래퍼 QM(큐엠)과 프로듀서 프레디 카소(Fredi Casso)가 다시 한번 합작 앨범으로 돌아왔다. 이번엔 '쇼미11' 이후 이야기를 담은 '룸서비스'다.
QM, 프레디 카소는 최근 서울 마포구의 한 카페에서 스타뉴스와 만나 새 EP '룸 서비스'(Room Service) 발매 기념 인터뷰를 진행했다.
지난 17일 발매된 '룸 서비스'는 두 사람이 지난해 12월 발매한 전작 '엠파이어 스테이트 모텔'(Empire State Motel) 이후 약 6개월 만에 발표한 신보로, 'Door Knock', '오마카세 (Feat. Errday)', 'Steak, Very Rare (Feat. HORIM)', 'Kakao On The Bridge', 'There's No Place Like Home (Feat. HANNAH)', 'Tip In The Jar' 등 총 6곡이 수록됐다.
전작과 마찬가지로 프레디 카소가 전곡 프로듀싱을 맡았으며, QM이 지난해 엠넷 힙합 서바이벌 프로그램 '쇼미더머니11'(이하 '쇼미11')에 출연해 느낀 소회와 감정의 단상들을 서사적 구성으로 담아내 리스너들의 몰입도를 높였다.
이들의 새 앨범은 힙합 팬들 사이에서 초미의 관심사였다. 래퍼 딥플로우가 이끄는 힙합 레이블 VMC 소속이었던 두 사람은 VMC가 크루로 돌아간 후 직접 나즈카레코즈를 설립, 새로운 챕터를 예고해 화제를 모았다. 또한, 2017년 프레디 카소가 전곡 프로듀싱한 QM의 정규 1집 '워즈'(WAS)를 시작으로 2020년 QM의 정규 3집 '돈숨' 등에 이르기까지 힙합 팬들 사이에서 '믿고 듣는' 래퍼와 프로듀서 조합으로 불리는 두 사람인 만큼 이번 '룸 서비스'에 대한 관심은 그 어느 때보다 뜨겁다.
남들이 쓰는 뻔한 가사가 아닌 보통의 삶에서 목격한 굴곡을 랩으로 옮겨 적는 QM. 그리고 붐뱁 사운드부터 엑스페리멘탈 힙합, 네오 붐뱁 등을 모두 아우르는 폭 넓은 스펙트럼을 기반으로 한국 힙합 어워즈 2023(KHA 2023) 올해의 프로듀서 후보에 오른 실력파 프로듀서 프레디 카소. 이들이 '룸 서비스'로 그려낸 세상은 어떤 모습일까.
◆ 이하 QM, 프레디 카소와 인터뷰 일문일답. - 이번에 발표한 '룸 서비스'는 지난해 12월 발매한 '엠파이어 스테이트 모텔'에 이어 두 사람이 반 년 만에 합작으로 발표하는 연작이다. 이 기획은 무엇에서 비롯된 건지 궁금하다.
▶QM=VMC가 크루로 돌아가기 전 앨범을 하나 내자는 생각도 있었고, 솔직한 말로는 스트레스를 푸는 앨범을 만들고 싶었던 것 같다. 그래서 가사를 쓸 때도 생각을 좀 덜어내고 엔터테인적으로 접근하려고 했는데 결국엔 또 작가병이 도져서 작가주의가 들어가게 됐다. 결국 '엠파이어 스테이트 모텔'은 푼돈을 쓰는 이야기를 하는 앨범이다. 모텔은 호텔과 달리 초라한 공간으로 묘사되지 않나. 아주 작은 성공에 대한 앨범이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
- 그렇다면 반 년 만에 '룸 서비스'를 발매하게 된 배경은 무엇인가?
▶QM=나에게 앨범은 삶은 기록이다. 그래서 지난해 '쇼미11'에 출연하며 겪은 일, 느낀 점을 한 번은 남겨야겠더라. 앞서 말했듯 그곳 역시 대단한 줄 알고 갔지만 아무것도 아니라는 느낌을 받았기 때문에 '룸 서비스'가 '엠파이어 스테이트 모텔'에 이어 별책처럼 나오게 된 거다.
