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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재명, 머리 밀고 전두환 변신 "'서울의 봄' 황정민과 비교? 매력 달라" [★FULL인터뷰]

  • 종로구=김나라 기자
  • 2024-08-08
배우 유재명이 故(고) 이선균 유작인 '행복의 나라' 출연 소회를 밝혔다.

유재명은 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소격동 한 카페에서 스타뉴스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오는 14일 새 영화 '행복의 나라'(감독 추창민)로 극장가에 출격하며 작품에 임한 진솔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행복의 나라'는 1979년 10월 26일, 상관의 명령에 의해 대통령 암살 사건에 연루된 박태주(이선균 분)와 그의 변호를 맡으며 대한민국 최악의 정치 재판에 뛰어든 변호사 정인후(조정석 분)의 이야기를 그린다. '1,232만 명'을 동원한 흥행작 '광해, 왕이 된 남자'(2012) 추창민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여기에 '믿고 보는 배우' 조정석, 이선균 조합에 '대세 신스틸러' 유재명까지 가세하며 명품 앙상블의 향연을 펼친 '행복의 나라'다.

더욱이 유재명은 '킹메이커'(2022) 김영호(故(고)김영삼 전 대통령 모티브) 역할 이후 오랜만에 스크린에 컴백, 또 한 번 실존 인물을 연기하며 관심을 더하고 있다. 이번 '행복의 나라'에선 전두환 전 대통령을 모티브로 한 전상두 역할을 소화했다.

전상두는 권력을 위해 재판을 움직이는 자로 재판을 좌지우지함은 물론, 변호인단에게까지 보이지 않는 권력을 휘두르는 인물이다. 유재명은 이 캐릭터를 위해 실제 머리카락을 뽑고 미는 등 파격적인 스타일 변신을 감행, 작품의 완성도를 높였다.

특히 유재명은 현재 디즈니+, U+모바일tv에서 공개 중인 '노 웨이 아웃: 더 룰렛'(이하 '노 웨이 아웃')에서 희대의 흉악범 김국호로 출연하고 있다. 매 작품 얼굴을 갈아끼우는 듯한 색다른 면모로 대중에 다가가며, '행복의 나라' 역시 놀라운 활약을 예고했다.

이날 유재명은 영화, 드라마 동시 공략한 최근 행보에 대해 "계획하고 한 것처럼 보이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우연찮게 시기가 비슷해졌고, 또 우연찮게 둘 다 악역이다. 많은 주목을 받아서 좀 당황스럽기도 하다. 저는 늘 '노(NO) 전략'인 사람이니까. '노 전략'이 제 전략인 거 같다. 기대와 희망을 늘 품고 있긴 하지만 그러면 또 실망이 크지 않나. 있는 그대로 보여드리려 한다"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전략적 사고 없이 배우로서 작품과 캐릭터를 생각하면서 한 작품, 한 작품 하다 보면 시간이 이렇게 훌쩍 지나 나이가 들어있겠구나, 그런 생각이 드는 요즘인 거 같다"라고 남다른 감회에 젖었다.

그러면서 유재명은 "'노 웨이 아웃'의 김국호는 분명한 죄를 저지른 악마성을 가진 인물인 반면, '행복의 나라' 전상두는 '악마'라는 단어는 어울리지 않는다. 키워드를 말하자면 전상두라는 인물보다 '세력'에 집중했다. 한국 근현대사에서 계속해서 존재해 왔던 독재자, 권력, 세력 등 말이다. 개인을 드러내는 것보다 그 세력을 표현하는 게 맞다고 봤다. 감독님도 빛과 어둠, 그늘을 이용해서 엄청나게 검은 세력들을 잘 잡아주신 거 같다. 뉘앙스로 느껴지는 세력을 전달하려 했기에 표현보다 고개 각도, 섬세함으로 가야 하는 게 포인트였다"라고 차별점을 짚었다.
다만 유재명은 실존 인물 모티브에 대한 부담감에 한 차례 고사했었다는 비하인드 스토리를 공개, 눈길을 끌었다. 그는 "처음 전상두를 제안받았을 때 사실 정중히 거절했었다. 왜냐하면 전상두가 안갯속에 있는 듯한 느낌을 받았으니까. 영화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역할 자체가 빌드업하거나 파악하기 조금 힘든 부분이 있었다. 그리고 다들 아시다시피 강력한 이미지의 실존 인물을 모티브로 삼은 점도 부담이 됐다. 부담감이 없다면 거짓말일 거다. 실존 인물을 연기한다는 건 역시 기본적인 한계가 있다. 편견, 선입견이 강하니까. 하지만 설명하기 힘든데, 거절하고 시간이 지나서도 전상두가 떠오르더라. 지인에게 물어보니 아직 안 정해졌다고 그래서, 시나리오를 한 번 더 보고 싶다고 했다. 전상두가 가만히 앉아 집중하는 눈빛 등 이런 게 잔상이 남아 결국 하게 됐다"라고 터놓았다.

