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인피니트 엘 겸 배우 김명수가 '넘버스' 속 자신이 연기한 장호우도 MBTI 타입이 ISTJ라며 "계획하면서 도파민을 느낀다"고 철저한 '계획형 인간'임을 밝혔다.
김명수는 최근 서울 강남구 논현동 한 카페에서 MBC 금토드라마 '넘버스 : 빌딩숲의 감시자들'(연출 김칠봉, 극본 정안, 오혜석, 이하 '넘버스') 관련 인터뷰를 진행했다.
'넘버스'는 고졸 출신 회계사 장호우(김명수 분)가 거대 회계법인의 부조리에 맞서 가장 회계사답지만 가장 회계사답지 않은 방식으로 정의를 실현해가는 휴먼 오피스 활극.
김명수가 맡은 장호우는 아버지와 같던 해빛건설 장인호(남명렬 분) 사장을 죽인 배후를 밝히기 위해 태일회계법인 딜파트 뉴스텝으로 입사, 태일회계법인 딜파트 시니어 매니저 한승조(최진혁 분)와 함께 그의 아버지인 태일회계법인 부대표 한제균(최민수 분)의 비리를 파헤쳤다.
-군 제대 후 첫 작품 '넘버스'를 마친 소감은?
▶군 전역 후 첫 작품인데 사실 감회가 많이 새롭다. 전작인 '암행어사'를 끝내고 2년 만의 복귀작이다 보니 연기에 대해 생각을 많이 했다. 어떻게 하면 장호우를 잘 표현할까 걱정도 했고 기대도 컸다. 내가 업계에 돌아와서 이 일을 하고 있구나 싶었다. 만감이 교차했다.
-복귀작으로 '넘버스'를 선택한 이유가 있을까.
▶국내 최초로 회계사란 직업을 다룬 게 '넘버스'가 처음이었다. 장호우란 캐릭터가 성장하는 모습도 좋게 다가왔다. 똑똑한 친구가 시청자들에게 카타르시스를 주는 모습도 크게 다가왔다. 인물들 간의 사건도 흥미로웠다.
-군대를 다녀온 후 파이팅이 더 넘치게 된 것 같다.
▶원래 성향은 되게 소극적이고 내성적인데 사회생활을 하다 보니 대외적인 성격이 생겼다. 스스로 자신감 없어 보이는 모습이 싫더라. 내가 가진 생각을 표출하는 자리에서는 이런 성격이 맞는 것 같다.
-군대를 다녀온 이후에 성격이 바뀐 것 같나.
▶그건 아닌 것 같다. 데뷔 후에 차차 이런 성격으로 자리 잡힌 것 같다. 팀 활동과 달리 나 혼자 짊어지고 얘기를 해야 하다 보니 이런 성격으로 고착화된 것 같다.
-'넘버스' 속 회계사 용어들이 연기하기에 어렵지 않았나.
▶많이 어려웠다. 감독님과 배우들이 여의도에 있는 회사에 가서 참관도 하고 회계용어도 찾아봤다. 청산가치 이런 것들을 많이 공부했다. 배우를 하면서 똑똑해지는 것 같다.
-연기 톤 잡는 과정에서도 이번 작품을 통해 달라진 게 있는지.
▶장호우 캐릭터가 되게 입체적이다. 과거 서사부터 나오면서 회계법인에 입사한 후의 이야기를 다룬다. 성장과정, 장사장의 죽음, 청산 결정 등에서 불안함을 보여주려고 했다. 다른 드라마와 달리 플래시백 된 장면이 많았다. 장호우란 캐릭터를 잡는 데에 시간이 많이 걸린 것 같다.
-장호우와 김명수의 닮은 점이 있다면?
▶호우가 회계법인에 입사해서 한제균에 대해 어떻게 복수할지 설계하는데 성향 자체가 비슷한 것 같다.
-설계하는 데서 닮았다고 했는데, MBTI가 J냐.
▶그렇다. 호우도 ISTJ라 하더라. MBTI 성향이 비슷하다. 나는 사실 MBTI를 믿지 않았는데 최근 들어서 절실하게 실감하고 있다. 요즘 MBTI 얘기를 내가 제일 많이 하고 다닌다.(웃음) '넘버스' 홍보 영상 촬영을 하면서도 MBTI를 얘기하게 됐고 인피니트 활동을 준비하면서도 MBTI 얘기를 하게 됐다. 나와 다들 성향적으로 다른 부분이 있구나를 느꼈다.
-연기하면서 장호우에게 공감한 부분이 있다면?
▶1화부터 가까운 장사장이 죽는 걸 보고 '내가 이런 상황이 됐다면?'을 생각했다. 내가 그 캐릭터화 하면서 연기하다 보니 공감이 됐다. 상황에 대해서 배우들과 얘기를 많이 했다.