- 이번 앨범을 관통하는 테마 혹은 이야기는 무엇이라고 정하고 시작했는지 궁금하다.
▶QM='엠파이어 스테이트 모텔'이 허무함이라면 '룸 서비스'는 희망차게 끝난다. 내 다음 앨범이 될 정규 4집에 대한 예고편 같은 거라고 생각하면 된다. '룸 서비스'를 들으면 '아, QM이 다음엔 돈 쓰는 얘길 하겠구나'라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들지 않을까 싶다.
- 합작 앨범이라 소통이 중요할 것 같은데 만약 이견이 생기면 조율은 어떻게 하는 편인가?
▶QM=크게 이견이 있었던 적이 없다. 만약 작업하면서 이견이 생기면 그걸 하지 않았던 적은 있다.
▶프레디 카소=둘이 한 곡을 만들면서 의견이 갈린 적이 없는 것 같다. 이견이 생기더라도 조율 가능한 것들 정도랄까.
- 각 트랙에 대한 이야길 해보고 싶다. '엠파이어 스테이트 모텔'에 이어 '룸 서비스'에서도 1번 트랙인 'Door Knock'에 영화 대사가 들어간다. 그 또한 앨범의 주제와 맞닿은 설정이라고 보면 되는 건가?
▶QM='엠파이어 스테이트 모텔'에서 체크아웃을 했는데 '룸 서비스'에서 다시 체크인을 한다는 설정이라고 이해하면 된다.
▶프레디 카소=마침 그 설정과 딱 들어맞는 영화 대사가 있었다. 어떤 영화의 어떤 장면인지는 퀴즈로 남겨두겠다.(웃음)
- 2번 트랙 '오마카세'에서 '바라만 보던 짓거릴 해버리다니 / 믿기질 않았지만 사실 나도 궁금하거든 / 꿈도 꿨어 엄마는
나가지 말라 나를 말렸지만 / 사실 알지 확신이 없던 거야 우리 엄마도'라는 가사가 눈에 띈다. '쇼미'에 대한 거부감이 있었지만 결국엔 자신도 출연을 결정하게 된 속내에 대한 이야기처럼 보인다.
▶QM=아무래도 '쇼미11'에 출연을 할지 말지 고민을 많이 했다. 돈이 엄청나게 필요해서 나간 게 아니라 스스로를 증명하고 싶어서 나간 건데, 주변에선 만류를 많이 했다. 부모님도 마찬가지였는데 이런 저런 말씀을 해주셨지만 그 안에는 '아들이 출연했다가 떨어져서 상처 받으면 어쩌나'라는 걱정이 깔려 있는 것 같았다. 부모님과의 그런 대화를 좀 더 비극적으로 그려본 가사다.
- 3번 트랙 'Steak, Very Rare'에서도 직설적인 가사가 눈에 띄더라.
▶QM=제목처럼 겉만 익고 피가 뚝뚝 떨어지는 느낌으로 날 것의 이야기를 적었다. '쇼미11' 경연을 하며 느낀 걸 적은 건데 벌스2는 거기에 참가한 래퍼들의 이야기다. 거기 나온 사람들 대부분이 다 사과를 했는데 나는 떳떳하니까 사과를 안 했다. 그런데 그들이 그들답지 못한 모습을 직접 보고 나니 그동안 내가 신념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했던 게 의미 없는 것처럼 느껴지더라. 물론 그럼에도 나는 나답게 계속 해나가겠다는 이야기를 적었다.
- 'Steak, Very Rare'는 그루브하고 팝적인 느낌을 받았다. 피처링에 참여한 호림의 보컬도 아주 잘 어울렸던 것 같다.
