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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수 "'후회 없는 인생'이 모토..집에서 애니 보며 기절"[★FULL인터뷰]

  • 한해선 기자
  • 2023-08-05

그룹 인피니트 엘 겸 배우 김명수(31)가 군 제대 후에 더 파이팅 넘치는 텐션으로 가수와 배우 두 마리 토끼를 꽉 잡고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MBC 금토드라마 '넘버스 : 빌딩숲의 감시자들'(연출 김칠봉, 극본 정안, 오혜석, 이하 '넘버스')를 먼저 선보이고서 곧바로 그룹 인피니트 완전체로 복귀한 것.

김명수는 인터뷰 내내 기합 가득 찬 목소리와 의욕 뿜뿜한 대답이 인상적이었다. 해병대 정신이 더해져서인가 싶은데, MBTI 유형까지 ISTJ란다. 청렴결백한 논리주의자, 현실주의자 유형, 주어진 임무를 철저하게 완수하려 노력하며 규칙을 잘 준수하는 유형. 그의 올곧고 근면성실한 행보에 앞으로도 의심이 없다. 입대 전부터 '주군의 태양', '앙큼한 돌싱녀', '군주 - 가면의 주인', '미스 함무라비', '단, 하나의 사랑', '암행어사: 조선비밀수사단' 등의 착실한 작품 활동으로 '넘버스'에서도 최민수, 최진혁에 꿀리지 않는 호연을 보여줬다.

'넘버스'는 고졸 출신 회계사 장호우(김명수 분)가 거대 회계법인의 부조리에 맞서 가장 회계사답지만 가장 회계사답지 않은 방식으로 정의를 실현해가는 휴먼 오피스 활극.

김명수가 맡은 장호우는 아버지와 같던 해빛건설 장인호(남명렬 분) 사장을 죽인 배후를 밝히기 위해 태일회계법인 딜파트 뉴스텝으로 입사, 태일회계법인 딜파트 시니어 매니저 한승조(최진혁 분)와 함께 그의 아버지인 태일회계법인 부대표 한제균(최민수 분)의 비리를 파헤쳤다.


-군 제대 후 첫 작품 '넘버스'를 마친 소감은?

▶군 전역 후 첫 작품인데 사실 감회가 많이 새롭다. 전작인 '암행어사'를 끝내고 2년 만의 복귀작이다 보니 연기에 대해 생각을 많이 했다. 어떻게 하면 장호우를 잘 표현할까 걱정도 했고 기대도 컸다. 내가 업계에 돌아와서 이 일을 하고 있구나 싶었다. 만감이 교차했다.

-복귀작으로 '넘버스'를 선택한 이유가 있을까.

▶국내 최초로 회계사란 직업을 다룬 게 '넘버스'가 처음이었다. 장호우란 캐릭터가 성장하는 모습도 좋게 다가왔다. 똑똑한 친구가 시청자들에게 카타르시스를 주는 모습도 크게 다가왔다. 인물들 간의 사건도 흥미로웠다.

-군대를 다녀온 후 파이팅이 더 넘치게 된 것 같다.

▶원래 성향은 되게 소극적이고 내성적인데 사회생활을 하다 보니 대외적인 성격이 생겼다. 스스로 자신감 없어 보이는 모습이 싫더라. 내가 가진 생각을 표출하는 자리에서는 이런 성격이 맞는 것 같다.

-군대를 다녀온 이후에 성격이 바뀐 것 같나.

▶그건 아닌 것 같다. 데뷔 후에 차차 이런 성격으로 자리 잡힌 것 같다. 팀 활동과 달리 나 혼자 짊어지고 얘기를 해야 하다 보니 이런 성격으로 고착화된 것 같다.

-'넘버스' 속 회계사 용어들이 연기하기에 어렵지 않았나.

▶많이 어려웠다. 감독님과 배우들이 여의도에 있는 회사에 가서 참관도 하고 회계용어도 찾아봤다. 청산가치 이런 것들을 많이 공부했다. 배우를 하면서 똑똑해지는 것 같다.

-연기 톤 잡는 과정에서도 이번 작품을 통해 달라진 게 있는지.

▶장호우 캐릭터가 되게 입체적이다. 과거 서사부터 나오면서 회계법인에 입사한 후의 이야기를 다룬다. 성장과정, 장사장의 죽음, 청산 결정 등에서 불안함을 보여주려고 했다. 다른 드라마와 달리 플래시백 된 장면이 많았다. 장호우란 캐릭터를 잡는 데에 시간이 많이 걸린 것 같다.


-장호우와 김명수의 닮은 점이 있다면?

