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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지컬:100' 조작 논란→안준영PD 복귀..신뢰 잃은 방송국[2023 상반기 예능 결산②]

  • 안윤지 기자
  • 2023-06-18
요즘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유튜브 콘텐츠가 흥행한다고 하지만 여전히 방송국도 큰 힘을 드러내고 있다. 매해 파급력이 큰 드라마, 예능 등 콘텐츠를 공개하며 힘을 얻는 가운데 대중의 신뢰를 잃는 사건이 발생했다. 바로 '조작' 논란이다.

승패가 나뉘는 프로그램은 제작진, 출연진 뿐만 아니라 시청자도 함께 만들어 간다고 볼 수 있다. 보통 이런 프로그램에는 시청자가 표를 행사하는 방식이 존재하고 이는 시청자가 직접 이용료를 지불해 참여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시청자 참여는 제작진도, 시청자도 민감하게 받아들인다. 참여가 없더라도, 첫회부터 함께한 시청자는 출연진 서사에 과몰입하고 응원하게 된다. 그래서 서바이벌 등은 시청자의 신뢰를 근간으로 두고 있다. 하지만 올해 상반기에 벌써 3건의 조작 논란과 관련된 사건이 터지며 방송국이 점점 신뢰를 잃어가고 있다.




◆ "무혐의 받았지만"..'뮤직뱅크' 임영웅 방송 점수 조작 논란



지난해 5월 KBS 2TV '뮤직뱅크'는 K-차트 1위 후보로 임영웅의 '다시 만날 수 있을까'와 르세라핌의 'FEARLESS'를 언급했다. '다시 만날 수 있을까'는 음반 점수는 5885점, 디지털 음원 점수는 1148점이었고, 'FEARLESS'는 음반 점수 1955점, 디지털 음원 점수 544점이었다. 임영웅은 높은 점수를 받았지만 방송 점수 0점으로 결국 1위 트로피를 놓쳤다. 이에 임영웅 팬들은 '다시 만날 수 있을까'의 방송 점수가 0점일 리가 없다며 순위 산정에 의혹을 제기했다.

해당 기간엔 '다시 만날 수 있을까'가 KBS 쿨FM '설레는 밤, 이윤정입니다'(5월 4일), KBS 해피FM '임백천의 백뮤직'(5월 4일), '김혜영과 함께'(5월 7일) 등 KBS 프로그램 내에서 3차례나 선곡됐기 때문이었다. 이에 '뮤직뱅크' 제작진은 "라디오 방송 점수는 KBS Cool FM의 7개 프로그램을 대상으로 집계하고 있다. 해당 7개 방송 이외의 프로그램은 집계 대상이 아니다"라고 재차 해명했다. 하지만 여전히 의혹이 사그라지지 않았으며 해당 논란은 올해 초까지 이어졌다.

방송 직후 국민권익위원회 국민신문고를 통해 임영웅의 '뮤직뱅크' 방송점수 0점 논란 관련 민원이 접수됐고 서울 영등포경찰서가 이를 인지하고 사건을 담당과에 배정했다. 당시 경찰은 범죄행위 성립 여부 등을 판단하기 위한 법령 검토에 들어갔고 고발인 1명과 진정인 1명에 대한 조사도 진행했다. 결과는 무혐의 처분을 받아 기각됐다. KBS는 "방송 점수를 조작한 적이 없다"라며 "경찰 조사에 협조해서 의혹이 없도록 하겠다"라고 확고한 태도를 보였다.




◆ '피지컬:100' 결승 조작 논란, 해명해도 석연치 않은 부분은 여전..



1월 공개된 '피지컬:100'은 넷플릭스 글로벌 순위에서도 상위권을 보이는 등 전 세계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이런 인기를 식힌 건 바로 우승자 조작 논란이었다. 이는 당시 우진용과 결승전에 올랐던 정해민의 인터뷰에서 비롯됐다. 그는 결승전이 조작됐다는 의혹을 제기했고 당시 제작진은 "'피지컬: 100'은 결승전을 포함한 모든 퀘스트에서 1) 참가자들의 건강 체크 2) 오디오, 메모리, 배터리 이슈 체크 3) 참가자의 의견 청취 외의 이유로 경기를 중단시킨 적은 없었다"라며 "돌발 상황으로 인해 부득이 중단된 경우에도 당시 상황을 그대로 유지하여 관계된 모든 참가자가 동의하는 방식으로 게임을 재개했다"라고 해명했다.

