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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들에 묻어갈 것"..'폭군' 차승원→김선호, 4人의 폭주 기관차[종합]

  • 강남구=김나연 기자
  • 2024-07-15
박훈정 감독의 첫 도전, 영화가 아닌 시리즈로 돌아온 '폭군'이 네 명의 캐릭터를 앞세워 광기의 질주를 시작한다.

15일 서울시 강남구의 파르나스몰에서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폭군'의 제작발표회가 개최됐다. 이 자리에는 박훈정 감독을 비롯해 배우 차승원, 김선호, 김강우, 조윤수가 참석해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폭군'은 '폭군 프로그램'의 마지막 샘플이 배달사고로 사라진 후, 각기 다른 목적으로 그것을 차지하기 위해 모여든 사람들이 서로 쫓고 쫓기게 되는 추격 액션 스릴러. 영화 '신세계', '마녀' 시리즈, '낙원의 밤' 등 다양한 작품을 통해 수위 높은 장르적 쾌감을 선사하는 연출 스타일과 자신만의 독보적인 세계관을 구축해 온 박훈정 감독이 디즈니+와 만났다.

박훈정 감독은 "제가 했던 '마녀' 시리즈의 연장선이고, 큰 세계관 안에 있는 내용"이라면서 "회사 사람들에게 '마녀' 시리즈의 큰 그림을 설명하다가 '이걸 빨리 만들어야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부터 작품을 준비했고, 배우들에게 책 나오기 전에 먼저 말씀을 드렸다. 그렇게 시작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폭군'은 당초 영화로 알려진 작품으로, 극장 개봉이 예상됐다. 그러나 편집 과정에서 4부작 시리즈로 변경해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공개를 결정했다. 이날 박훈정 감독은 "이번에 '폭군'을 통해 입봉한 신인 감독"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첫 시리즈 연출에 도전한 소감에 대해 "처음으로 극장이 아닌 다른 매체 작업을 해봤는데 힘들었다. 드라마를 만드시는 분들이 존경스러워졌다"고 말했다.

그는 "원래 영화로 준비했다가 시리즈로 공개하게 됐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었다기보다는 공개할 수 있는 다양한 매체가 생겨서 선택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장, 단점이 있겠지만, 시리즈로 만드는 게 더 장점으로 느껴졌다. 아무래도 극장용 영화를 하다 보니까 시리즈의 호흡에 대해서 고민을 많이 했고, 그런 부분을 메우려고 노력했다. 영화로 기획이 되던 걸 바꾸는 거니까 그 과정이 좀 힘들었다. 아무래도 시리즈를 처음 만져보는 초보니까 뭐든 처음은 다 힘든 것 같았다. 엔딩은 기가 막히게 잘랐다"고 전했다.

이어 '폭군'에 대해 "제가 보여드렸던 '마녀' 시리즈의 연장선이다. 큰 세계관 안에 있는 내용이다. 반대 지점에 있는 세력들의 이야기라고 보시면 될 것 같다"며 "세계관이 연결돼 있기 때문에 언젠가 만날 거다. 많은 팬이 보시면 뭔가 유추할 수 있는 것들이 많으실 것"이라고 밝혔다.

차승원이 은퇴한 전직 요원이자 '폭군 프로그램'에 관련된 걸림돌을 제거하려는 청소부 '임상' 역을 맡아 서늘함과 엉뚱함을 오가는 독특한 개성의 킬러 연기를 펼친다. 그는 "(박훈정 감독과) '낙원의 밤'을 같이 했지만, '마녀' 시리즈의 팬이었다. 감독님 영화의 가장 큰 장점은 장르물을 찍을 때 머뭇거림이 없다는 거다. 각각의 캐릭터도 치열하게 치닫는 매력이 있어서 시나리오 볼 때 '이걸 어떻게 구현할까?'가 가장 궁금했다. 처음에는 그 궁금증부터 시작했다"고 전했다.

'폭군 프로그램'을 비밀리에 지켜온 설계자 '최국장' 역으로 돌아온 김선호는 "저도 '마녀' 시리즈의 팬이기도 하고, '최국장'이라는 인물이 그동안 제가 했던 캐릭터와는 다른 느낌의 인물이라서 '이 인물을 재밌게 할 수 있겠다'라는 생각에 신나게 작품에 임했다"고 말했다.

이어 "'귀공자'와 정반대 성격이라서 어떠한 상황에서도 차분하려고 노력했다. 자기의 신념을 위해서 일하는 캐릭터이기 때문에 그 목표를 위해 어떤 선택을 하고, 어떤 행동을 할지 많이 고민했다. 공개되면 저의 또 다른 모습을 볼 수 있으니까 많이 기대해 달라"라고 전했다.

