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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직원·기자→10년 차 배우..진기주 "이젠 긍정적인 과거죠"[★FULL인터뷰]

  • 김나연 기자
  • 2024-06-28
대기업 직원부터 기자, 배우까지. 여러 갈래로 뻗어가던 진기주의 삶은 한곳에 정착했다. 이제는 마음속에 다른 것이 들어올 틈도 없이 연기에 푹 빠진 진기주다. 이제 연기와 한 몸이 되는 것을 느낀다는 진기주의 '고군분투'는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서울시 종로구 삼청로의 한 카페에서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삼식이 삼촌'의 배우 진기주와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삼식이 삼촌'은 전쟁 중에도 하루 세끼를 반드시 먹인다는 삼식이 삼촌(송강호 분)과 모두가 잘 먹고 잘 사는 나라를 만들고자 했던 엘리트 청년 김산(변요한 분)이 혼돈의 시대 속 함께 꿈을 이루고자 하는 뜨거운 이야기.

진기주가 연기한 주여진은 국문과를 수석으로 졸업한 엘리트이자, 국회의원인 아버지의 사무실에서 일을 돕고 있다. 올곧은 품성과 현명함을 겸비한 그는 자신의 연인인 김산을 항상 응원하고 걱정한다. 하지만 삼식이 삼촌을 만나고 새로운 길을 마주한 김산을 안타깝게 지켜보던 그는 애민일보의 기자가 되어 객관적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을 갖기 시작한다.

이날 진기주는 '삼식이 삼촌'에 출연을 결정할 당시를 회상하며 "부담감이 너무 커서 기대감을 느낄 새가 없었다. 처음에 현장에 (송) 강호 선배님이 있는 것도 신기한 일이었다"면서 "'삼식이 삼촌'에 선배님이 출연하신다는 것, 또 (송강호의) 데뷔 첫 드라마라는 점도 출연 결정에 많은 영향을 미친 것이 사실이다. 저에게는 너무 크고 감사한 요소였다"고 밝혔다.

다만, 그만큼 부담감이 클 수밖에 없었다. 진기주는 "감독님이 미팅하면서 '우리 드라마에서 정상인 사람은 주여진 한 명이야'라고 말씀하기도 하셨다. 근데 그게 촬영 들어가기 전, 캐릭터를 준비할 때부터 가장 두려웠던 부분이었다. 어떻게 보면 단면적인 캐릭터일 수 있기 때문에 내가 잘 표현할 수 있을지 걱정됐다. 제 연기가 안 심심해 보이기 위해 뭔갈 더하기보다는 뻔뻔하게 나를 믿고, 또 감독님을 믿고 내가 생각하는 주여진을 그대로 그려보자고 생각했다. 오히려 뭔갈 할수록 주여진을 망칠 것 같아서 꼼수를 안 부리려고 했다"고 털어놨다.

이에 진기주는 주여진을 잘 완성하자는 다짐과 노력을 반복할 수밖에 없었다. 그는 "제 외적인 모습이 주여진 캐릭터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 같았다. 주여진은 성숙하고 무르익은, 멋진 어른인 것 같은 모습인데 제 외적인 것만으로 담기에는 불리하다고 생각했다"며 "그래서 다른 이미지를 제 안에 많이 쌓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저는 원래 유치하고, 아이 같은 면이 있어서 그걸 빼내는 작업을 했다. 피규어나 토이를 수집하는 것도 좋아하는데 제 눈앞에서 치웠고, 구경도, 구매도 안 했다. 평상시 말투도 바꾸면서 고군분투했다"고 밝혔다.

다만, 진기주 안에 주여진의 모습이 0%는 아니라고. 실제로 그는 실제 기자 출신이다. 진기주는 "지금의 저는 그런 열정이 많이 줄었지만 10대 후반, 20대 초반에는 이 세상이 좋은 세상이 되는 데 일조하고 싶은 꿈을 꾸고 있었다. 기자의 꿈을 꿨던 것도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누군가의 일을 글로 쓰고 싶었다. 인턴 생활도 신문사에서 했다. 끝이 정해져 있으니까 하루하루가 아까워서 집에 안 가고, 새벽에 첫 신문을 확인하기도 했는데, 그때의 내가 생각났다"고 말했다.

