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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이슬' 부른 양희은 "故김민기, 18세 어린 날의 우상" [스타이슈]

  • 윤성열 기자
  • 2024-07-24
가수 양희은이 대표곡 '아침 이슬'을 작사, 작곡한 가수 겸 공연 연출가 고(故) 김민기를 추모했다.

양희은은 24일 방송된 MBC 라디오 '여성시대 양희은, 김일중입니다'에서 고 김민기의 '아침 이슬'을 선곡한 뒤 "가수이자 작사, 작곡가, 공연 연출가, 그런 수식어로도 부족한 김민기 선생이 돌아가셨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양희은은 "오늘 아침 '여성시대' 시작하기 전 발인이니까 지금은 이끄시던 소극장 '학전' 자리를 한 바퀴 도시려나"라며 고 김민기와 인연을 회고했다.

양희은은 1971년 늦겨울 '아침 이슬'을 처음 접했던 당시를 떠올리며 "미국으로 떠나는 어느 선배 환송 음악회가 열렸다. 거기서 김민기 선생이 만든 '아침 이슬'을 어느 분이 부르는 걸 들었다"며 "그 노래에 반해서 앞에 선 사람들 사이로 까치발을 들었다 놨다 하면서 무대에 집중했다. 숨을 죽이고 한 호흡이라도 놓칠세라 열심히 들었는데 너무도 감동적이어서 콧날이 시큰거릴 정도였다"고 말했다.

이어 "간절하게 저 노래 부르고 싶다고 했더니 선생 친구분이 '민기가 악보에 적는 걸 봤다'고 하셨다"며 "그 악보는 찢어진 채로 바닥에 버려져 있었고, 악보 조각을 귀한 보물처럼 안고 집에 와 조각을 맞춰 테이프로 붙였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대목 '서러움 모두 버리고 나 이제 가노라'를 목청껏 불렀다"고 덧붙였다.

양희은은 1971년 '아침 이슬'이 수록된 음반을 내고 데뷔했다. 양희은은 "그 노래를 첫 번째 음반 취입 때 부르고자 (김민기 선생께) 청하니 '그래라' 하며 간단히 허락하셨다. '아침 이슬'을 취입했고 반주도 해주셨다. 그 때 내 나이가 만 18살"이라고 말하며 김민기를 "어린 날 나의 우상인 분"이라고 칭했다.

양희은은 또한 "'아침 이슬'은 당시 정부에서 선정한 건전가요 상도 받았는데 다시 1년 후 금지곡이 됐고 많은 세월이 흐른 80년대 중반에서야 해금됐다"며 "선생은 요주의 인물이 되어 힘든 일을 많이 당했을 텐데 직접 말씀하신 적이 없어 이 정도밖에 전할 수 없다"고 했다.

양희은은 자신이 부른 김민기의 곡들을 하나씩 읊으며 고인을 기렸다. 양희은은 "내가 부른 그분의 작품들이 떠오른다. 당시 같이 음악 하던 여러 선배님의 얼굴도 함께 떠오른다. 많은 청취자분이 김민기 선생의 명복을 빌어주셨다. 고맙다. 선생의 음악을 아끼는 당당이(청취자 애칭)님들과 함께 선생의 영원한 평화와 안식을 기도한다"고 애도했다.

한편 고 김민기는 지난 21일 위암 투병 끝에 별세했다. 지난해 가을 위암 4기 진단을 받고 투병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향년 73세.

1951년 전북 익산 출생인 고 김민기는 서울대 회화과에 입학한 1970년 친구 김영세와 포크 듀오 '도비두'를 결성해 음악 활동을 시작했다. 이듬해 '아침이슬'을 담은 솔로 1집을 발표했다. 같은 해 양희은도 '아침이슬'을 불러 대중에게 널리 알려졌다. 이 노래는 1970년대 당시 억압된 정치 상황을 은유하는 것 같다는 이유로 금지곡이 되기도 했다. 다른 그의 노래 '꽃 피우는 아이' '늙은 군인의 노래' '상록수' 등도 금지곡으로 지정됐다.

고 김민기는 대학로의 상징적인 인물이기도 하다. 1991년 소극장 학전을 개관해 '지하철 1호선', '의형제', '개똥이' 등을 무대에 올렸다. 학전 출신으로는 가수 고 김광석, 윤도현 박학기, 배우 설경구, 황정민, 김윤석, 조승우, 장현성 등이 있다. 하지만 학전은 고인의 건강 악화와 경영난 등으로 개관 33주년인 올해 3월 폐관했다.
윤성열 기자 | bogo109@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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