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장동건이 변했다. 스스로도 새로움을 느끼지 못했다는 그는 실제 자신의 모습을 거침없이 꺼내놓은 '보통의 가족'을 시작점으로, 새로운 모습을 선보이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26일 서울시 종로구 삼청로의 한 카페에서 영화 '보통의 가족'(감독 허진호)의 배우 장동건과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보통의 가족'은 각자의 신념을 가지고 살아가던 네 사람이 아이들의 범죄현장이 담긴 CCTV를 보게 되면서 모든 것이 무너져가는 모습을 담은 웰메이드 서스펜스. 장동건이 신념을 지키려는 '재규'로 등장한다. 원리원칙을 중요시 여기는 자상한 소아과 의사인 '재규' 역의 장동건은 사건이 담긴 CCTV를 목격한 후에 겪는 감정 변화를 섬세하게 표현하며 영화의 몰입감을 높인다.
장동건은 2018년 '창궐' 이후 6년 만에 스크린에 복귀했다. 그는 "허진호 감독님이 하신다는 말을 듣고 대본을 봤다. (설) 경구 형이 이미 캐스팅이 된 상태였는데 현실에 있을 법한 캐릭터였고, 내가 이런 역할을 해본 적이 없다는 생각을 했다"고 밝혔다.
이어 "또 재규라는 인물이 어떤 사람인지 너무 잘 알 것 같았다. 캐릭터에 나를 많이 투영해 볼 수 있을 것 같았다. 저도 자식을 키우고 있으니까 심정이 이해가 갔고, 그래서 잘해볼 수 있겠다 싶었다"며 "인간의 진짜 모습을 보일 수 있다는 점, 외적인 선함이 아니라 내면의 모습을 다 꺼내서 보여줄 수 있는 캐릭터라는 생각에 흥미로웠다. 허진호 감독님과도 작업 경험이 있어서 망설일 이유가 없었다"고 전했다.
그는 언론배급시사회 이후 호평에 안도했다며 "토론토국제영화제에서 반응이 너무 좋았다. 또 영화 촬영하면서 현장에서 직감적으로 의미 있고, 좋은 영화가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특히 요즘 한국 영화의 다양성이 줄어들고 있는데 오랜만에 좋은 영화가 나올 수 있겠다는 기대를 했다"며 "토론토에서 첫 완성본을 봤을 때는 저도 처음 보는 거니까 객관적으로 볼 수 없었다. 다행히도 관객 반응이 너무 좋아서 굉장히 안도했고, 그 외에도 해외 영화제에서 평가를 들으면서 한국에서만 잘하면 되겠다는 마음이 들었다"고 밝혔다.
이어 "외국 관객들은 자막으로밖에 볼 수 없는데 하나 안도했던 건 해외에서도 이런 문제에 공감한다는 것이었다. 한국어 대사로 뉘앙스까지 전달됐을 때 한국 관객들이 더 정확하게 받아들일 수 있으니까 그런 부분이 여전히 걱정됐는데 다행히도 언론시사회 때 좋게 봐주신 것 같아서 걱정보다는 기대를 많이 하고 있다"고 개봉 전 소감을 전했다.
또한 장동건은 "오랜만의 영화이기도 하고, 그동안 최근작들이 좋은 평을 잘 못 받아서 호평에 대한 목마름이 좀 있었다. 대기실에 있다가 극장에 들어오는 구간이 짧았는데 복도를 지나가면서 재판장 들어가는 느낌이 들더라"라고 말했다.
장동건은 '보통의 가족' 속 캐릭터에 대해 "약간의 비겁함과 지질함이 있는 모습이 좋았다. 이 영화에서 연기하면서 계속 '나라면 어땠을까?'를 생각하게 됐다. 사람이 작고 큰 선택의 순간이 모여서 인상이나 가치관, 삶의 방향이 정해지는데 어떨 때는 이기적이고 잘못된 선택을 하게 된다"며 "만약 잘못된 선택을 한 두 번 하고, 옳은 선택을 열 번 한다면 나쁜 사람이나 좋은 사람이냐에 대한 질문도 스스로 하게 됐다"고 밝혔다.
