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곡가 겸 가수 돈스파이크가 자신의 마약 혐의를 인정하고 직접 쓴 반성문에 지인들의 탄원서까지 동원했지만, 구속을 피하지 못했다.
서울고등법원 형사3부는 15일 돈스파이크의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향정) 등 혐의 선고기일을 열었다.
이날 재판부는 돈스파이크에 대해 1심 판결을 파기하며 징역 2년의 실형과 함께 80시간 약물중독 프로그램 이수에 처하며 3985만여원의 추징금 등을 선고하고 "도주의 우려가 있다"라며 즉각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앞서 검찰에 따르면 돈스파이크는 지난 2021년 말부터 9회에 걸쳐 4500만원 상당의 필로폰을 매수하고, 14차례 필로폰을 투약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한 돈스파이크는 7회에 걸쳐 다른 사람에게 필로폰과 엑스터시 등을 교부하고, 20g 상당의 필로폰을 소지한 혐의도 있다.
이어진 재판에서 1심은 돈스파이크에게 징역 3년, 집행유예 5년과 보호관찰과 사회봉사, 약물치료 강의, 증제 몰수, 추징금 약 3985만원 등을 명령했다. 1심 당시 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았던 돈스파이크는 집행유예 판결에 따라 석방되며 시선을 모으기도 했다. 하지만 돈스파이크에게 징역 5년을 구형했던 검찰이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하면서 사건이 2심으로 넘겨졌다.
항소심에서 검찰은 "돈스파이크가 2회의 동종 마약 범죄전력이 있음에도 재범했고, 취급한 필로폰 양이 상당하고 범행 횟수도 많다. 또한 자신의 범행을 숨기기 위해 공범에게 마약을 대신 수령하게 하거나 공범의 예금계좌를 이용해 거래하기도 한 점 등을 감안하면, 더 중한 형의 선고가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돈스파이크는 이번 사건 이외에도 2010년 대마초 혐의로 벌금형 500만원을, 2010년 10월 별건의 마약 혐의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각각 선고받은 전력이 있었다.
항소심에서도 돈스파이크는 자신의 혐의를 인정했지만 검찰은 1심에서처럼 징역 5년을 구형하고 실형을 선고받은 공범과 형평성, 돈스파이크가 구속 이후 민사소송 제기를 우려해 부동산 허위 가등기를 하고 저작권을 양도하려 한 점 등을 언급하는 등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검찰은 "범행 이후 태도가 불량하고, 재범 우려가 굉장히 높다"고 지적하며 "피고인이 연예인으로서 대중에게 끼치는 영향이 크고, 준법의식과 모범을 보여줘야 함에도 마약을 매수하고 제공하고 함께 투약하는 범행을 저질렀다. 동종 범죄의 전력이 있고, 향후 재범의 우려가 굉장히 높다. 장기간 사회적 격리로 재범의 의지를 꺾을 필요가 있다"라고 강조했다.
돈스파이크는 항소심 최후변론에서 "사회 모범이 돼야 할 신분을 망각하고 나를 사랑해주는 가족들과 지지해주는 많은 분들에게 큰 고통과 실망을 드렸다"라며 "나의 잘못이고 변명의 여지가 없다. 얼마나 큰 잘못을 했는지 뼈저리게 느끼고 진심으로 반성하고 있다. 중독을 회복하고 두 번 다시 재범하지 않고 사회 모범이 되도록 하겠다. 정말 진심으로 죄송하다"라고 사과했다. 이후 돈스파이크는 지난 12일 재판부에 재차 반성문을 제출하며 거듭 선처를 호소하기도 했다.
하지만 2심을 맡은 서울고등법원 형사3부는 검찰의 손을 들어줬다.
먼저 재판부는 "많은 지인들이 탄원서를 제출했고 직접 반성문을 제출했다. 변호사도 마약중독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고 자료를 제출하는 등 사회적인 유대관계도 잘 형성돼 있다. 또한 피고인이 수사에 협조했고 반성하고 있으며 주변인들도 선처를 호소했다. 대마 관련 전력이 있으나 10년 이전의 일이고 그 기간동안 범죄전력이 없다"라고 유리한 부분에 대해 짚으면서도 "마약류 범죄가 사회 전반에 악영향을 끼치므로 엄벌이 필요하다"라며 "필로폰 양의 금액이 4560만원에 달하고 총 3500개 투약을 할수 있다는 양이라는 점에서 죄질이 좋지 않다. 여러 명을 불러들여 필로폰을 투약했으며 이 범행을 알선하거나 방조한 공범보다 죄질이 더 가볍다고 보기 어렵기에 처벌 형평성도 고려했다"라고 강조했다.
이날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에 참석했던 돈스파이크는 검은색 정장과 흰색 마스크를 쓴 채 피고인 신분으로 자신의 판결선고를 들었고 법정구속 선고를 인지한 이후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은 채 재판부에 인사를 건네고 곧바로 구속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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