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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혼산' 이효정·이유진, 부자간 '동성애'라니..'우주 최초' 파격 열연 [엔젤스 인 아메리카][★FOCUS]

  • 강북구=김나라 기자
  • 2024-07-24
배우 이효정, 이유진 부자(父子)가 연극 '엔젤스 인 아메리카'에서 파격적인 동성애 호흡을 맞추며 화제를 몰고 있다.

24일 오후 서울 강북구 성신여대 운정그린캠퍼스에선 연극 '엔젤스 인 아메리카'의 연습실 현장 공개 프레스 행사가 진행됐다. 출연 배우 유승호, 손호준, 고준희, 정혜인, 이태빈, 정경훈, 이유진, 양지원, 이효정, 김주호, 전국향, 방주란, 태항호, 민진웅, 권은혜 등이 약 40분간 장면 시연 후 취재진과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엔젤스 인 아메리카'는 1991년 초연한 토니 커쉬너의 작품이다. 새 밀레니엄을 앞둔 세기말의 혼돈과 공포를 현실과 환상이 교차하는 서사로 빚어낸 명작으로, 1993년 브로드웨이 초연 시 퓰리처상, 토니상, 드라마데스크상 등을 휩쓴 바 있다.

1980년대 미국 뉴욕을 배경으로 인종, 정치, 종교, 성향 등을 이유로 소외된 사람들이 겪는 차별과 혼란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다. 에이즈에 걸린 프라이어 월터(유승호·손호준)와 그의 동성 연인 루이스 아이언슨(이태빈·정경훈), 모르몬교로서 자신의 성정체성에 괴로워하는 남자 조셉 피트(이유진·양지원)와 약물에 중독된 그의 아내 하퍼 피트(고준희·정혜인), 극우 보수주의자이며 권력에 집착하는 악명 높은 '악마 변호사' 로이 콘(이효정·김주호) 등 세 가지 이야기가 축을 이루며 교차한다.

연극 '와이프' '그을린 사랑' '녹천에는 똥이 많다' 등의 신유청 연출가가 지휘봉을 잡았으며 황석희 번역가가 극작 번역을 맡았다.
특히 '엔젤스 인 아메리카'는 이효정, 이유진 부자가 MBC 예능 '나 혼자 산다'에 이어 동반 활약을 예고하며 기대감을 더하고 있다. 더군다나 이들이 함께 연기하는 첫 작품에서 '동성애' 호흡을 선보이는 파격적인 행보로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날 이효정은 '엔젤스 인 아메리카' 출연 이유로 '아들 이유진'을 꼽는 부성애를 과시, 현장 분위기를 훈훈하게 만들었다. 그는 "연극 무대에 다신 게 25년 만이다. 그 계기가 아들이 연극 데뷔를 하니까, 응원을 해주고 싶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효정은 "그렇게 시작을 한 게 오히려 저한테 선물을 준 작품이 됐다. 아주 감사하게 임하고 있다"라며 변함없는 연기 열정을 엿보게 했다.

이효정, 이유진은 티격태격 '현실 부자'의 면모로 큰 웃음을 선사하기도. 이유진은 자신 때문에 출연을 결정했다는 이효정의 발언에 "거짓말인 거 같다. 제가 알기론 '엔젤스 인 아메리카'를 욕심내신 걸로 안다"라고 폭로(?)했다.

이에 이효정은 "아들이 이런 자리 경험이 많이 없어서 저런다. 원래 이런 거 할 때는 MSG(조미료)를 깔고 하는 거다"라고 받아쳐 폭소를 더했다.
이내 이효정은 "하여간 제 주요 상대 배역이 아들이 맡고 있는 조셉이다. 극 중에선 동성애적인 사랑을 느끼는 상대이기도 하다. 이 연극을 시작하며 제일 걱정했던 게 대한민국 부자지간 중에서 이런 캐릭터로 호흡을 맞춘 전례가 없었기에, 먼저 인간적으로 좀 (출연을) 고민했다. 과연 제 아들이 제 눈을 쳐다보며 연기를 할 수 있을까, 이 또한 걱정이 됐다. 저 역시도 극을 감내할 수 있을까가 걱정이었고. 근데 해보니까 의외로 괜찮더라. 아주 재밌게 임하고 있다"라고 진중하게 터놓았다.

이어 그는 "대한민국 아버지, 아들 사이가 대충 그렇지 않나. 서로 데면데면하고 일주일에 한두 마디라도 말 섞으면 다행이고. 우리 부자 관계도 그런 정도였는데, '엔젤스 인 아메리카'를 하면서 잃어버렸던 아들을 다시 찾은 기분이다. 매일 만나 한 끼 이상 밥을 먹으면서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고 있으니까. 연극으로 배우로서 얻는 기쁨이 크지만 아들과의 관계가 돈독해진 거, 이게 저한테 가장 큰 선물이자 기쁨인 거 같다"라고 전했다.
이유진은 "제가 처음 이 작품에 참여할 당시 제작진이 '아버지에게 제안드리고 싶은데 불편하지 않겠냐' 하고 물어봐주셨었다. 사실 불편한 지점이 있는데, 근데 제 의견은 중요하지 않을 거라는 답을 드렸다. 왜냐하면 아빠가 배우로서 이 작품이 욕심나실 수 있으니 거기에 집중해서 선택하길 바라는 마음이었으니까. 이 말을 아빠에게도 똑같이 전달드렸고, 실제로 아빠가 욕심났다고 그러셨다"라고 배우 대 배우로서 부친에 다가가는 성숙한 면모를 드러냈다.

그러면서 이유진은 "아빠가 연기를 오래 하셨고 굉장히 잘하신다고 들었지만 사실 저는 아빠의 작품을 제대로 본 적이 한 번도 없다. 왕성하게 활동하신 게 제가 어릴 때였고, 제가 커서는 활동을 쉬셨었다. 또 저한테도 작품 취향이라는 게 있으니 제대로 감상해 본 적이 없던 거다. 그리고 제가 태어났을 때부터 아빠는 이미 배우라서, 우리 가족에겐 아빠가 TV에 나온다고 그 앞으로 모이는 문화가 없었다. 워낙 자연스러운 분위기라 따로 챙겨보지 않았다"라고 솔직하게 고백했다.

그는 "근데 아빠가 이번에 대본 리딩을 하면서 첫날부터 모두가 놀랄 정도의 역량을 보여주셨다. 원래 있던 존경심이 더 커졌다. 제가 정말 놀라서 '어떻게 하면 연기 이렇게 잘하냐' 여쭤보고 싶어서, 본집으로 따라갔다. 원래 제가 술을 잘 안 마시는데 아빠에게 연기 비법을 전수받고 싶어서 그때는 술도 사들고 갔다. 그래서 '엔젤스 인 아메리카'가 너무 소중한 기회, 감사한 시간이라 생각한다. 절 선택해 주신 모든 분께 감사하다는 말씀드리고 싶다. 덕분에 아빠와 더 돈독해졌다"라고 남다른 의미를 강조했다.

'엔젤스 인 아메리카'는 오는 8월 6일부터 9월 28일까지 LG아트센터 서울, LG SIGNATURE 홀에서 공연된다.
강북구=김나라 기자 | kimcountry@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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