▶호우가 회계법인에 입사해서 한제균에 대해 어떻게 복수할지 설계하는데 성향 자체가 비슷한 것 같다.

-설계하는 데서 닮았다고 했는데, MBTI가 J냐.

▶그렇다. 호우도 ISTJ라 하더라. MBTI 성향이 비슷하다. 나는 사실 MBTI를 믿지 않았는데 최근 들어서 절실하게 실감하고 있다. 요즘 MBTI 얘기를 내가 제일 많이 하고 다닌다.(웃음) '넘버스' 홍보 영상 촬영을 하면서도 MBTI를 얘기하게 됐고 인피니트 활동을 준비하면서도 MBTI 얘기를 하게 됐다. 나와 다들 성향적으로 다른 부분이 있구나를 느꼈다.

-연기하면서 장호우에게 공감한 부분이 있다면?

▶1화부터 가까운 장사장이 죽는 걸 보고 '내가 이런 상황이 됐다면?'을 생각했다. 내가 그 캐릭터화 하면서 연기하다 보니 공감이 됐다. 상황에 대해서 배우들과 얘기를 많이 했다.

-'넘버스' 중 기억나는 장면은 무엇이 있는지.

▶호우가 비상하는 장면이 여럿 있는데, 3화에서 호우가 서류를 두 개 준비하는 장면이 있었다. 그런 똑똑한 부분도 있고 어르신들의 일을 도와주기도 하는데 호우가 도파민을 느끼는 장면이 많았다.

-호우는 시청자들에게 도파민을 선사하는 캐릭터였다. 실제 김명수는 도파민을 어느 정도 추구하는 편인가. 요즘 '도파민 중독자'란 유행어도 있지 않나.

▶큰 거에서 오는 행복이 중요하겠다.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소확행'을 아직까지 누리는 것 같다. 내가 계획형이다 보니까 계획하는 데서 오는 도파민이 있는 것 같다.

-'넘버스'와 동일 혹은 동시간대에 SBS '악귀', JTBC '킹더랜드', tvN '이번 생도 잘 부탁해', TV조선 '아씨두리안'이 방송돼 경쟁작이 많았다. 어떤 작품이 제일 두렵거나 견제됐나.

▶두려웠던 경쟁작은 없었다. 복귀작에서 나를 어떻게 보여줘야할까 생각했다. 모든 작품의 성적이 다 잘 나올 수는 없겠다. 감독님, 배우분들도 우리 모두가 국내 최초로 회계사란 장르를 도전하니 이걸 잘 만들면 후회가 없겠다 생각했다.


-이번 작품을 통해 얻은 반응 중 기억에 남는 것은?

▶호우가 뭘 했을 때 '이래야 장호우지', '역시 장호우구만'이라는 반응이 나오는 게 좋았다. 공감을 많이 해주신 거겠다.

-장호우로서 어떤 부분을 보여주고 싶었나.

▶복귀 후 연기적으로 성장한 걸 보여주고 싶었다. 내가 장르물을 잘 안 해봤다. 사극, 판타지, 로맨스를 해서 전문직을 제대로 안 해봤는데 '김명수가 전문직도 잘 하는구나', '넓은 스펙트럼을 가진 배우구나'라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 내가 욕심이 많아서 다 도전해보고 싶다.

-인피니트 멤버 이성열이 심형우 역을 맡아 '넘버스'에 같이 출연했다.

▶심리적인 안정감이 있었다. 그 친구는 최민수 선생님과 많이 부딪혔고 나와 많이는 안 부딪혔다. 그래서 대기실에서 마주치면 일상적인 얘길 많이 했다.

-최민수와 연기하며 압도되는 느낌을 받았는지.

▶압도되는 분위기가 있다. 선배님이 너무 잘 어울리는 캐릭터였고 회계법인 중 부대표 역이었다. 영어로도 '오케이'라고 하면서 분위기 메이커셨다. 선배님에 대해 많은 얘길 들어와서 리딩 전에 긴장했는데 선배님이 편하게 대해주셨다. 선배님이 나를 많이 귀여워해주셔서 감사하게 생각한다. 민수 쌤이 조언을 많이 해주셨고 의견을 많이 나눠서 좋았다. 민수 쌤이란 대선배님을 만나는 경우가 흔치 않지 않냐. 이번 작품에선 유독 선배님들이 많았고 많이 배웠는데 연기 신에 대해서 조언을 많이 해주셨다. '이때는 호우가 이걸 하면 좋지 않을까'라고 말해주셨다. 모든 부분에 대해서 민수 쌤이 신경을 많이 써주셨다.

