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용산 아이파크몰에선 영화 '행복의 나라' 언론배급 시사회 및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연출자 추창민 감독과 출연 배우 조정석, 유재명 등이 참석했다.
'행복의 나라'는 1979년 10월 26일, 상관의 명령에 의해 대통령 암살 사건에 연루된 박태주(이선균 분)와 그의 변호를 맡으며 대한민국 최악의 정치 재판에 뛰어든 변호사 정인후(조정석 분)의 이야기를 그린다. 추창민 감독이 영화 '7년의 밤'(2018) 이후 오래만에 메가폰을 잡았다. 그는 '1,232만 명'을 모은 흥행작 '광해, 왕이 된 남자'(2012)로 유명한 연출자이기도 하다.
이번 '행복의 나라'에선 10.26 대통령 암살 사건과 12.12 사태라는 굵직한 두 사건을 관통하는 대한민국 최악의 정치 재판을 열혈 변호사 정인후의 시선으로 풀어내 관객들의 흥미를 자극한다.
현재 코미디 영화 '파일럿'으로 박스오피스 1위 질주 중인 조정석이 극과 극 연기 변신을 펼치며 동시 공략에 나서 더욱 눈길을 끌고 있다. '행복의 나라' 속 그는 박태주를 살리기 위해 재판에 뛰어든 변호사 정인후 역할로 분했다. 더불어 유재명은 권력을 위해 재판을 움직이는 합수부장 전상두로 열연했다. 전상두는 故(고) 전두환 전 대통령을 모티브로 한 인물이다.
특히 '행복의 나라'는 이선균의 유작으로 크게 주목받고 있다. 고인은 지난해 12월 27일 마약 투약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던 중 갑작스럽게 사망했다.
극 중 이선균은 명령에 의해 사건에 연루되어 재판을 받는 정보부장 수행 비서관 박태주를 연기했다. 10·26 당시 중앙정보부장 수행 비서관으로 재판받았던 박흥주 대령에서 출발한 캐릭터다.

그러면서 그는 "우리 영화는 특정 누군가를 가리키기보다 시대상을 표현하려 했다. 이를 위해 유재명이 부단히 노력했고. 그 시대가 주는 야만성을 표현하려 한 게 '서울의 봄'과 차이점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다"라고 짚었다.

이어 그는 "아무래도 저도 사람이다 보니까 연기를 하다 보면 감정에 북받칠 때가 있는데 조절하려 했다. 앞서 나가 표현되면 감정선을 해칠까 봐, 이런 부분에 있어서 감독님과 얘기를 많이 나눴다"라고 덧붙였다.
또한 조정석은 "촬영할 때 오롯이 박태주를 살리겠다는 마음으로 연기했다. 인간 정인후 모습으로 대사를 토해내고 싶었다. 인간의 존엄성에 대해서도 울분을 토했다"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조정석은 "우리 영화가 무게감이 있는데 그런 거에 비해 현장은 너무나 유쾌하고 재밌었다. 저한테는 그야말로 '행복의 나라'였다. 종종 주위 분들이 물어보면 이렇게 답하기도 했었다. 정말 너무 행복한 현장이었다"라고 팀워크를 과시했다.
특히 그는 이선균과의 협업에 대해 "역할로 따지면 이선균과 저랑 한 편이고 유재명은 적대적인 관계로 나왔는데, 사실 현장에선 우리가 삼 형제처럼 지냈다. 큰 형, 작은 형, 막내 이런 느낌으로. 진짜 너무너무 즐거웠다"라고 추억했다.
조정석은 "이선균은 너무 좋은 형이고 같이 연기할 때만큼은 그 열정, 정말 뜨거웠다. 그리고 연기가 끝나면 그 누구보다 따뜻했던 분이 맞다. 저는 그렇게 기억한다. 이 영화를 함께하게 돼서 지금도 너무너무 좋고 행복하다. 저한테는 아주 따뜻한 기억밖에 없는 거 같다"라고 전했다.

그는 "'행복의 나라'를 보는 내내 오롯이 작품으로 볼 수 없는 경험을 했다. 솔직한 마음으로 이선균과 함께했던 시간들이 겹쳐지며 힘들어지는 경험을 했다. 극 말미 박태주가 정인후에게 '당신 참 좋은 변호사야'라고 하는 게, (이)선균이가 (조)정석이에게 '너는 참 좋은 배우야' 하는 것처럼 들렸고 그 다음 컷에서 정석이가 '형도' 하는 것처럼 느껴졌다"라고 터놓기도 했다.
유재명은 "얼마 전 우연찮게 들은 라디오 오프닝에서 '영화는 다시 찾아볼 수 있지만 사람은 찾아볼 수 없다'라는 멘트가 나오더라. '행복의 나라'를 통해서 이선균이란 배우를 다시 찾아볼 수 있을 거 같다. 그게 배우를 하는 우리들의 어떤 행복이 아닌가, 이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영화를 보는 게) 힘들었지만 아주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라고 말해 먹먹함을 자아냈다.
'행복의 나라'는 오는 14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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