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도 있었지만, 지금은 조금 내려놓았어요."
혼성 그룹 카드(KARD)는 데뷔와 동시에 강렬한 뭄바톤 장르와 트로피컬 하우스 음악으로 K팝 시장에서 독보적인 영역을 구축했다. 또한 카드는 자신들의 가능성을 일찍 알아봐준 해외로 눈길을 돌려 매년 미주, 유럽 투어 등을 성공적으로 개최하고 있다.
반면 국내 인지도는 살짝 아쉬운 부분이 있다. 혼성 그룹 자체가 드물기도 할뿐더러 특유의 카리스마 넘치는 센 음악이 이지 리스닝으로 다가오긴 다소 힘들기 때문. 이에 카드에겐 늘 '국내 인지도 향상'이라는 큰 숙제가 따라다녔다.
하지만 이젠 카드가 변했다. 부담감을 내려놓으니 부쩍 친근해졌다. 카드만의 색깔은 그대로 가져가되 훨씬 수월하게 들리는 중독성 강한 사운드로 국내 팬 사로잡기에 돌입했다.
카드(비엠, 제이셉, 전소민, 전지우)는 최근 서울 광진구 자양동의 한 카페에서 스타뉴스와 만나 일곱 번째 미니앨범 '웨얼 투 나우? (파트 1 : 옐로우 라이트)(Where To Now? (Part.1 : Yellow Light))' 발매 기념 인터뷰를 진행했다.
◆ 국내 유일 혼성 그룹 아이돌.."네 명의 솔로 아티스트가 모였다"
카드에게 여러 자부심이 있겠지만, 그 중 하나를 꼽으라면 바로 혼성 그룹이라는 점일 것이다. 현재 K팝 시장에는 혼성 그룹이 굉장히 드물다. 현존하는 혼성 그룹을 꼽자면 코요태가 전부다. 때문에 아이돌적인 혼성 그룹으로는 카드가 유일하기 때문에 이러한 부분에서 자신감도 있을 터.
전지우는 "우리가 데뷔했을 때는 이미 혼성 그룹이 있었고, 곧 또 다른 팀이 데뷔할 거라는 얘기도 있었는데 지금 7년이 흘렀음에도 아직 우리 밖에 없다. 이러한 점에서 자부심을 많이 느끼고 있는데 사실 우리는 혼성 그룹이라는 점을 많이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 타 그룹과 똑같은 느낌이다. 우리만의 장점이라면 색다르면서도 트렌디하고 우리만 표현할 수 있는 음악적인 스토리와 메시지 등을 노래하고 있다는 게 가장 큰 것 같다"라고 털어놨다.
전소민은 "카드는 각 멤버별 개인 역량이 너무 크기 때문에 네 명이 모여서 뿜어내는 에너지는 상상 이상이라고 생각한다. 이 부분에서 자부심이 있다. 개인으로 봐도, 단체로 봐도 너무 잘하니까 무대에서도 큰 에너지가 나오지 않나 싶다"라며 카드만의 폭발적인 에너지를 자랑했다.
전지우 역시 "카드는 네 명의 솔로 아티스트가 모여서 만들어진 그룹이라 생각한다", 제이셉은 "우리가 혼성 그룹으로서 자부할 수 있는 건 일단 퍼포먼스할 때 페어 안무를 남녀로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가 갖고 있는 캐릭터 자체가 남녀이기 때문에 '타 그룹의 페어 안무와 차별화되지 않았나'라고 자부할 수 있다"라며 카드의 매력을 어필했다.
◆ 새롭게 찾은 카드의 방향성.."친근하게 다가가고파"
'웨얼 투 나우? (파트 1 : 옐로우 라이트)'는 '이젠 어디로?'라는 앨범명 답게 다양한 목적지와 방향성을 그려가고 찾아가는 카드의 모습을 1980년대 빈티지 스타일과 현대식으로 해석해낸 다양한 장르로 녹여낸 신보다.
타이틀곡 '텔 마이 마마(Tell My Momma)'는 자신의 엄마에게 특별한 이를 소개하는 재치 넘치는 가사가 특징인 트랙이다. 카드가 지금까지 보여주지 않은 쿨하면서도 키치한 분위기가 새로움을 선사한다. 특히 제이셉의 한국어가 담긴 특별한 랩 가사를 제외하고 모든 곡이 영어 가사로 구성되어 있다.
카드는 '텔 마이 마마'를 타이틀곡으로 선정하게 된 이유로 DSP미디어 대표의 선택을 손꼽았다. "멤버 모두 이 곡을 좋아했지만 대표님이 제일 좋아하셨다"는 카드는 "우리가 새 앨범 콘셉트 갈피를 못 잡고 있는 상황이었다. 방향만 정해지면 좋겠다고 생각하던 찰나에 대표님이 강력한 입김을 불어넣어주셔서 수월하게 다음 단계를 잡을 수 있었다"라고 밝혔다.