박훈정 감독은 김선호에 대해 "(김선호가) 한 번도 안 보여줬던 모습이라 걱정도 많이 했는데, 저는 잘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확실히 연기 폭이 넓어서 못 보셨던 모습을 매력적으로 잘 만들어냈다"고 칭찬했다.

김강우가 '폭군 프로그램'을 폐기하고 샘플을 뺏으려는 추격자 '폴' 역을 맡아 '최국장'과 미묘한 신경전을 벌이며 극에 긴장감을 불어넣는다. 그는 "이 시나리오를 봤을 때 4명이 폭주 기관차처럼 끝을 향해 달리는 느낌이 좋았다. 계속 긴장감이 있어서 너무 좋았다"고 했다. 이어 "캐릭터의 국적이 미국이다 보니까 영어 대사도 많아서 고생을 많이 했다"고 고충을 밝혔다.

앞서 '귀공자'에 이어 김선호와 대립 관계였던 김강우는 "'귀공자'에서 그렇게 사이가 좋지 않아서 다시 한번 만날 때는 사이가 좋았으면 했는데 보시다시피 또 (사이가) 안 좋다"고 농담했다.

김다미, 신시아, 강태주까지 탁월한 안목으로 빛나는 신예를 발굴해온 박훈정 감독이 선택한 배우 조윤수가 '폭군'의 히로인으로 낙점돼 이목을 집중시킨다. 조윤수는 "감독님 작품의 팬이었는데 '자경' 역할을 맡을 수 있었다는 게 제 인생의 가장 큰 행운인 것 같다. 설레기도 하고, 걱정도 많이 됐다"고 말했다.

박훈정 감독은 조윤수를 캐스팅한 이유에 대해 "이 캐릭터 자체가 알려지지 않은 얼굴이어야 했다. 내용상으로는 이 캐릭터가 이름은 유명한데 미스터리한 인물이었다. 그걸 표현하기 위해서는 이 캐릭터를 맡은 배우도 신인이어야 한다고 생각했고, 많은 배우를 만나봤는데 나중에 보시면 알겠지만, 이번에도 캐스팅을 참 잘했다"고 밝혔다.

특히 '자경' 역을 통해 첫 액션 연기에 도전한 신예 조윤수는 간단한 동작으로도 스타일리시한 느낌을 줄 수 있도록 자세 교정부터 순간적으로 파워풀한 에너지를 내기 위한 체력 훈련, 여러 인물과의 리얼한 액션 합을 위한 반복 협동 훈련 등 고강도 트레이닝 과정을 거쳤다는 후문.

박훈정 감독은 "지금까지 제가 만나본 배우 중에 주먹을 가장 잘 쓴다. 주먹질은 대역 없이 했는데 주먹을 잘 꽂는다"고 칭찬했다. 이에 조윤수는 "일단 크랭크인 전까지 한 달 반이라는 시간이 있었고, 그동안 무술 훈련, PT 수업을 병행했다. 액션신이 많았기 때문에 촬영 중에도 계속 연습하고, 준비했다. 액션 훈련은 기초 체력도 키우고, 액션 합도 많이 배웠고, 총과 칼을 다루는 법도 배웠다. '자경'이가 굉장히 거친 아이이다 보니까 액션에서도 짐승 같고 날 것 같은 모습을 표현하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차승원 또한 "조윤수 배우가 저와 많이 부딪혔는데 노력도 많이 하고, 연기도 잘했다. 옆에서 보기에도 응원하고 싶을 정도로 잘해서 제가 뿌듯하다"라고 덧붙였다.

이렇듯 차승원, 김선호, 김강우 그리고 조윤수까지 다채로운 캐스팅으로 완성된 '폭군'의 4인 4색의 강렬한 연기 시너지에 기대가 모이는 상황. 차승원과는 '낙원의 밤', 김선호, 김강우와는 '귀공자'에서 함께 호흡한 바 있다.

박훈정 감독은 "제가 배우들한테 많이 묻어서 가는 스타일이라서 이번에도 잘 묻어가기 위해서 캐릭터 그 자체인 배우들에게 부탁을 드렸다. 이미지 캐스팅과 친분이 섞여있다"면서 "배우들이 연기폭이 넓어서 어떤 캐릭터를 줘도 그 얼굴을 다 가지고 있어서 캐릭터가 잘 나올 거라고 확신한다"고 전했다.

한편 '폭군'은 오는 8월 14일 오직 디즈니+에서 공개되며, 총 4개의 에피소드를 동시에 만나볼 수 있다.
강남구=김나연 기자 | ny0119@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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