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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랜드2'→'미스트롯3', 묘연한 제2의 임영웅 찾기ing [2024 상반기 결산]

  • 한해선 기자
  • 2024-06-29
예년과 같이 지상파와 케이블, 종편 모든 채널에서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이 줄줄이 나왔다. 그러나 프로그램 시청률과 아웃풋의 개별 활동 성적은 눈에 띄게 저조했던 편. '서바이벌 최종 톱 순위'란 타이틀을 달고 활동해도 '그게 누구?', '무슨 방송?'이란 반응이 많았다.

2016년과 2017년 엠넷 '프로듀스 101'이 젊은 층을 중심으로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을 때, 2020년 TV조선 '미스터트롯'이 중장년층의 팬덤문화를 만들었을 때, 정점을 찍었던 서바이벌 프로그램은 당시 일시적인 유행 장르인 줄로 여겨졌다. '이제 배출할 스타, 장르는 다 나온 게 아니냐'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스타 지망생 풀은 여전히 많다. 방송국은 포맷 아이디어와 참가자 출연료 등 제작 비용 측면에서 크게 부담을 덜 수 있다. 여기에 공연 티켓과 굿즈 판매까지 여러모로 안정적인 수익이 기대되는 서바이벌 프로그램은 거듭 침체된 방송사의 '극약처방'으로 나오고 있다.

올해 KBS는 2TV에서 'MAKEMATE1'(메이크메이트원, 이하 'MA1')을 제작했다. 지난 5월 15일 첫 방송된 'MA1'은 '꿈꾸던 무대를 만들기 위해(MAKE) 친구(MATE)와 하나(ONE) 되는 시간'이라는 의미를 담은 글로벌 아이돌 데뷔 프로젝트 프로그램. 그동안 서바이벌 프로그램에는 이미 소속사가 있는 아이돌 연습생이 주로 참가했지만, 'MA1'은 아무 연습생 생활도 해보지 않았던 '일상 소년들'이 가수로 데뷔하겠단 꿈 하나만 갖고 무(無)에서 유(有)를 만들어내는 과정을 보여주는 것으로 차별을 꾀했다. 하지만 최고 시청률이 0.6%(이하 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MBC는 '대학체전 : 소년선수촌'(이하 '대학체전')으로 가요계에 과열됐던 서바이벌의 관심을 체육계로 돌리려 시도했다. 지난 4월 21일 종영된 '대학체전'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체대생들이 각 대학의 명예를 걸고 펼치는 국내 최초 체대 서바이벌 예능. 최고 2.0%로 저조한 시청률을 보였다.

SBS는 그나마 흐름이 나쁘지 않다. '유니버스 티켓'을 통해 걸 그룹 '유니스'를 데뷔시켰다. '유니버스 티켓'은 방송 당시 최고 시청률 1.1%에 머물렀으나, 유니스는 최근 활동에 박차를 가하면서 인지도를 서서히 키우고 있다. SBS는 국내 최초 글로벌 마술 오디션 '더 매직스타'도 론칭하며 이색 장르를 개척했고 4회에서 시청률 3%대에 진입했다.

'오디션 명가' 엠넷은 예전 같지 않다. 지난 3월 29일까지 아이돌의 변형으로 본격 보컬 보이그룹 서바이벌 프로젝트 '빌드업'을 선보였지만, 별다른 화제성을 키우지 못했다. 최고 시청률은 0.6%(이하 닐슨코리아 유료가구 전국 기준)였다. '빌드업' 우승자 4인이 모인 그룹 비디유(B.D.U)는 지난 26일 막 데뷔했다.

시즌1에서 보이그룹 엔하이픈을 데뷔시킨 '아이랜드'는 지난 4월 18일 시즌2로 걸 그룹 데뷔 서바이벌을 선보였으나, 0.2%의 낮은 시청률를 기록 중이다. 화제를 유발할만한 특별한 인물도 없었다. 이제 막 최종 순위를 발표한 탓에 데뷔까지 인지도를 올릴 수 있는지는 지켜봐야 하겠다.

JTBC는 성공 IP '싱어게인'의 세 번째 시즌을 지난 1월 18일까지 방송했는데, 시청 충성도가 높아 7.6%로 선방했다. 다만 톱3 홍이삭, 소수빈, 이젤의 화제성은 지난 시즌 우승자들보다 낮았다. '빌드업'의 여성 보컬 버전 JTBC '걸스 온 파이어'는 제목부터 '매운 맛'을 겨냥했지만 0.9% 시청률에서 맴돌았다.

TV조선은 탄탄한 시청층을 자랑하는 트로트 오디션 '미스트롯' 시즌3를 지난 3월 7일까지 방영했다. 하지만 시청자들이 '아는 맛'에 익숙해진 탓인지 '진선미' 정서주, 배아현, 오유진 결과만 소소하게 관심을 받았다. 트로트 팬들의 제2의 송가인, 임영웅 찾기는 아직 묘연하다. 시청률도 전 시즌에 비해 하락했다. 시즌3는 19.5%로 전 채널 중 가장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으나, 시즌2 시청률(32.9%)과 비교하면 3분의 1가량 떨어진 성적이었다. MBN '현역가왕'은 '미스트롯', '미스터트롯' 창시자인 서혜진PD의 신작으로, '미스트롯3'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17%의 시청률을 거뒀고, 우승자 전유진을 배출했다.
보통 젊은층을 타깃으로 삼은 서바이벌 프로그램은 TV 시청률이 낮고, OTT 시청, 글로벌 스트리밍이 상대적으로 높은 양상을 띤다. 반면 중장년층 타깃의 프로는 화제성에 비해 TV 시청률이 압도적으로 높다.

이와 관련 한 방송 관계자는 "오디션 프로그램의 성과를 단순히 시청률로만 판단하기엔 무리가 있다. 예전에 비해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콘텐츠를 소비하는 팬층이 있기 때문"이라며 "낮은 시청률에도 불구하고 방송사가 오디션 프로그램을 계속 제작하는 이유는 나날이 발전하고 있는 K팝 콘텐츠의 수급은 물론 방송사의 수익 사업 영역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제작사는 아이돌을 제작하기 위해 소요되는 시간에 대한 비용 대비 빠른 결과물을 얻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프로그램을 통한 사전 마케팅으로 빠른 팬덤을 구축하는데도 효과를 볼 수 있다"며 "가수 데뷔 이후 제작사는 음원, 공연, 팬 미팅, 굿즈 판매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수익을 창출한다. 따라서 이제는 오디션프로그램의 성과는 프로그램 시작부터, 선발된 가수가 활동을 통해 자리매김 하기까지의 긴 시간을 두고 평가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방송가에서 하나의 장르로 자리잡고 매해 꾸준히 생기는 서바이벌 프로그램. 향후 전망은 어떨까. 이 관계자는 "이제 오디션 프로그램은 일반적인 예능 프로그램의 영역이 아닌 K팝 문화의 발전적인 형태로 자리 잡으며 꾸준히 제작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한해선 기자 | hhs422@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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