"그동안 카리스마 있고 어두운 분위기의 음악을 계속 해왔는데 대표님이 '이지리스닝을 원하는 분들도 많이 있지 않나'라는 의견을 주셨어요. 팬분들께 더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대표님의 의견에 동의했죠." (전소민)
카드는 '텔 마이 마마' 가사를 제이셉의 랩만 제외, 모두 영어로 부르게 된 이유도 전했다. "정말 많은 고민을 했다"는 전소민은 "이번 곡은 해외에서 많이 받았다. 보통 데모는 가사가 완성되지 않은 것도 있고 완벽하게 오는 것도 있는데 이번에는 데모 가사 자체가 너무 좋았다. 한국어로 바꿀지, 영어로 그냥 할지 고민을 정말 많이 했는데 데모 버전 가사 그 자체로 대중들에게도 전달이 됐으면 좋겠다는 판단이 서서 이렇게 하게 됐다"라고 이야기했다.
제이셉 또한 "원곡의 가이드 느낌이 좋아서 '영어 가사로 가자'고 했다. 다만 '가사가 전부 영어면 조금 그럴 수 있지 않을까?'에 대한 고민이 있었고, 그 답은 내 파트였다. 난 한국어로 가사를 쓸 것이기 때문이었다. 한국어가 들어감으로서 어느 정도 분배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 개인적으로는 한·영 가사를 떠나서 벌스 부분은 비엠과 같이 작업했는데 연습생 때로 돌아간 것 같았다. 노트북만 들고 나와서 같이 작업을 하는데 연습생 때 작업했던 기억이 떠올라 좋았다"라고 전했다.
◆ 재계약 후 더 단단해진 카드.."더 유명해졌으면"
전지우는 새 앨범에 담고 싶었던 메시지가 무엇이었는지 묻자 재계약 이야기를 꺼냈다. 그는 "올해부터는 재계약 이후 또 함께 같이 나아가는 시기고, (재계약 후) 처음 발매하는 앨범이어서 색다른 마음가짐이 있는 것 같다"라고 밝혔다.
앞서 카드는 지난 2022년 7월 소속사 DSP미디어와 전원 재계약한 바 있다. 당시 DSP미디어는 "상호간의 신뢰를 바탕으로 개인은 물론, 팀으로서 보여주고 싶은 모습에 대해 깊은 공감대를 형성하며 전원 3년 재계약을 완료했다. 당사는 앞으로도 카드가 국내외로 왕성한 활동을 펼칠 수 있도록 전폭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다"라고 전했다.
하지만 카드는 2022년 7월 이후 새 앨범을 발매한 적이 있기 때문에 전지우의 "재계약 이후 처음 발매하는 앨범"이라는 말이 다소 의아한 부분. 이에 전지우는 최근 재계약을 또 한 것인지 묻자 "당시 재계약을 미리 한 것"이라면서 "재계약 효력 시작일은 올해 초였다"라고 말했다.
"저희가 혼성 그룹으로 데뷔할 때까지만 해도 '얼마나 갈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했었는데 많은 분들이 카드를 있는 그대로 사랑해주셔서 지금까지 올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때문에 재계약 당시 '우리끼리 더 열심히 해서 카드를 더 멋지게 키워보자'라고 했었죠." (전소민)
"카드는 지금 결코 많이 올라왔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너무 감사하게도 많은 경험을 선물 받으면서 차근차근 한 단계씩 성장해오고 있죠. 완전 밑에 있다가 이제는 살짝 올라온 것 같아요. 발판 하나만 더 밟으면 도약을 해서 더욱더 높이 올라갈 것 같은데 그 발판이 어디있는지 모르겠어요. 그 발판을 찾아야하는 마음이 컸기 때문에 재계약은 당연했던 것 같아요." (제이셉)
카드는 국내에서 대중성을 더 끌어올리고 싶은 욕심도 드러냈다. 전지우는 "다른 멤버들과 의견이 100% 일치하는지 모르겠지만 나는 개인적으로 예전에는 (국내 대중성을 향상시키는 게) 너무 큰 숙제였고 많은 스트레스도 있었다. 조바심도 상당했는데 지금은 그때보다는 조금 내려놓았다. '우리는 우리의 음악을 하고, 좋아해주시는 분들이 계시다면 언젠가 많이 들어주시겠지'라는 마음으로 좋은 음악을 들려드려야겠다고 생각한다. 그래도 아직은 숙제라고 생각한다"라며 속마음을 솔직하게 고백했다.
제이셉은 "개인적으로 지금은 국내에 마음 쓸 겨를이 없다"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현재 유입된 해외 팬들이 떠나가지만 않았으면 좋겠다는 것. 그는 "지금 계신 팬분들과 즐겁고 재밌게 지내야겠다는 생각이 있다. 더 나아가서 '다른 팬분들과도 재밌는 이 과정을 함께 했으면 좋겠다', '많은 분들이 알아봐주셔서 더 유명해졌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든다"라고 전했다.
그렇다면 제이셉이 말하는 유명의 기준은 무엇일까. 그는 "모자와 마스크를 쓰지 않으면 밖에 나가지 못하는 정도다. 왕관의 무게를 느껴보고 싶다. 연습생 때부터 꿈꿔왔던 것들을 아직 다 이루지 못했다. 지금은 아주 편하게 다니고 있다"라며 웃었다.
카드의 일곱 번째 미니앨범 '웨얼 투 나우? (파트 1 : 옐로우 라이트)'는 지난 13일 오후 6시 각종 온라인 음원 사이트를 통해 발매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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