그는 대기업 공채 사원으로 시작해 2014년 G1방송 강원민방 수습기자로 입사했다가, 다시 연기자의 꿈을 가지고 그해 SBS 슈퍼모델 대회에 입상하면서 연예계 생활을 시작했다. 진기주는 "제가 대본을 처음 받았을 때 여진이가 내레이션하면서 기사 쓰는 장면까지였다. 그 내레이션을 읽으면서 가슴이 뜨거워지는 느낌도 받고, 원서를 쓰고, 스터디했던 시절도 떠오르면서 새삼 가슴이 뜨거워지더라. 결이 다른 시절의 기자였기 때문에 제 경험이 직접적인 도움이 되진 않은 것 같지만, 알게 모르게 많은 도움이 되지 않았을까 싶다"고 밝혔다.

앞서 송강호가 출연 결정에 많은 영향을 미쳤다고 밝힌 진기주지만, '삼식이 삼촌' 안에서 진기주와 송강호가 마주하는 장면은 많지 않다. 진기주는 "너무너무 아쉬웠다. 함께 주고받는 대사 한 마디 없다. 선배님의 눈을 보는 건 좋았는데 저도 대사를 주고받고 싶었고, 제가 꺼내놓은 호흡에 선배님이 어떤 걸 던져주실지 경험해 보고 싶었는데 아쉬웠다"면서도 "그나마 아쉬움을 덜 수 있었던 건 선배님의 촬영이 오후 늦게 있을 때도 아침 일찍 현장에 와 계시더라. 제가 연기할 때 선배님이 모니터 앞에 있는 것만으로도 수업받은 느낌이었고 든든했다. 특히 선배님이 박수 한번 쳐주시면 세상을 다 얻은 것 같더라. 카메라 안에서는 찰나였지만, 모니터 뒤에서 나란히 앉아있는 순간이 많았는데 그 순간 덕분에 아쉬움을 달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앞서 송강호는 "진기주 배우에게 고생했고, 너무 훌륭했다고 문자를 보냈다. 절제된 감정이 순수했고 정교했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에 진기주는 "사실 제가 먼저 문자를 보냈던 거다. 저의 마음을 표현하고, 전달하는 데 있어서 생각보다 소심한 편이다. 선배님과 3월부터 8월까지 함께 있었는데 촬영 내내 존경심을 표현하지 못했다. 또 한 단어로 표현을 못 하겠더라. 단순히 '존경한다'라는 늘상 들으시는 말을 꺼내고 싶진 않았고, '어떻게 하면 내 마음이 전달될까' 고민하다가 결국 존경의 뜻을 담아 문자를 보냈다"고 밝혔다.

그는 "선배님도 방송을 쭉 볼 때 저한테 잘했다는 문자를 남기고 싶으셨다고 하더라. 선배님이 저에게 절제된 감정이 좋았다고 칭찬해 주시는 문자를 보고, 환호를 내질렀다"고 말했다. 자기가 표현한 주여진이 맞다고 생각했지만, 자신감이나 확신으로 꽉 찬 상태는 아니었다는 진기주는 "선배님의 문자로 많은 치유를 받았고, 그 문자를 가족과 친구들한테 자랑했다"고 말했다.

진기주에게 '삼식이 삼촌'은 의미 있는 순간이자, 작품이다. 그는 "많이 배우고, 뿌듯했고, 행복했던 시간이었다. 내가 이렇게 프로페셔널한 현장에 있다는 게 자랑스러웠고, 같이 하는 동료, 선배님들을 보면서 자극도 많이 받았다. 저에겐 너무 소중한 작품"이라고 덧붙였다.

대기업 직원부터 기자, 배우까지. 진기주의 삶은 다채롭다. 꺼내놓고 싶은 것이 많아 도전을 이어가던 진기주는 연기를 만나 정착하게 됐다고. 연기를 시작한 지 10년 차, 진기주는 "더는 마음속에 다른 게 들어온 적이 없다. 앞으로도 (그 마음이) 유지될 것 같긴 하다. 제가 며칠 전에 든 느낌인데 이제는 조금 내가 나와 연기가 한 몸이 돼간다는 느낌이 든다. 내 삶과 연기를 하는 삶이 다시 시작되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연기와 내가 하나가 된 것 같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전까지 여러 일을 거쳐온 게 두려움이었다. 이걸 바라보는 시선이 다양했는데 그 와중에 부정의 시선이 컸다. 근데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한 것을 계기로 부정적인 반응이 줄고 긍정적인 반응의 비중이 커졌다. 지금은 (과거가) 좋게만 작용하는 것 같고, 후회도 없다"고 덧붙였다.
김나연 기자 | ny0119@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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