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시와 첨예한 갈등 상황에 놓은 영화 '치악산'의 개봉까지 단 14일이 남았다.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이 시일 내에 양측은 서로에게 만족스러운 합의안을 도출할 수 있을까.
31일 오후 서울 광진구 건대입구 롯데시네마에서 영화 '치악산'의 언론배급시사회가 진행된 가운데, 김선웅 감독을 비롯해 배우 윤균상, 김예원, 연제욱, 배그린이 참석했다.
'치악산'은 산악바이크 동아리 '산가자' 멤버들이 치악산에 방문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다. 1980년대 치악산에서 18토막 난 시신 10구가 발견됐고 비밀리에 수사가 진행됐다는 괴담을 영화화했다. 원주시 측에 따르면 해당 내용은 모두 허구다.
이날 언론배급시사회 전 원주시 사회단체협의회 측이 현장을 찾아 항의 의사를 담은 시위를 벌였다. 원주시 사회단체협의회 측은 "원주시민을 무시하고 영화의 개봉을 강행하는 영화제작사를 강력히 규탄한다"며 "시민들을 대표한 단체들의 영화 개봉 반대 성명에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이 모든 것을 홍보와 돈벌이 수단으로만 삼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금일 이후로 모든 영화 시사회 일정을 취소하고 개봉을 중단하고 영화 제목에 '치악산' 세 글자를 절대 사용하지 마라. 위 사항이 지켜지지 않을 시 어떠한 조치도 불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의견을 밝힌 후 이들은 시사회를 위해 설치된 배너 포스터에 표기된 '함부로 오르지 말 것' 등 문구를 언급하며 불만의 목소리를 높였다. 지역사회에 대한 불안감을 조성하고 이미지를 훼손한다는 이유에서다.
앞서 '치악산'은 토막 난 시신 형상을 여과 없이 담은 비공식 포스터 논란을 시작으로 지역 이미지 훼손, 상권 타격 등을 두고 원주시와 갈등 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원주시는 이미지 훼손을 우려해 '치악산'의 제목을 변경하고 영화 본편에서 치악산이 언급되는 대사를 삭제 또는 묵음 처리하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치악산' 측은 치악산이 언급되는 대사를 삭제 또는 묵음 처리하는 것은 사실상 어렵다며 난색을 표했다.
이에 원주시 측은 지난 27일 '치악산'에 대해 상영금지 가처분 신청은 물론이고 영화 상영으로 발생할 수 있는 모든 유무형의 피해에 대해 손해배상청구소송 등 강력한 법적 조처를 할 계획임을 밝혔다. 또한, 구룡사 신도연합 역시 보이콧을 선언했다.
시사회 직후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김선웅 감독과 오성일 프로듀서(PD)는 '상생', '원만한 합의'를 수차례 강조했다. 김 감독은 이런 논란에 대해 "이렇게 될지 몰랐다. 다른 부분의 갈등 관계는 만든 이들의 노고를 생각해서라도 원만하게 해결되기를 바란다. 그 과정에 있어서도 원주시 시민들과 상생하는 방향으로 (합의가) 이뤄지기를 바란다"고 조심스럽게 입장을 표했다.
이번 영화가 첫 스크린 주연작인 윤균상 역시 "전혀 예상하지 못한 상황"이라며 "영화를 찍은 배우 입장에서 제작사와 원주시 측의 원만한 합의가 도출돼 (관객들이) 즐겁게 영화를 즐기실 수 있게 되면 좋겠다"고 김 감독의 말에 동의했다.
김 감독은 간담회 종료 직전까지도 "치악산 괴담을 통해 시작한 영화"라며 "'곤지암', '곡성' 같은 사례처럼 지역 사회와 상생하고, 명산 치악산, 영화 '치악산'이 함께 상생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강조하며 치악산의 특징 및 장점을 열거했다.
이후 모습을 드러낸 오 PD는 "개봉 연기를 논의하지는 않았다. 개봉까지 아직 시간이 있으니 원주시청과 원만히 협의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개봉 강행 의지를 피력했다.
원주시가 제작사와 첫 만남 당시 요청한 사안은 ▲제목 변경 ▲영화 본편에 등장하는 '치악산'이라는 대사 삭제 또는 묵음 처리 ▲혐오 논란이 불거진 포스터 삭제 등 총 세 가지였다. 오 PD에 따르면 현재 제목 변경 가능성은 열려있는 상태고, 혐오감을 조성한 포스터는 즉시 삭제 조치를 취했다. 다만 영화에 나오는 대사 중 '치악산'만 삭제하거나 묵음 처리하라는 요구는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입장이다.
양측이 협상 테이블에 앉아 나눈 요구 혹은 요청들 중 두 가지는 해결 중이거나 해결이 가능한 사안이다. 대사 삭제 또는 묵음 처리 사안에 대해서만 서로 입장차를 보이는 가운데, 이 난관을 2주 안에 해결할 수 있을지 많은 이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한편 '치악산'은 오는 9월 13일 개봉 예정이다. 15세 관람가.
