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겸 공연 제작자 송승환이 시각장애 4급을 받은 후 아내의 반응을 전했다.

25일 방송된 KBS 2TV '박원숙의 같이 삽시다'(이하 '같이 삽시다')에는 송승환이 출연해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시각장애 4급 판정을 받은 송승환은 "정확한 시력 저하의 원인은 모르는데 형체는 보인다. 안 보이는 상황에 많이 익숙해졌다. 딴 데는 멀쩡하다"라고 밝혔다. 이에 박원숙은 "나도 작년에 귀가 갑자기 잘 안 들렸다. 그동안의 평범한 일상에 감사하게 됐다"고 공감했다.

송승환은 "평창 올림픽 끝나고 나서 한 달 뒤에 잘 안 보이기 시작했다. 휴대폰 문자도, 사람 얼굴도 잘 안 보이더라. 병원에선 호전되기 힘들다고 했고, 지금으로선 난치병이다. 나이가 있는 만큼 진행 속도가 더디다. 의사 소견으로 실명은 안 할 거라고 한다. 지금은 안 보이는 것에 익숙해져서 생활하는데 크게 불편함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아내에 대한 고마운 마음을 전한 송승환은 "나 때문에 아내가 심청이 노릇을 오래 했는데 간호하는 것도 하루 이틀이지 내가 헤매고 있으면 '감으로 해요'라고 하더라. 가끔 뺑덕어멈이 되기도 한다"고 웃었다.

그는 "가족은 저와 아내와 단둘이다. 아이가 없어서 무자식 상팔자다. 일부러 안 낳은 건 아니고, 낳으려고 했는데 잘 안됐다. 인위적인 노력 없이 상황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이어 "취미 삼아 시작한 아역으로 시작한 연기가 직업이 됐다. 취미가 직업이 됐는데 뒤늦게 골프를 치기 시작했다. 지금도 골프를 즐긴다. 골프공이 어렴풋이 솜뭉치처럼 보인다. 시각장애 4급 받고 바로 홀인원 했다"고 밝혔다.

2018 평창 동계 올림픽 개, 폐막식 총감독직을 맡은 바 있는 송승환은 "당시 제가 50여 개의 연극, 뮤지컬을 제작했고, '난타'를 제작하면서 글로벌한 감각도 있고, 배우라서 카메라에 대한 감각도 있기 때문에 나한테 제의를 주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처음 제의받고, 영광스러운 자리이기도 한데 부담감도 상당했다. 선뜻 수락하기 어려웠는데 며칠 생각해 보니까 새로운 도전이라는 생각이 들더라. 무엇보다 재밌을 것 같았다. 한 3년간 준비했다"며 "IOC랑 계약했는데 드라마 한 편 하는 가격인데 3년 준비했으니까 세 편 정도의 돈을 받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