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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이, 4년차 '골때녀' 선수 눈으로 본 파리 올림픽 [★FULL인터뷰]

  • 안윤지 기자
  • 2024-08-11
모델로 이름을 날렸던 이현이가 방송인이 됐고, '골때녀'에 출연해 어엿한 축구 선수로 성장했다. '성장캐'(성장캐릭터의 준말)란 말에 걸맞는 이현이가 이번엔 2024 파리 올림픽으로 향했다.

이현이는 SBS 예능 프로그램 '골 때리는 그녀들 - 세계관의 확장'(이하 '골때녀')의 챌린지 리그를 준비하는 가운데 최근 스타뉴스와 전화 인터뷰를 진행했다.

'골때녀'는 축구에 진심인 여성들과 대한민국 국가대표 출신 축구 선수들이 만나 축구 경기를 하는 프로그램이다. 2021년 6월 시즌1을 방영했으며 2024년 7월부터 '세계관의 확장'이란 타이틀로 방송 중이다.

이현이는 FC 구척장신 주장으로, 최진철, 최용수, 백지훈, 오범석, 하석주 감독을 거쳤고, 현재 이을용 감독과 훈련하고 있다. 늘 모델로서 위치하던 그는 '골때녀'를 만나고 달라졌다. '골때녀'서 성장하는 모습을 보였던 이현이는 2021년 연예 대상 리얼리티 부문 신인상을 시작으로 2022년 SBS 연예대상 쇼·스포츠 부문 최우수상 등을 수상했다. 또한 2023 SBS 연예대상 대상 후보에도 오르기도 했다. 이젠 '모델' 이현이가 아니라 '골때녀' 이현이가 더 잘 어울렸다.

그는 "사람이 살면서 몇 번의 계기가 있지 않나. 입시, 직업, 결혼 등이 있는데 나에겐 축구가 그랬다. 인생을 바로 관점을 바꾸게 된 계기가 됐다. '골때녀'는 인생 터닝 포인트"라며 "처음 출연 제의가 들어와서 했을 땐 설 특집으로 가볍게 연예인들 운동회 하듯 생각했다. 정규편성 되고 팀으로 경쟁시키지 않나. 그러다 보니 연습하니 안되던 것도 되고 욕심이 생기더라. 난 사실 운명론자다. 사람이 팔자대로 살아간다고 생각하는데 내 생에 구기 종목이 있을 거라 상상도 못 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전까진 평이한 삶을 살았고 물 흘러가듯이 살아왔다. 근데 축구는 피할 수 없는 정면승부이지 않나. 내 몸으로, 내 노력으로 이어가야 했다. 처음엔 그걸 해내는 게 힘들었고 확신도 없었다. 프로그램 흥행 여부에 대한 생각도 떠오르지 않았다. 그냥 축구는 처음 하는 거니까 열심히 했다"라며 "늦은 나이에 시작했지만, 이걸 경험해봐서 그런지 10년 후 다른 도전이 주어져도 할 수 있을 거 같았다"라고 전했다.

이현이는 매일 4시간씩 연습했다고 밝히며 "정말 자기와의 싸움이다. '골때녀'가 잘 됐고 벌써 4년 차가 됐다. 이쯤 되니 제작진 마인드로 프로그램을 보게 되더라. 우리나라 역사상 대규모 여성 출연자 프로그램도 없었을뿐더러 여성이 스포츠를 한다는 게 중요했다. 그래서 예전엔 나 하나만 '내가 잘하고 싶어서'로 열심히 했지만, 지금은 프로그램이 잘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골때녀'에 대한 애정을 보였다.

이현이는 구난 내 최다득점, 최다도움, 최다공격 포인트 선수였다. 이 기록은 이미 깨졌지만, 여전히 유의미하다. 그는 "(기록이) 욕심났지만 난 만으로도 41세다. 이만큼 온 것도 수고했다. 스스로 칭찬하고 싶다. 연습을 소홀하게 하지 않지만, 신체 나이가 떨어지니 퍼포먼스가 안 나더라"며 "처음엔 내 발에 걸려서 혼자 넘어지고 그랬는데 지금은 건강하고 체력도 좋아졌다. 내 나이에도 결혼하고 애를 낳고도 뭔가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줬다는 것만으로도 좋다"라고 뿌듯해했다.

