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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시간 삼빡하게"..50주년 맞은 '베르사유의 장미', 新걸작 탄생의 자신감 [종합]

  • 충무아트센터=허지형 기자
  • 2024-07-25
올해 50주년을 맞은 뮤지컬 '베르사유의 장미'가 원작을 뛰어넘을 걸작의 탄생을 예고했다.

25일 오후 서울 중구 충무아트센터 대극장에서는 뮤지컬 '베르사유의 장미' 프레스콜이 진행됐다. 이날 자리에는 배우 김성식, 이해준, 정유지, 김지우, 옥주현, 박민성, 서영택, 노윤이 참석했다.

'베리사유의 장미'는 이케다 리요코의 만화를 원작으로, '오스칼'이라는 가상의 인물을 통해 진정한 자유와 사랑, 그리고 인간애를 프랑스혁명이라는 장중한 역사의 흐름과 함께 담아낸 작품이다. 원작은 1972년 일본에서 첫 연재 이후 누적 2000만 부 이상 판매된 고전으로, 올해 50주년을 맞이했다. 전 세계 최초 상연되는 이번 한국 공연은 새로운 걸작의 탄생을 예고하고 있다.

작품의 주인공인 오스칼 프랑소와 드 자르제 역에는 옥주현, 김지우, 정유지가 맡았다.

옥주현은 작품에 대해 "시대의 반복이라고 생각하는 부분을 강조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원작은 네명의 남자와 허구의 인물인 오스칼의 이야기로 이뤄지고 있는데, 로맨스보다 진정한 진실, 정의를 찾아가는 인간애를 현실로 다가갈 수 있게 포인트에 집중한 것 같다. 만화랑 다르게 로맨스를 크게 다루고 있지 않다. 앙드레와의 우정과 성장해가는 과정이 크다"라며 "친구로서 내 스스로를 한 번 더 갈아가는 '넌 내게 주기만' 넘버가 중요하다고 생각해 잘 살려보려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김지우 역시 '넌 내게 주기만' 넘버에 대해 "만화 원작이 가지고 있으면서도 세련된 부분이 잘 드러난 거 같다. 커다란 빅 넘버 안에 가사를 살펴보면 직접적이지 않으면서도 직접적으로 표현되는 게 있다. 앙드레를 향하는 마음이 세련되고 예쁘게, 오스칼의 마음을 잘 표현한 거 같다"고 덧붙였다.

정유지는 "처음에 오스칼을 접했을 때 완벽하다고 생각했다. 그동안 항상 큰 결핍들이 있는 캐릭터를 했었는데, 결핍이 없는 사람인 거 같았다. 모든 사람은 결핍이 있지 않나. 그나마 있는 결핍은 태어나서 정해진 대로 살고 군인으로 키워지고 하는 선택에 대한 결핍이 있다고 생각했다. 결핍을 채우기 위해 잘못된 선택을 하고는 하는데 자신이 채우려고 하고 후회하지 않는 선택을 하는 부분이 너무 닮고 싶은 부분"이라고 캐릭터에 대해 이야기했다.

앙드레 그랑디에로 분한 이해준은 "이 작품에 함께 할 수 있어서 감사하다. 지난해 콘서트부터 시작해서 함께한 시간이 길다 보니까 애정이 있고, 캐릭터를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유연하게 대처했던 거 같다. 매번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캐릭터에 대해 "현실에 존재할까 싶은 인물이다. 자신보다 오직 오스칼을 향해 있다. 목숨까지 바칠 정도로. 앙드레는 공기처럼 늘 존재할 수 있다"면서 "결국은 사랑이다. 사랑이 많이 사라지는 시대인 거 같다. 이 작품을 보신다면 진정한 사랑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베르날 샤틀레 역의 서영택은 "대작에 함께 하게 돼 영광이고, 대선배님들과도 함께 할 수 있어 감사하다. 대본에 충실하고 역사적인 배경을 찾아봤다. 역사의 흐름을 찾아보면서 혁명에 대해 찾아가다 보니까 귀족 계급은 못됐구나, 시민을 힘들게 하는 계급이라고 단편적으로 생각하게 되더라. 선배님들과 이야기하다 보니까 흑과 백으로만 판단하고 분석할 수 있다는 문제점이 있어서 인간적인 감정과 오스칼과의 귀족이 다 똑같지 않다는 점을 느끼게 됐다"고 합류 소감을 밝혔다.

