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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믿고 '탈출'하세요..故 이선균 열연, 헛되지 않았다 ['탈출' ①]

  • 김나라 기자
  • 2024-07-09
영화 '탈출'이 출구 없는 짜릿한 재미와 차별화된 볼거리로 웰메이드 재난물 탄생을 알렸다.

'탈출: 프로젝트 사일런스'(이하 '탈출')는 8일 오후 언론배급 시사회를 통해 마침내 국내에서 베일을 벗었다. 지난해 제76회 칸국제영화제 미드나잇 스크리닝 부문 초청작으로 선정, 일찌감치 작품성을 인정받아 전 세계 무대에 화려하게 첫선을 보인 바 있다.

더욱이 '탈출'은 충무로 대표 배우 故 이선균의 유작으로서, 예비 관객들과 업계의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뜨겁게 쏠렸다. 이선균은 작년 12월 27일 갑작스럽게 사망, 대중을 충격에 빠트렸다.

여전히 그 슬픔이 가시진 않은 상황이지만, 어김없이 '탈출'엔 고인의 연기 혼이 고스란히 담기며 기다린 관객들의 그리움을 달래기에 충분했다. 이선균의 24년 내공의 묵직한 연기 내공이 사명감과 근성으로 똘똘 뭉친 차정원 캐릭터와 시너지 효과가 터지며, 러닝타임 96분을 든든하게 이끌어간 것이다.

차정원은 청와대 국가안보실 소속 행정관 캐릭터. 차기 대선 후보로 거론되는 국가 안보실장 정현백(김태우 분)의 직속 라인으로 뛰어난 정무 감각과 빠른 판단력, 매사에 자신감이 넘친다. 유학 가는 딸 경민(김수안 분)의 배웅을 위해 공항으로 향하던 중 사상 최악의 재난 현장을 맞닥뜨리는데. 짙은 안갯속 연쇄 추돌 사고가 일어나고, 붕괴 위기의 공항대교에 통제불능의 군사용 실험견들이 풀려나며 살아남기 위해 극한의 사투를 벌인다.

이처럼 쉴 틈 없이 휘몰아치는 전개에서 이선균은 탁월한 강약 조절 열연으로 멀티캐스팅의 중심축 역할을 톡톡히 했다. 김수안, 김태우를 비롯해 조박 역의 주지훈, 양 박사 역의 김희원, '상극 자매' 박주현(유라 역)과 박희본(미란 역), 그리고 '황혼 부부' 문성근(병학 역)과 예수정(순옥 역)까지. 각양각색 인물들의 절묘한 조화, 이는 온전히 이선균이 해낸 몫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여기에 '탈출'은 영화의 또 다른 주인공, 생생한 CG 효과로 몰입도를 200% 배가시킨다. 영화 '굿바이 싱글'로 재기발랄 연출력을 자랑한 김태곤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쌍천만 '신과 함께' 시리즈의 김용화 감독 제작사 블라드스튜디오가 제작을 맡았으니 말 다 했다. 또 김용화 감독이 수장으로 있는 덱스터 스튜디오가 VFX를 담당했다. 더불어 봉준호 '기생충', 이창동 '버닝', 나홍진 '곡성' 등 거장 감독들의 작품을 다수 작업한 홍경표 촬영감독이 참여했고 천만 영화 '부산행'의 박주석 시나리오 작가가 가세했다.

이러니 100% CG 캐릭터, 무려 11마리에 달하는 실험견 '에코'가 실감 날 수밖에. 실제 개의 움직임을 수개월에 걸쳐 관찰한 각고의 노력으로 디테일을 살려 차별화를 꾀하는데 성공한 '탈출'이다. 국내 최대 규모의 1,300여 평의 세트장에서 300대 이상의 차량과 중장비까지 대동해 완성한 100중 추돌 사고신도 압권이다. 리얼함의 끝을 보여주며 극강의 카타르시스를 선사, 극장용 영화의 미덕인 '관객 체험형' 만족도를 제대로 충족시켜준다.

뿐만 아니라 '탈출'은 K-재난물의 고질병인 '억지 신파' 또한 덜어내고 담백함까지 갖췄기에, 여러모로 무더위를 날려버릴 여름 영화로 제격이 아닐 수 없다.

'탈출'은 오는 12일 극장 개봉한다.
김나라 기자 | kimcountry@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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