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상반기부터 예능인들의 세대 교체가 더 적극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콘텐츠 시장 자체가 커지면서 기성 예능인 외에도 젊은 예능인을 발굴하려는 시도가 많아지고 있는 것. 이미 몇 해 전부터 슬금슬금 끼를 발산해왔던 이도 있고, 전문 코미디언이나 예능인이 아님에도 순식간에 활약을 치고 올라온 이도 있는데 어쨌든 뉴페이스의 등장이 반갑다.
◆ 주우재·코드 쿤스트·미미·재재...타율 좋았던 '변종 예능인'
올해 다른 분야에서 활동하다가 예능에 등판한 '변종 연예인'들의 활약이 여럿 눈에 띈다. 그 대표주자는 주우재. 주우재는 특유의 건조한 말투와 기력 없는 동작 가운데 반전의 똘기를 마구 발산하면서 트렌드를 캐치한 예능감을 보여줬고, 올해 KBS 2TV '홍김동전', 티빙 '만찢남', MBC '안하던 짓을 하고 그래', 유튜브 '빰빰소셜클럽', '씬캐처' 등 예능 활동을 적극적으로 했다.
주우재는 SBS '런닝맨'에 게스트로 출연하며 유재석의 '웃음 픽'을 당한 바 있다. 그는 모델과 배우로 먼저 활동하다가 2020년 KBS Joy '연애의 참견'에 고정 출연하며 '프로 연애 상담러'로 변신, '러브캐처 인 발리', '마녀사냥 2023' 등 연애 프로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주우재는 특히 자신의 유튜브 채널 '오늘의 주우재'에서 브이로그, 패션, 초대석, 노맛 먹방 등의 콘텐츠를 선보이며 92만 명 이상의 구독자 수를 모아 '유튜브계 아이돌'로서도 자리를 잡았다.
가수 코드 쿤스트의 예능계 활약도 크다. 그가 '무지개 회원'으로 합류한 이후 지난해부터 MBC '나 혼자 산다'는 재전성기를 맞았고, 올해도 안정적으로 프로그램이 인기를 자리잡는 중이다. 코드 쿤스트는 '나 혼자 산다' 안에서 '소식좌' 캐릭터를 넘어, 나르시스트 전현무를 타박해 웃음을 뽑아내는가 하면 그의 '패션 스승'으로 활약했다. 코드 쿤스트는 '팜유 멤버' 전현무, 박나래, 이장우의 먹성을 예리하게 캐치하기도 하며, 기안84 등 다른 멤버들에게도 촌철살인의 멘트를 날려 웃음과 공감을 자아냈다.
코드 쿤스트는 마르고 기력 없는 텐션으로 주우재와 비슷한 결을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주우재가 '공격 포지션'에서 개그 똘기를 보이는 반면, 코드 쿤스트는 '수비 포지션'에서 상황을 물어뜯을 줄 안다. 이런 모습을 살려 코드 쿤스트는 올해 tvN '내친나똑(내 친구들은 나보다 똑똑하다!)'과 티빙 '마녀사냥 2023'으로 예능 범위를 넓혀나갔다.
아이돌 그룹 중에선 오마이걸 미미가 돋보였다. 미미는 지난해 tvN '뿅뿅 지구오락실'로 이은지, 이영지, 안유진과 고삐풀린 예능감을 보이더니 올해 '뿅뿅 지구오락실2'를 이어가면서 채널A '하트시그널' 시즌4 패널, SBS '관계자 외 출입금지' 멤버로 출연하며 다양한 예능에 도전하고 있다. 미미는 '뿅뿅 지구오락실2' 중 ''당'으로 끝나는 단어 말하기' 퀴즈에서 "민주당→새누리당→공산당" 발언으로 현장을 초토화시키는 등 자신감 있는 오답과 엉뚱하면서 순수하고 귀여운 매력으로 시청자들을 저항 없이 웃겼다.
2015년에 입사하고 K컬처 콘텐츠의 유튜브 채널 '문명특급'을 진행하며 200만 명에 육박하는 구독자를 끌어모았던 재재PD는 올해 SBS를 퇴사, '찐 연반인'(연예인+일반인) 프리랜서가 돼 타 방송사로부터 러브콜을 받았다. SBS 재직 시절에도 티빙 '여고추리반' 등에 출연하며 반 프리 활동을 했던 재재는 지난 5월 말 "'새로운 도전을 한번 해보는 게 좋지 않겠냐'는 판단과 결심이 섰기 때문에 일단 퇴사한다. 일단 쌔린다"라며 입사 9년 차에 퇴사 소식을 알렸다. 재재는 '문명특급' 진행을 그대로 이어가면서 KBS 1TV '예썰의 전당' 출연, MBC FM4U '두시의 데이트 재재입니다' DJ 자리를 꿰찼다. 재재는 타고난 ENFP 하이 텐션, 깔끔한 진행, K팝 통달 능력치를 갖고 있어 MC로서의 자질을 자랑한다.
