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연(助演), 한 작품에서 주역을 도와 극을 전개해 나가는 역할을 뜻한다. '돕는다'란 의미 때문에 조연 배우는 주로 소품처럼 여겨질 때가 더러 있다. 한 인물의 성장을 위한 장치 혹은 한순간 죽어줘야만 하는 소모적인 존재로 사용되기 때문이다. 이는 모두 주연을 위한 과정이다. 우리는 대부분의 주연에게 환호하고 박수를 치지만, 박수를 받지 못하는 조연에게도 주목해야 한다.
국내외를 막론하고 연예계는 '카스트 제도' 형태가 그대로 살아있다. 물론 이 주장에 반대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단적으로 그 사람이 얼마큼의 돈을 받느냐에 따라 확실히 체감할 것이다. 같은 장면, 같은 시간을 촬영해도 누구는 수십억 원을 받지만, 누군가는 1000만 원을 받지 못할 때도 있기 때문이다. 한 신, 대사 한 줄을 위해 누구보다 열심히 하는 조연 배우들은 어쩌면 가장 빛이 들어오지 않은 공간에서 숨 쉬는 듯하다. 안타까운 건, 이 모든 건 유명도를 떠나 다들 걸어오는 과정에 속해있다.
최근 MBC 드라마 '연인'으로 흥행 주가를 달리고 있는 남궁민은 "촬영장에서 정말 말도 안 되는 대우를 받아도 아픔으로 다가오지 않았던 시절"이라며 자신의 무명 시절을 떠올렸다. 그는 "만약에 바람이 불어서 조명대가 쓰러졌는데 (스태프들이) 나보고 '이 XX야, 너 때문에'라고 하더라. 모든 NG의 근원이 다였다"라며 "그때 열정이 넘치다 보니 그런 것들이 억울하게 느껴지지 않았는데 지금 그런 상황을 마주한다면 욕을 할 것"이라고 고백했다.
이에 유재석도 공감했다. 그는 "저는 술을 못 하니까 그렇게 술을 따라주면 '못 마신다'고 말을 했다. 그러면 감독님들이 '넌 마시지 마'라고 말하고 프로그램도 못 나가게 됐다"라고 끔찍한 갑질 피해를 고백했다. 그러면서 "술을 마셔볼까 생각하기도 했는데 안 되는 건 안 되더라"라고 힘들었던 무명 시절을 떠올렸다.
ENA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tvN 드라마 '경이로운 소문2'에 출연한 강기영은 현장에서 캐스팅 갑질을 당한 적도 있다고. 그는 방송을 통해 "예정된 배역이 있었는데 현장에 가보니 다른 분이 계셨다. 난 이 역으로 캐스팅됐는데 내가 할 수 있는 게 없었고 더 단역을 하게 됐다"라며 "어떤 날은 현장에 갔는데 역할이 없어졌다. 메인 메뉴의 손 역할을 해달라고 해서 하게 됐는데 조연출분이 '손 모델 빨리 준비하셔야죠'라고 말하는데 상처받았다. 너무 비참했다"라고 털어놨다. 이와 비슷한 사례는 드라마 '꽃보다 남자' 제작 당시 연기를 못해 대본 리딩에서 역할 교체 됐던 배우 김수현, KBS 2TV 새 주말극 '효심이네 각자도생'의 갑질을 폭로했던 배우 허정민 등이 있다.
남궁민, 유재석, 강기영은 과거의 일을 털어놓았지만, 최근까지도 갑질 폭로가 계속되는 걸 보면 여전히 촬영 현장에서는 비일비재한 모양이다. 이런 일은 과연 왜 일어나는 것일까. 올해 말 공개를 앞둔 글로벌 OTT 드라마 촬영 감독은 스타뉴스에 "드라마 현장 캐스팅 갑질은 거의 사라졌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남아있는 거 같다. 물론 과거 그랬던 것처럼 현장에서 (캐스팅) 불발되고 교체되는 건 없다"라고 밝혔다. 다만 "정말 연기가 마음에 들지 않아서 혹은 모 엔터테인먼트에서 유명 배우 캐스팅할 때 함께 들어오는 경우가 실제로 몇 번 있었다"라고 고백했다. 해당 스태프는 이런 상황에 대해 "유쾌한 상황은 아니다 보니 당사자가 되면 불편함을 느끼게 되는 거 같다"라고 털어놨다.
또 다른 드라마 관계자는 "작품 공개 시기는 정해져 있고 현장에선 변동이 크니 다들 날 선 상태로 대하는 경우가 더러 있다. 솔직히 말해서 과거엔 갑질이 많았지만, 요즘은 촬영 시간도 정해져 있는 만큼, 현장이 많이 변했다. 또 요즘은 작은 논란 하나로도 드라마의 흥망이 정해지지 않나. 그러다 보니 다들 조심하는 추세"라며 "지금도 변하고 성장하는 과정인 거 같다. 그리고 최근엔 역할의 크기와 상관없이 얼마큼 임팩트가 있느냐에 따라 주목을 많이 받는다. 그러니 앞으로도 더 긍정적으로 변화할 거라 기대한다"라고 전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마스크걸' 김모미 역을 맡은 배우 이한별은 단 2회 출연인데도 불구하고 이름을 알렸으며 영화 '마녀' 시리즈는 신인, 무명 배우를 주연으로 앞세웠다. 또한 넷플릭스 오리지널 '더 글로리'의 악인 5명은 그간 크게 주목받은 배우는 아니었지만, 드라마 속 캐릭터로 스타덤에 올랐다. 이처럼 시대는 점차 바뀌고 있다. 더 이상 조연의 삶이 고달프지 않길 바란다.