▶프레디 카소=맞다. 흑인 소울풍의 곡이라 바로 호림을 떠올렸다. 무엇보다 이 곡을 통해 QM이 하는 이야기와 잘 어울리는 분위기라고 생각한다. '엠파이어 스테이트 모텔'에선 볼 수 없었던 칠(Chill)한 느낌이다.
- '엠파이어 스테이트 모텔'은 사운드를 들으면 느와르가 딱 떠올랐다면 이번엔 조금 더 부드러운 느낌도 있는 것 같다.
▶프레디 카소=이번 앨범도 느와르이긴 한데 굳이 따지자면 좀 얌전한 느와르랄까. QM과 음악적인 톤을 소울풍에 맞추자는 대화를 나눴기 때문에 비트도 그런 톤에 다 맞췄다. 그래서 따뜻한 질감, 소울풀한 느낌도 받을 수 있을 거다.
- 5번 트랙 'There's No Place Like Home' 역시 아주 직설적으로 돈에 대한 얘길하고 있다. 크게 세 번으로 나뉘는 구성인데 이 곡은 어떻게 시작된 건가?
▶QM=이 곡의 1절, 2절, 3절 다 그렇다. 타인의 집에서 '이 정도를 하려면 얼마나 벌어야 하지?'라는 물음을 던졌을 때 '너도 음악으로 돈 벌 수 있어'라는 답변을 들었다. 1절은 더콰이엇 형의 집에 갔을 때, 2절은 딥플로우 형의 집에 갔을 때의 이야기다. (딥플로우의 경우) 나와 비슷한 음악을 하는 사람이 그렇게 큰 집에 살고 있는 거다. 형이 '네가 가장 잘하는 거 해'라고 하더라. 3절에선 이전보다 더 풍족해진 나의 집에 들어가는 이야기다. 흔히 부의 상징으로 여겨지는 롤렉스를 언급했는데, 좀 오그라들긴 하지만 전보다 (경제적으로) 더 여유로워진 걸 보여주고 싶었다. 다음에 나올 내 개인 앨범엔 돈을 쓰는 이야기를 적으려고 한다.
- '돈숨'에서는 돈과 꿈에 대해 이야기를, '엠파이어 스테이트 모텔'에선 돈이 있어도 불안한 감정을, 이번 '룸 서비스'에선 이전보다 더 여유로워졌음에도 여전히 불안한 감정이 느껴졌다.
▶QM='돈숨'의 주제는 꿈이었다. 결국 내가 하고 싶은 걸 하기로 선택한 게 '돈숨', 돈을 벌게 된 걸 그린 것이 '엠파이어 스테이트 모텔', 그리고 '쇼미11' 출연 후의 이야기가 '룸 서비스'다. 다음 앨범을 예고하자면 나는 아직 부자가 된 게 아니기 때문에 불안해 하는 이야기가 나올 것 같다. 완벽한 부를 갖추면 돈에 대해 이야기 하는 게 끝나지 않을까.
- 전작도 그렇고 기승전결의 형식을 차용했다. 두 모두 형식적인 면을 강조한 이유도 궁금하다.
▶프레디 카소=래퍼와 프로듀서의 합작이기도 하고 사실 이런 형식은 힙합이라는 장르에서만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다른 어떤 장르에서도 이렇게 하기 힘들다. 랩이 없는 'Door Knock', 'Kakao On The Bridge', 'Tip In The Jar'을 삽입함으로써 래퍼와 동일한 입장이라는 걸 보여주기도 하고, 이런 식으로 중간중간 들어가는 음악이 한 앨범에서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한다. 느와르 영화를 보면 잔잔하게 깔리는 음악들이 계속해서 이어지는데 그것과 비슷하게 비트의 역할을 한 것이라고 봐주면 될 것 같다.
▶QM=나는 늘 서사가 있는 앨범을 만들기 때문에 서사가 빠질 수 없다. 내가 주도적으로 참여한 앨범엔 무조건 서사가 들어가고, 그게 내 특징인 만큼 그렇게 하지 않으면 랩을 하는 사람으로서 재미가 없다.
