래퍼 QM(큐엠)이 시대가 달라져도 변하지 않는 자신만의 가치에 대해 말했다.

QM, 프레디 카소는 최근 서울 마포구의 한 카페에서 스타뉴스와 만나 새 EP '룸 서비스'(Room Service) 발매 기념 인터뷰를 진행했다.

지난 17일 발매된 '룸 서비스'는 두 사람이 지난해 12월 발매한 전작 '엠파이어 스테이트 모텔'(Empire State Motel) 이후 약 6개월 만에 발표한 신보로, 전작과 궤를 같이 한다.

이번 앨범에는 'Door Knock', '오마카세 (Feat. Errday)', 'Steak, Very Rare (Feat. HORIM)', 'Kakao On The Bridge', 'There's No Place Like Home (Feat. HANNAH)', 'Tip In The Jar' 등 총 6곡이 수록됐다.

QM은 '룸 서비스'를 통해 엠넷 힙합 서바이벌 '쇼미더머니11'(이하 '쇼미11')에 출연하며 느낀 점들을 가사로 풀어냈다. 서바이벌 출연에 다소 회의적이었던 그가 고민 끝에 출연을 결심하고, 경연을 이어간 과정에서 겪은 일을 때론 직설적으로 때론 은유·비유적으로 옮긴 것. 아무런 타협 없이 묵묵히 자신이 할 바를 마친 QM의 '룸서비스'다.

◆ 이하 QM과 인터뷰 일문일답.- 자기 자랑이나 부, 여자, 권력 같은 내용의 가사를 잘 적지 않는 것 같다. 이런 맥락에서 컨셔스 래퍼라는 수식어가 있는데 이에 대한 생각은 어떤가?

▶ 돈이나 여자 얘기하는 건 나 말고도 이미 하는 사람이 많으니 굳이 내가 할 이유도 없고 나 자체도 그런 사람이 아니라서 가사로 못 적는 거다. 실제 나는 그렇지 않은데 그걸 가사로 쓴다면 그건 거짓말이니까. 평소 혐오적인 표현이나 욕설을 가사에 잘 안 넣는 편이기도 하다. 리스너들이 카타르시스를 느낄 만한 지점이라고 생각되면 그런 가사를 넣긴하는데, 그런 장치적인 게 아닌 이상 '굳이?'라는 생각이 든다. 컨셔스 수식어는 맞는 말이다. 그런데 그런 래퍼는 돈을 못 번다는 이미지가 있어서 내가 그걸 바꾸는 계기가 되고 싶단 생각은 있다. 그러면 내가 하는 결의 음악을 하는 사람도 좀 더 많아지지 않을까.

- 예전에 꿈이 대통령이라고 하지 않았나. 정치계 진출도 생각했던 때가 있었던 것 같은데 지금도 마찬가지인가?

▶ 지금은 그런 생각이 없어졌다. 세상을 바꾸고 싶어서 진지하게 정치를 하고 싶었는데, 워낙 싫은 사람 만나는 것도 못하고 빈말도 못하는 성격이다. 영원히 음악하다가 음악대통령, 힙통령이 되겠다.(웃음)

- 래퍼를 꿈꾸는 사람들 중 QM을 롤모델로 꼽는 이들도 많더라. 특히 '쇼미11' 이후엔 더 그런 것 같다.

▶ 진심으로 모두가 나를 우러러 봤으면 좋겠다.(웃음) 그래서 더 열심히 할 거다. 일단 나를 롤모델로 생각해 주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 자체가 고무적이다. 더 많은 이들의 롤모델이 될 수 있도록 더 열심히, 잘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 '쇼미11'에 출연한 후 득과 실이 있다면 무엇인가?

▶ '득'만 있고 '실'은 없다. 인지도도 더 높아졌고 수익적인 측면에서도 더 나아졌다. 부모님도 좋아하시니 기분이 좋더라. 출연을 고민하기도 했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나가길 잘한 것 같다. 물론 경연을 할 땐 힘들었다. 심적으로 궁지에 몰려 있었달까. '쇼미11' 끝나고 독감이 심하게 와서 한 달을 아팠다.

- 존경하는 국내 아티스트는 누구인가?

▶ 조용필. 나도 조용필 같은 사람이 되고 싶다. (조용필은) 그 자체로 상징성을 띄는데, 나도 내 분야에서 그분처럼 영원불멸한 상징성을 갖고 싶다는 생각이다. 나이가 들어도 공연을 매진시키고, 수많은 사람들이 음악을 기다리는 사람이 되고 싶다.

- QM에게 힙합은 어떤 의미인지, 힙합이 QM에게 주는 것은 무엇인지 궁금하다.

▶ 힙합이 삶이다. 그래서 그걸 살아가는 거다. 엄청난 의미를 부여하는 건 아니지만 나는 원래 소심하고 말도 잘 못하는 사람이었는데 힙합이 나를 바꿨다. 모든 걸 다 해줬다. 돈도 벌게 해주고 인터뷰도 하게 해주지 않나. 내 얘기를 할 수 있는 것, 그건 오직 힙합 하나뿐이다.

- 요즘 일상에서 가장 큰 흥미를 갖고 있는 건 무엇인가?

▶ 당연히 레트로 게임이다. 요즘 또 레고에 꽂혀서 레고를 하고 있고, 아날로그적인 삶을 살아가는 중이다. 신문을 구독해서 지면으로 뉴스를 접하고, 집 전화도 개통했다. 90년대 전화기인데 벨소리가 너무 커서 깜짝 놀란다.(웃음)

- 올 초를 기점으로 VMC가 크루로 돌아갔다. 프레디 카소와 나즈카레코즈를 설립해 많은 화제를 모았는데, 향후 어떤 행보를 보여줄지 귀띔해준다면?

▶ 'VMC는 뭘 할 것이다'라는 게 없었듯 우리도 우리가 하는 음악을 꾸준히 할 뿐이다. 앞으로 우리 같은 사람이 뭉칠 거고, 우리 같은 누군가가 들어온다면 들어올 수도 있고 아니면 아닌 거다. 우리가 하는 음악이 돈이 된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

- 음악적 지향점과 음악으로 어떤 영향을 주고 싶은지 들려달라.

▶ 거창한 건 없다. 음악은 나를 열심히 남기는 것이기 때문에 영원히 나를 남기다 가고 싶다. 내 앨범을 대대손손 물려줄 수 있게 된다면 좋겠다. 사람 사는 거 다 비슷하고, 비슷한 나이대에 다들 비슷한 일을 겪지 않나. 세대와 시대가 변해도 공감과 위로를 전하고 싶다. 그게 전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