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렵고 무거운 김명민은 없다. 가볍지만 더 강한 인상을 남긴 배우 김명민이 탄생했다.
김명민은 최근 서울 마포구 월드컵북로 396에서 지니TV 시리즈 '유어 아너'(극본 김재환, 연출 유종선) 종영을 앞두고 인터뷰를 진행했다.
'유어 아너'는 이스라엘 드라마 'Kvodo'를 리메이크한 작품으로, 아들의 살인을 은폐하는 판사 송판호(손현주 분)와 아들의 살인범을 쫓는 무자비한 권력자 김강헌(김명민 분)이 대결하는 내용이다.
김명민은 이번 작품을 통해 손현주와 처음으로 호흡을 맞췄다. 처음 캐스팅됐다는 소식을 듣고 어땠을까. 그는 "나보다 먼저 캐스팅이 돼 있었다. 표민수 감독, 배우 손현주란 소식을 듣고 대본도 보지 않은 체하고 싶었다"라며 "(손)현주 형님은 언젠가 한번 해보고 싶은 배우였다. 존경하는 배우였는데 이 기회를 놓치면 평생 다시 한번 놓치고 싶지 않았다. 같이 하는 배우는 자주 만나는데 한 번도 만나지 못하면 못 만나더라. 해보니 꼭 대배우 손현주인지 알겠더라"고 감탄했다.
'유어 아너'에서 깊은 갈등을 일으키는 두 사람은 엄청난 신경전을 벌인다. 김명민은 김강헌 역에 대해 "내가 (손현주를) 찍어 눌러야 했다. 그러다 보니 누가 되면 안 되겠다 싶더라. 표정이나 외형적인 모습으로서 그 자체만으로도 찍어 눌려야 하는 거였다. (손현주는) 나보다 나이도 많으시고 커리어도 높은데 말이다. 내가 잘 못 바쳐 드리면 캐릭터가 살지 않으니 최대한 무섭게 하고 싶었다"라고 어려움을 털어놨다.
그는 "난 대사가 많지 않고 등장할 때면 주로 분위기였다. 영화 '대부'를 레퍼런스로 삼았다. 그래서 양복도 더 클래식한 걸 준비했다"라며 "문제는 살이었다. 쉽게 안 찌더라. 밤에 매니저한테 부탁해서 1000칼로리 햄버거를 먹고 자고 촬영장을 나갔다. 얼굴이라도 얼굴 부어서 가고 싶었다. 이번에 칼로리가 높은 햄버거를 진짜 많이 먹어본 거 같다. 그래서 7~8kg 정도 몸무게를 찌웠다"라고 말했다.
김명민은 '메소드 연기'의 대명사다. 그는 영화 '내 사랑 내 곁에'에서 근육 위축증에 걸린 환자 역할을 위해 몸무게를 30kg 감량하는 등 캐릭터를 체화했다. 그러나 김명민은 이런 '메소드 연기'를 버리려 노력했다. 그는 "어느 형님들이 그런 말을 하더라. '너 너무 메소드라니까 힘들어 보인다', '요즘은 쉽게 하면 좋아하는데 너무 박혀서 강압적으로 하는 모습이 힘들게 보일 수 있다'고 하더라. 난 최선을 다한다고 했는데 '그렇게 볼 수 있겠구나' 싶었다. 그냥 김강헌을 편하게 풀어보자 했다"라며 "사실상 빼는 건 어느 배우나 다 하는데 내가 하니 두드러진 거 같다"라고 얘기했다.
