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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정우성의 '보호자', 기시감을 견뎌라

  • 김나연 기자
  • 2023-08-14
정우성이 '보호자'로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카메라의 앞과 뒤에서 고군분투했지만, 기시감을 이기지는 못했다.

'보호자'는 10년 만에 출소해 몰랐던 딸의 존재를 알고 평범하게 살기를 원하는 수혁과 그를 노리는 이들 사이의 이야기를 그린 액션 영화. 수혁(정우성)은 출소 후 자신에게 딸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조직을 떠나 평범하게 살기로 결심한다. 폭력의 세계를 벗어나 지켜야 할 존재가 생긴 셈.

그러나 수혁의 출소를 기다리던 보스 응국(박성웅 분)은 '평범'이라는 단어를 꺼내는 수혁에게 배신감을 느낀고, 자신의 오른팔이자 조직의 2인자 성준(김준한 분)에게 그를 감시하라고 지시한다. 성준의 폭행에도 수혁은 그냥 묵묵히 맞아주는 것을 선택하고, 거대한 돈에도 흔들리지 않는다.

수혁에 대한 열등감으로 가득 찬 성준은 일명 세탁기라고 불리는 2인조 해결사인 우진(김남길 분)과 진아(박유나 분)에게 수혁을 제거할 것을 의뢰한다. 무자비하게 타깃을 처리하는 이들은 수혁을 죽이기 위해 접근했지만, 계획에 실패한다. 그러나 다시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접근하고자 한다. 수혁이 평범한 삶을 살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보호자'는 감독 정우성의 첫 연출작. 정우성의 말마따나 '보호자'는 어디선가 본 듯한 이야기다. '정우성다운 연출'을 보여주려 했다는 그의 의지도 영화의 기시감을 지우지는 못했다. 익숙한 이야기의 연속, 쉽사리 연결되지 않는 스토리와 인물의 감정선은 관객들의 몰입을 방해한다. 또한 영화 속 수혁의 변화를 유발하는 사랑하는 여자, 그리고 딸과의 관계는 스토리에 깊게 스며들지 못하고 겉돈다. 첫 단추부터 잘못 끼워진 모양새다.

그럼에도 '보호자'의 미덕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기시감 속 내세울 수 있는 새로움이라면 역시 캐릭터와 액션이다. 캐릭터도 다소 원형적이지만, 그 매력을 배우들이 살려낸다. 카메라 밖에서, 안으로 들어온 정우성은 긴 대사 없이도 깊이 있는 연기로 중심을 잡는다. '액션 잘하는 배우'로는 둘째가라면 서러운 정우성인 만큼 카체이싱을 중심으로 한 화려하고 묵직한 액션도 눈에 띈다. 다만, 폭력의 세계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인물인 만큼 타격 액션은 좀처럼 찾아볼 수 없다.

또한 아이 같은 천진함과 짐승 같은 잔혹함을 동시에 가진 우진 역을 맡은 김남길은 제 옷을 입은 듯 날아다닌다. 분명 다음 행동을 예측할 수 없는 킬러인데, 자꾸만 웃음을 자아내고 그의 광기 어린 미소는 귀엽게까지 느껴진다. 진아 역의 박유나와의 묘한 관계도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성준 역의 김준한의 얼굴도 새롭다. 인간적이면서도, 능청스럽게 정우성의 선구안에 응답한 김준한이다.

장점도, 단점도 명확한 영화다. 전체적인 흐름은 삐걱거리지만, 매력적으로 느껴지는 장면 또한 존재한다. 기시감을 견딘다면, 볼 만한 '팝콘 무비'가 될 만한 '보호자'다. 감독 정우성의 첫발은 관객들에게 어떻게 다가가게 될까. 15일 전국 극장에서 개봉한다.
김나연 기자 | ny0119@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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