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권 발동부터 가처분 소송에 연이은 기자회견을 거쳐 배임 혐의 경찰 조사에 갑작스럽게 튀어나온 표절 시비까지. 웃고는 있지만 마음이 편할 것 같지만은 않은 민희진 어도어 대표의 최근 행보다.

민희진 대표는 4월 하이브 방시혁 의장의 어도어 감사권 발동으로 단숨에 업계 시선의 중심에 섰다. 하이브는 어도어 경영진들이 독립을 시도하려는 등 경영권 탈취를 시도해온 정황을 파악하고 감사권을 발동, 어도어 경영진 업무구역을 찾아 회사 전산자산 회수와 대면 진술 확보에 나섰고 이에 "경영권 탈취는 사실무근이며 하이브와의 갈등은 자회사 간 표절 논란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반박했다.

하이브가 민희진 대표의 경영 분리 시도 정황이 담긴 문건을 추가로 발견했다고 주장하며 압박의 강도를 더욱 세게 했지만 5월 30일 법원이 민희진 대표가 하이브를 상대로 낸 의결권 행사 금지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이면서 어도어 임시주총에서 민희진 대표 해임안에 관한 의결권 행사는 불발됐다.


물론 이 결과는 하이브와의 긴장 관계를 더욱 팽팽하게 했다. 하이브가 어도어 이사진 2명을 재빠르게 교체하고 재판부도 결과적으로 민희진의 주장을 받아들였지만 "민희진 대표가 뉴진스를 데리고 하이브의 지배 범위를 이탈하거나 하이브를 압박해 어도어에 대한 하이브의 지배력을 약화시키고 어도어를 독립적으로 지배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했던 것은 분명하다고 판단된다"라고 짚은 것도 양측의 갈등이 중대한 사안임을 인정한 부분이기 때문이었다.

더욱이 하이브는 4월 26일 민희진 대표를 서울 용산경찰서에 업무상 배임 혐의로 고발했고 경찰은 6월 17일부터 피고발인 조사를 시작했다.


그리고 편안한 복장으로 경찰서에 나섰던 민희진 대표는 자신을 향한 배임 혐의 주장에 대해 "코미디 같은 일"이라고 화답(?)을 했다. 약 8시간의 조사를 마치면서도 "제가 원해서 먼저 조사를 받았다. 성격이 급하고, 하고 싶은 말이 많았다"라며 추가로 제출할 증거 자료도 많다고도 말했다.

이와중에 민희진 대표는 뉴진스(NewJeans) 히트곡 '버블 검'(Bubble Gum)의 표절 시비 논란에도 대응해야 하는 처지다.

어도어는 18일 공식입장을 통해 "지난 6월 17일 영국 밴드 샤카탁 측에서 보낸 표절 의혹 관련 내용증명에 대해 '버블 검' 작가 퍼블리셔의 법무팀에서 바로 6월 21일 회신했다"라며 "'버블 검'은 샤카탁의 작곡을 무단 사용하지 않았으며 이에 대한 공신력 있는 분석 리포트를 제출해줄 것을 요청한다고 답했다"라고 전했다. 이어 "이에 샤카탁 측에서 리포트를 곧 제공하겠다고 답변했으나 아직까지 리포트는 오지 않은 상황"이라며 "표절을 입증할 리포트를 문제제기 당사자가 보내야 하며 샤카탁 측에서 이에 대해 대답해야 한다"라고 전했다.

앞서 샤키탁은 '버블 검'에 대해 'Easier Said Than Done'을 무단으로 사용, 저작권을 위반했다고 주장하며 국내 법무법인을 선임하고 "'버블 검' 사용을 중단하고 손해 배상하라"라는 입장이 담긴 내용증명을 보낸 것으로 드러났다. 샤키탁은 공식 항의서를 통해 어도어와 함께 하이브, 한국음원저작권협회, 소니뮤직퍼블리싱홍콩리미티드 등 6곳을 수신자로 지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희진 대표는 쏘스뮤직과 빌리프랩과도 법적 분쟁에 휩싸일 상황에 놓여 있다.

쏘스뮤직은 지난 8일 서울서부지방법원을 통해 민희진 대표를 상대로 5억원 상당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확인됐다. 쏘스뮤직은 그간 민희진 대표의 뉴진스 데뷔 관련 주장에 대한 피해 보상을 법적 대응을 통해 받으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민희진 대표는 앞서 직접 열었던 기자회견을 통해 쏘스뮤직 소속이었던 일부 뉴진스 멤버들에 대해 쏘스뮤직이 방치했으며 르세라핌이 뉴진스보다 먼저 데뷔한 것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한 바 있었다.

빌리프랩 역시 민희진 대표가 '뉴진스 아류' 발언 여파로 아일릿이 피해를 봤다며 "뉴진스 표절 사실무근" 입장과 함께 민희진 대표를 상대로 업무방해와 명예훼손 혐의의 고소장을 제출한 상황이다. 빌리프랩은 "해당 의혹이 사실과 다름을 증명할 수 있는 근거 자료를 사법 기관에 제출했으며, 시일이 다소 소요되더라도 적법한 절차에 따라 시시비비를 가려낼 것"이라며 "지적 자산에 대한 표절 여부는 개인의 일방적이고 왜곡된 해석이 아닌 합당한 기준과 절차에 따라 판단되어야 하는 사안이다. 그럼에도 무분별한 억측과 허위 사실로 인해 당사 아티스트와 구성원의 노력과 성과가 폄하되는 상황에 안타까움을 표한다"라고 강조했다.

민희진 대표의 여유 있는 미소와는 달리 어도어를 둘러싼 여러 분쟁들로 인한 갈등, 그리고 현재로선 예상이 불가능한 파장들은 일단 만만치 않아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