현실에 발붙인 캐릭터를 연기한 장동건은 "되게 후련하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실제로는 어떻게 보면 보여주고 싶지 않은 모습일 수 있는데 연기를 통해 자연스럽게 표출하고 표현하면서 그동안 연기할 때와는 다른 속 시원함을 느꼈다"고 전했다.
장동건은 '내 자식이라면?'이라고 생각하며 연기했다며 "제가 기존에 했던 캐릭터는 상상해야 하거나 전형적인 캐릭터였다면, 이번에 재규라는 캐릭터는 실제 제가 느끼고 안에 있는 것들에서 많이 찾으려고 노력했다"며 "촬영 중에도 네 배우들이 많은 얘기를 나눴다. 촬영 안 하고 대기하면서 네 명의 대화 내용이 육아에 대한 이야기였다. 그때도 배우들끼리 '이런 상황이면 어떻게 하겠어?'라고 물었는데 아무도 답을 못 내리고 상상조차 하기 싫어했다"고 밝혔다.
이어 "정답은 정해져 있는데 내 일이 됐을 때 선택은 달라지는 것 같다. 답이 있지만, 실제 그렇게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며 "이 영화가 보고 나면 해결도 안 되고, 답이 없으니까 답답하고 무겁다는 생각이 들 수 있을 것 같다. 제가 그랬듯이 이 영화를 촬영하면서도, 내 안을 많이 돌아보게 될 것 같다"고 전했다.
장동건에게 '보통의 가족'은 보통의 작품이 아니다. 여전히 '태극기 휘날리며'가 대표작으로 꼽히는 게 아쉽다는 장동건은 '보통의 가족'으로 반전을 노리고 있다. 그는 "사실 흥행에 대한 압박감도 강했다. 그러나 영화의 흥행은 만드는 사람의 몫은 아닌 것 같다. 굉장히 열심히 하고, 영혼을 갈아 넣었다고 생각했는데 보는 사람은 공감을 못 한 거다. 사실 당시에는 저도 저에 대한 새로움을 못 느꼈는데 보는 사람들이라고 느꼈을까 싶은 생각은 든다"고 솔직하게 전했다.
이어 "배우로서 다시 시작한다는 느낌이고, 마음가짐도 많이 바뀌었다. 기존에 찍었던 영화는 제가 아닌 뭔가를 끄집어내고, 또 덧붙여서 만들어야 하는 캐릭터가 많았는데 '보통의 가족' 속 재규는 내 안에 있는 뭔가를 찾아서 표현했다. 어떻게 보면 처음이었던 것 같기도 하다. 연기할 때 자유로워진 느낌이 들고, 제가 저에 대한 기대감도 생겼다"고 말했다.
앞서 장동건은 지난 2020년 절친한 사이인 배우 주진모와 나눈 사적인 대화의 일부가 유출되며 사생활 논란에 휘말렸다. 당시 장동건은 공식적인 입장 없이 침묵을 지켰고, 이후 처음으로 취재진과 만났다.
장동건은 "영화 좋게 봐주신 것 같아서 감사드리고, 오랜만에 나오는 거라서 힘이 들어간다. 개인사로 인해서 궁금하신 것도 많으실 것 같은데 저 혼자만의 영화가 아니고, 이 영화가 분위기도 좋은데 혹시라도 영화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칠까 봐 조심스럽게 걱정되는 마음이 크다. 그 마음을 헤아려 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그 일 이후에 이전과 다른 낯선, 새로운 마음이 들긴 하더라. 모든 게 소중해졌다. 20대 초반에 데뷔해서 많은 사랑을 받았는데 현장에서 대사 한마디 하는 게 당연한 것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됐다. '내 안에서 이런 변화가 생기는구나'하는 느낌도 들었다"며 "더 늦어서 후회하기 전에 많은 작품을 하려고 한다"고 전했다.