김노을 기자
| sunset@mtstarnews.com
31일 오후 서울 광진구 건대입구 롯데시네마에서 영화 '치악산'의 언론배급시사회가 진행된 가운데, 김선웅 감독을 비롯해 배우 윤균상, 김예원, 연제욱, 배그린이 참석했다.
'치악산'은 산악바이크 동아리 '산가자' 멤버들이 치악산에 방문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다. 1980년대 치악산에서 18토막 난 시신 10구가 발견됐고 비밀리에 수사가 진행됐다는 괴담을 영화화했다. 원주시 측에 따르면 해당 내용은 모두 허구다.
이날 언론배급시사회 전 원주시 사회단체협의회 측이 현장을 찾아 항의 의사를 담은 시위를 벌였다. 원주시 사회단체협의회 측은 "원주시민을 무시하고 영화의 개봉을 강행하는 영화제작사를 강력히 규탄한다"며 "시민들을 대표한 단체들의 영화 개봉 반대 성명에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이 모든 것을 홍보와 돈벌이 수단으로만 삼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금일 이후로 모든 영화 시사회 일정을 취소하고 개봉을 중단하고 영화 제목에 '치악산' 세 글자를 절대 사용하지 마라. 위 사항이 지켜지지 않을 시 어떠한 조치도 불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의견을 밝힌 후 이들은 시사회를 위해 설치된 배너 포스터에 표기된 '함부로 오르지 말 것' 등 문구를 언급하며 불만의 목소리를 높였다. 지역사회에 대한 불안감을 조성하고 이미지를 훼손한다는 이유에서다.
앞서 '치악산'은 토막 난 시신 형상을 여과 없이 담은 비공식 포스터 논란을 시작으로 지역 이미지 훼손, 상권 타격 등을 두고 원주시와 갈등 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원주시는 이미지 훼손을 우려해 '치악산'의 제목을 변경하고 영화 본편에서 치악산이 언급되는 대사를 삭제 또는 묵음 처리하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치악산' 측은 치악산이 언급되는 대사를 삭제 또는 묵음 처리하는 것은 사실상 어렵다며 난색을 표했다.
이에 원주시 측은 지난 27일 '치악산'에 대해 상영금지 가처분 신청은 물론이고 영화 상영으로 발생할 수 있는 모든 유무형의 피해에 대해 손해배상청구소송 등 강력한 법적 조처를 할 계획임을 밝혔다. 또한, 구룡사 신도연합 역시 보이콧을 선언했다.
시사회 직후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김선웅 감독과 오성일 프로듀서(PD)는 '상생', '원만한 합의'를 수차례 강조했다. 김 감독은 이런 논란에 대해 "이렇게 될지 몰랐다. 다른 부분의 갈등 관계는 만든 이들의 노고를 생각해서라도 원만하게 해결되기를 바란다. 그 과정에 있어서도 원주시 시민들과 상생하는 방향으로 (합의가) 이뤄지기를 바란다"고 조심스럽게 입장을 표했다.
이번 영화가 첫 스크린 주연작인 윤균상 역시 "전혀 예상하지 못한 상황"이라며 "영화를 찍은 배우 입장에서 제작사와 원주시 측의 원만한 합의가 도출돼 (관객들이) 즐겁게 영화를 즐기실 수 있게 되면 좋겠다"고 김 감독의 말에 동의했다.
김 감독은 간담회 종료 직전까지도 "치악산 괴담을 통해 시작한 영화"라며 "'곤지암', '곡성' 같은 사례처럼 지역 사회와 상생하고, 명산 치악산, 영화 '치악산'이 함께 상생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강조하며 치악산의 특징 및 장점을 열거했다.
이후 모습을 드러낸 오 PD는 "개봉 연기를 논의하지는 않았다. 개봉까지 아직 시간이 있으니 원주시청과 원만히 협의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개봉 강행 의지를 피력했다.
원주시가 제작사와 첫 만남 당시 요청한 사안은 ▲제목 변경 ▲영화 본편에 등장하는 '치악산'이라는 대사 삭제 또는 묵음 처리 ▲혐오 논란이 불거진 포스터 삭제 등 총 세 가지였다. 오 PD에 따르면 현재 제목 변경 가능성은 열려있는 상태고, 혐오감을 조성한 포스터는 즉시 삭제 조치를 취했다. 다만 영화에 나오는 대사 중 '치악산'만 삭제하거나 묵음 처리하라는 요구는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입장이다.
양측이 협상 테이블에 앉아 나눈 요구 혹은 요청들 중 두 가지는 해결 중이거나 해결이 가능한 사안이다. 대사 삭제 또는 묵음 처리 사안에 대해서만 서로 입장차를 보이는 가운데, 이 난관을 2주 안에 해결할 수 있을지 많은 이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한편 '치악산'은 오는 9월 13일 개봉 예정이다. 15세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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