극 중 김강헌은 무소불위의 권력을 자랑하지만, 결국엔 가족 때문에 무너져 아무것도 못 하는 상황이 된다. 이를 볼 때면, 권력자라고 말하는 김강헌의 위치가 의심되기도 한다. 김명민은 "대통령보다 높은 것처럼 보이지만 그렇지 못하다. 김강헌은 개과천선한 인물이다. 그래서 매 순간이 자기 자신과의 싸움이다. 김강헌이 무서운 건 가족이다. 가족이 없으면 무너지는 거다. 김강헌은 언더그라운드 생활을 청산하고자 복역 생활을 시작했고, 딱 4개월 앞뒀을 때 아들이 죽음을 맞이한 것"이라며 "김강헌이 손을 바라보는 장면이 있다. 모든 게 꼬여버린 상황에서 다시 내 손에 피를 묻히는 계기가 이런 건가 싶어서 그런 것. 정말 아이러니한 인물이다"라고 해석했다.
이어 "그토록 지키고자 했던 가족이 제동을 걸었다. 김강헌 자체는 외롭고 힘들다. 다들 무소불위의 권력이라 하지만 정작 본인이 할 수 있는 일은 없다. 정말 무소불위의 권력이었으면 이 드라마는 4부로 끝났다. 솔직히 첫 시작부터 모든 걸 색출하고 죽였을 거다. 다만 내면에서 갈등이 많았고, 그래서 10부까지 왔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아들인 김상혁(허남준 분) 캐릭터에 관해 "이런 집안에서 자란 아이는 불행한 게 많다. 부의 단편적인 모습을 보고 자란다. 어릴 때부터 계모 밑에서 자란다는 점은 약한 거 같다. 그저 이 아이는 나한테 인정받고 싶었던 게 큰 거다"라며 "나도 자라면서 아버지에게 인정받고 싶었지만 자라면서 그게 아니라는 걸 자각한다. 그런데 아이는 행동대장이었던 아버지의 모습을 보고 멋있다고 생각한 거다. 이 모든 책임은 나한테 있다고 생각한다. 심하게 때리기도 하지만 가장 가슴 아픈 게 자신이다. 이 모든 게 김강헌의 업보"라고 말했다.
김명민은 2021년 4월 방영된 JTBC 드라마 '로스쿨' 이후 3년간 공백을 가졌다. 이에 "처음 한두 달 정도는 답답함이 있었다. 밖으로 나가고 싶고 촬영하고 싶었는데 그걸 안 하니까. 이 답답함이 딱 두 달 정도 가더라"며 "내가 몰랐던 것들, 소홀한 것들을 보니 너무 좋았다. 3년이란 공백이 있었나 싶었다"라고 근황을 전했다.
그는 3년간 가족들과 좋은 시간을 보냈다고. 실제로 어떤 아빠냐고 묻자, 그는 "난 보통의 아버지다. 아이랑 소통하는 시간이 없었다. 아들이 지금은 입대를 앞둔 대학생이다. 초등학생 때는 6년 내내 골프를 했다. 그러다 운동을 그만두고 공부를 다시 시작했는데 엄청 힘들었을 거다"라며 "같이 보낸 시간이 없으니 어떻게 얘기를 해야 할지 모르겠더라. 그래서 3박 4일 동안 아들이 하는 게임을 팠다. 애 수준까지는 아니지만, 비슷한 수준으로 도달했다. 이젠 사소한 얘기도 나눌 정도로 가까워졌다. 누구보다 가장 친한 친구 사이"라고 애정을 보였다.
그는 '유어 아너' 결말에 대해 "다른 드라마하고는 결이 아주 달랐다. 우리나라 시청자분들은 정확히 끝을 맺는 걸 좋아하는 거 같다. 선과 악이 충돌해서 선이 충돌하거나 그런 걸 좋아하는 거 같은데 우리 드라마는 그런 결말을 기대하기 어렵다"라며 "마지막 촬영을 하며 (손현주) 형님도, 나도 찝찝함이 남아있었다. 김강헌의 마지막은 어떤 모습일까 싶기 때문이다. 아쉽고 서운한 게 아니라 궁금했다. 그저 최선이었단 생각이 든다"라고 털어놨다.
끝으로 시즌2 출연 제의가 오면 나올 거냐는 질문에 "많은 분이 원하면 간다"라고 말해 기대감을 높였다.