김나연 기자
| ny0119@mtstarnews.com
26일 서울시 종로구 삼청로의 한 카페에서 영화 '보통의 가족'(감독 허진호)의 배우 장동건과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보통의 가족'은 각자의 신념을 가지고 살아가던 네 사람이 아이들의 범죄현장이 담긴 CCTV를 보게 되면서 모든 것이 무너져가는 모습을 담은 웰메이드 서스펜스. 장동건이 신념을 지키려는 '재규'로 등장한다. 원리원칙을 중요시 여기는 자상한 소아과 의사인 '재규' 역의 장동건은 사건이 담긴 CCTV를 목격한 후에 겪는 감정 변화를 섬세하게 표현하며 영화의 몰입감을 높인다.
장동건은 2018년 '창궐' 이후 6년 만에 스크린에 복귀했다. 그는 "허진호 감독님이 하신다는 말을 듣고 대본을 봤다. (설) 경구 형이 이미 캐스팅이 된 상태였는데 현실에 있을 법한 캐릭터였고, 내가 이런 역할을 해본 적이 없다는 생각을 했다"고 밝혔다.
이어 "또 재규라는 인물이 어떤 사람인지 너무 잘 알 것 같았다. 캐릭터에 나를 많이 투영해 볼 수 있을 것 같았다. 저도 자식을 키우고 있으니까 심정이 이해가 갔고, 그래서 잘해볼 수 있겠다 싶었다"며 "인간의 진짜 모습을 보일 수 있다는 점, 외적인 선함이 아니라 내면의 모습을 다 꺼내서 보여줄 수 있는 캐릭터라는 생각에 흥미로웠다. 허진호 감독님과도 작업 경험이 있어서 망설일 이유가 없었다"고 전했다.
그는 언론배급시사회 이후 호평에 안도했다며 "토론토국제영화제에서 반응이 너무 좋았다. 또 영화 촬영하면서 현장에서 직감적으로 의미 있고, 좋은 영화가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특히 요즘 한국 영화의 다양성이 줄어들고 있는데 오랜만에 좋은 영화가 나올 수 있겠다는 기대를 했다"며 "토론토에서 첫 완성본을 봤을 때는 저도 처음 보는 거니까 객관적으로 볼 수 없었다. 다행히도 관객 반응이 너무 좋아서 굉장히 안도했고, 그 외에도 해외 영화제에서 평가를 들으면서 한국에서만 잘하면 되겠다는 마음이 들었다"고 밝혔다.
이어 "외국 관객들은 자막으로밖에 볼 수 없는데 하나 안도했던 건 해외에서도 이런 문제에 공감한다는 것이었다. 한국어 대사로 뉘앙스까지 전달됐을 때 한국 관객들이 더 정확하게 받아들일 수 있으니까 그런 부분이 여전히 걱정됐는데 다행히도 언론시사회 때 좋게 봐주신 것 같아서 걱정보다는 기대를 많이 하고 있다"고 개봉 전 소감을 전했다.
또한 장동건은 "오랜만의 영화이기도 하고, 그동안 최근작들이 좋은 평을 잘 못 받아서 호평에 대한 목마름이 좀 있었다. 대기실에 있다가 극장에 들어오는 구간이 짧았는데 복도를 지나가면서 재판장 들어가는 느낌이 들더라"라고 말했다.
장동건은 '보통의 가족' 속 캐릭터에 대해 "약간의 비겁함과 지질함이 있는 모습이 좋았다. 이 영화에서 연기하면서 계속 '나라면 어땠을까?'를 생각하게 됐다. 사람이 작고 큰 선택의 순간이 모여서 인상이나 가치관, 삶의 방향이 정해지는데 어떨 때는 이기적이고 잘못된 선택을 하게 된다"며 "만약 잘못된 선택을 한 두 번 하고, 옳은 선택을 열 번 한다면 나쁜 사람이나 좋은 사람이냐에 대한 질문도 스스로 하게 됐다"고 밝혔다.
