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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빨간사춘기 "1인 체제여도 이름 바꿀 필요 無" 소신 [인터뷰②][여솔백과]

  • 안윤지 기자
  • 2024-06-28
-인터뷰 ①에 이어

볼빨간사춘기의 디스코그래피를 살펴보면, 사실 스펙트럼이 굉장히 넓다고 느껴진다. 밝고 이지리스닝 곡들도 있지만, 씁쓸한 분위기를 가진 '나의 사춘기에게', '워커홀릭' 등도 있기 때문이다. 특히 '워커홀릭' 발매 당시, "볼빨간사춘기의 다른 면을 보여주고 싶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렇게 다양한 장르와 분위기 등을 소화하기 위해선 어떤 노력이 필요했을까.

그는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에 대해 파악하려고 계속해서 노력하는 과정이 필요한 것 같다. 난 정말 좋아하는 드라마를 한가지 꼽고, 그 드라마의 OST를 들으며 스토리에 기반한 가사와 멜로디를 내 방식대로 써보는 작업을 한다"라며 "한강에서 30분 단위로 러닝을 종종 하는데 그러면 달리는 동안 곡을 약 10곡 정도 들을 수 있다. 이때 스트리밍 사이트에서 추천해주는 오늘의 팝을 10곡 정도 들으며 이 중에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 장르 등을 파악하려고 노력한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렇게 여러 가지 방법으로 내가 좋아하는 드라마, 소설, 노래 등을 쫙 펼쳐보면 그때그때 좋은 것들을 얻고 새롭게 시도할 수 있게 되는 것 같다"라며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에 공감하고 이해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인디 음악을 주로 해오는 밴드의 경우, 대중적으로 성공할 확률이 드물다. 이 점에서 볼빨간사춘기의 성공은 놀라울 정도. 특히 최근엔 힙합이나 트로트 등 특정 장르가 사랑받으며 인디, 밴드 등은 소외되는 면이 존재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안지영 혼자 볼빨간사춘기란 그룹명과 1인 밴드 정체성을 유지하는 게 쉽지 않았을 터.

안지영은 "여느 다른 밴드들과 같이 '볼빨간사춘기' 밴드명에도 의미가 있다. '언제 어떻게 오는 사춘기라 할지라도 당신의 사춘기를 공감하고 위로해주고 싶다'라는 생각으로 만든 이름"이라며 "내 음악을 들어주시는 분들은 이 의미를 마음으로 공감해주시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 때문에 1인 체제가 되었다고 해서 저에게도, 들어주시는 분들에게도 소중한 이름을 바꿀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안지영'이란 이름으로 솔로 가수 활동을 생각해본 적은 없냐는 물음엔 "'볼빨간사춘기'라는 이름에 각자에게 의미를 담아 음악들을 사랑해주고 계셔서 '안지영'으로 활동하게 된다면 많은 분이 아쉬워하실 것 같다. '볼빨간사춘기'의 안지영으로 사는 삶이 음악 하는 데 있어 저에겐 훨씬 더 가치 있다"라며 "여담으로 사실 전 제 이름을 대중들이 알고 있다는 점이 오히려 신기하기도 하다"라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볼빨간사춘기는 지난 13일 신보 '립스'를 발매했다. 타이틀곡 '립스'는 좋아하는 사람에 대해 애타는 감정을 통통 튀는 노랫말과 가사에 녹여낸 서머 송이다. 에스파 지젤이 피처링과 랩메이킹으로 참여하며 두 사람의 솔직한 매력과 음색 케미스트리가 돋보이는 핫한 곡을 탄생했다. 이로써 올여름엔 선미, 트와이스 나연, 츄에 이어 볼빨간사춘기도 컴백해 '서머 퀸'을 가리게 됐다.

이에 "모든 분의 음악은 내겐 항상 새로운 영감이 된다. 이번에 비슷한 시기에 컴백한 분들도 역시 마찬가지로 내게 많은 영감을 줬다. 음악을 듣고 가사와 분위기를 느끼고, 뮤직비디오에서 하는 이야기에 공감하고 감탄하고 곡 속에서 메시지를 찾으며 위로와 공감을 받았다"라며 "이 과정에서 내가 좋아하는 부분들을 찾고 재해석하기도 하며 저만의 것도 얻었다. 그리고 나와 다른 다양한 모습을 한 아티스트분들을 보며 그 과정을 함께하는 사람으로서 존경스럽고 벅찼다"라고 전했다.

오는 7월 12일엔 콘서트 실황이 담긴 영화 '볼빨간사춘기: 메리 고 라운드 더 무비'가 개봉한다. 안지영은 "사실 처음엔 부담이 컸다. 나라는 사람의 날 것을 보여주는 것만 같아 소심해지기도 하고 영화로 남는 거니까 무조건 좋은 무대로 영상을 남겨야 한다는 강박도 함께 스쳐 지나갔기 때문"이라면서도 "걱정과 달리 촬영을 진행해보니 난 신경 쓰지 않고 원래 하던 대로 무대에서 신나게 뛰어다니고 관객분들과 소통하면서 그냥 볼빨간사춘기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 드리고 있더라"고 털어놨다.

그는 "촬영하는 저도 재밌었고, 영화 감독님도 은근하게 스며드시는 걸 보며 아마도 팬들도 이 영화를 즐겁게 감상하고 나의 신선한 모습들을 보며 다시 한번 스며들어주지 않을까 생각했다. 우리 팬들과 함께한 순간들이 모여 만들어진 영화이니 많이 좋아해주면 좋겠다"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인터뷰 ③에 이어
안윤지 기자 | zizirong@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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