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선수들로 이뤄진 '슈팅스타'가 왔다. 선수 시절부터 FC서울 등에서 감독을 도맡아 했던 최용수와 야외 예능 프로그램에 특화된 조효진 PD가 만난 것이다. 그들의 시너지가 대단하다.
조효진 PD, 최용수 감독은 1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스타뉴스와 만나 쿠팡플레이 예능 '슈팅스타' 관련 인터뷰를 진행했다.
'슈팅스타'는 은퇴한 레전드 플레이어들이 박지성 단장, 최용수 감독과 함께 한 팀으로 모여 다시 한번 K리그 현역에 도전하는 성장 축구 예능이다.
본격적인 인터뷰에 앞서 최 감독은 "(방송을 보니) 낯설고 부끄럽기도 하다. 축구 팬이 아닌 사람들에게도 축구를 잘 이해시키고 전달하는 거엔 부족하지 않나 싶기도 하다"라며 "재미는 있었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축구에 대한 관심이 더 많이 생기지 않았나 싶다"라고 말했다.
조 PD는 SBS 예능 '런닝맨'부터 넷플릭스 '범인은 바로 너' 시리즈 등을 연출해왔다. 스포츠 예능을 한 번도 해보지 않았는데, 어떻게 '슈팅스타'를 연출하게 됐을까. 그는 "축구 쪽에서 제안받았고 (최용수) 감독님을 모시니 축구를 좀 더 진정성 있게 뛰어들어도 되겠다고 생각했다"라며 "난 원래 축구를 좋아한다. 항상 만화 '슬램덩크' 같은 걸 보면 스토리를 넣고 과정을 담아내지 않나. 그런 측면에서 축구도 이렇게 스토리를 만들면 재밌을 거 같았다. 또 스토리에 접목하는 이야기가 좀 더 매력적이고 (대중도) 그렇게 느낄 거 같더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JTBC '뭉쳐야 찬다', SBS '골 때리는 그녀들' 등 축구 소재 예능은 뿌리 깊이 자리 잡고 있는 상황. 이에 그는 "나도 기존 프로그램들을 재밌게 봤다. 다른 프로그램도 훌륭하지만 우린 진정성에 접근했다. 진짜 선수, 팀 전체를 아우르는 감독을 모으면 진정성 있는 예능이 나올 거 같았다"라며 "1회에 감독님이 재밌는 이야기를 많이 했는데 그 부분을 다 뺐다. 진정성 있고 진지한 축구를 보여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다음 회차에선 설(기현) 코치와 감독님의 티키타카, 선수들의 이야기 등 웃긴 포인트가 자생적으로 많이 나온다"라고 이야기했다.
이번엔 박지성도 단장으로 나서 프로그램에 도움을 줬다. 조 PD는 "박지성은 (섭외 당시) 영국에 있었고 프로그램 취지에 깊이 공감했다. 본인도 여러 상황으로 고민이 많았을 텐데 출연에 응했다"라며 "경기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라커룸에선 어떤 이야기를 하는지 등 이런 걸 많이 알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해 어렵게 설득했다"라고 당시를 돌아봤다. 이어 "박 단장은 유소년이 잘 돼야 대한민국 축구가 잘 된다고 했다. 회차마다 유소년이 하나씩 등장한다. 사실 예능적으로는 선수들 보여주기도 힘든데 유소년까지 보여줘야 하나 생각했는데, (감독님은) 이렇게 훌륭한 감독과 선수들이랑 뛰는 경험 한 번이 소중한 기회라고 하더라. 또 실제로 유소년 선수 중 한 명이 국가대표로 가기도 한다"라고 기뻐했다.
