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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원서 수두룩..'뺑소니 인정' 김호중, 관건은 형량 줄이기 [★FOCUS]

  • 윤성열 기자
  • 2024-07-10
뺑소니 혐의로 기소된 가수 김호중에 대한 첫 재판이 10일 열린다. 이미 수사 단계에서 혐의를 인정한 김호중은 형량 줄이기에 초점을 맞출 전망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6단독(최민혜 판사)은 이날 오후 2시 30분부터 특정범죄 가중 처벌 등에 관한 법률위반(위험운전치상·도주치상), 도로교통법상 사고 후 미조치, 범인도피교사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된 김호중의 첫 공판을 진행할 예정이다.

증거인멸교사 혐의를 받은 소속사 생각엔터테인먼트 이광득 대표와 증거인멸, 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 방조 혐의를 받은 생각엔터테인먼트 본부장 전모씨, 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과 범인 도피, 증거인멸 혐의를 받은 매니저 장모씨 등 사건 가담자 3명도 이날 함께 재판을 받는다.

구치소에 수감 중인 김호중은 이날 법정에 출석해 검찰의 공소사실에 대한 인정 여부를 밝힐 계획이다. 이미 사실 관계 대부분을 인정하고 있는 만큼, 형량 줄이기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동종 범죄의 전력이 없는 초범이고, 피해자와 합의한 점, 피해 정도가 경미한 점 등은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될 가능성이 높다. 첫 공판을 앞두고 재판부에는 100건이 넘은 탄원서가 제출됐다. 대부분은 김호중에 대한 선처를 구하는 내용으로 알려졌다.

다만, 범행도피 가담 여부에 대해선 다툴 여지가 있어 보인다. 앞서 경찰은 범행도피 방조 혐의를 적용해 김호중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한 바 있다. 하지만 구속 수사 후 범행도피 교사 혐의로 바꿔 검찰에 넘겼다. 방조 수준을 넘어 직접 허위 자수를 매니저에게 요청해 범인도피에 적극 가담했다는 경찰의 판단이다. 재판부가 이를 인정할 경우 더욱 무거운 판결이 내려질 전망이다.

음주운전 혐의가 적용되지 않은 부분도 형량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경찰은 위드마크(Widmark) 공식을 활용해 김호중이 사고 당시 면허 정지 수준인 0.031%의 혈중알코올농도를 보였을 것으로 추정하고 음주운전 혐의를 적용해 검찰에 넘겼으나, 검찰은 위드마크 공식만으로 정확한 음주 수치를 특정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음주운전 혐의를 공소사실에 포함하지 않았다.

김호중은 첫 재판을 앞두고 최근 변호인단을 새로 꾸렸다. 우선 지난달 26일 법무법인 현재 전상귀, 조완우 변호사를 추가 선임했다. 전상귀 변호사는 자동차 사건에 특화된 인물로 알려져 있다. 법무법인 대환 소속 변호사 3인과 '호화 전관'이라는 비판을 받은 검찰총장 직무대행 출신 조남관 변호사는 각각 지난달 27일과 이달 3일 차례로 사임서를 제출했다. 이에 김호중의 변호인으로는 전상귀, 조완우 변호사와 함께 기소 전부터 김호중의 변호를 맡아온 검사 출신 추형운 변호사가 이름을 올렸다.

추형운 변호사는 이광득 대표, 본부장 전씨, 매니저 장씨의 변호도 맡고 있다. 이들 셋은 지난 5일 대형 로펌인 법무법인 동인 소속 신동협 변호사, 권성희 변호사를 선임하기도 했다. 법무법인 동인은 지난 2020년 김호중 팬덤 측이 김호중을 대신해 악플러를 고발한 사건을 맡은 바 있다.

더불어 김호중 부친이 김호중 변호인으로 선임한 것으로 알려진 국민대학교 법학과 교수 이호선 변호사는 지난 3일 해임됐다. 부친은 김호중의 사전 동의 없이 이호선 변호사를 선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김호중은 지난 5월 9일 오후 11시 40분께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한 도로에서 음주 상태로 마주 오던 택시를 들이받고 도주한 혐의를 받고 있다. 택시 기사는 전치 2주 진단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도주 후 김호중은 생각엔터테인먼트 직원에게 허위 자수를 종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호중은 사고 직후 현장을 수습하지 않고 경기 구리시 인근의 한 호텔로 이동했다가 17시간 만인 이튿날 오후 4시30분께 경찰에 출석했다. 그 사이 매니저 장씨가 먼저 경찰서를 찾아 자신이 운전했다고 허위 자백했다.

하지만 김호중은 차량 소유주를 확인한 경찰의 추궁 끝에 뒤늦게 운전 사실을 시인했다. 애초 음주 운전은 부인했으나, 사고 열흘 만에 입장을 번복하고 사과했다. 김호중은 "한순간의 잘못된 판단이 많은 분들에게 상처와 실망감을 드려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전했다.
윤성열 기자 | bogo109@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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