- 피처링 라인업에는 Errday, 호림(HORIM), 장한나(HANNAH)가 이름을 올렸는데, 어떤 인연으로 참여하게 된 건가. 특히 장한나는 SBS 'K팝스타' 시즌3 출신이라는 점에서도 흥미롭다.
▶QM=Errday와는 나도 프레디 카소 형도 오랜 친구인데, 생각해 보니 나는 Errday에게 한 번도 피처링을 부탁한 적이 없더라. 마침 곡과 잘 어울릴 것 같아서 부탁했는데 흔쾌히 응해줬다. 사람들이 처음 '오마카세'를 듣곤 Errday인 걸 모르더라. 중학교 동창이기도 한 호림은 원래 '돈숨'에 참여했는데 그게 빠졌던 일화가 있다. 그 아쉬움을 이번에 달랬다. 정말 잘해줬다.
▶프레디 카소=호림이가 소울 음악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서 무조건 잘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역시 너무나 잘해줬다.
▶QM=(장)한나는 친구 소개로 인연이 닿았다. 내 정규 2집 앨범명이 '한나'(HANNAH)인데 그 얘길하면서 바로 친해졌다.(웃음) 힙합팬들에겐 생소할 수 있지만 래퍼들과 컬래버를 많이 하기도 했고, 더 알려져야 할 이름이라고 생각이다.
- 리스너들이 이 앨범을 어떻게 즐겨주길 바라나?
▶QM='엠파이어 스테이트 모텔' 뒤에 붙여서 들으면 더 좋을 거다. 그리고 'QM이 다음엔 이런 얘길하겠구나'라며 유추하는 재미도 느끼길 바란다. 여기에 몇 트랙어 더 추가된 '엠파이어 스테이트 모텔' 디럭스 앨범도 발매될 예정이고, '엠파이어 스테이트 모텔' 콘서트도 열 예정이니 많이 기대해달라.
▶프레디 카소=식상한 얘기지만 영화 한 편 본다고 생각하고 쭉 들었음 좋겠다. 비트도 랩도 음미하면서.
김노을 기자
| sunset@mtstarnews.com
QM, 프레디 카소는 최근 서울 마포구의 한 카페에서 스타뉴스와 만나 새 EP '룸 서비스'(Room Service) 발매 기념 인터뷰를 진행했다.
지난 17일 발매된 '룸 서비스'는 두 사람이 지난해 12월 발매한 전작 '엠파이어 스테이트 모텔'(Empire State Motel) 이후 약 6개월 만에 발표한 신보로, 'Door Knock', '오마카세 (Feat. Errday)', 'Steak, Very Rare (Feat. HORIM)', 'Kakao On The Bridge', 'There's No Place Like Home (Feat. HANNAH)', 'Tip In The Jar' 등 총 6곡이 수록됐다.
전작과 마찬가지로 프레디 카소가 전곡 프로듀싱을 맡았으며, QM이 지난해 엠넷 힙합 서바이벌 프로그램 '쇼미더머니11'(이하 '쇼미11')에 출연해 느낀 소회와 감정의 단상들을 서사적 구성으로 담아내 리스너들의 몰입도를 높였다.
이들의 새 앨범은 힙합 팬들 사이에서 초미의 관심사였다. 래퍼 딥플로우가 이끄는 힙합 레이블 VMC 소속이었던 두 사람은 VMC가 크루로 돌아간 후 직접 나즈카레코즈를 설립, 새로운 챕터를 예고해 화제를 모았다. 또한, 2017년 프레디 카소가 전곡 프로듀싱한 QM의 정규 1집 '워즈'(WAS)를 시작으로 2020년 QM의 정규 3집 '돈숨' 등에 이르기까지 힙합 팬들 사이에서 '믿고 듣는' 래퍼와 프로듀서 조합으로 불리는 두 사람인 만큼 이번 '룸 서비스'에 대한 관심은 그 어느 때보다 뜨겁다.