-'넘버스' 중 기억나는 장면은 무엇이 있는지.
▶호우가 비상하는 장면이 여럿 있는데, 3화에서 호우가 서류를 두 개 준비하는 장면이 있었다. 그런 똑똑한 부분도 있고 어르신들의 일을 도와주기도 하는데 호우가 도파민을 느끼는 장면이 많았다.
-호우는 시청자들에게 도파민을 선사하는 캐릭터였다. 실제 김명수는 도파민을 어느 정도 추구하는 편인가. 요즘 '도파민 중독자'란 유행어도 있지 않나.
▶큰 거에서 오는 행복이 중요하겠다.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소확행'을 아직까지 누리는 것 같다. 내가 계획형이다 보니까 계획하는 데서 오는 도파민이 있는 것 같다.
-'넘버스'와 동일 혹은 동시간대에 SBS '악귀', JTBC '킹더랜드', tvN '이번 생도 잘 부탁해', TV조선 '아씨두리안'이 방송돼 경쟁작이 많았다. 어떤 작품이 제일 두렵거나 견제됐나.
▶두려웠던 경쟁작은 없었다. 복귀작에서 나를 어떻게 보여줘야할까 생각했다. 모든 작품의 성적이 다 잘 나올 수는 없겠다. 감독님, 배우분들도 우리 모두가 국내 최초로 회계사란 장르를 도전하니 이걸 잘 만들면 후회가 없겠다 생각했다.
-이번 작품을 통해 얻은 반응 중 기억에 남는 것은?
▶호우가 뭘 했을 때 '이래야 장호우지', '역시 장호우구만'이라는 반응이 나오는 게 좋았다. 공감을 많이 해주신 거겠다.
-장호우로서 어떤 부분을 보여주고 싶었나.
▶복귀 후 연기적으로 성장한 걸 보여주고 싶었다. 내가 장르물을 잘 안 해봤다. 사극, 판타지, 로맨스를 해서 전문직을 제대로 안 해봤는데 '김명수가 전문직도 잘 하는구나', '넓은 스펙트럼을 가진 배우구나'라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 내가 욕심이 많아서 다 도전해보고 싶다.
-인피니트 멤버 이성열이 심형우 역을 맡아 '넘버스'에 같이 출연했다.
▶심리적인 안정감이 있었다. 그 친구는 최민수 선생님과 많이 부딪혔고 나와 많이는 안 부딪혔다. 그래서 대기실에서 마주치면 일상적인 얘길 많이 했다.
-최민수와 연기하며 압도되는 느낌을 받았는지.
▶압도되는 분위기가 있다. 선배님이 너무 잘 어울리는 캐릭터였고 회계법인 중 부대표 역이었다. 영어로도 '오케이'라고 하면서 분위기 메이커셨다. 선배님에 대해 많은 얘길 들어와서 리딩 전에 긴장했는데 선배님이 편하게 대해주셨다. 선배님이 나를 많이 귀여워해주셔서 감사하게 생각한다. 민수 쌤이 조언을 많이 해주셨고 의견을 많이 나눠서 좋았다. 민수 쌤이란 대선배님을 만나는 경우가 흔치 않지 않냐. 이번 작품에선 유독 선배님들이 많았고 많이 배웠는데 연기 신에 대해서 조언을 많이 해주셨다. '이때는 호우가 이걸 하면 좋지 않을까'라고 말해주셨다. 모든 부분에 대해서 민수 쌤이 신경을 많이 써주셨다.
-'넘버스' 제작발표회 포토타임 때 최민수가 돌연 엎드린 포즈를 취해서 화제의 컷이 탄생했다. 그때 당황하지 않았나.
▶예전에 그러신 적이 있는 걸 보고서 이미 사전에 생각하고 있었다. 눈 앞에서 목격하니 당황스러웠지만 곧바로 바로잡았다.(웃음)
-최진혁과 연기 호흡은 어땠나.
▶댕댕미가 느껴지는 형이다. 처음엔 '차도남' 이미지이고 목소리도 엄청 저음이어서 형이랑 친해질 수 있을까 싶었는데 진혁 형도 민수 쌤과 같이 하다보니 포용력이 크다. 민수 쌤이 없을 땐 진혁 형이 같이 신을 많이 만들었다. 좋은 형이라 생각한다.
-'넘버스'가 김명수에게는 무엇을 남겼다고 생각하나.
▶장르물에 대해 새롭게 회계사란 직업에 도전했다. 다른 장르물도 잘 할 수 있겠단 용기를 얻었다. 민수 쌤, 좋은 스태프분들도 만났는데 군 전역 후 첫 작품이다 보니 '넘버스'만큼 잘 준비해서 하면 다른 작품도 이렇게 잘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매 장면에서 허투루 한 게 없이 얘기를 많이 하면서 준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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