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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男·女 모두 금메달"..박찬호·이영표→김연경이 바라본 '항저우 아시안게임'[종합]

  • 이승훈 기자
  • 2023-09-01
박찬호, 박용택, 이영표, 김연경, 최나연, 양동근이 '제19회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한국 대표팀의 모든 종목 금메달 획득을 예고했다.

1일 오후 온라인을 통해 'KBS 항저우 아시안게임' 해설위원 제작발표회가 개최된 가운데, 박찬호, 박용택, 이영표, 김연경, 최나연, 양동근 등이 참석했다.

이날 양동근은 "어깨가 무겁다. 농구 팬들에게 보다 더 쉬운 설명을 하기 위해서 공부도 많이 하고 영상도 많이 보고 있다", 최나연은 "해설을 많이 해보진 않았지만 골프 자체를 설명하는 걸 워낙 좋아해서 이번 해설이 나에게도 좋은 경험이 될 것 같다"라고 밝혔다.

이어 김연경은 "나도 이 유니폼과 상황들이 굉장히 어색하다. 긴장도 많이 되고 설레기도 하다. 편안하게 들을 수 있는 해설을 하고 싶은데 어떨지 모르겠다"라고 말했다.


'배구 여제' 김연경은 초미의 관심사인 여자배구 중계방송에서 인생 첫 해설위원 데뷔전을 치른다. 2012 런던·2020 도쿄올림픽 한국 여자배구 4강 주역이자 2012 런던올림픽에선 한국의 4위라는 성적에도 대회 MVP에 오르기도 한 김연경은 여자배구의 인기를 프로야구와 견줄 수 있을 정도로 끌어올린 주역이다.

축구에서는 2002 한일 월드컵 영웅 중 한 명이자 '최고의 축구 해설'의 대명사인 이영표 해설위원이 나선다. 물 흐르듯 유려하면서도 해박한 지식을 바탕으로 한 이영표 해설위원과 함께하는 아시안게임 남자축구는 시청자들의 최대 관심 종목 중 하나로 2014년과 2018년에 이어 대회 3회 연속 우승을 노리고 있다.

야구에서는 지난 WBC에서 이미 명품 호흡을 보여준 '용호쌍박 듀오' 박찬호, 박용택이 다시 마이크를 잡는다. 자타가 공인하는 '다변가' 박찬호와 '달변가' 박용택이 조화를 이뤄 빚어낼 믿고 듣는 아시안게임 야구 해설에 기대가 커지고 있다.

골프 해설위원으로는 LPGA 투어 9승, KLPGA 투어 6승이라는 화려한 전적으로 '태극낭자 군단'을 이끌었던 전 US여자오픈 우승자 최나연이 나선다. 오랜 선수 경력을 바탕으로 한 정확하고 깊이있는 해설이 기대된다.

농구에서는 KBL을 대표하는 스타 플레이어 출신으로 2014 인천 아시안게임 남자농구 금메달의 주역이자 '성실의 아이콘'으로 불리는 양동근 해설위원이 후배들을 지켜보며 달변을 뽐낼 전망이다.


박찬호와 이영표는 야구와 축구의 라이벌 구도를 형성하며 남다른 친분을 자랑했다. 박찬호는 이영표에 대해 "결과적으로 내가 따라갈 수 없는 분이다. 인간적으로 앞서 계시니까 배울 것도 많고 대화를 하면 선수가 아닌 철학자, 선교자 같다. 아직도 운동을 하고 훈련을 하고 런닝을 하고 있으니까 배울 게 많다. 체력적으로도 부러운 게 많은 후배이자 동료다"라며 칭찬했다.

그러자 이영표는 "박찬호 형님과 방송도 하고 종종 만났다. 운동선수에게서 들을 수 없는 주옥 같은 메시지를 여러번 들었다"라며 웃었다.

두 사람은 만나면 무슨 이야기를 할까. 박찬호는 "내가 선배니까 어떤 질문을 했을 때 나의 경험을 이야기하거나 서로 같으면서 다른 철학, 본인의 경험이 각자를 도와줄 수 있는 계기가 됐다. 이영표는 축구와 야구 경쟁 구도를 가다가 갑자기 '한번 같이 쳐보고 싶다'면서 골프 이야기를 하더라. 본인이 잘친다고 했다. 그래서 같이 쳤는데 뭘로 경쟁하려고 했는지 모르겠다. 골프장에서 처음으로, 마지막으로 기를 죽여본 적이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박찬호는 "스포츠의 철학 이야기를 한다면 정말 따라갈 수가 없다. 굉장히 박식하고 열정, 글로벌한 경험들을 이야기할 때마다 배울 게 많다. 이영표의 해설을 통해 축구를 다시 보게 되고 느끼게 되는 월드컵의 경험이 있지 않나. 이번에도 큰 기대를 하면 좋을 것 같다"라며 이영표의 해설 능력을 극찬했다.

이영표는 "축구 외에 런닝, 배트민턴, 테니스 다 좋아하는데 처음으로 골프를 치다가 벽을 느꼈다. '안 되는 구나. 못 이기는 구나'를 느꼈다"라며 박찬호의 골프 실력을 향해 엄지를 치켜세웠다.


박용택은 박찬호와의 호흡을 묻자 "내가 우려했던 대로 말이 많다. 확실하다. 하지만 그 안에 내용들이 상당히 좋다. 서포트를 더 해드려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라고 대답했다.

