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촬영 및 유포 혐의로 1심 재판을 받았을 때와는 미묘하게도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는 태도가 달라보였다. 하지만 뭔가 때는 늦은 듯했다.
서울서부지방법원 형사항소1부는 지난 3일 래퍼 뱃사공의 성폭력범죄처벌등에관한특례법 위반(카메라 등을 이용한 촬영·반포) 혐의에 대한 항소심 2번째 공판기일을 열었다. 재판에서는 뱃사공과 뱃사공의 전 소속사 동료가 증인으로 출석했고, 피해자 A씨와 남편 던밀스도 방청했다.
뱃사공은 지난 2018년 교제 중이던 피해자 A씨의 신체를 몰래 촬영하고, 그 사진을 단톡방에 퍼트린 혐의로 기소됐다. 이후 서울서부지방법원 형사6단독은 지난 4월 12일 열린 1심 재판에서 뱃사공에게 징역 1년을 선고하고 40시간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 아동청소년 기관 등과 장애인 복지 시설에 각 3년 간 취업 제한 등을 명령했다. 검찰은 결심공판 당시 뱃사공을 향해 징역 1년 6개월을 구형하고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취업제한 3년, 신상정보 공개·고지 명령 2년을 재판부에 요청한 바 있다.
하지만 뱃사공은 선고 당일 법무법인 지혁을 통해 항소를 제기했으며, 검찰 측도 양형 부당을 이유로 항소장을 제출했다.
안 그래도 여론의 공분이 가시지 않은 시점에서 항소 카드를 꺼내든 뱃사공을 향한 시선은 더욱 싸늘해져갔다. 1심 첫 공판 직후 피해자 A씨의 남편인 던밀스가 뱃사공을 향해 분노하자 뱃사공이 "사과했잖아"라고 성의 없는 듯한 모습으로 답한 장면은 던밀스는 물론 A씨를 더욱 화나게 했었다.
그랬던 뱃사공의 2심에서의 모습은 그 당시와는 사뭇 달라보였다.
뱃사공 측은 항소 이유에 대해 "원심에서 양형을 정할 때 사실관계에 있어 피해자 증언에 근거해 판결했다"며 "구체적인 사실관계가 다른 점이 있어서 양형 부당으로 항소했다. 공소 사실 자체는 인정한다"라고 밝혔다. 이어진 결심공판에서는 "결코 이번 항소가 혐의를 부인한다는 취지가 아니다. 형량에 대해 다시 한번 봐달라는 의미일 뿐"이라고 더욱 구체적으로 강조했다.
이후 증인 신문에서도, 최후 진술에서도 뱃사공은 "피해자에 죄송하다"라고 재차 언급하는 모습을 보였다.
뱃사공은 자신이 촬영했던 사진에 대해 "반려견과 여행을 가려고 예약했고 피해자와 DM으로 연락하다가 즉흥적으로 함께 갔다. 술을 먹다가 피해자가 먼저 잠에 들었고 앨범이 나온 상태에서 인스타 라이브를 켜고 여행에 혼자 온 콘셉트로 진행했는데 피해자가 갑자기 깨더니 '오빠 뭐해?'라는 목소리가 들려서 '당황스럽네' 하면서 라이브를 껐었다. 직후 라이브를 보던 지인이 단톡방에 '들려온 목소리가 누구냐'고 물어봐서 방에서 자고 있던 피해자를 촬영해서 답변으로 사진을 공개했다"라고 해명했다.
여기에 뱃사공은 "피해자의 신상을 알린 적이 없다. 사진을 찍어 올린 사실을 잊고 있었다. 이후 피해자와 헤어졌고 던밀스에게 전화해서 만나도 되냐고 해서 허락했다"라며 "이후 던밀스와 친하게 지냈는데 둘이 결혼한다고 들었는데 나를 피하니까 왜 피하지 하면서 던밀스 회사 사장인 딥플로우에게 상담했던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피해자 저격 글을 보고 'DM 보고 만난 게 자랑'이라는 언급을 나만 했기 때문에 (저격 상대가) 나인 걸 알았고 이후 사과를 하겠다고 했다. 피해자 번호를 몰랐지만 던밀스 번호를 알아서 전화를 했지만 받지 않았고 피해자가 사과를 받기 위해 차단을 풀어놨다고 해서 DM으로 연락을 취했다. 진심으로 던밀스에게 당장 무릎 꿇고 사과를 했다고 했다. 폭로 터지기 1년 반 쯤일 것 같다. 그런데 던밀스가 트라우마가 있을 수 있으니 충분히 말로 전달하겠다, 걱정하지 말라고 했다"라고도 말했다.
뱃사공은 자수를 한 이유에 대해서는 "나로 다른 사람들이 피해가 가는 걸 원치 않았다"라며 자신이 사진을 공개한 단톡방 멤버들을 향한 비난에 대해 언급했다. 이는 뱃사공과 이들이 '정준영 단톡방'으로 비난이 커지는 것이 두려웠음을 뜻해보였다. 이어 뱃사공은 피해자 금전적 보상 거부와 관련, "내가 할수 있는 사과도 받아주지 않았고 유일하게 공탁이 내 마음을 표현할 방법 뿐이었다"라고 답했다.
뱃사공의 변호인도 "여성으로서 몰카 피해에 공감하고 매우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다"라면서까지 뱃사공을 적극 변호했다. "항소를 한 이유는 원심 판결 양형과 관련해서 다시 한번 살펴달라는 취지다. 피고인이 수차례 사과했고 피해자 의사를 존중해서 자수도 했다.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공탁을 할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피해자 인스타그램으로 공론화됐고 자살 피해자가 있다는 비난도 받아야 했다. 그리고 여러 음악 동료들이 정준영 단톡방 멤버나 다름없는 프레임에 씌여져 음악 활동에 위기도 가졌다. 자신의 음악적 행보를 내려놓더라도 다른 동료들에게 피해가 안 가게 하기 위해 자수를 했다. 허위사실은 강경대응 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었지만 피고인은 그렇게 하고 싶지 않다며 내가 벌을 받겠다고 했다. 사실상 연예인으로서 삶을 포기했고 음악 작업은 자신의 정체성을 스스로 가져가겠다는 의미로 작업하겠다는 뜻"이라고 강조했다"라고도 밝혔다.
이와 함께 뱃사공의 향후 자신의 행보에 대한 입장도 짧게 들을 수 있었다. 뱃사공은 "그리고 내가 음악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이번 재판을 통해 유튜브 등의 촬영을 하지 않겠다는 발언을 했고 음악 활동은 언제 될지 모르지만 곡들은 계속 만들었다. 계획하고 만든 건 아니다"라고 답했다.
1심 때와는 뭔가 달라보이는 적극적인 선처 호소가 2심 재판부에게 양형에 유리하게 작용할 지 주목된다. 일찌감치 이 혐의의 심각성을 알았더라면 피해자에게로의 사과도 잘 전달됐을 수도 있겠다. 재판 말미 언급한 음악 활동 계획이 연예계 컴백이 아닌 자신의 정체성을 위한 것이라지만 이미 싸늘해진 여론이 보기엔 와닿지 않아 보인다.
뱃사공에 대한 선고는 오는 8월 10일로 예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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