훈은 많은 시청자가 기다려온 '시그널2'에 대해 "초반부 대본이 나왔는데 보면서 미쳤다는 얘기밖에 안 나온다. '어떻게 이렇게 글을 쓸 수가 있지? 미쳤다'라고 생각했다. 사람들이 상상하는 그 이상의 것을 보여드리는 작품이 되지 않을까 싶다. (대본을 보고) 너무 흥분했고, 김은희는 그 이상의 김은희인 것 같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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