이어 박용택은 대한민국 야구가 4회 연속 금메달을 획득했던 만큼 최대 적수에 대해 "중국은 나라에서 정책적으로 지원을 많이 하지만 아직까지 수준이 많이 차이난다. 결국 대한민국, 대만, 일본이다. 일본은 사회인 야구 팀이다. 전체적인 타격에서는 떨어지는 편이 있다. 대만이 강하다. 미국 마이너리그에서도 상당히 유망주인 선수들이 많다. 정말 큰 적수는 대만인 것 같다"라고 말했다.

또한 박용택은 "그럼에도 대한민국 야구는 아시아 최강이다"라며 대한민국의 이번 야구 최종 성적에 대해 엄지를 치켜세웠다.


이영표는 2014, 2018 아시안게임 당시를 추억했다. 그는 "난 아시안게임 출전은 했지만 우승한 적은 없었다. 금메달을 못 딴 가장 큰 이유가 나였다. 4강전에서 이란을 만났는데 이란이 완전히 수비 전술을 들고 와서 골이 안 들어갔다. 승부차기에서 실축을 했던 선수가 나였다. 나에게 아시안게임은 특별하다. 선수 때는 우승을 하지 못했지만 해설을 할 때 두 번이나 우승하는 모습을 볼 수 있어서 기뻤지만 여전히 그때 당시 함께 했던 선수들에게는 미안한 마음을 갖고 있다. 20년째 놀림을 받고 있다"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그러자 박찬호는 "당연히 그래야죠"라며 웃었다.

현재 부상을 당한 이강인 선수 출전에 대한 가능성도 내다봤다. 이영표는 "지금 이강인 선수는 햄스트링 부상이 있어서 부상 전보다는 출전 가능성이 낮아진 게 사실이지만, 두 가지 변수가 있다. 만약 부상에서의 회복 속도가 가능한가. 또 하나는 개인의 의지다. 이 두 가지가 이강인이 대표팀에 들어올 수 있는지 없는지를 결정할 것 같다. 들어온다면 우리의 전력이 훨씬 좋아지기 때문에 금메달을 딸 수 있는 확률이 높아진다고 생각한다"라고 전했다. 이번 아시안게임 축구팀의 예상 성적에 대해서는 "금메달입니다"라고 밝혔다.


김연경은 이번 아시안게임을 통해 처음으로 해설에 도전하게 됐다. 잘 할 수 있는 부분이 무엇인지 묻자 "잘 모르겠다. 조금 더 편안하게 들을 수 있게끔 해야할 것 같다. 웬만하면 직설적인 이야기는 안 하려고 한다. 처음이기 때문에 조언을 많이 구해서 잘 해야할 것 같다"라며 남다른 포부를 전했다.

한유미, 김수지 등 절친들의 반응은 어땠을까. 김연경은 "'운동이나 하지 왜 하냐'라고 하더라"면서 "선수들 옆에서 응원해주고 싶고, 호흡해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해설위원으로 함께 하게 됐다. 나는 아시안게임에서 금·은·동을 다 가지고 있다. 현장에서 선수들에게 이야기를 많이 해서 중요한 대회인 만큼 좋은 성적 거뒀으면 좋겠다"라고 털어놨다. 배구 대표팀의 최종 예상 성적을 묻자 "준결승까지 안착 시켜 놓으면 분위기를 봐서 하나하나 더 올라갈 단계가 되지 않을까 싶다. 결승까지는 갈 것 같다"라며 남자 배구는 금메달, 여자 배구는 은메달을 염원했다.

최나연과 양동근도 골프, 농구 대표팀의 최종 성적을 예상했다. 최나연은 "남자, 여자 둘 다 금메달이 가능할 것 같다", 양동근은 "남녀 둘 다 금메달"이라고 밝혔다.

끝으로 양동근은 "농구를 처음 보시는 분들도 '농구가 이런 쉬운 용어들을 쓰면서도 이해할 수 있구나'를 느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선수들도 국민 여러분께 좋은 성적으로 보답했으면 좋겠다", 이영표는 "선수들이 자신이 준비했던, 흘렸던 땀의 대가를 받아오는 결과를 모두가 얻었으면 좋겠다", 최나연은 "많이 응원해주셨으면 좋겠다. 좋은 성적 내고 앞으로 프로 생활에서도 더 열심히 할 수 있게끔 팬덤이 생겼으면 좋겠다. 차분하면서도 생생한 정보들을 드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김연경은 "남녀 배구 모두 쉽지 않은 상황임에도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준비를 잘하고 있다. 기대하는 분들을 위해서라도 성적도 성적이지만 최선을 다하는 모습, 과정을 보여줬으면 좋겠다. 솔직하고 편안하게 들을 수 있는 해설하겠다", 박찬호는 "개인적으로 기대가 된다. 이번 대표팀 선수들은 젊고 활기차고 힘 있는 선수들이 많다. 준비를 단단히 했으니까 성장하고 좋은 모습을 보여드렸으면 좋겠다. 야구팀 해냅시다. 할 수 있다", 박용택은 "25세 이하 선수들로 꾸렸다. 앞으로 가슴에 태극 마크를 달고 나라를 대표하는 야구 선수라는 사명감을 가졌으면 좋겠다. 부담감은 내려놓고 사명감을 갖고 금메달을 목에 걸고 왔으면 좋겠다"라고 전했다.

'제19회 항저우 아시안게임'은 23일 개막해 10월 8일까지 진행된다. 45개국이 참가하며 40개 종목에서 482개 경기가 치러진다. 대한민국 선수단은 최대 금메달 50개, 종합 3위 수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특급 해설진과 함께 1TV, 2TV에서 모두 아시안게임을 중계할 KBS는 국내 중계방송사 중 가장 많은 종목을 현장에서 지켜보며 차별화되고 생동감 넘치는 중계를 선보일 계획이다.
이승훈 기자 | hunnie@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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