-'넘버스' 제작발표회 포토타임 때 최민수가 돌연 엎드린 포즈를 취해서 화제의 컷이 탄생했다. 그때 당황하지 않았나.

▶예전에 그러신 적이 있는 걸 보고서 이미 사전에 생각하고 있었다. 눈 앞에서 목격하니 당황스러웠지만 곧바로 바로잡았다.(웃음)

-최진혁과 연기 호흡은 어땠나.

▶댕댕미가 느껴지는 형이다. 처음엔 '차도남' 이미지이고 목소리도 엄청 저음이어서 형이랑 친해질 수 있을까 싶었는데 진혁 형도 민수 쌤과 같이 하다보니 포용력이 크다. 민수 쌤이 없을 땐 진혁 형이 같이 신을 많이 만들었다. 좋은 형이라 생각한다.


-'넘버스'가 김명수에게는 무엇을 남겼다고 생각하나.

▶장르물에 대해 새롭게 회계사란 직업에 도전했다. 다른 장르물도 잘 할 수 있겠단 용기를 얻었다. 민수 쌤, 좋은 스태프분들도 만났는데 군 전역 후 첫 작품이다 보니 '넘버스'만큼 잘 준비해서 하면 다른 작품도 이렇게 잘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매 장면에서 허투루 한 게 없이 얘기를 많이 하면서 준비했다.

-군 입대를 하고 공백기 때 연기에 대한 갈망이 많았을 것 같다. 그 시간을 어떻게 채웠나.

▶군대에 있으면서 현실에 충실하려 했다. 군에 있으면서 생각보다 많은 일을 했다. 나는 군 입대 전에 정말 많은 일을 하고 갔다. 가기 전날까지 팬미팅, 유튜브 콘텐츠 등 일을 하고 갔다.

-공백기 중 접한 타 작품에서 연기해보고 싶었던, 욕심났던 캐릭터가 있었을까.

▶나는 직접 대본을 받기 전에 욕심은 안 낸다. 시청자 입장으로 바라보는 편이다.

-그냥 현역도 아니고 해병대로 군 복무를 했다. 특별히 해병대에 가야겠다고 생각한 이유가 있는지.

▶남자가 어차피 가야 하는 군대인데, 인생에 한 번밖에 없는 경험인데 멋있는 곳으로 가보고 싶었다. 나이가 있는 상태에서 군대에 갔다보니 10살 후임이 들어오더라. 초반에 체력적으로 힘든 부분도 있었는데 내가 여기서 포기하고 뒤쳐지면 같이 할 때 모범이 되지 못하겠다고 생각했고 좀 더 부여잡고 열심히 했다. 내 직업 특성상 더 열심히 할 수밖에 없었다. 군대에서 열심히 했다.(웃음) 동기들과 어제도 연락해서 다음 달에 같이 술 마시기로 했다.

-해병대 썰 중 기억나는 게 있나.

▶살짝 자랑을 해보자면, 내가 상병들 대상으로 '건강한 해병생활'이란 주제로 PPT를 틀고 강연을 해본 적이 있고 상장도 받았다. 그 상은 내가 최초로 받지 않았나 싶다. 요즘 병영에 대해 악습도 있지 않냐. '우리가 좋은 해병 생활을 했으면 좋겠다', '군에서 얻어갈 게 있으면 얻어가고 군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면 좋겠다'라는 내용으로 강연을 했다. 내가 받은 임무가 많았다. 대대장님께서도 '네가 좋은 얘기를 해달라'고 하셔서 해병대 내에서 후임들에게 강연도 하고 길라잡이처럼 신병들이 왔을 때 안내도 했다. 나는 방송에 있으면서 비슷한 성격의 사람과 만나왔는데 군대란 조직에선 20대 초반의 친구들이 많이 입대해서 새로운 것도 많이 배웠다. 요즘에 몰랐던 '4세대 그룹' 이름도 알게 됐고 사람 대하는 법도 익히게 됐다.

-군생활에 힘이 됐던 걸그룹은?

▶당시 활동한 뉴진스, 아이브, 르세라핌, 프로미스 나인 등 군에서 많은 걸그룹 분들이 힘이 됐다.

-인피니트가 31일 일곱 번째 미니 앨범 '비긴(13egin)'과 타이틀곡 '뉴 이모션스'(New Emotions)를 발표하고, 5년 만에 완전체 컴백을 한다. 인피니트가 곧 컴백하니까 군생활에 힘이 됐던 걸그룹들을 직접 만나겠다.