챌린지 리그에서 다시 오를 준비를 하는 FC 구척장신은 어떤 훈련을 하고 있을까. 이현이는 "감독님이 지정되면 촬영과 상관없이 연습한다. 한 달째 하고 있다. 감독님은 이전에 맡았던 팀이 두 팀인데 다 우승시켰다. 우리 목표는 위로 올리는 거다. 항상 우리 팀과 붙다 보니까 우리 팀을 처음 맡으셨는데도 너무 잘 알더라"며 "난 벌써 '골때녀'를 3년 넘게 했고 감독님도 4명을 거쳤다. 각자 전술이 다르니 시행착오를 많이 겪었는데 이을용 감독님이 이 사이클을 모두 깨고 새로운 방식으로 팀을 리빌딩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FC 구척장신은 항상 상위 리그인 슈퍼리그에 머물렀으나 시즌5에선 아쉬운 성적으로 인해 강등하는 아픔을 겪게 됐다. 이에 그는 "솔직히 강등이 믿어지지 않았다. 우린 오랫동안 상위 리그에 있었는데 (강등하니) 벽에 부딪힌 느낌이더라. 그렇다고 훈련을 소홀해서 하거나 그러지 않았다"라며 "그냥 벽에 부딪힌 느낌이었다. 사실 난 좀 오래 했으니까 우리 팀 한계인가, 아님 나의 한계인가 싶었다. 패배적인 생각이 많이 들더라"고 털어놨다.

그는 "우린 매번 의지를 불태웠고 매 시즌 허투루 게 없었다. 항상 의지를 불태운다. 그러니 이번에도 잘할 거라 생각한다"라고 말해 이번 FC 구척장신 성적에 대한 기대감을 더했다.

이현이는 송해나와 함께 지난달 파리올림픽 개막과 동시에 KBS 2TV '여기는 파리' 코너의 현지 MC를 맡아 올림픽 현장 소식을 전했다. 매번 모델로만 갔던 파리를 MC로 가게 되니 남다른 기분일 터. 이에 "되게 새로웠다. 파리는 패션위크, 촬영으로 많이 갔는데 결혼한 이후로 한 번도 못 갔다. 자주 가다가 10년 만에 가니 신나고 설레더라"며 "방송인이 되면서 달라진 건 목 관리다. 모델은 목소리를 낼 일이 없지 않나. 근데 이젠 말을 많이 해야 하니 목 관리를 정말 많이 한 거 같다"라고 말했다.

과연 2024 파리올림픽 현장은 어땠을까. 이현이는 "파리가 테러 위험이나 소매치기 우려가 크다 보니 많이들 걱정하신 거 같다. 우리나라의 경찰 병력도 동원한 만큼, 전 세계 경찰이 파리에 모였다"라며 "경기장이 도심 속 한 가운데 있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보통 어디든 경기장은 외곽 지역에 있지 않나. 근데 파리는 도심 속에 있어서 그게 좀 신기했다"라고 감탄했다.

어찌 보면 축구 선수로 약 4년간 뛴 만큼, 이현이는 이번 올림픽 출전 선수들을 보는 마음이 달라졌다. 그는 "예전엔 결과 중심주의였다. 매달 색에 집착하고 옛날 선수들은 은메달 따면 울고 그랬다. 지금은 많이 바뀌어서 4등 해도, 올림픽 출전하는 거 자체가 우리나라 1등이다"라며 "직접 운동해보고 하니까 내 시간을 할애하는 것도 힘든데 4년간 노력은 누구도 상상 못할 것"이라고 얘기했다.

이어 "양궁, 펜싱은 효자 종목이다 보니까 '나가기만 하면 금메달 따는 거 아니냐'고 한다. 나도 예전엔 그렇게 생각했고 사람들이 과정을 잘 안 보기 때문에 그런 거다. 현지에 있으니 그 과정이 얼마나 힘든지 알겠더라. 선수들이 자기 기량을 발휘해 좋은 성적을 내길 바란다"라고 덧붙였다.

끝으로 이현이는 "요즘 숏폼에 익숙해져서 새로운 자극을 추구하는 분위기다. 그런데도 '골때녀'가 장수할 수 있게 도와주셔서 감사하다. 고정 시청자분들에게 절하고 싶은 마음이다. 파리에서도 '골때녀' 팬이라고 해주시는 분들이 많더라"며 "팀이 11~12개가 고정으로 돌아가면서 경기 하다 보니까 비슷한 그림을 보여드릴 수밖에 없는데 매일 훈련하고 발전하려고 한다. 3년 전과 다르게 기량도 발전했다. 악플 보단 응원을 해주길 바란다"라고 인사했다.
안윤지 기자 | zizirong@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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