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선우은숙 친언니 A씨를 강제 추행한 혐의로 아나운서 출신 방송인 유영재가 재판에 넘겨진 가운데 검찰이 징역 5년을 구형했다.

24일 오후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 제1형사부(다)는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친족관계에의한강제추행) 혐의로 불구속기소 된 유영재의 네 번째 공판에서 검찰이 징역 5년을 구형했다.

이날 피고인 유영재에 대한 신문이 이뤄졌다. 유영재는 선우은숙 친언니인 A씨를 추행한 사실에 대해 부인하는 입장을 고수했다.

그는 "오랫동안 홀로 살았다. 열이 많아서 집에서 자유롭게 의상을 입고 했었다"며 "선우은숙이 살림을 못 한다고 해서 A씨를 부르자고 했었지만 저는 사실상 반대했었다. 신혼집에 타인이 와서 생활한다는 것에 대해 상당한 불편함을 느꼈다. 그러나 선우은숙을 배려하는 차원에서 A씨와 동거하게 됐다"고 밝혔다.

유영재는 A씨와 관계에 대해 어머니보다 친밀함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누나가 한 명 있는데 가족보다 더 친밀한 동선에서 움직이는 경우가 많았다. 선우은숙이 A씨를 친엄마처럼 따랐다고 했다. 저 또한 때로는 엄마처럼 생각했다. 처형 또는 가족 관계에 정형화된 고정된 용어보다는 저도 자연스럽게 언니라는 호칭으로 부르게 됐다"며 "다른 가족들과 달리 친밀감이 다르게 있었다고 자부한다. 그래서 서로 간의 친밀한 터치가 있었다. 서로를 위해 애를 쓰고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또 "염색도 그렇고 마사지도 해주고 했다. 일반적인 경험이 아니라 저도 처음에는 상당히 당황스러웠다. 발 마사지라는 게 상당히 그렇지 않나. A씨가 무좀약도 사서 발라주고 하는데, 선우은숙이 예민한 부위라 다칠까 봐 말리기도 했다. 어깨도 안 좋은데 본인이 마사지를 잘한다고 신체 접촉해서 마사지를 해주기도 했다"면서 "어머니에게 받아 보지 못했던 그 이상의 친밀함이 있었다"고 재차 말했다.
앞서 지난 10일 열린 2차 공판에서는 A씨가 증인으로 참석해 유영재로부터 성추행당했다며 피해 사실을 상세히 밝혔다. A씨는 "유영재가 아무 말도 없이 젖꼭지를 비틀었다", "갑자기 나를 뒤에서 끌어안고 내 귀에 '잘 잤어?'라면서 꽉 끌어안았다", "성기와 고환을 들어 올렸다" 등의 주장했다.

이에 대해 유영재는 "저는 젖꼭지를 비튼 사실이 없다. 저를 늘 챙겨주는 사람인데 그런 짓을 한다는 것은 상식 밖의 일이다. 있을 수도 없는 일이다. 성기가 닿았다고 하는데 저는 그런 적이 없다. 1년 6개월 동안 살면서 싸움이 없었다. A씨 역시 불편함이나 유감을 표하거나 잘못된 것은 지적, 사과를 요구한 것이 단 한 차례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유영재는 A씨의 진술이 잘못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한숨을 쉬며 A씨와의 있었던 일을 A씨와 비슷한 체격의 여성과 직접 재현한 사진을 공개하며 "피해자와 같은 나이 연령대에 모델을 섭외해서 실험해봤다"고 억울함을 피력했다. 이 과정에서 선우은숙이 지난 17일 주장한 불륜 사실에 대해서도 부인했다.

이후 A씨와 유영재가 나눈 전화 통화 내용을 청취하기도 했다. A씨는 "정신과 약을 먹고 있다. 트라우마가 있다"며 "가슴에 묻는 것은 내 동생이 상처받을까 봐 그런 것이다. 수치심을 느꼈다"며 진심 어린 사과를 요구했다. 유영재는 "그렇게 느낄 줄 몰랐다. 은숙 씨한테 그런 걸 어떻게 말하냐. 엄마처럼 너무 챙겨주고 하니까 어린애처럼 느꼈다. 그렇게 느꼈다면 죄송하다. 내가 왜 수치심을 느끼게 하냐"는 내용이 담겼다.
녹취를 다 들은 뒤, 재판부는 "피해자는 피고인을 자기라고 부르고 피고인은 피해자를 자기라고 부르는 게 맞냐"며 다그치듯 물어보기도 했다. 유영재는 "언니라는 말이 더 친근감이 있고 해서 언니라고 칭했다. 처형이라고는 부른 적이 없다"고 답했다.