그런데도 결승전에 대한 의혹은 커졌고 결국 제작진은 결승전 원본을 공개하는 초강수를 뒀다. 앞서 언급했던 것과 같이, 결승전 원본에선 알 수 없는 잡음과 기계 장치 소음이 반복했고 결국 귀를 찌를 정도로 커졌다. 이때 잘못됐음을 느꼈던 제작진은 촬영 불가로 판단해 잠시 촬영을 중단했다. 이후 두 번째 경기는 제작진이 먼저 재경기를 제안했다. 장호기 PD는 "경기 재개 직후 26초만인 18시 56분 10초경 우진용 출연자 줄 타래 줄이 외부로 흘러나오면서 줄과 줄이 꼬이는 돌발 상황이 발생했다"라며 "제작진은 상황을 인지했고 우진용 출연자의 줄 타래가 완전히 멈춰버렸다"라고 설명했다. 재경기를 해야한다고 압박했다는 주장엔 "그들에게 며칠간 휴식 후 다시 하는 방식 등 의견을 드렸다. 두 출연자는 상호 협의해 처음으로 감더라도 당일 재개에 합의했다"라고 밝혔다.

또한 장 PD는 "결과를 번복하는 여러 차례 의혹을 제안, 사실이 아니다. 또한 특정 출연자를 우승자로 만들기 위해, 극적 승부를 만들기 위한다는 말도 명백한 허위다. 위와 같은 논란과 의혹이 지속된 건 제작진이 철저하게 녹화를 준비하지 못한 책임이다"이라고 사과했다.

제작진이 직접 나서서 해명했지만 이후 정해민의 폭로로 다시 시끄러워진 상황이었다. 현재 '피지컬:100'은 시즌2 제작을 알렸다. 서바이벌 프로그램의 특성상, 조작 논란과 관련된 잡음이 생기면 프로그램의 인기는 추락한다. 과연 '피지컬:100' 시즌2는 어떨지 주목할 만하다.




◆ 대중 기만한 '프로듀스101' 시리즈, 안준영 PD의 복귀



서바이벌 프로그램 유행의 시초라고 할 수 있는 엠넷 '프로듀스 101' 시리즈가 오랜 시간에 걸쳐 조작됐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당시 연출을 맡았던 안준영 PD는 김용범 CP와 함께 '프로듀스 101' 시즌 1~4 데뷔 멤버를 임의로 정해 순위를 조작, 시청자를 '국민 프로듀서'라고 칭해 문자 투표 요금을 받고 부당 이익을 취하고 특정 연습생에게 이익을 준 혐의를 받았다. 법원은 안 PD에게 징역 2년, 김 CP에게 징역 1년 8개월을 각각 선고했다. 재판부는 "이번 범행으로 방송 프로그램의 공정성이 현저하게 훼손됐고 프로그램에 출연한 연습생들과 시청자들을 농락하는 결과가 생겼다"고 전했다.

만기 출소한 김 CP와 안 PD는 나란히 CJ ENM에 재입사했다. 먼저 김 CP는 2021년 7월 출소 이후 이듬해 2월 인사위원회로부터 중징계 처분을 받은 뒤 업무에 복귀했다. 당시 김 CP는 "회사와 사회에 끼친 피해를 만회할 기회를 달라"고 CJ ENM에 요청했고, CJ ENM이 이를 수용했다. 김 CP는 글로벌 프로젝트 관련 업무를 맡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안 PD 역시 CJ ENM을 퇴사했다가 올해 4월 재입사했다. 안 PD는 '프로듀스 101' 시리즈를 메인 연출했던 사람으로서, 시청자들의 반대가 심했다.

특히 '프로듀스 101' 진상규명위원회 연합(이하 프듀 진상위)은 "조작의 중심에 있던 PD를 재입사시키는 것이 CJ ENM과 Mnet이 추구하는 '공정의 가치'인지 의문스럽다"라며 "피고인들은 연습생들의 꿈을 짓밟고 이용했으며, 허상을 제시하여 국민 프로듀서들을 투표라는 것으로 기망했다. 또한, 팬덤의 기반으로 삼으려는 그 노골적이고 가증스러운 의도를 일말의 포장도 없이 투명하게 드러내, 대한민국 대중문화의 역사에 진한 오점을 남겼다는 사실이 대법원 판결로서 증명됐다"라고 입장을 발표했다.

이후 CJ ENM 측은 4월 "안 PD 채용 결정은 변명의 여지가 없는 잘못된 판단이었다. 과거의 잘못을 만회할 기회를 주고자 했던 결정은 사회의 공정에 대한 눈높이에 부합하지 못했다"라고 사과했다. 당시 재퇴사가 논의되는 상황이라고 알려졌지만 아직까지 특이점은 밝혀진 바 없다. 과연 안 PD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 주목된다.
안윤지 기자 | zizirong@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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