안윤지 기자
| zizirong@mtstarnews.com
김명민은 최근 서울 마포구 월드컵북로 396에서 지니TV 시리즈 '유어 아너'(극본 김재환, 연출 유종선) 종영을 앞두고 인터뷰를 진행했다.
'유어 아너'는 이스라엘 드라마 'Kvodo'를 리메이크한 작품으로, 아들의 살인을 은폐하는 판사 송판호(손현주 분)와 아들의 살인범을 쫓는 무자비한 권력자 김강헌(김명민 분)이 대결하는 내용이다.
김명민은 이번 작품을 통해 손현주와 처음으로 호흡을 맞췄다. 처음 캐스팅됐다는 소식을 듣고 어땠을까. 그는 "나보다 먼저 캐스팅이 돼 있었다. 표민수 감독, 배우 손현주란 소식을 듣고 대본도 보지 않은 체하고 싶었다"라며 "(손)현주 형님은 언젠가 한번 해보고 싶은 배우였다. 존경하는 배우였는데 이 기회를 놓치면 평생 다시 한번 놓치고 싶지 않았다. 같이 하는 배우는 자주 만나는데 한 번도 만나지 못하면 못 만나더라. 해보니 꼭 대배우 손현주인지 알겠더라"고 감탄했다.
'유어 아너'에서 깊은 갈등을 일으키는 두 사람은 엄청난 신경전을 벌인다. 김명민은 김강헌 역에 대해 "내가 (손현주를) 찍어 눌러야 했다. 그러다 보니 누가 되면 안 되겠다 싶더라. 표정이나 외형적인 모습으로서 그 자체만으로도 찍어 눌려야 하는 거였다. (손현주는) 나보다 나이도 많으시고 커리어도 높은데 말이다. 내가 잘 못 바쳐 드리면 캐릭터가 살지 않으니 최대한 무섭게 하고 싶었다"라고 어려움을 털어놨다.
그는 "난 대사가 많지 않고 등장할 때면 주로 분위기였다. 영화 '대부'를 레퍼런스로 삼았다. 그래서 양복도 더 클래식한 걸 준비했다"라며 "문제는 살이었다. 쉽게 안 찌더라. 밤에 매니저한테 부탁해서 1000칼로리 햄버거를 먹고 자고 촬영장을 나갔다. 얼굴이라도 얼굴 부어서 가고 싶었다. 이번에 칼로리가 높은 햄버거를 진짜 많이 먹어본 거 같다. 그래서 7~8kg 정도 몸무게를 찌웠다"라고 말했다.
김명민은 '메소드 연기'의 대명사다. 그는 영화 '내 사랑 내 곁에'에서 근육 위축증에 걸린 환자 역할을 위해 몸무게를 30kg 감량하는 등 캐릭터를 체화했다. 그러나 김명민은 이런 '메소드 연기'를 버리려 노력했다. 그는 "어느 형님들이 그런 말을 하더라. '너 너무 메소드라니까 힘들어 보인다', '요즘은 쉽게 하면 좋아하는데 너무 박혀서 강압적으로 하는 모습이 힘들게 보일 수 있다'고 하더라. 난 최선을 다한다고 했는데 '그렇게 볼 수 있겠구나' 싶었다. 그냥 김강헌을 편하게 풀어보자 했다"라며 "사실상 빼는 건 어느 배우나 다 하는데 내가 하니 두드러진 거 같다"라고 얘기했다.
