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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딸에 미안한 일 有"..한석규, 30년 만에 MBC 컴백시킨 '이친자'[종합]

  • 상암 MBC=한해선 기자
  • 2024-10-10

배우 한석규가 '서울의 달' 이후 약 30년 만에 친정 MBC로 컴백, 부녀 스릴러극 '이토록 친밀한 배신자'를 선보인다.

10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골든마우스홀에서 MBC 금토드라마 '이토록 친밀한 배신자'(연출 송연화, 극본 한아영, 이하 '이친자')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송연화 감독, 한석규, 채원빈, 한예리, 노재원, 윤경호, 오연수가 참석했다.

'이토록 친밀한 배신자'는 국내 최고의 프로파일러가 수사 중인 살인사건에 얽힌 딸의 비밀과 마주하고, 처절하게 무너져가며 심연 속의 진실을 쫓는 부녀 스릴러. 2021년 MBC 드라마 극본공모전 당선작으로, 심사위원들의 절대적 지지를 받은 촘촘하고 매력적인 극본으로 알려졌다. 연출은 '옷소매 붉은 끝동' 공동 연출과 4부작 단편극 '멧돼지 사냥'에서 탁월한 연출력을 입증한 송연화 감독이 맡았다.

극 중 한석규는 딸을 의심하는 아빠 장태수로 분했다. 장태수는 살인사건이 발생하고, 사건의 단서들이 예상치도 못한 딸에게 향하자 혼란에 빠지게 된다. 채원빈은 의심받는 딸 장하빈 역을, 오연수는 태수의 전 아내이자 하빈의 엄마인 윤지수 역을 맡았다.

한석규, 한예리, 노재원은 '범죄행동분석' 팀으로 함께 수사를 한다. 한예리는 언제나 감정보다는 사실, 사람보다는 사건을 우선하는 이어진 역을, 노재원은 반대로 뛰어난 공감 능력으로 수사를 펼치는 구대홍 역을 맡았다. 윤경호는 강력반 팀장 오정환으로 분했다.


송연화PD는 '이친자'에 대해 "기본적으로 믿음과 의심에 대한 이야기다. 보편적인 이야기에 중심을 둔 스릴러 장르다. 가족이나 직장 동료 등 가장 가까운 사람에 대해 얼마만큼 신뢰를 갖고 있는지 보여준다. 수사물의 장르적 즐거움과 휴먼극까지 다양한 재미를 줄 것"이라고 밝혔다.

송 감독은 2021년 '옷소매 붉은 끝동'을 함께 연출한 정지인 감독이 tvN '정년이'를 선보이면서 동시간대 주말극으로 맞붙게 됐다. 이에 대해 송 감독은 "'옷소매'가 너무 좋은 작품이었는데 제가 했던 역할이 미미해서 같이 거론이 되는 게 미안하다. 선배님의 작품은 저도 기대가 크다. 각자 시청자들에게 다른 매력으로 보일 수 있는 게 저에겐 특별한 경험이 되겠다"라고 말했다.


한석규는 "MBC 20기 신인 탤런트 한석규입니다"라고 인사한 후 30년 만의 MBC 복귀 이유와 소감으로 "제가 촬영 내내 들고다닌 게 있다. 이번 작품을 하다가 우연히 제가 MBC에 입사했을 때의 전속 계약서를 발견했다. 종이 색깔이 엔틱하지 않냐"라며 계약서를 꺼내보였다.

이어 그는 "이 당시 최창봉 대표이사님이었다. 저희 엄마 수첩에서 이걸 발견했다. 저에겐 의미가 굉장히 깊은 일이었다. 하필이면 제가 거의 29년 만에 이 계약서를 발견하고 왜 엄마가 이걸 가지고 계셨을까 생각했다. 저에겐 이 일 때문이라도 이 작품이 특별하다"라고 말했다.

한석규는 "신구 선생님과 박근형 선생님이 처음처럼 연극을 하시는 모습도 봤는데 기분이 새로웠다. 제가 뒤를 잇는 후배로서 인상깊었다. 촬영 내내 이걸(계약서) 들고 다니면서 속이 부글부글 할 때 이걸 봤다. 송연화 감독 때문에 아주 죽을 뻔했다"라며 웃었다. 그는 "('이친자'는) '나를 죽여주쇼'라는 마음으로 처음처럼 임했던 작품이다"라고 덧붙였다.

