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허준호가 '노량: 죽음의 바다'에 출연한 이유를 밝혔다.

20일 서울시 종로구 소격동의 한 카페에서 영화 '노량: 죽음의 바다'(감독 김한민)의 허준호와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노량: 죽음의 바다'는 임진왜란 발발 후 7년, 조선에서 퇴각하려는 왜군을 완벽하게 섬멸하기 위한 이순신 장군의 최후의 전투를 그린 전쟁 액션 대작. 허준호는 명군 수군의 부도독이자 이순신 장군의 듬직한 전우인 등자룡 역할을 맡았다.

허준호는 '명량', '한산: 용의 출현', '노량: 죽음의 바다'로 이어지는 '이순신 3부작'에 출연하게 된 것이 큰 영광이라고 밝히며 "웬만해서는 안 불러줄 텐데 나는 이 시리즈에 출연한 배우가 됐다. 영광스럽고 감사하다"면서 "예매율 1위로 개봉하게 된 것도 기분 좋다"고 말했다.

실화 기반의 작품을 다소 기피한다는 허준호는 "재밌게 보긴 하지만, 내가 하는 건 좀 어렵고, 도망 다니고 싶다. '실미도'도 했고, 여러 작품을 했지만 할 때마다 부담이 생긴다. 표현하는 분도 마찬가지고, 그분의 가족들, 주변 분들 걱정이 된다"면서 "사실 요즘 제 감각이 떨어졌다는 걸 느끼기 때문에 사무실에서 권하면 한다. 요즘 트렌드를 모르고, 나는 순수 예술이 아닌 대중 예술을 하니까 사무실에서 주는 대로 거진 하는 편"이라고 솔직하게 밝혔다.

김한민 감독을 만나기 전까지만 해도, 허준호는 "도망갈 구멍을 찾으려고 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사실 등자룡이라는 실존 인물을 연기하는 것도 그렇고, 중국어 대사를 연기해야 하기 때문에 도망갈 구멍을 보면서 만났는데 김한민 감독이 두 시간 반 동안 나를 홀려놨다. 분초까지 얘기하면서 이순신 장군님에 대해 다 꿰고 있더라"라며 "'뭐 이런 사람이 다 있지?'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등자룡 자료를 보니까 대단한 인물이더라. 개인적으로 평가를 할 인물은 아니고, 역사적인 디테일은 다루기 힘들기 때문에 대본으로 들어갔다"며 "대본에 써진 것 외에는 자제하려고 노력했고, 대본에만 집중했다. 이순신 장군님을 위한 영화고, 장엄한 전투의 피날레니까 감독님에게 맡기고, 저는 따르기만 했다. 내가 표현하려고 하는 게 감독님과 안 맞는 경우도 있지만, 져야 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