극 중 김강헌은 무소불위의 권력을 자랑하지만, 결국엔 가족 때문에 무너져 아무것도 못 하는 상황이 된다. 이를 볼 때면, 권력자라고 말하는 김강헌의 위치가 의심되기도 한다. 김명민은 "대통령보다 높은 것처럼 보이지만 그렇지 못하다. 김강헌은 개과천선한 인물이다. 그래서 매 순간이 자기 자신과의 싸움이다. 김강헌이 무서운 건 가족이다. 가족이 없으면 무너지는 거다. 김강헌은 언더그라운드 생활을 청산하고자 복역 생활을 시작했고, 딱 4개월 앞뒀을 때 아들이 죽음을 맞이한 것"이라며 "김강헌이 손을 바라보는 장면이 있다. 모든 게 꼬여버린 상황에서 다시 내 손에 피를 묻히는 계기가 이런 건가 싶어서 그런 것. 정말 아이러니한 인물이다"라고 해석했다.
이어 "그토록 지키고자 했던 가족이 제동을 걸었다. 김강헌 자체는 외롭고 힘들다. 다들 무소불위의 권력이라 하지만 정작 본인이 할 수 있는 일은 없다. 정말 무소불위의 권력이었으면 이 드라마는 4부로 끝났다. 솔직히 첫 시작부터 모든 걸 색출하고 죽였을 거다. 다만 내면에서 갈등이 많았고, 그래서 10부까지 왔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아들인 김상혁(허남준 분) 캐릭터에 관해 "이런 집안에서 자란 아이는 불행한 게 많다. 부의 단편적인 모습을 보고 자란다. 어릴 때부터 계모 밑에서 자란다는 점은 약한 거 같다. 그저 이 아이는 나한테 인정받고 싶었던 게 큰 거다"라며 "나도 자라면서 아버지에게 인정받고 싶었지만 자라면서 그게 아니라는 걸 자각한다. 그런데 아이는 행동대장이었던 아버지의 모습을 보고 멋있다고 생각한 거다. 이 모든 책임은 나한테 있다고 생각한다. 심하게 때리기도 하지만 가장 가슴 아픈 게 자신이다. 이 모든 게 김강헌의 업보"라고 말했다.
김명민은 2021년 4월 방영된 JTBC 드라마 '로스쿨' 이후 3년간 공백을 가졌다. 이에 "처음 한두 달 정도는 답답함이 있었다. 밖으로 나가고 싶고 촬영하고 싶었는데 그걸 안 하니까. 이 답답함이 딱 두 달 정도 가더라"며 "내가 몰랐던 것들, 소홀한 것들을 보니 너무 좋았다. 3년이란 공백이 있었나 싶었다"라고 근황을 전했다.
그는 3년간 가족들과 좋은 시간을 보냈다고. 실제로 어떤 아빠냐고 묻자, 그는 "난 보통의 아버지다. 아이랑 소통하는 시간이 없었다. 아들이 지금은 입대를 앞둔 대학생이다. 초등학생 때는 6년 내내 골프를 했다. 그러다 운동을 그만두고 공부를 다시 시작했는데 엄청 힘들었을 거다"라며 "같이 보낸 시간이 없으니 어떻게 얘기를 해야 할지 모르겠더라. 그래서 3박 4일 동안 아들이 하는 게임을 팠다. 애 수준까지는 아니지만, 비슷한 수준으로 도달했다. 이젠 사소한 얘기도 나눌 정도로 가까워졌다. 누구보다 가장 친한 친구 사이"라고 애정을 보였다.
그는 '유어 아너' 결말에 대해 "다른 드라마하고는 결이 아주 달랐다. 우리나라 시청자분들은 정확히 끝을 맺는 걸 좋아하는 거 같다. 선과 악이 충돌해서 선이 충돌하거나 그런 걸 좋아하는 거 같은데 우리 드라마는 그런 결말을 기대하기 어렵다"라며 "마지막 촬영을 하며 (손현주) 형님도, 나도 찝찝함이 남아있었다. 김강헌의 마지막은 어떤 모습일까 싶기 때문이다. 아쉽고 서운한 게 아니라 궁금했다. 그저 최선이었단 생각이 든다"라고 털어놨다.
끝으로 시즌2 출연 제의가 오면 나올 거냐는 질문에 "많은 분이 원하면 간다"라고 말해 기대감을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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