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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틀맨스 가이드' 정상훈 "애드리브 선 안 넘어..'SNL' 안 되려고"[인터뷰②]

  • 김나연 기자
  • 2024-08-13
배우 정상훈이 '젠틀맨스 가이드'를 연기하며 중점에 둔 부분을 밝혔다.

13일 서울시 종로구 자하문로의 한 카페에서 뮤지컬 '젠틀맨스 가이드 : 사랑과 살인편'(이하 '젠틀맨스 가이드')의 정상훈과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젠틀맨스 가이드'는 1900년대 초반 영국 런던을 배경으로 가난한 청년 '몬티 나바로'가 어느 날 자신이 고귀한 '다이스퀴스' 가문의 여덟 번째 후계자라는 사실을 알게 된 후, 가문의 백작 자리에 오르기 위해 자신보다 서열보다 높은 후계자들을 한 명씩 제거하는 과정을 독특하면서도 참신하게 그려낸 뮤지컬 코미디.

정상훈은 2020년 재연에 이어 다시 한번 다이스퀴스 역으로 컴백했다. 2020년 공연 당시에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관객들과 맘껏 소통할 수 없었다. 이에 아쉬움이 느꼈다는 정상훈은 다시 무대로 돌아와 관객들과 마음껏 소통하고, 호흡을 주고받고 있다.

그는 "매 공연 다르게 애드리브를 하는데 무조건 극 속에 녹아들게끔 한다. 극에서 좀만 빠져나가면 'SNL'이 된다. 그 선을 지키느라 애를 쓴다"면서 "정해진 애드리브 구간이 있는데 동물적인 애드리브도 많다. 상대 배우가 새로운 걸 하면 저도 받아쳐야 하지 않나. 그럴 때 동물적으로 나오는 거다"라고 말했다.

또한 정상훈은 "2층 맨 끝열 사람들은 내 얼굴을 볼 수 없으니까 동작에 신경쓴다"고 강조했다. 그는 "관객들이 어디에 있든 내가 뭘 하고 있는지 확연하게 알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대극장 하는 배우들이 그걸 잊으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소극장과 대극장 둘 다 다른 매력이 있는데 소극장은 관객과 가깝기 때문에 표정이 잘 보이고, 호흡하기가 쉽기 때문에 희열을 느낀다. 대극장은 멀어서 분장부터 좀 다르다. 관객들에게 어필하기 위해 어느 정도 과하게 할 수밖에 없는 것 같다"고 전했다.

다이스퀴스는 1인 9역을 소화하며 단 15초 만에 의상, 가발, 분장 등을 바꾸어 새로운 캐릭터로 등장한다. 정상훈은 "'퀵 체인지'도 익숙해지지 않는다. 팔에 땀이 많아서 잘 안 들어간다. 5~6초를 정도 시간을 뺏기면 늦는다. 그래서 팔토시를 했더니 잘 들어가더라. 의상 디자이너와 어떻게 하면 빨리 벗고, 빨리 입을지 연구했다"고 말했다.

특히 정상훈은 무대를 통해 연기를 알게 됐고, 지금도 관객들과 소통을 통해 배워나가고 있는 과정이다. 그는 "모든 매체를 접고, 대학로로 왔을 때가 2004년이었다. 5년 정도 지나고, 작품을 하면서 '연기가 이거구나'라고 느끼기 시작했다. 관객을 만나고 비로소 알게 된 거다. 대중 예술이니까 관객들과 유기적인 호흡이 필요하다. 그러면서 캐릭터를 분석하며 100회 공연이면 100번을 다른 캐릭터를 연기하다 보니까 (연기가) 나아질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어 "저는 후배들한테도 꼭 무대에 서보라고 한다. 'SNL'에 출연 중인 윤가이한테도 '기회가 된다면 꼭 무대에 서라. 솔직한 내 모습을 관객들에게 온전히, 그리고 고스란히 평가받을 수 있는 자리'라고 했다. 무대는 선택받은 사람들이다. 10가지 칭찬을 들어도 혹평 하나에 상처받지만, 그건 당연한 거 아닌가 싶다. 무턱대고 (혹평을) 배제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예전에는 어떤 관객이 공연 끝날 때까지 저를 기다렸길래 팬인 줄 알고 인사했더니 지적하더라. 극작가였는데 그 뒤로 제 팬클럽이 돼서 만나기도 했다. 그때 '이 장면에서 이렇게 하면 배우한테 얼마나 도움이 될까?'라는 생각을 한 거다. 아직까지 그 친구한테 고맙다. 혹평도 받아들이는 과정이 필요하다. 100명의 관객 중 100명 모두를 설득할 순 없다. 반만 설득해도 고맙다. 근데 열심히 하면 어떻게든 설득이 되더라. 열심히 하고, 온 힘을 다해 에너지를 전달하려고 노력하는 건 관객들도 안다. 그래서 저는 매 공연, 매 장면을 열심히 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김나연 기자 | ny0119@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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