검찰은 이날 유영재에게 징역 5년을 구형했다. 이와 함께 수강 이수 명령, 신상정보 공개 고지, 5년 취업제한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검찰은 "성추행 행위 자체만으로도 죄질이 불량하다. 피고인이 혐의를 부인하고 있으나 일관된 피해자의 진술과 녹취록 등 증거가 인정된다. 또한 피해자가 재판에 나와 대면까지 나선 상황에서 거짓 진술할 이유가 없다. 피해자는 묻고 가려고 했으나 녹취록을 공개하고 고소까지 이르게 됐다"며 "피고인은 경찰, 검찰 조사부터 법정에 이르기까지 전혀 반성하는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유영재 측은 "피고인과 처형 사이는 상당히 좋았다. 처형이 수치심을 불러일으킨 것으로 과도하고 강제성이 있다는 것은 인정할 수 없다. 처형과 피고인 사이에서 인간적 유대감이나 실질이 무엇인지 입장 차이가 있는 것이지, 피고인이 이 부분은 거짓말이다, 누명이라 말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핵심적인 부분은 젖꼭지를 비틀었는지, 성기가 닿았는지, 누워 있는 피해자를 뒤에서 올라타고 덮쳤는지 등 과도한 행위만을 부인하는 것이며, 아닌 건 아니라고 말할 수밖에 없는 피고인의 입장을 헤아려 달라. A씨는 녹음하고 비밀로 가지고 가겠다고 해놓고 동생인 선우은숙과 공유했고, 이 녹취를 듣고 이혼을 진행했다고 하고, 언니를 살리기 위해 고소했다고 하는데 언니의 입장은 사과하고 용서하겠다고 했다. 사실을 그대로 드러낸 내용이 맞는지 의문이 든다. 피고인이 모든 것을 부인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다만 "단둘만 있는 상황이었고 성적 수치심이라는 것은 여자분이 느끼는 것이 다를 수 있다고 본다. 과도한 부분은 없었다는 것은 피고인의 입장"이라고 덧붙였다.

끝으로 유영재는 "하지 않은 사실에 대해 했다고 할 수도 없다. 한 것에 대해 할 수도 없는 것이 우리나라 법이라고 생각한다"며 "저는 이번에 모든 것을 다 잃어버렸다. 일상이 멈춰졌다. 물론 저도 반성해야 할 부분, 다시 들여야 봐야 할 부분은 반성도 하고 자책도 했다. 왜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 상대방을 탓하기보다 저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이 자리가 억울함을 호소하는 자리이기보다 제 마음에 진심이 담긴 것을 보여드리고 싶은 마음에 이 재판이 여기까지 온 것 같다. 이 점 잘 헤아려 주셔서 잘못된 부분은 질책하고 법으로 잘 다스려 주시되, 아닌 부분은 잘 들여봐 달라"고 호소했다.

유영재의 선고 기일은 내년 1월 23일 열린다.

유영재는 지난 2023년부터 다섯 차례에 걸쳐 선우은숙 친언니 A씨의 신체를 접촉하는 등 강제 추행한 혐의를 받는다. 유영재는 경찰 조사에 이어 검찰 단계에서도 혐의를 일체 부인했으나 검찰은 혐의가 있다고 보고 유영재를 10월 18일 불구속기소 했다.

한편 유영재는 선우은숙과 2022년 10월 혼인신고 후 법적 부부가 됐으나 1년 6개월 만인 지난 4월 파경을 맞았다. 이후 유영재의 삼혼, 사실혼 의혹이 불거졌고, 선우은숙 이를 뒤늦게 알게 됐다며 유영재를 상대로 혼인 취소 소송을 제기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두 사람이 이미 이혼해 더 이상의 소송을 진행할 이유가 없다고 판단, 각하 결정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