남들이 쓰는 뻔한 가사가 아닌 보통의 삶에서 목격한 굴곡을 랩으로 옮겨 적는 QM. 그리고 붐뱁 사운드부터 엑스페리멘탈 힙합, 네오 붐뱁 등을 모두 아우르는 폭 넓은 스펙트럼을 기반으로 한국 힙합 어워즈 2023(KHA 2023) 올해의 프로듀서 후보에 오른 실력파 프로듀서 프레디 카소. 이들이 '룸 서비스'로 그려낸 세상은 어떤 모습일까.
◆ 이하 QM, 프레디 카소와 인터뷰 일문일답. - 이번에 발표한 '룸 서비스'는 지난해 12월 발매한 '엠파이어 스테이트 모텔'에 이어 두 사람이 반 년 만에 합작으로 발표하는 연작이다. 이 기획은 무엇에서 비롯된 건지 궁금하다.
▶QM=VMC가 크루로 돌아가기 전 앨범을 하나 내자는 생각도 있었고, 솔직한 말로는 스트레스를 푸는 앨범을 만들고 싶었던 것 같다. 그래서 가사를 쓸 때도 생각을 좀 덜어내고 엔터테인적으로 접근하려고 했는데 결국엔 또 작가병이 도져서 작가주의가 들어가게 됐다. 결국 '엠파이어 스테이트 모텔'은 푼돈을 쓰는 이야기를 하는 앨범이다. 모텔은 호텔과 달리 초라한 공간으로 묘사되지 않나. 아주 작은 성공에 대한 앨범이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
- 그렇다면 반 년 만에 '룸 서비스'를 발매하게 된 배경은 무엇인가?
▶QM=나에게 앨범은 삶은 기록이다. 그래서 지난해 '쇼미11'에 출연하며 겪은 일, 느낀 점을 한 번은 남겨야겠더라. 앞서 말했듯 그곳 역시 대단한 줄 알고 갔지만 아무것도 아니라는 느낌을 받았기 때문에 '룸 서비스'가 '엠파이어 스테이트 모텔'에 이어 별책처럼 나오게 된 거다.
- 이번 앨범을 관통하는 테마 혹은 이야기는 무엇이라고 정하고 시작했는지 궁금하다.
▶QM='엠파이어 스테이트 모텔'이 허무함이라면 '룸 서비스'는 희망차게 끝난다. 내 다음 앨범이 될 정규 4집에 대한 예고편 같은 거라고 생각하면 된다. '룸 서비스'를 들으면 '아, QM이 다음엔 돈 쓰는 얘길 하겠구나'라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들지 않을까 싶다.
- 합작 앨범이라 소통이 중요할 것 같은데 만약 이견이 생기면 조율은 어떻게 하는 편인가?
▶QM=크게 이견이 있었던 적이 없다. 만약 작업하면서 이견이 생기면 그걸 하지 않았던 적은 있다.
▶프레디 카소=둘이 한 곡을 만들면서 의견이 갈린 적이 없는 것 같다. 이견이 생기더라도 조율 가능한 것들 정도랄까.
- 각 트랙에 대한 이야길 해보고 싶다. '엠파이어 스테이트 모텔'에 이어 '룸 서비스'에서도 1번 트랙인 'Door Knock'에 영화 대사가 들어간다. 그 또한 앨범의 주제와 맞닿은 설정이라고 보면 되는 건가?
▶QM='엠파이어 스테이트 모텔'에서 체크아웃을 했는데 '룸 서비스'에서 다시 체크인을 한다는 설정이라고 이해하면 된다.
▶프레디 카소=마침 그 설정과 딱 들어맞는 영화 대사가 있었다. 어떤 영화의 어떤 장면인지는 퀴즈로 남겨두겠다.(웃음)
- 2번 트랙 '오마카세'에서 '바라만 보던 짓거릴 해버리다니 / 믿기질 않았지만 사실 나도 궁금하거든 / 꿈도 꿨어 엄마는
나가지 말라 나를 말렸지만 / 사실 알지 확신이 없던 거야 우리 엄마도'라는 가사가 눈에 띈다. '쇼미'에 대한 거부감이 있었지만 결국엔 자신도 출연을 결정하게 된 속내에 대한 이야기처럼 보인다.
