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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균 "'잠'보고 무서워 화낸 아들, 재밌다는 거죠"[★FULL인터뷰]

  • 김나연 기자
  • 2023-09-02
'킬링 로맨스'의 '조나단'부터, '잠'의 평범한 남편의 모습까지. 어떤 역할이든 자신의 스타일대로 '가지고 노는' 이선균이 스크린에 출격한다. 날고기도, 생선을 먹는 장면 또한 그에게는 전혀 무리가 아니었다. "꼭 한 번은 도전해보고 싶었던 장면"이었을 뿐. 이선균이 표현한 군더더기 없는 스릴러 '잠'은 어떤 모습일까.

최근 서울시 종로구 소격동의 한 카페에서 영화 '잠'(감독 유재선)의 이선균과 만나 인터뷰를 나눴다. '잠'은 행복한 신혼부부 현수와 수진을 악몽처럼 덮친 남편 현수의 수면 중 이상행동, 잠드는 순간 시작되는 끔찍한 공포의 비밀을 풀기 위해 애쓰는 두 사람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

이선균은 "처음 대본을 읽고 군더더기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쉽게 읽혔고, 집안에서 벌어지는 평범하고 일상적인 얘기인데 호러나 미스터리, 스릴러가 잘 녹아든 느낌이었다. 인물도 별로 없었기 때문에 뒤로 돌아가거나 하지 않고, 쭉 읽히는 시나리오였다"고 밝혔다.

'잠'의 유재선 감독은 봉준호 감독의 연출부 출신. 이선균은 봉준호의 추천 또한 '잠'의 출연에 영향을 미쳤다고 인정했다. 그는 "봉 감독님이 '연출부였던 친구인데 너무 재능있다'라고 하셨고, 감독님의 기대치도 크게 작용했다"면서 "봉 감독님의 연출부 출신이다 보니까 잘 배우신 것 같다. 데뷔작이기 때문에 욕심도 있을 거고, 조급하기도 할 텐데 차분하게 잘 진행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재선 감독에 대해서는 "우선 솔직하다. 겉멋은 없지만, 자기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쭉 밀고 나가고자 하는 힘이 있었다. 단편도 봤는데 작품이 감독님과 닮아있는 것 같다. 제가 할 수 있는 말은 '날 너무 어려워하지 말고 감독님이 원하는 장면이 나올 때까지 후회하지 말고 찍어라'라는 것이었다"며 "실제로 완성본을 보고 나니까 이야기가 딴 데 새지 않고, 대본 그대로 나왔더라. 자기가 표현하고 싶은 걸 다 표현하면서도 잘 나왔다"고 밝혔다.

이선균이 연기하는 '현수'는 잠들면 이상한 행동을 저지르고, 다음 날 아침 기억은 없는데 집안에 남은 심상치 않은 흔적을 보며 점점 자기 자신이 두려워지는 인물이다.

그는 자신의 캐릭터에 대해 "사실 엄청나게 큰일인데 잠결이지만 다음날 죄의식이 없다. 구체적인 캐릭터 설정에 대해서는 감독님과 논의를 많이 했다"며 "병원에 가서도 셀카 찍는 장면이 있는데 아내에 대한 미안한 마음을 최대한 라이트하게 표현하려고 하는 게 아닐까 싶었다. 캐릭터보다 관계에 집중했다"고 말했다.

