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더 이상 '걸 그룹 이달의 소녀 출신'이라는 수식어는 필요 없다. 가수 이브(Yves)가 어엿한 솔로 아티스트로 성장했다.
이브는 최근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한 카페에서 두 번째 미니앨범 '아이 디드(I Did)' 발매 기념 라운드 인터뷰를 진행했다.
'아이 디드'는 이브가 첫 번째 미니앨범 '루프(LOOP)' 발매 이후 약 6개월 만에 선보이는 신보다. 타이틀곡 '비올라(Viola)'를 포함해 '해시태그(Hashtag)', '곤 걸(Gone Girl)', '틱 톡(Tik Tok)', '딤(DIM)' 등 총 5곡이 수록됐다. 하이퍼팝 장르인 '비올라'는 평온함을 찾기 위한 여정 속에서 이브가 깊은 내면의 심연으로 들어가 다중 자아를 만나는 이야기를 담았다. 몽환적인 사운드에 이브의 세련된 보컬이 더해져 독보적인 감성을 전한다.
이날 이브는 "팬분들이 공백기를 많이 느끼시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빨리 컴백했다. 나와 같은 마음으로 팬분들이 너무 좋아해주셔서 나도 지금 너무 설렌다. 솔로 데뷔 때보다는 조금 덜 긴장하면서 재밌게 무대를 할 수 있을 것 같아서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라며 컴백 소감을 밝혔다.
◆ 이브의 추구美=평온함.."팬들의 응원 덕분"
이브는 '비올라'를 통해 평온함을 찾는 여정 속 마주한 자신의 감정들을 솔직하게 표현했다. 실제로 이브가 행복하다고 느끼는 감정적인 요소 중 하나가 '평온함'이라고. 이브는 평온함에 대해 "원래 고민을 많이 하고 추구하는 부분 중 하나다. 여러가지 일들을 겪으면서 내가 제일 갖고 싶었던 감정이 안정이 되는, 마음이 불안하지 않은 상태인 평온함이었던 것 같다. 그래서 지금 회사에 처음 들어온 후 데뷔곡 작업 때부터 자전적인 이야기를 담고 싶어서 이야기를 나누다가 평온함이 메인 키워드가 됐다"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이브는 현재 평온한 상태가 됐을까. "그런 것 같다"는 이브는 "회사를 찾기 전 마냥 솔로 데뷔를 하고 싶다고 생각했을 때가 최고로 불안했다. 걱정도 많았다. 나의 꿈을 시작하는 단계였지만 '팬들이 싫어하시면 어떡하지?'라는 걱정 때문에 불안했다. 다행히 이번 앨범을 준비하면서 팬분들이 많이 믿어주시고 내 선택을 응원해주신다는 느낌을 받아서 확실히 전보다 평온해졌다"라고 고백했다.
"아무래도 걸 그룹을 하다가 솔로로 데뷔하다 보니까 팬들은 '이달의 소녀 이브'를 좋아하실 것 같다는 생각을 했어요. 또 솔로로 나오면 아예 새로운 저를 찾아보고 싶었죠. 그래서 파익스퍼밀이라는 현재 회사를 선택한 것도 있어요. 이 회사의 세련된 음악 스타일과 저의 감정이 잘 맞아서 시너지가 궁금했어요. 저는 작업하면서 즐거웠는데 팬분들은 '처음 보는 이브다'라며 어색하고 놀라실 수도 있을까봐 걱정이 많았죠."
◆ 기억에 남는 댓글? "'이달의 소녀로 돌아가라'..보자마자 헛웃음"
특히 이브는 신곡이 발매될 때마다 대중들의 반응을 일일이 찾아본다면서 "댓글을 다 보는 편이다. 예전에는 부정적인 반응에 타격을 입었는데 지금은 피드백으로 들으려고 한다. 상처를 받기 보다는 나를 자극시켜서 열심히 하려고 한다. 다행히 내가 걱정한 만큼 나의 새로운 모습을 어색해하지 않으시더라. 좋아해주시는 분들도 많이 계셔서 더 힘이 난다"라고 이야기했다.
