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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김민기 '학전' 들러 영면..설경구·황정민·장현성 눈물 속 배웅 [종합]

  • 윤성열 기자
  • 2024-07-24
대학로 공연 문화의 산실 '학전'을 이끌어온 가수 겸 공연 연출가 고(故) 김민기가 영면에 들었다.

2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서 고 김민기의 발인이 엄수됐다. 이날 발인에는 유족을 비롯해 고인과 생전 인연을 맺은 동료와 후배들이 고인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장례 행렬은 장지로 향하기 전 아르코꿈밭극장으로 향했다. 아르코꿈밭극장은 고인이 생전 33년간 이끌어온 소극잔 학전이 있던 곳이다. 유족은 고인의 영정을 안고 소극장 안에 들어갔다가 다시 운구차로 향했다. 운구차가 소극장을 빠져나가자 누군가는 "사랑합니다. 선배님"이라고 외쳤다. 배우 설경구, 황정민, 장현성, 배성우, 김대명, 가수 박학기, 박승화, 이적, 알리 등이 고인의 노제를 지켜보며 눈물을 훔쳤다.

한편 고 김민기는 지난 21일 위암 투병 끝에 별세했다. 지난해 가을 위암 4기 진단을 받고 투병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향년 73세.

학전 측에 따르면 고 김민기는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세상을 떠났다. 특히 조카이자 학전의 김성민 팀장에게 "고맙다" 등의 마지막 말을 남겼다.

그의 비보에 연예계도 큰 슬픔에 빠졌다. 가수 겸 한국음악저작권협회 부회장 박학기는 "형님 감사했습니다. 아름다운 곳에서 평안하세요"라며 김민기에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가수 이적도 "형님 하늘나라에서 맥주 한잔하시면서 평안하시리라 믿습니다. 나의 영웅이여 감사했습니다, 사랑합니다"라며 고인을 추모했다.

배우 고현정 역시 "너무 슬프고 먹먹하다. 어쩌지, 마음이 마구 꿀렁거린다, 울렁거린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라며 슬픔 속 고인에게 작별 인사를 전했다. 가수 알리와 윤도현도 추모글을 올렸다.

윤석열 대통령도 추모에 동참했다. 윤 대통령은 "역사는 선생님을 예술과 세상에 대한 무한한 애정을 지닌 영원한 청년으로 기억할 것"이라고 추모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도 "'상록수보다 푸르고 아침이슬보다 맑은' 김민기 님은 멀리 떠났지만 우리들 가슴 속에 영원히 함께할 것"이라며 애도의 뜻을 전했다.

1951년 전북 익산 출생인 고 김민기는 서울대 회화과에 입학한 1970년 친구 김영세와 포크 듀오 '도비두'를 결성해 음악 활동을 시작했다. 이듬해 '아침이슬'을 담은 솔로 1집을 발표했다. 같은 해 가수 양희은도 '아침이슬'을 불러 대중에게 널리 알려졌다. 이 노래는 1970년대 당시 억압된 정치 상황을 은유하는 것 같다는 이유로 금지곡이 되기도 했다. 다른 그의 노래 '꽃 피우는 아이' '늙은 군인의 노래' '상록수' 등도 금지곡으로 지정됐다.

고 김민기는 대학로의 상징적인 인물이기도 하다. 1991년 소극장 학전을 개관해 '지하철 1호선', '의형제', '개똥이' 등을 무대에 올렸다. 학전 출신으로는 가수 고 김광석, 윤도현 박학기, 배우 설경구, 황정민, 김윤석, 조승우, 장현성 등이 있다. 하지만 학전은 고인의 건강 악화와 경영난 등으로 개관 33주년인 올해 3월 폐관했다.

고인의 유해는 천안공원묘원에 안치될 예정이다.

윤성열 기자 | bogo109@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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