마리 앙투아네트의 총애를 받아 권력을 손에 쥐는 마담 드 폴리냑 역에는 서지영, 리사가 합류했다. 서지영은 캐릭터에 대해 "악역처럼 보이지만 인간의 본능을 표현한 여자라고 생각한다. 모든 사람이라면 욕망, 욕심을 가지고 있지 않나. 표현을 안 할 뿐이지, 모두에게 적용되는 거 같다. 관객분들에게 일침을 가하는 것까지는 아니지만 밑바닥에 깔려 있는 본능을 흔드는 여자"라고 설명했다.

이어 "굴곡 있는 삶을 살아왔고 열심히 노력해 온 여자다. 처절한 삶을 보여주는 캐릭터로, 욕망을 향해 달려가는 모습을 세심하게 봐주시면 매력이 배가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리사는 "권력을 위해 어떤 것도 하는 여자로 악한 것처럼 보이지만 측은하기도 하고 그렇게 살 수밖에 없었던 삶이 안쓰러웠다. 그 부분을 공감하고 표현하고 싶었다"라며 "마담 드 폴리냑은 화려함 그 자체다. 당시 귀족과 사회를 그대로 나타낸 여자"라고 했다.

앞서 지난해 12월 뮤지컬 콘서트 이후 오랜 준비기간을 거쳐 지난 16일 베일을 벗은 '베르사유의 장미'는 3일간의 프리뷰 공연을 마치고 본 공연에 돌입했다. 왕용범 연출의 탄탄한 연출력, 이성준 작곡가 겸 음악감독이 표현하는 서정적이고 드라마틱한 음악이 완벽한 조화를 이뤘다는 평가를 받았다. 여기에 배우들의 압도적인 가창력까지 작품의 몰입감을 더했다.

또한 퀄리티 높은 무대도 돋보였다. 서양사 중 가장 큰 방점으로 꼽히는 프랑스 혁명기를 귀족과 평민의 삶을 대조적으로 표현해 서사를 입체적으로 담아냈다. 특히 여성으로 태어나 아버지에 의해 남자의 삶을 삶게 되지만 결국 주체적인 삶을 찾아가는 오스칼의 이야기는 큰 울림을 전할 예정이다.

옥주현은 "다 각자의 캐릭터만의 포인트가 있지만 50년 전 '베르사유의 장미' 그대로 표현했다면 '해리포터'처럼 이어봐야 했을 것 같다. 연출님께서 초연 한국 무대에 포커싱을 둔 것은 천재적이라 생각했다"라며 "저희 공연이 생각보다 시간이 길지 않다. 순삭하는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요즘은 숏폼의 시대이지 않나. 나 혼자 화면과 함께 누구와 부딪힘 없이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는 시간이 많아진 거 같다. 오스칼과 앙드레은 사랑과 화해 또는 행복에 대한 질문을 던지게 한다. 이 시대에 결국은 부딪히고 싸우고 이해하고 받아들이고 나와 다른 대상을 이해하는 반복되는 드라마가 우리 작품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원작 만화를 너무 사랑해서 기대하고 보시는 분들은 네 명의 남자와 오스칼의 이야기가 축소돼 아쉬워하기도 하시는 거 같다. 그러나 이 시대에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가장 인간으로서 살면서, 가장 인간적인 부분을 발견할 수 있도록 좋은 시간을 아주 삼빡하게 드릴 수 있다고 단언컨대 확신한다"고 전했다.
충무아트센터=허지형 기자 | geeh20@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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