최 감독은 "(박지성은) 본인이 해야 할 게 뭔지 잘 알고 경기장에서 120%로 보여준다. 또한 골 결정력이 있는 친구다. 애가 손댈 게 없다. (안) 정환이랑 다르다"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는 "사실 은퇴 이후 그런 친구들과 팀을 하다든지 이런 일은 없었다. 근데 '슈팅스타'로 만나니 나쁘지 않을 거 같더라"며 "나한테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도 하고 소통도 잘 된다"라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은퇴한 축구 선수들이 현직 선수들처럼 90분을 모두 뛸 수 있냐는 것에 대한 의구심을 가졌다. 최 감독도 이 점을 문제점으로 꼽았다. 그는 "프로그램 시작 전 두 가지 문제점이 있었다. 먼저 '은퇴 이후 체계적인 경기할 정도로 좋은 상태가 유지되는지'다. 몇몇 친구들은 괜찮지만, 사실 필드 안에서 11 대 11로 경기하는 게 쉽진 않다. 감독이 요구하는 패기, 체력을 할 수 있냐는 거였다. 다만 (은퇴 선수는) 체력적으로 부족해도 득점하는 능력이 있다. 그게 상대보다 유리할 것"이라며 "두 번째로는 부상이다. 안 쓰던 근육을 많이 쓰니까 부상이 나고 정상적인 팀을 꾸릴 수 없을 정도"라고 털어놨다.
최 감독이 현직 선수 시절에도, 감독으로서 활동할 때도 좋은 성적을 낸 만큼 은퇴 선수들에게도 많은 조언을 해줬을 터. 그는 "애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것들, 깨우침을 주려고 했다.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서 이미지 변신을 해야 한다. 나에겐 불같은, 강성 이미지가 있다. 이번 방송 끝나면 아마 '깨어있는 감독'으로 불리지 않을까"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는 "담임 선생님을 봤을 때 무서운 이미지가 있지 않나. 나도 사내 캐릭터가 강하고 독선적이고 시키고 하라고 하는 스타일이다. 근데 시대가 너무 변했다. 화를 누르는 게 힘들더라"며 "감독, 선수를 떠나 모두 축구 후배다. 애들이 잘살아야 한다. 제2의 삶을 좀 더 현명하게 일할 수 있는 방법이 있어야 하는데 축구계는 그게 좀 열악하지 않나. 축구 선배로서 좋은 방향으로 이끌고 싶다"라고 덧붙였다.
조 PD는 '슈팅스타' 촬영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원정 경기라고 언급했다. 그는 "스포츠 드라마가 가질 수 있는 요건이 많이 열린다. 우린 익숙하지 않은데 상대는 익숙한 것들이다. 우리 팀이 잘하길 바라지만 내가 그렇다고 어떻게 하라는 식으로 말할 순 없다. 그들이 뛰는 걸 보면 90분간 PD라는 사실을 잊어버린다. 가끔은 '이 타이밍에서 한번 져야 하는데'라고 생각할 때도 있다. 근데 그라운드를 보면 난 팬이 된다"라며 "90분을 뛰는 거에 대한 반대도 많았는데 감독님이 축구를 제대로 보여주려면 90분이 필요하다고 하더라. 축구는 인생의 축소판 같다. 너무 재밌는 것도 많다고 생각지도 못한 선수가 잘하기도 한다"라고 감탄했다.
그렇다면 최 감독은 이번 프로그램에서 어떤 걸 얻어갔을까. 그는 "역할 분담을 잘했던 거 같다. 나중에 끝나고 나선 행복해야 하지 않나. 정말 '행복 축구'란 말이 나온다. 땀 흘리고 열정을 나눈 것"이라며 "수확이 정말 컸다. 앞으로 생각을 바꾸지 않으면 MZ 세대들을 어떻게 상대해야 하나 싶더라. 유소년 친구들은 정말 당당하다. 자기표현도 확실히 하더라. 내가 바뀌지 않으면 큰일 났다"라고 얘기했다.
이어 "난 어릴 때부터 성공을 보고 뛰었고 엄청난 경쟁 속에서 살아남아야 했다. 그래서 그런지 이런 무대에서 행복해하면서 축구를 한다는 게 엄청난 시너지 효과가 나는 거 같다. 그나마 난 깨어있는 지도자이기 때문에 잘했던 것"이라고 자랑스러워했다.