▶걱정이 많이 된다. 저희가 13년차여서 '시조새'다 보니.(웃음) 너무 연차 차이가 많이 나면 내가 부담스러울 것 같아서 피해다닐 예정이다.


-나이가 있는 상태에서 입대했고 10살 어린 동기들과 생활하다 보니 군대에서 '꼰대' 소리를 안 들으려고 했을 것 같기도 하다.

▶나는 최대한 그런 소릴 안 들으려고 했다. '얘들아 이거 하래'라고 말하는 식이었다.(웃음) 요즘 병장은 후임들에게 더 잘해야 한다. 내가 병장 땐 사회에 나가서 할 일들에 대해 얘기를 많이 했다. 군에서는 나에게 자꾸 간부를 하라고 하더라.(웃음)

-가수로서도 배우로서도 늘 열심히 활동하는 것 같다. 김명수가 무엇이든 열심히 할 수 있는 이유는?

▶나는 최근에 그 고민을 되게 많이 했다. 30대가 된 후에 체력적으로 고민도 많이 했다. 인생은 한 번이지 않냐. 나는 결과물이 유독 많이 남는 사람이고. 나는 모든 파트들을 잘 끝내고 싶은데, '후회 없는 인생을 살자'라는 게 모토다. 인피니트도 열심히 살아왔고 조금씩 성장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후회 없게 살자는 게 내 원동력이다. 내가 워커홀릭인 것 같다. 예전엔 일하면서 쉬는 방법을 찾았고 집에서 애니메이션을 몰아보면서 쉬기도 했던 것 같다. 내가 온전히 포커스를 모을 수 있느냐를 생각한다. 그러다가 집에 가서 기절한다. 그러면서 '오늘 하루 열심히 살았다'라고 생각하는 거다.(웃음)

-인피니트가 31일 일곱 번째 미니 앨범 '비긴(13egin)'과 타이틀곡 '뉴 이모션스'(New Emotions)를 발매하고 5년 만에 완전체 컴백을 한다. 8월 19~20일엔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KSPO DOME)에서 단독 콘서트 '컴백 어게인(COMEBACK AGAIN)'을 개최한다. 인피니트 과거 활동과 현재 활동에서의 차이점이 느껴지나.

▶어제도 오늘도 콘서트 연습을 하는데, 멤버들을 오랜만에 봐서 다른 점은 솔직히 모르겠고 한결 같아서 좋다. 고등학교 친구들 만나면 좋듯이 인피니트 구성원으로 있으면 지금의 배우 김명수로 다른 모습이 아니라 연습생 때부터의 나 자신으로 가는 것 같아서 추억도 된다. 그 모습을 그리워했다.

-가수, 배우로서의 김명수의 매력이 어떻게 다르다고 생각하나.

▶가수와 배우로 동기화가 많이 된 것 같지만 가수 엘과 배우 김명수는 풍기는 분위기가 다르다. 둘 다 똑같은 나이지만 옷장에서 다른 옷을 꺼내입는다고 생각한다.

-'넘버스'에 대해 인피니트 멤버들의 반응은?

▶'재미있더라'라고 하고, '넘버스 보자'고 하더라.(웃음)

-멤버들이 의기투합해 '인피니트 컴퍼니'를 설립했다. 멤버들과 오랫동안 우정을 지키며 뜻을 모아 활동하기 쉽진 않을 텐데, 인피니트가 끈끈함을 가질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이라 생각하나.

▶인피니트 컴퍼니를 설립했는데 각 멤버의 소속사는 다르다. 인피니트만을 위한 회사를 만들었다. 활동하잔 얘기는 오래전부터 있었지만 군백기가 있었고 적기가 지금이라 생각했다. 팬분들도 놀라더라. 팬미팅 정도 하겠지 생각했다가 우리가 이번에 예능 등 콘텐츠 준비를 많이 했다. 기다려준 팬들에 대해 뭔가를 보여줘야 하지 않을까란 생각을 갖고 있다.

-신곡 '뉴 이모션스' 콘셉트를 얘기해 달라.

▶기존 인피니트 스타일을 갖고, 요즘 스타일의 곡을 인피니트 스타일로 해석해봤다. 팬분들이 '인피니트 5세대 아이돌이다'라고도 하던데(웃음) 인피니트 스타일에 요즘 스타일을 한 스푼 첨가해서 보여줄 것이다.

-향후 활동 계획은?

▶회사와 얘기해서 내년 말까지 어느 정도의 틀은 다 잡혀있다. 가수와 배우를 30대에도 놓지 않고 좋은 모습으로 좋은 결과를 남기고 싶다.
한해선 기자 | hhs422@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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