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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조정석 '파일럿', 올여름 단 하나의 만장일치 코미디 ①

  • 김나라 기자
  • 2024-07-17
배우 조정석 신작 '파일럿'이 시원한 웃음으로 올여름을 책임진다.

영화 '파일럿'은 스타 파일럿에서 하루아침에 실직자가 된 한정우(조정석 분)가 파격 변신 이후 재취업에 성공하며 벌어지는 코미디물. 지난 2012년 스웨덴 영화 '콕피트'(Cockpit)를 리메이크한 작품으로, 김한결 감독의 기깔나는 연출로 새롭게 태어났다.

김한결 감독은 상업 영화 데뷔작 '가장 보통의 연애'(2019)로 단박에 관객들의 신뢰를 얻은 유능한 연출자. 제목 그대로 MZ세대 연애 트렌드를 과감한 화법으로 재치 있게 녹여내 공감과 재미를 모두 잡은 '웰메이드 로코(로맨틱 코미디)'를 선사했다.

차기작인 '파일럿'에선 작정하고 코미디 장르를 시도한 만큼, 만만치 않은 연출 내공이 한층 발휘돼 자신만의 색깔을 확실하게 각인시킨다. 이미 전작으로 입증한 '알잘딱깔센'(알아서 잘 딱 깔끔하고 센스 있게)에서 나아가 수준급 '밀당' 연출로 관객들의 혼을 쏙 빼놓는다. 예상 가능한 단조로운 서사이지만 뚝심 있게 덜어낸 김한결 감독의 결단력이 빛을 발해 통통 튀는 마성의 '파일럿'이 완성된 것.

'K-코미디물'이 흔히 범하는 실수인 과잉된 기교, 신파 코드로 때우려는 게으름이 없다는 점에서 티켓값을 충분히 한다. 영리하게도 절묘하게 비껴가는 담백함으로 승부수를 띄우기에, 대단히 비틀지 않아도 반전 재미가 자연스럽게 따라붙는 '펀펀(fun fun)'함이 매력이다. 이에 뒷심이 떨어질 새 없이 러닝타임 111분을 내달리며 볼거리가 끝까지 흥미롭게 가득 채워져 있다.
더욱이 '파일럿'은 믿고 보는 명품 배우, 조정석이 주연으로 나서 실로 포복절도 웃음을 보장한다. 그는 스크린 데뷔작 '건축학개론'(2012)부터 '납득이'라는 레전드 캐릭터를 쓴 코믹 연기 장인 중의 장인. 이 뿐만 아니라 298만 명의 '형'(2016), 942만 명의 '엑시트'(2019)까지 코미디 장르에서 놀라운 성공을 거둔 조정석이다.

그는 워낙 출중한 연기력에 춤, 노래 모두 완벽한 다재다능함으로 어김없이 '하드캐리' 맹활약을 펼쳤다. 영화, 드라마, 뮤지컬까지 섭렵한 '올라운더'로서 거뜬히 싱크로율을 챙기며 어마 무시한 위엄을 새삼 증명했다.

스타 파일럿에 여장, 극과 극 설정을 그야말로 씹어 먹는 조정석을 보고 있자니 그 '연기쇼'가 황홀할 지경이다. 조정석의 열연이 곧 개연성이자 하나의 장르로, '파일럿'만의 차별화된 재미를 톡톡히 심어놨다.

그의 '케미 요정' 면모 또한 놓칠 수 없는 관람 포인트다. 조정석은 동료 윤슬기 역의 이주명, 동생 한정미 역의 한선화, 그리고 후배 서현석 역의 신승호, 엄마 안자 역의 오민애까지 어느 누구와의 조합도 쫄깃하게 살려내며 몰입도를 높인다. 환상적인 연기 앙상블을 주도한 덕에, '파일럿'이 백발백중 웃음 타율을 자랑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조정석표 코미디 영화 '파일럿'은 오는 31일 극장 개봉을 앞두고 있다.
김나라 기자 | kimcountry@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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