정유미가 연기한 '수진' 캐릭터의 감정 변화가 '잠'을 이끌어 간다고 말한 이선균은 "영화가 총 3장으로 나누어져 있는데 각 장의 포인트를 다르게 설정했다. 특히 1장에 이상한 행동을 하는데 그 장면만 기괴하게 잘 표현해야겠다고 생각했다"며 냉장고에서 생고기, 생선 등을 먹는 장면을 언급했다. 그는 "그 장면을 찍는데 예전 '고래사냥'이 생각났다. 안성기 선배님이 마트에서 생닭을 먹는 장면이 충격적이었는데 비슷하게 느껴졌다. 이런 장면에 도전해 보고 싶었다. 물론 걱정도 했지만, 깨끗한 소품으로 준비해 주시고 배려해 주셔서 비교적 순조롭게 찍었다. 테이크도 많이 안 가고 5~6번 정도 촬영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또한 이선균은 "시나리오를 볼 때 캐릭터에 대한 욕심보다는 오랜만에(정) 유미와 함께 연기하고 싶다는 욕심이 있었다"고 말하기도. 그만큼 정유미와의 재회를 기대했다는 이선균이다. 그는 "앞서 유미와 홍상수 감독님 영화로 만난 적이 있다. 많은 여배우와 호흡을 맞췄는데 예전부터 유미와 제일 잘 맞는 것 같다는 인터뷰도 했다. 다른 배우들과 할 때보다 더 현실적이고 리얼한 연기가 나오는 것 같다"면서 "워낙 친하고 편해서 그런 것 같기도 하다. 같이 있으면 편하게 연기가 잘 나오니까 시나리오가 들어오면 같이 해보자고 얘기했었는데 계속 어긋나다가 '잠'에서 만나게 됐다"고 말했다.

특히 '잠'에서 정유미와 신혼부부 호흡을 맞추는 이선균은 "제일 주저했던 부분이 신혼부부라는 것이었다. 제 나이도 있고, 처음에 30대 초중반의 연극배우라는 설정이기 때문에 민망하더라"라며 "40대 초반에 늦장가를 가서 늦둥이를 가졌다는 마음으로 임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감독님이 시나리오를 쓸 당시에 결혼을 준비하실 때였다. 그래서 감독님의 상황이 투영된 것도 있는 것 같다. 저는 좀 더 친구 같고 티격태격한 관계로 보이는 게 리얼하지 않을까 싶었는데 다정한 부부의 관계를 원하시더라"라며 "실제로 저는 신혼 때와 크게 달라진 건 없다. 잘살고 있다"고 웃었다.

앞서 이선균은 지난 5월 열린 제76회 칸 국제영화제에 아내 전혜진, 두 아들과 동행해 화제를 모았다. 그는 "처음으로 가족들과 함께 영화제에 갔는데 너무 좋았다. 이제 아이들한테 이런 경험을 하게 해줄 기회가 없을 것 같았다.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던 것 같다"며 "두 작품으로 초청받았는데 '탈출: PROJECT SILENCE' 때도 레드카펫에 서고, 박수받는 걸 보니까 좋더라. 선물을 해준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중학교 2학년 큰아들이 '잠'을 관람한 뒤 화를 냈다는 에피소드를 밝히기도. 그는 "'잠'을 보고 너무 짜증 내더라. 이런 장르를 처음으로 보니까 무서웠던 거다. 한편으로는 장르적으로 잘 봤으니까 화를 낸 거라고 생각한다"고 웃으며 "둘째보다 첫째가 조금 더 겁이 많다"고 덧붙였다.

'잠'에 이어 '탈출: PROJECT SILENCE', '행복의 나라' 등의 개봉을 앞두고 있는 이선균은 "제가 올해 개봉하는 영화들이 많다 보니까 '분기별로 이렇게 자주 나와도 되나?' 싶은 마음도 있었다. 영화 시장도 위축돼 있고, 부담감이 있는 게 사실인데 다행인 건 '킬링 로맨스' 부터 시작해서 '잠'을 비롯한 앞으로 나올 영화들이 장르도, 캐릭터도 달라서 좀 안심되긴 한다"고 안도감을 전했다. 그러면서 "'잠'을 얼마나 봐주실지는 모르겠지만, 한 가지 부탁드리고 싶은 건 있다. '잠'은 영화관에서 좋은 사운드로 관람하시면 훨씬 재밌게 보실 수 있을 것 같다"고 당부했다.
김나연 기자 | ny0119@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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