◆ 박나래·조세호·이용진·홍현희·양세형·양세찬...차세대로 안착한 '전문 예능인'
코미디언 출신의 차세대 전문 예능인들은 콘텐츠 시장이 커지면서 설 자리가 많아졌고, 지상파에서도 자리를 안정적으로 잡아간 모양새다. 동기들 중 먼저 MBC 방송연예대상에서 대상을 탔던 박나래는 올해도 MBC '나 혼자 산다', '구해줘! 홈즈', '미쓰와이프', tvN '놀라운 토요일', '줄 서는 식당', 채널A '오은영의 금쪽 상담소', KBS 2TV '걸어서 환장 속으로', JTBC '세계 다크투어', '웃는 사장' 등 몸이 열 개라도 모자른 빡빡한 스케줄을 소화했다. 이 중 절반인 '나 혼자 산다', '구해줘! 홈즈', '놀라운 토요일', '금쪽 상담소'는 마니아를 모으고 장수 프로를 자랑 중이다.
박나래는 데뷔 18년 차임에도 '놀라운 토요일'에서 망가짐을 불사한 코믹 분장을 주저 없이 선보이는가 하면, '나 혼자 산다'에서 전현무와 티키타카, 분위기 정리를 순발력 있게 하고 '금쪽 상담소'에선 의뢰인의 사연에 함께 눈물 흘리고 공감하는 다방면의 재능을 보여주고 있다.
'유라인' 조세호는 올해도 유재석과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을 꾸준히 이어간 한편, KBS 2TV '홍김동전'으로 또 하나의 대표작을 내놓았다. '홍김동전'은 지난해 방송 시작 당시만 해도 큰 관심을 못 받았다가 올해부터 멤버 홍진경, 김숙, 조세호, 주우재, 장우영이 뭘 해도 터지는 '무한도전'의 혼성 멤버 버전을 보여줘 입소문을 타고 마니아를 만들었다. 이밖에 조세호는 '내친나똑', MBC '안하던 짓을 하고 그래'에 출연했다.
조세호는 '놀면 뭐하니?', 유튜브 '핑계고'에 반고정으로 등장하며 유재석과 지속적인 케미를 자랑했고, 온라인에선 '바퀴 달린 입'으로 평균 수백만 뷰의 좋은 성적을 거뒀다. 조세호는 방송 23년 동안 '양배추', '타짱' 말 가면, '프로불참러' 외에 사실 이렇다할 캐릭터가 없었지만, 올해 '대반상고'(대단히 반갑습니다. 상당히 고맙습니다)란 행사톤 인사말을 대중에 각인시켰고 '무시당할수록, 억울할수록 웃긴 개그맨'으로 캐릭터가 잡혔다.
차세대 MC 중엔 이용진이 안정적으로 보였다. 작년부터 부쩍 스케줄이 많아진 이용진은 올해 KBS 2TV '배틀트립2', MBC '일타강사', '훅 까놓고 말해서', '안하던 짓을 하고 그래', SBS '순정파이터', '수학 없는 수학여행', 채널A '결혼 말고 동거'까지 동기들 중 압도적으로 많은 프로에 몸을 담았다. 이용진은 스스로가 나서서 '플레이어'가 되기보다는 전반적인 상황을 지켜보고 편안하게 분위기를 정리하는 데에 능해 MC로서의 자질이 더 잘 느껴졌다. 유튜브 '바퀴 달린 입'이 시즌제로 흥한 이유는 이용진이 조세호를 들었다 놨다 조련함과 동시에 조세호가 당황한 그림이 웃음을 만들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홍현희는 회사생활에 결혼과 육아까지 경험한 자로서 예능 선택 폭이 넓어졌다. 올해만 MBC '전지적 참견 시점', 채널A '요즘 육아 금쪽같은 내 새끼', '요즘 남자 라이프 - 신랑수업', tvN '프리한 닥터', '댄스가수 유랑단', 채널S, MBN '오피스 빌런', ENA '효자촌2', tvN STORY '(근황TV) 살아있네! 살아있어'로 많은 프로에 출연하면서 '공감의 아이콘'으로 활약했다. 다만 요즘엔 '안정적인 서포터'에서 머무는 느낌도 없지 않아 과거 공격적인 퍼포머로서의 모습이 그리울 때도 있다.
양세형, 양세찬 형제도 사이 좋게 예능판을 접수했다. 양세형은 MBC '전지적 참견 시점', '구해줘 홈즈', SBS '집사부일체2', '관계자 외 출입금지', KBS 2TV '이별도 리콜이 되나요?'에 출연하며 깐족거리는 플레이어, 똑부러지는 MC의 '수륙양용형'임을 입증했고, 양세찬은 JTBC '톡파원 25시', SBS '수학 없는 수학여행', '편먹고 공처리5', ENA '명동사랑방'을 통해 양세찬과 또 다른 차분한 진행 특화력을 보였다.
<저작권자 © ‘리얼타임 연예스포츠 속보,스타의 모든 것’ 스타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 ‘리얼타임 연예스포츠 속보,스타의 모든 것’ 스타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