한석규는 "1995년에 '호텔'이란 작품을 마지막으로 이후에 영화를 했다. 그때는 영화를 한다는 잰 채하는 마음이 있었다. 세월이 흘러서 무대가 어디든 난 연기를 꿈꿨던 사람이었기 때문에 건방진 마음이 사라졌다. 마침 어제가 한글날이었다. 그 역할('뿌리깊은 나무' 이도 역)도 고맙고 마침 아버지 역할을 만나서 하게 됐다"고 털어놓았다.

한석규는 '이친자' 출연을 결심한 이유를 묻자 "둘째 아이가 개성이 있는데 제가 그 아이에게 '정말 미안하다'라고 깊이 세 번이나 사과를 한 적이 있다. 아이가 청소년 때 제가 그 아이에게 잘못했구나 싶은 일이 있었다. 이번 작품에서 장태수란 인물은 아버지로서 갖지 말아야 할 마음을 가졌고 너무나 못되고 형편없는 인물이다. 이 아버지가 나중에 딸에게 깊은 용서를 구하는데 그 지점 때문에 이 작품을 하고 싶었다"라고 고백했다.

한석규는 MBC 말고도 오연수와도 남다른 인연을 자랑했다. 그는 "저보다 오연수 선배가 한 기수 위였다. 제가 데뷔 초에 가마꾼 역할을 했을 때 가마 안에 오연수 선배가 있었다. 무겁더라"라고 웃었다.


채원빈은 극 중 아버지 역으로 만난 한석규에 대해 "부담이 많았는데 선배님에 대한 믿음이 있었다. 선배님과 연기하면 뭔가 크게 일깨워주실 것이고 내 안에 있는 것을 꺼내 주실 거라 생각했다. 선배님을 어떻게 잘 따라갈 수 있을까 작품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다"고 밝혔다.

채원빈은 자신이 분한 하빈 역을 어떻게 연기했는지 묻자 "촬영 초반에 감독님께서 '감정이 너무 갔어'란 말을 들었다. 촬영 초중반까지는 집에 가서 많이 울기도 했다. 연기하며 느껴지는 것에 비해 해소가 안 돼서 그랬다. 제가 촬영 중후반부부터는 하빈의 상황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게 뭘까'라고 생각을 바꾸니 이겨낼 수 있었다. 송 감독님이 많이 잡아주시고 이끌어주셨다"라며 순간 울컥한 모습을 보였다.

한석규는 채원빈과 자신의 둘째 딸이 이틀 차이로 같은 병원에서 태어났다고 밝혀 모두를 놀라게 했다. 한석규는 "그래서 저는 평생 후배 채원빈의 생일을 외울 수밖에 없다. 깜짝 놀랐고 '너랑 나랑 인연이 있구나'라면서 기뻤다"라고 전했다.

오연수는 자신이 맡은 윤지수 역에 대해 "가정에서 일어난 사건으로 인해 저 또한 딸을 의심하는 가슴 아픈 얘기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저는 과거에 나오는 죽은 사람 역할이다. 저도 엄마이기 때문에 개인적인 일과 대비하면서 가슴 아프게 찍었다"라고 전했다.

한예리는 "사람보다 사건이 중심인 인물이었다. 시청자분들이 보시고 분노하거나 미워하면 어쩌지 싶어서 감독님과 많이 얘기했다"고 전했다. 이어 "어진이는 현실적이고 빠르게 피해자에 대한 정보를 찾으려고 했다. 누군가를 불편하게 하는 사람처럼 보일 수 있지만 어진도 꺾이는 부분이 있고 성장하는 모습을 보는 즐거움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예리에게도 '이친자'가 쉽게 다가오진 않았다. 그는 "이 작품이 녹록하지 않았다. 힘든 부분도 많았고 끈질기게 잡아가며 만든 작품이어서 매번 현장에 갈 때마다 배우들에게 어떻게 하면 기분 좋은 에너지를 드릴 수 있을까 생각했다"라고 털어놓았다.

'이친자' 1회와 2회는 11일과 12일 밤 9시 40분 확대 편성돼 90분간 방송된다.
상암 MBC=한해선 기자 | hhs422@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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