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방탄소년단(BTS)이 2년 연속 '그래미 어워즈'에 도전한다.
4일 오전 9시 미국 라스베이거스 MGM 그랜드 가든 아레나에서 '제64회 그래미 어워즈'가 열린다. 그래미 어워즈는 미국 음반 업계 최고 권위 시상식으로, '빌보드 뮤직 어워즈', '아메리칸 뮤직 어워즈' 함께 미국 3대 음악 시상식으로 꼽힌다.
방탄소년단은 이번 그래미 어워즈에 두 번째 영어 싱글 '버터 (Butter)'로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 부문 후보에 올랐다. 토니 베넷과 레이디 가가의 '아이 겟 어 킥 아웃 오브 유'(I GET A KICK OUT OF YOU), 저스틴 비버와 베니 블랑코의 '론리'(LONELY), 콜드플레이의 '하이어 파워'(HIGHER POWER), 도자 캣과 SZA의 '키스 미 모어'(KISS ME MORE)와 함께 경쟁을 펼친다.
방탄소년단과 그래미 어워즈의 인연은 201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베스트 R&B 앨범 부문 시상을 맡으며 그래미 어워즈 무대를 처음 밟은 방탄소년단은 이듬해인 2020년 릴 나스 엑스와 함께 합동 공연을 펼쳤다. 이후 2021년 첫 영어 싱글 '다이너마이트'(Dynamite)의 대히트에 힘입어 K팝 최초 수상 후보에 오름과 동시에 단독 퍼포머로 참여해 전 세계 이목을 집중시켰다.
올해 방탄소년단의 수상 기대감은 어느 때보다 높다. 이들은 지난해 5월 발매한 '버터'로 미국 빌보드에서 자체 최고기록을 세웠다.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인 '핫 100'에서 총 10주간 1위를 차지한 것이 대표적이다. 이는 지난해 빌보드 최장 1위 기록이기도 하다. 또 '버터'는 미국 연예 매체 '버라이어티', 음악 잡지 '롤링스톤', 음악 매체 '컨시퀀스 오브 사운드', 영국 음악 잡지 'NME'가 각각 뽑은 '올해 최고의 노래 50', 미국 잡지 '에스콰이어'가 선정한 '올해 최고의 노래'라는 영예도 얻었다.
아울러 방탄소년단은 '퍼미션 투 댄스'(Permission To Dance), 밴드 콜드플레이와의 협업곡 '마이 유니버스'(My Universe)까지 '핫 100' 정상에 올리는 등 발표하는 곡마다 핫샷 데뷔라는 진기록을 세웠다. 성적면에서 다른 경쟁 상대들과 비교했을 때 압도적인 셈이다.
다만 그래미 어워즈의 보수적인 성향을 돌파하는 것이 관건이다. 그래미 어워즈는 유색인종이나 비영어권 아티스트에게 배타적인 태도를 보여왔고, 아이돌 밴드의 음악을 홀대한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지난해 11월 후보 발표 당시에도 빌보드, 포브스 등 유력 매체들이 대히트를 친 '버터'가 본상(제너럴 필드) 중 하나인 '올해의 레코드' 부문 후보에 오를 것이 유력하다고 전망했지만, 이 역시 예상을 비껴갔다. 이에 여러 외신들은 그래미 어워즈의 배타적인 후보 선정을 비판하기도 했다.
'버터'를 둘러싼 부정적 이슈도 있었다. 작곡가 세바스티앙 가르시아가 네덜란드 출신 뮤지션인 루카 드보네어에게 판매한 멜로디를 '버터에' 이중으로 사용해 구설에 오른 바 있다. 법적으로 문제가 없지만, 음악성과 작품성을 중요시하는 그래미 어워즈에서 부정적 영향일 끼칠 수 있는 부분이다.
그럼에도 방탄소년단이 그래미 어워즈에서 수상한다면 빌보드 뮤직 어워즈, 아메리칸 뮤직 어워즈 등 미국 3대 음악 시상식 그랜드 슬램을 달성하게 된다. 그간 방탄소년단은 빌보드 뮤직 어워즈에서 2017년 이후 5년 연속 수상했고, 지난해 아메리칸 뮤직 어워즈에서는 대상 격인 '아티스트 오브 더 이어'를 받으며 K팝 새 역사를 써왔다. 그래미 어워즈는 아시아 가수 최초 미국 3대 시상식 석권을 이루는 마지막 조각이다.
방탄소년단 멤버들도 꾸준히 그래미 어워즈에 대한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멤버 슈가는 지난해 5월 '버터' 발매 기념 기자간담회, 11월 미국 로스앤젤레스 콘서트 기자간담회 등에서 여러 차례 "그래미 상을 받고 싶다는 생각은 여전하다" "아직 못 받은 상이 그래미이기 때문에, 한 번 받아봤으면 좋겠다는 마음"이라고 말한 바 있다.
수상 여부와 별개로 방탄소년단은 이번 그래미에서 또 한 번 단독 퍼포머로 올라 화려한 퍼포먼스로 전 세계 음악팬들의 시선을 사로잡을 전망이다. 최근 멤버 제이홉과 정국이 그래미 어워즈 무대 참석 여부에 관심이 쏠렸지만, 다행히 시상식 전날 완치 판정을 받아 완전체로 무대에 오를 수 있게 됐다. 과연 방탄소년단이 어떤 무대를 선보이고, 어떤 결과를 받아들 지 관심이 모인다.
공미나 기자 mnxoxo@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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