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IA ARTIST AWARDS News Photo Content

News

이응복 감독 "'선업튀'처럼 트렌드 안 맞는 게 트렌드..'스위트홈'도 결국 사람 얘기" [★FULL인터뷰]

  • 김나라 기자
  • 2024-07-28
이응복 감독이 '스위트홈3'까지 세 시즌을 끝마친 소회를 밝혔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스위트홈' 시리즈는 김칸비·황영찬 작가의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한 작품이다. 지난 2020년 시즌1 첫선을 보인 바, '한국형 크리처물'의 새 지평을 열며 국내는 물론 전 세계 안방극장을 강타했다.

이후 동시 제작된 시즌2가 작년에, 그리고 시즌3가 마침내 19일 공개되며 장장 5년여의 대장정이 마무리됐다.

피날레를 장식한 '스위트홈3'는 괴물화의 끝이자 신인류의 시작을 비로소 맞이하게 된 세상, 괴물과 인간의 모호한 경계 사이에서 선택의 기로에 놓인 이들의 더 처절하고 절박해진 사투를 그린다. 인간과 괴물, 특수감염인에 이어 욕망을 모두 발산한 괴물이 고치 단계를 거친 후 탄생하게 되는 '신인류'라는 새로운 존재까지 본격적으로 등장하며 세계관을 완성한다.

시즌1부터 함께한 송강(차현수 역), 이진욱(편상욱 역), 이시영(서이경 역), 고민시(이은유 역), 이도현(이은혁 역) 등 주요 출연진이 그대로 등장했다. 여기에 진영(박찬영 역), 유오성(탁상사 역), 오정세(임박사 역), 김무열(김영후 역), 김시아(아이 역) 등 시즌2의 뉴페이스 멤버들도 '스위트홈3'에서 활약했다.

그리고 세 시즌에 걸친 이 초대형 프로젝트를 진두지휘한 이응복 감독. 메가폰을 잡아 또 한 번 색다른 시도로 시청자들의 흥미를 자극했다. 이응복 감독은 그간 드라마 '드림하이' '비밀' '태양의 후예' '도깨비' '미스터 션샤인' 등 학원물부터 정통 멜로, 로맨틱 코미디, 판타지 멜로, 사극까지 다채로운 장르물을 선보여왔다.
'스위트홈' 시리즈로 도전에 '방점'을 찍은 이응복 감독은 최근 스타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새로운 길에 도전했는데 너무 무서웠고 두려웠던 시작이었다. 두려움 속에서 시작된 프로젝트라 이렇게까지 큰 관심을 받게 될 거라곤 상상도 못 했다. '조용히 한 번 해보고 끝내자', 이 정도였으니까. 처음 하는 작업이다 보니 고난을 많이 겪었는데 점차 하나씩 해낼 때 기쁨이 있었고 여러 가지 즐거움이 생기더라. 시즌1이 공개됐을 땐 코로나19 시국이었기에 더 감회가 남다르다. 생각보다 많은 사랑을 주셔서 시즌2·3까지 제작하게 됐으니 정말 놀랍고 신기한 경험이었다"라는 소회를 남겼다.

이어 그는 "'크리처물'이 한국에선 마이너 한 장르였고 시도가 됐더라도 힘든 부분이 많아서 중간에 자초되거나 결과가 안 좋은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스위트홈' 시리즈의 성공이 나름 신기하고 고맙게 생각한다. 최근 얘기를 들어 보니 이제는 크리처물이 많이 기획 중이라더라. 우리 작품이 다른 창작자분들에게 좋은 도움이 될 수 있길 간절히 바라고 있다. '스위트홈'이 'K-크리처물'의 이정표를 세운 것처럼, 방향을 갈고 길을 터는 이런 새로운 작업들이 끊임없이 진행됐으면 좋겠다"라고 전했다.
다만 시즌1의 폭발적인 흥행과 호평이 시즌2·3으로까지 이어지진 않은 '스위트홈'. 워낙 큰 사랑을 받은 만큼 냉철한 혹평이 쏟아졌는데, 이응복 감독은 이에 흔들리기보다 연출자로서 뚝심을 내비쳤다.

그는 "과연 시청자분들에게 어떻게 보답을 드릴까, 시즌2·3 과정에서 정말 많은 생각을 하고 고민의 고민을 거듭했다. 어떻게 더 나아가는 게 좋을 것인가를 생각하며 또다시 일을 저지르게 된 것 같다. 여러 시행착오가 있었지만 창작자로서 결과물에 대한 후회는 없다. 물론, 아쉬움이 남긴 하지만 열심히 최선을 다했기에 지금은 후회가 남지 않는다고 말할 수 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응복 감독은 "솔직히 저는 2도, 3도 되게 재밌게 봤다"라며 "특히 '스위트홈3'는 주요 캐릭터가 다시 모이는 과정에서 시즌1부터 재밌게 보신 팬분들이 강렬함을 느끼셨을 듯 싶다. 저 역시 실제 촬영 현장에서 설레고 좋았다"라고 애정을 과시했다.

이응복 감독은 혹평에 대해 "압박감과 부담감을 많이 주시더라. 그렇게 많은 분이 '스위트홈' 시리즈를 사랑하시는지 몰랐다. 그래서 제 입장에선 부담감도 있지만 행복한 질책이었기에 정신 바짝 차리고 열심히 만들었다"라고 솔직한 심정을 터놓기도 했다.