▶QM=아무래도 '쇼미11'에 출연을 할지 말지 고민을 많이 했다. 돈이 엄청나게 필요해서 나간 게 아니라 스스로를 증명하고 싶어서 나간 건데, 주변에선 만류를 많이 했다. 부모님도 마찬가지였는데 이런 저런 말씀을 해주셨지만 그 안에는 '아들이 출연했다가 떨어져서 상처 받으면 어쩌나'라는 걱정이 깔려 있는 것 같았다. 부모님과의 그런 대화를 좀 더 비극적으로 그려본 가사다.
- 3번 트랙 'Steak, Very Rare'에서도 직설적인 가사가 눈에 띄더라.
▶QM=제목처럼 겉만 익고 피가 뚝뚝 떨어지는 느낌으로 날 것의 이야기를 적었다. '쇼미11' 경연을 하며 느낀 걸 적은 건데 벌스2는 거기에 참가한 래퍼들의 이야기다. 거기 나온 사람들 대부분이 다 사과를 했는데 나는 떳떳하니까 사과를 안 했다. 그런데 그들이 그들답지 못한 모습을 직접 보고 나니 그동안 내가 신념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했던 게 의미 없는 것처럼 느껴지더라. 물론 그럼에도 나는 나답게 계속 해나가겠다는 이야기를 적었다.
- 'Steak, Very Rare'는 그루브하고 팝적인 느낌을 받았다. 피처링에 참여한 호림의 보컬도 아주 잘 어울렸던 것 같다.
▶프레디 카소=맞다. 흑인 소울풍의 곡이라 바로 호림을 떠올렸다. 무엇보다 이 곡을 통해 QM이 하는 이야기와 잘 어울리는 분위기라고 생각한다. '엠파이어 스테이트 모텔'에선 볼 수 없었던 칠(Chill)한 느낌이다.
- '엠파이어 스테이트 모텔'은 사운드를 들으면 느와르가 딱 떠올랐다면 이번엔 조금 더 부드러운 느낌도 있는 것 같다.
▶프레디 카소=이번 앨범도 느와르이긴 한데 굳이 따지자면 좀 얌전한 느와르랄까. QM과 음악적인 톤을 소울풍에 맞추자는 대화를 나눴기 때문에 비트도 그런 톤에 다 맞췄다. 그래서 따뜻한 질감, 소울풀한 느낌도 받을 수 있을 거다.
- 5번 트랙 'There's No Place Like Home' 역시 아주 직설적으로 돈에 대한 얘길하고 있다. 크게 세 번으로 나뉘는 구성인데 이 곡은 어떻게 시작된 건가?
▶QM=이 곡의 1절, 2절, 3절 다 그렇다. 타인의 집에서 '이 정도를 하려면 얼마나 벌어야 하지?'라는 물음을 던졌을 때 '너도 음악으로 돈 벌 수 있어'라는 답변을 들었다. 1절은 더콰이엇 형의 집에 갔을 때, 2절은 딥플로우 형의 집에 갔을 때의 이야기다. (딥플로우의 경우) 나와 비슷한 음악을 하는 사람이 그렇게 큰 집에 살고 있는 거다. 형이 '네가 가장 잘하는 거 해'라고 하더라. 3절에선 이전보다 더 풍족해진 나의 집에 들어가는 이야기다. 흔히 부의 상징으로 여겨지는 롤렉스를 언급했는데, 좀 오그라들긴 하지만 전보다 (경제적으로) 더 여유로워진 걸 보여주고 싶었다. 다음에 나올 내 개인 앨범엔 돈을 쓰는 이야기를 적으려고 한다.