안윤지 기자
| zizirong@mtstarnews.com
조효진 PD, 최용수 감독은 1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스타뉴스와 만나 쿠팡플레이 예능 '슈팅스타' 관련 인터뷰를 진행했다.
'슈팅스타'는 은퇴한 레전드 플레이어들이 박지성 단장, 최용수 감독과 함께 한 팀으로 모여 다시 한번 K리그 현역에 도전하는 성장 축구 예능이다.
본격적인 인터뷰에 앞서 최 감독은 "(방송을 보니) 낯설고 부끄럽기도 하다. 축구 팬이 아닌 사람들에게도 축구를 잘 이해시키고 전달하는 거엔 부족하지 않나 싶기도 하다"라며 "재미는 있었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축구에 대한 관심이 더 많이 생기지 않았나 싶다"라고 말했다.
조 PD는 SBS 예능 '런닝맨'부터 넷플릭스 '범인은 바로 너' 시리즈 등을 연출해왔다. 스포츠 예능을 한 번도 해보지 않았는데, 어떻게 '슈팅스타'를 연출하게 됐을까. 그는 "축구 쪽에서 제안받았고 (최용수) 감독님을 모시니 축구를 좀 더 진정성 있게 뛰어들어도 되겠다고 생각했다"라며 "난 원래 축구를 좋아한다. 항상 만화 '슬램덩크' 같은 걸 보면 스토리를 넣고 과정을 담아내지 않나. 그런 측면에서 축구도 이렇게 스토리를 만들면 재밌을 거 같았다. 또 스토리에 접목하는 이야기가 좀 더 매력적이고 (대중도) 그렇게 느낄 거 같더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JTBC '뭉쳐야 찬다', SBS '골 때리는 그녀들' 등 축구 소재 예능은 뿌리 깊이 자리 잡고 있는 상황. 이에 그는 "나도 기존 프로그램들을 재밌게 봤다. 다른 프로그램도 훌륭하지만 우린 진정성에 접근했다. 진짜 선수, 팀 전체를 아우르는 감독을 모으면 진정성 있는 예능이 나올 거 같았다"라며 "1회에 감독님이 재밌는 이야기를 많이 했는데 그 부분을 다 뺐다. 진정성 있고 진지한 축구를 보여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다음 회차에선 설(기현) 코치와 감독님의 티키타카, 선수들의 이야기 등 웃긴 포인트가 자생적으로 많이 나온다"라고 이야기했다.
이번엔 박지성도 단장으로 나서 프로그램에 도움을 줬다. 조 PD는 "박지성은 (섭외 당시) 영국에 있었고 프로그램 취지에 깊이 공감했다. 본인도 여러 상황으로 고민이 많았을 텐데 출연에 응했다"라며 "경기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라커룸에선 어떤 이야기를 하는지 등 이런 걸 많이 알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해 어렵게 설득했다"라고 당시를 돌아봤다. 이어 "박 단장은 유소년이 잘 돼야 대한민국 축구가 잘 된다고 했다. 회차마다 유소년이 하나씩 등장한다. 사실 예능적으로는 선수들 보여주기도 힘든데 유소년까지 보여줘야 하나 생각했는데, (감독님은) 이렇게 훌륭한 감독과 선수들이랑 뛰는 경험 한 번이 소중한 기회라고 하더라. 또 실제로 유소년 선수 중 한 명이 국가대표로 가기도 한다"라고 기뻐했다.