이어 그는 "무엇보다 저희 영화만의 맥락에서 어떤 연기를 해야 하는가가 중요하다고 봤다"라며 "촬영 내내 (실존 인물과) 간극이 따라다녔고, 그것들이 결국 떨쳐지지 않았지만 감독님에 대한 믿음 덕분에 상대적으로 잘 표현되지 않았나 싶다"라고 내세웠다.

공교롭게도 천만 영화 '서울의 봄'(2023) 황정민(전두광 역)에 이어 전두환을 스크린에 불러온 유재명. 이에 대한 부담감을 묻자 그는 "우리 영화를 찍을 때만 해도 '서울의 봄'을 몰랐다. 알았다면 헷갈렸을 텐데 몰랐기에 집중할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이내 유재명은 "'서울의 봄'과 자연스럽게 비교가 될 텐데, 어쨌든 저는 좋은 현상이라는 생각이다. 이제 우리 시대가 예민한 정치 소재를 다룰 수 있을 만큼 자유로워졌다 싶어서. 비교보다는 각각 작품의 매력이 다르기에, 좋은 장점에 포커스를 맞춰주셨으면 싶다"라고 당부의 말을 남겼다.
회기애애한 팀워크를 자랑하기도. 유재명은 "다들 평소 알고 지낸 동네 사람들처럼 너무나 편하고 즐겁게 촬영했다. '행복의 나라', 제목 그 자체인 현장이었다. 이런 경험은 자주 겪을 수 없는 일이다"라며 "나이로는 제가 제일 큰형인데 둘째(이선균), 셋째(조정석)가 큰형을 항상 놀렸다. 아무래도 제가 활달한 편이 아니다 보니 그랬다. 아주 개구쟁이들이다. 두 배우뿐만 아니라 다른 출연진과도 친해서 현장이 동네 장터처럼 시끌시끌했다. '너무 시끄러운 거 아냐' 농담하면서 그렇게 잘 지냈다"라고 추억했다.

또한 유재명은 조정석에 대해 "영화를 보는데 조정석의 연기에 안도감이 들었다. 조정석이란 배우는 정말로 멋진 배우인 거 같다. 호흡은 말할 거 없이 잘 맞았고 동생이지만 어떨 때 보면 의젓하다. 좋은 배우와 작업해서 행복했다"라고 극찬을 보냈다.
특히 '행복의 나라'는 이선균의 유작으로 뜨겁게 주목받고 있다. 고인은 지난해 12월 27일 마약 투약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던 중 갑작스럽게 사망했다.

유재명은 "그런 생각이 든다. '행복의 나라'가 오픈되면 '배우 이선균'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 '유작 타이틀' 그보다는 연기 자체, 그의 연기가 갖고 있는 결을 소개하는 자리가 됐으면 한다. '행복의 나라'를 통해서 이선균이란 배우를 다시금 찾아볼 수 있는 의미가 되길 바란다"라고 강조했다.

영화 속 이선균의 열연에 대해 유재명은 "굉장히 힘든 연기였을 거다. 박태주가 전상두처럼, 그 못지않게 속마음을 드러낼 수 없는 인물이었다. 눈빛과 뉘앙스, 몇 가지를 갖고서만 운명에 고뇌하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딜레마에 빠진 인간을 표현해야 했다. 자신의 목숨, 가족, 조국과 신념 사이에서 그 어떤 것도 선택을 못하고 일방적으로 당해야만 하는 그런 캐릭터이기도 했다. 그 연기는 같은 연기자 입장에서 봤을 때도 정말 쉽지 않았을 거라 생각한다. 이선균의 꽉 다문 입 사이에서 보여지는 박태주 눈빛을 보면서 '고생 많았구나' 하는 생각을 많이 했었다"라고 높이 샀다.
종로구=김나라 기자 | kimcountry@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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