현실에 발붙인 캐릭터를 연기한 장동건은 "되게 후련하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실제로는 어떻게 보면 보여주고 싶지 않은 모습일 수 있는데 연기를 통해 자연스럽게 표출하고 표현하면서 그동안 연기할 때와는 다른 속 시원함을 느꼈다"고 전했다.
장동건은 '내 자식이라면?'이라고 생각하며 연기했다며 "제가 기존에 했던 캐릭터는 상상해야 하거나 전형적인 캐릭터였다면, 이번에 재규라는 캐릭터는 실제 제가 느끼고 안에 있는 것들에서 많이 찾으려고 노력했다"며 "촬영 중에도 네 배우들이 많은 얘기를 나눴다. 촬영 안 하고 대기하면서 네 명의 대화 내용이 육아에 대한 이야기였다. 그때도 배우들끼리 '이런 상황이면 어떻게 하겠어?'라고 물었는데 아무도 답을 못 내리고 상상조차 하기 싫어했다"고 밝혔다.
이어 "정답은 정해져 있는데 내 일이 됐을 때 선택은 달라지는 것 같다. 답이 있지만, 실제 그렇게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며 "이 영화가 보고 나면 해결도 안 되고, 답이 없으니까 답답하고 무겁다는 생각이 들 수 있을 것 같다. 제가 그랬듯이 이 영화를 촬영하면서도, 내 안을 많이 돌아보게 될 것 같다"고 전했다.
장동건에게 '보통의 가족'은 보통의 작품이 아니다. 여전히 '태극기 휘날리며'가 대표작으로 꼽히는 게 아쉽다는 장동건은 '보통의 가족'으로 반전을 노리고 있다. 그는 "사실 흥행에 대한 압박감도 강했다. 그러나 영화의 흥행은 만드는 사람의 몫은 아닌 것 같다. 굉장히 열심히 하고, 영혼을 갈아 넣었다고 생각했는데 보는 사람은 공감을 못 한 거다. 사실 당시에는 저도 저에 대한 새로움을 못 느꼈는데 보는 사람들이라고 느꼈을까 싶은 생각은 든다"고 솔직하게 전했다.
이어 "배우로서 다시 시작한다는 느낌이고, 마음가짐도 많이 바뀌었다. 기존에 찍었던 영화는 제가 아닌 뭔가를 끄집어내고, 또 덧붙여서 만들어야 하는 캐릭터가 많았는데 '보통의 가족' 속 재규는 내 안에 있는 뭔가를 찾아서 표현했다. 어떻게 보면 처음이었던 것 같기도 하다. 연기할 때 자유로워진 느낌이 들고, 제가 저에 대한 기대감도 생겼다"고 말했다.
앞서 장동건은 지난 2020년 절친한 사이인 배우 주진모와 나눈 사적인 대화의 일부가 유출되며 사생활 논란에 휘말렸다. 당시 장동건은 공식적인 입장 없이 침묵을 지켰고, 이후 처음으로 취재진과 만났다.
장동건은 "영화 좋게 봐주신 것 같아서 감사드리고, 오랜만에 나오는 거라서 힘이 들어간다. 개인사로 인해서 궁금하신 것도 많으실 것 같은데 저 혼자만의 영화가 아니고, 이 영화가 분위기도 좋은데 혹시라도 영화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칠까 봐 조심스럽게 걱정되는 마음이 크다. 그 마음을 헤아려 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그 일 이후에 이전과 다른 낯선, 새로운 마음이 들긴 하더라. 모든 게 소중해졌다. 20대 초반에 데뷔해서 많은 사랑을 받았는데 현장에서 대사 한마디 하는 게 당연한 것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됐다. '내 안에서 이런 변화가 생기는구나'하는 느낌도 들었다"며 "더 늦어서 후회하기 전에 많은 작품을 하려고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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