최 감독은 "(박지성은) 본인이 해야 할 게 뭔지 잘 알고 경기장에서 120%로 보여준다. 또한 골 결정력이 있는 친구다. 애가 손댈 게 없다. (안) 정환이랑 다르다"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는 "사실 은퇴 이후 그런 친구들과 팀을 하다든지 이런 일은 없었다. 근데 '슈팅스타'로 만나니 나쁘지 않을 거 같더라"며 "나한테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도 하고 소통도 잘 된다"라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은퇴한 축구 선수들이 현직 선수들처럼 90분을 모두 뛸 수 있냐는 것에 대한 의구심을 가졌다. 최 감독도 이 점을 문제점으로 꼽았다. 그는 "프로그램 시작 전 두 가지 문제점이 있었다. 먼저 '은퇴 이후 체계적인 경기할 정도로 좋은 상태가 유지되는지'다. 몇몇 친구들은 괜찮지만, 사실 필드 안에서 11 대 11로 경기하는 게 쉽진 않다. 감독이 요구하는 패기, 체력을 할 수 있냐는 거였다. 다만 (은퇴 선수는) 체력적으로 부족해도 득점하는 능력이 있다. 그게 상대보다 유리할 것"이라며 "두 번째로는 부상이다. 안 쓰던 근육을 많이 쓰니까 부상이 나고 정상적인 팀을 꾸릴 수 없을 정도"라고 털어놨다.
최 감독이 현직 선수 시절에도, 감독으로서 활동할 때도 좋은 성적을 낸 만큼 은퇴 선수들에게도 많은 조언을 해줬을 터. 그는 "애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것들, 깨우침을 주려고 했다.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서 이미지 변신을 해야 한다. 나에겐 불같은, 강성 이미지가 있다. 이번 방송 끝나면 아마 '깨어있는 감독'으로 불리지 않을까"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는 "담임 선생님을 봤을 때 무서운 이미지가 있지 않나. 나도 사내 캐릭터가 강하고 독선적이고 시키고 하라고 하는 스타일이다. 근데 시대가 너무 변했다. 화를 누르는 게 힘들더라"며 "감독, 선수를 떠나 모두 축구 후배다. 애들이 잘살아야 한다. 제2의 삶을 좀 더 현명하게 일할 수 있는 방법이 있어야 하는데 축구계는 그게 좀 열악하지 않나. 축구 선배로서 좋은 방향으로 이끌고 싶다"라고 덧붙였다.
조 PD는 '슈팅스타' 촬영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원정 경기라고 언급했다. 그는 "스포츠 드라마가 가질 수 있는 요건이 많이 열린다. 우린 익숙하지 않은데 상대는 익숙한 것들이다. 우리 팀이 잘하길 바라지만 내가 그렇다고 어떻게 하라는 식으로 말할 순 없다. 그들이 뛰는 걸 보면 90분간 PD라는 사실을 잊어버린다. 가끔은 '이 타이밍에서 한번 져야 하는데'라고 생각할 때도 있다. 근데 그라운드를 보면 난 팬이 된다"라며 "90분을 뛰는 거에 대한 반대도 많았는데 감독님이 축구를 제대로 보여주려면 90분이 필요하다고 하더라. 축구는 인생의 축소판 같다. 너무 재밌는 것도 많다고 생각지도 못한 선수가 잘하기도 한다"라고 감탄했다.
그렇다면 최 감독은 이번 프로그램에서 어떤 걸 얻어갔을까. 그는 "역할 분담을 잘했던 거 같다. 나중에 끝나고 나선 행복해야 하지 않나. 정말 '행복 축구'란 말이 나온다. 땀 흘리고 열정을 나눈 것"이라며 "수확이 정말 컸다. 앞으로 생각을 바꾸지 않으면 MZ 세대들을 어떻게 상대해야 하나 싶더라. 유소년 친구들은 정말 당당하다. 자기표현도 확실히 하더라. 내가 바뀌지 않으면 큰일 났다"라고 얘기했다.
이어 "난 어릴 때부터 성공을 보고 뛰었고 엄청난 경쟁 속에서 살아남아야 했다. 그래서 그런지 이런 무대에서 행복해하면서 축구를 한다는 게 엄청난 시너지 효과가 나는 거 같다. 그나마 난 깨어있는 지도자이기 때문에 잘했던 것"이라고 자랑스러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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