- '돈숨'에서는 돈과 꿈에 대해 이야기를, '엠파이어 스테이트 모텔'에선 돈이 있어도 불안한 감정을, 이번 '룸 서비스'에선 이전보다 더 여유로워졌음에도 여전히 불안한 감정이 느껴졌다.
▶QM='돈숨'의 주제는 꿈이었다. 결국 내가 하고 싶은 걸 하기로 선택한 게 '돈숨', 돈을 벌게 된 걸 그린 것이 '엠파이어 스테이트 모텔', 그리고 '쇼미11' 출연 후의 이야기가 '룸 서비스'다. 다음 앨범을 예고하자면 나는 아직 부자가 된 게 아니기 때문에 불안해 하는 이야기가 나올 것 같다. 완벽한 부를 갖추면 돈에 대해 이야기 하는 게 끝나지 않을까.
- 전작도 그렇고 기승전결의 형식을 차용했다. 두 모두 형식적인 면을 강조한 이유도 궁금하다.
▶프레디 카소=래퍼와 프로듀서의 합작이기도 하고 사실 이런 형식은 힙합이라는 장르에서만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다른 어떤 장르에서도 이렇게 하기 힘들다. 랩이 없는 'Door Knock', 'Kakao On The Bridge', 'Tip In The Jar'을 삽입함으로써 래퍼와 동일한 입장이라는 걸 보여주기도 하고, 이런 식으로 중간중간 들어가는 음악이 한 앨범에서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한다. 느와르 영화를 보면 잔잔하게 깔리는 음악들이 계속해서 이어지는데 그것과 비슷하게 비트의 역할을 한 것이라고 봐주면 될 것 같다.
▶QM=나는 늘 서사가 있는 앨범을 만들기 때문에 서사가 빠질 수 없다. 내가 주도적으로 참여한 앨범엔 무조건 서사가 들어가고, 그게 내 특징인 만큼 그렇게 하지 않으면 랩을 하는 사람으로서 재미가 없다.
- 피처링 라인업에는 Errday, 호림(HORIM), 장한나(HANNAH)가 이름을 올렸는데, 어떤 인연으로 참여하게 된 건가. 특히 장한나는 SBS 'K팝스타' 시즌3 출신이라는 점에서도 흥미롭다.
▶QM=Errday와는 나도 프레디 카소 형도 오랜 친구인데, 생각해 보니 나는 Errday에게 한 번도 피처링을 부탁한 적이 없더라. 마침 곡과 잘 어울릴 것 같아서 부탁했는데 흔쾌히 응해줬다. 사람들이 처음 '오마카세'를 듣곤 Errday인 걸 모르더라. 중학교 동창이기도 한 호림은 원래 '돈숨'에 참여했는데 그게 빠졌던 일화가 있다. 그 아쉬움을 이번에 달랬다. 정말 잘해줬다.
▶프레디 카소=호림이가 소울 음악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서 무조건 잘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역시 너무나 잘해줬다.
▶QM=(장)한나는 친구 소개로 인연이 닿았다. 내 정규 2집 앨범명이 '한나'(HANNAH)인데 그 얘길하면서 바로 친해졌다.(웃음) 힙합팬들에겐 생소할 수 있지만 래퍼들과 컬래버를 많이 하기도 했고, 더 알려져야 할 이름이라고 생각이다.
- 리스너들이 이 앨범을 어떻게 즐겨주길 바라나?
▶QM='엠파이어 스테이트 모텔' 뒤에 붙여서 들으면 더 좋을 거다. 그리고 'QM이 다음엔 이런 얘길하겠구나'라며 유추하는 재미도 느끼길 바란다. 여기에 몇 트랙어 더 추가된 '엠파이어 스테이트 모텔' 디럭스 앨범도 발매될 예정이고, '엠파이어 스테이트 모텔' 콘서트도 열 예정이니 많이 기대해달라.
▶프레디 카소=식상한 얘기지만 영화 한 편 본다고 생각하고 쭉 들었음 좋겠다. 비트도 랩도 음미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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