이어 그는 "시즌2에서 풀지 못한 매듭들, 미스터리를 잘 풀자 싶었다. 다음으로 넘어갈 수 있도록 미스터와 서스펜스를 강화하는 흐름으로 편집을 많이 다듬었다. 흩어진 이야기들을 봉합하는 데 치중하며 초심에 관한 생각도 많이 했다. 원작의 세계관을 잘 살리면서도 드라마만의 개성을 조화롭게 담아내기 위해 신경 썼다"라고 '스위트홈3'의 연출 포인트를 짚었다.
유독 혹독한 평가에 억울함이 들진 않았을까. 이응복 감독은 "억울하진 않다. 그저 많은 관심에 놀라고 감사한 생각이 많이 든다. 그게 에너지, 활력소로 작용돼서 한국 드라마도 여기에서 머무르지 않고 쭉쭉 나갈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주는 계기가 됐으면 싶다"라고 덤덤하게 답했다.

이어 그는 "다만 아쉬운 부분은 늘 있기에, '스위트홈' 스핀오프에 대한 혼자만의 바람은 있다. 시즌2에서 빠져 있을 때의 송강과 이도현, 주인공들의 생략된 이야기를 다뤄보고 싶다. 실제로 시나리오를 썼다가 지운 적이 있다. 버전도 다양하게 많다"라며 웃어 보였다.

이내 이응복 감독은 "저는 정말로 '스위트홈' 시즌1 때부터 내가 이런 작품을 만들 수 있게 된 것에 대해 너무 감사한 마음뿐이다. 지금의 스코어도 감사하고. 물론, 더 많은 분이 봤으면 싶지만 넷플릭스를 감상하는 시청 패턴이 바뀌지 않았나. 이제 한 작품에 엄청난 관심을 쏟아부으며 보는 게 아니기에, '스위트홈' 시리즈가 시청자분들의 라이브러리(library)에서 지속적으로 꺼내볼 수 있는 그런 작품이 됐으면 하는 바람을 갖고 있다"라고 진중하게 이야기했다.
그렇다면 이응복 감독이 생각하는 요즘 트렌드에 맞는 연출 방향은 무엇일까. 그는 "최근에 '선재 업고 튀어'라는 드라마가 흥행했는데, 사실 이게 트렌드에 맞는다고 보긴 힘들지 않나. 보편적인 게 있고 트렌드가 있는데 ('선재 업고 튀어'처럼) 그런 것들이 섞여 있어야 다양하고 양질의 작품이 나오지 않나 하는 생각이다. 제가 좋아하고 하고자 하는 작품도 결국 사람 얘기인 것 같다. 통속적인 이야기도 좋고, 가족극도 좋고. 이번 '스위트홈' 시리즈 역시 크리처라는 외피를 쓰고 있지만 결국 사람 얘기였다"라고 바라봤다.

또한 그는 "'미스터 션샤인'이 나올 때도 '이해하기 어렵다'라는 반응이 많았다. 첫 회가 방영되고 당시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1위가 '백정'이었다. 주인공은 안 나오고, 백정들이 핍박당하고 전투신만 길다고 말이 나온 거다. 하지만 저는 그래도 했다. 이렇게 뭔가를 궁금하게 하는 드라마를 하고 싶다. 시대가 변하고, 흐름도 많이 바뀌었지만 그럼에도 질문을 던지는 게 저의 일인 거 같다. 그 방식이 좀 낯설고 거칠고 다를지라도 창작자들이 고민해야 할,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계속 질문을 던져서 건강한 담론을 가졌으면 한다"라고 터놓았다.
'스위트홈' 세 시즌을 거치며 '대세 스타'로 우뚝 선 송강, 이도현, 고민시. 이들의 눈부신 성장에 이응복 감독은 뿌듯함을 감추지 못했다.

이응복 감독은 "송강, 이도현이 현장에서 엄청 정성을 다해 찍어줬다. 대기 시간이 길고 작업 자체가 복잡하기도 했는데 열심히 임해줬다. 시즌1 이후 3~4년 정도 지나 '스위트홈3'으로 다시 만난 것이지 않나. 되게 성숙해져서, 투샷이 팽팽하니 보기 좋더라. 뭔가 커서 다시 만난 듯한 느낌이라 멋있었다. 훌륭한 연기를 보여줬다"라고 치켜세웠다.

이어 그는 "실제로 송강, 이도현이 많은 편 수를 찍고 돌아와서 드라마를 대하는 자세가 달라졌다. 제가 따로 디렉팅 하지 않아도 몰입도라든가 집중도가 높아져서 연기를 잘 해내더라. 다시 볼 수 없는 조합이라고들 하던데, 다시 또 봤으면 좋겠다"라고 얘기했다.
고민시에 대해선 "'스위트홈1'을 어떻게 풀어야 할까 기획 중일 때, 대본이 완성되지도 않은 단계에서 고민시를 캐스팅했다. 원작의 한 대사만 보고 떠올렸는데 고민시가 또 너무 잘 소화한 거다"라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응복 감독은 "오히려 제가 고민시에게 많은 도움을 받았다. 시즌1부터 3까지 현장의 활력소가 돼줘서 힘을 좀 받았던 거 같다. 작품 안에서도 최선을 다하지만 외적으로도 많이 '으쌰으쌰' 해서 팀 전체에 큰 활력을 줬다. 엄청난 응원을 주셔서 감사드린다"라고 남다르게 말했다.
김나라 기자 | kimcountry@mtstarnews.com
Go to Top
2019 Asia Artist Awards

투표 준비중입니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