"솔로 데뷔를 했을 때 한 콘텐츠에 출연했는데 당시 댓글에 '너는 그룹으로 돌아가라'라는 댓글이 있었어요. 보자마자 헛웃음이 나왔죠. 이제 한 곡 보여드렸는데 돌아가라는 게 너무하기도 해서 '이런 분들한테는 앞으로 내가 활동하면서 많이 인정을 받아야겠다'라는 생각을 했어요. 제가 보여드리면 되는 거니까요. 한편으론 너무 빠른 판단을 하신 게 아닌가 싶었는데 그것도 관심 아닐까요?"
이브는 이번 활동을 통해 장르 소화력에 대한 칭찬을 받고 싶다고 털어놨다. 그는 "하이퍼팝이라는 장르에 첫 도전한 거니까 '하이퍼팝 장르도 잘 소화하는구나', '이브만의 스타일이 보인다'라는 말을 듣고 싶다. 나도 모르는 나의 모습을 팬분들이 '이브답다'라고 해주실 때 많이 감사한 것 같다. 이번에도 그 말을 듣고 싶다"라고 전했다.
◆ 몸은 떨어져 있어도 마음은 언제나 하나인 '이달의 소녀'
이브는 새 앨범을 이달의 소녀 멤버들에게 들려줬는지 묻자 "트랙들을 다 보내주고 '어때?'라고 물어봤다. 타이틀곡이 어떤 곡인지는 일부러 얘기를 안 했다. 근데 고원이 '비올라'를 콕 찍어서 '이 노래 좋다'고 하길래 '듣는 귀가 있구나'라고 했다. 재밌고 신기한 경험이었따. 앞으로도 블라인드 테스트 방식을 써보면 어떨까 싶다"라고 대답했다.
현재 이달의 소녀 출신 일부 멤버들은 새로운 걸 그룹 아르테미스와 루셈블을 결성해 왕성하게 활동 중이며 이브와 츄는 솔로 아티스트로 재데뷔하면서 인생 제2막을 열었다. 때문에 이브는 그룹이 아닌 솔로로 활동하고 있는 츄와 더 깊은 공감대를 형성했을 터.
이와 관련해 이브는 "츄와는 평소에 얘기를 많이 하기도 하고 그만큼 서로 갖고 있는 걱정을 많이 공유해서 어떤 부분이 힘든지 너무 잘 안다. 그래서 츄가 나에게, 혹은 외부에서 '이브 언니는 잘하고 있다'라고 얘기해줘서 고맙다. 츄 또한 음악적으로 보여주고 싶은 게 많이 있는 친구고 음악적 재능이 엄청난 친구다. 츄와 서로 긍정적인 말을 해주면서 힘이 되는 것 같다"라며 남다른 애정을 드러냈다.
끝으로 이브는 솔로 아티스트로서 목표로 리빙 레전드를 손꼽았다. 그는 "시간이 흘러도 팬분들이 변함없이 계시고 나를 잘 모르는 대중분들도 '이브 콘서트 한다'라고 하면 친구나 연인이랑 같이 예매를 하면서 나의 공연을 보러 오셨으면 한다. 나 또한 선배님들처럼 그런 가수가 되고 싶은 게 가장 큰 목표다"라고 설명했다.
수치적으로 얻고 싶은 목표도 언급했다. 이브는 "저번보다 좋으면 좋겠다. 근데 내가 갖고 있는 마인드는 수치에 연연하지 않으려고 한다. 솔로로서 음악을 새롭게 시작하는 거니까 아직은 마냥 즐기고 싶다. 여러가지 해보면서 작업하는 과정들이 즐겁고 행복하다는 걸 느끼고 싶다. 수치보다는 이번 활동이 끝났을 때 '2024년 이브 솔로 활동의 시작과 마무리가 성공적이었다'는 한줄의 평이 나오면 나를 힘나게 해줄 것 같다"라고 이야기했다.
이브의 '아이 디드'는 지난 14일 오후 6시 각종 온라인 음원 사이트를 통해 발매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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