안윤지김노을김나연 기자
| zizirong@mtstarnews.comsunset@mtstarnews.comny0119@mtstarnews.com
국내외를 막론하고 연예계는 '카스트 제도' 형태가 그대로 살아있다. 물론 이 주장에 반대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단적으로 그 사람이 얼마큼의 돈을 받느냐에 따라 확실히 체감할 것이다. 같은 장면, 같은 시간을 촬영해도 누구는 수십억 원을 받지만, 누군가는 1000만 원을 받지 못할 때도 있기 때문이다. 한 신, 대사 한 줄을 위해 누구보다 열심히 하는 조연 배우들은 어쩌면 가장 빛이 들어오지 않은 공간에서 숨 쉬는 듯하다. 안타까운 건, 이 모든 건 유명도를 떠나 다들 걸어오는 과정에 속해있다.
최근 MBC 드라마 '연인'으로 흥행 주가를 달리고 있는 남궁민은 "촬영장에서 정말 말도 안 되는 대우를 받아도 아픔으로 다가오지 않았던 시절"이라며 자신의 무명 시절을 떠올렸다. 그는 "만약에 바람이 불어서 조명대가 쓰러졌는데 (스태프들이) 나보고 '이 XX야, 너 때문에'라고 하더라. 모든 NG의 근원이 다였다"라며 "그때 열정이 넘치다 보니 그런 것들이 억울하게 느껴지지 않았는데 지금 그런 상황을 마주한다면 욕을 할 것"이라고 고백했다.
이에 유재석도 공감했다. 그는 "저는 술을 못 하니까 그렇게 술을 따라주면 '못 마신다'고 말을 했다. 그러면 감독님들이 '넌 마시지 마'라고 말하고 프로그램도 못 나가게 됐다"라고 끔찍한 갑질 피해를 고백했다. 그러면서 "술을 마셔볼까 생각하기도 했는데 안 되는 건 안 되더라"라고 힘들었던 무명 시절을 떠올렸다.
ENA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tvN 드라마 '경이로운 소문2'에 출연한 강기영은 현장에서 캐스팅 갑질을 당한 적도 있다고. 그는 방송을 통해 "예정된 배역이 있었는데 현장에 가보니 다른 분이 계셨다. 난 이 역으로 캐스팅됐는데 내가 할 수 있는 게 없었고 더 단역을 하게 됐다"라며 "어떤 날은 현장에 갔는데 역할이 없어졌다. 메인 메뉴의 손 역할을 해달라고 해서 하게 됐는데 조연출분이 '손 모델 빨리 준비하셔야죠'라고 말하는데 상처받았다. 너무 비참했다"라고 털어놨다. 이와 비슷한 사례는 드라마 '꽃보다 남자' 제작 당시 연기를 못해 대본 리딩에서 역할 교체 됐던 배우 김수현, KBS 2TV 새 주말극 '효심이네 각자도생'의 갑질을 폭로했던 배우 허정민 등이 있다.
남궁민, 유재석, 강기영은 과거의 일을 털어놓았지만, 최근까지도 갑질 폭로가 계속되는 걸 보면 여전히 촬영 현장에서는 비일비재한 모양이다. 이런 일은 과연 왜 일어나는 것일까. 올해 말 공개를 앞둔 글로벌 OTT 드라마 촬영 감독은 스타뉴스에 "드라마 현장 캐스팅 갑질은 거의 사라졌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남아있는 거 같다. 물론 과거 그랬던 것처럼 현장에서 (캐스팅) 불발되고 교체되는 건 없다"라고 밝혔다. 다만 "정말 연기가 마음에 들지 않아서 혹은 모 엔터테인먼트에서 유명 배우 캐스팅할 때 함께 들어오는 경우가 실제로 몇 번 있었다"라고 고백했다. 해당 스태프는 이런 상황에 대해 "유쾌한 상황은 아니다 보니 당사자가 되면 불편함을 느끼게 되는 거 같다"라고 털어놨다.
또 다른 드라마 관계자는 "작품 공개 시기는 정해져 있고 현장에선 변동이 크니 다들 날 선 상태로 대하는 경우가 더러 있다. 솔직히 말해서 과거엔 갑질이 많았지만, 요즘은 촬영 시간도 정해져 있는 만큼, 현장이 많이 변했다. 또 요즘은 작은 논란 하나로도 드라마의 흥망이 정해지지 않나. 그러다 보니 다들 조심하는 추세"라며 "지금도 변하고 성장하는 과정인 거 같다. 그리고 최근엔 역할의 크기와 상관없이 얼마큼 임팩트가 있느냐에 따라 주목을 많이 받는다. 그러니 앞으로도 더 긍정적으로 변화할 거라 기대한다"라고 전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마스크걸' 김모미 역을 맡은 배우 이한별은 단 2회 출연인데도 불구하고 이름을 알렸으며 영화 '마녀' 시리즈는 신인, 무명 배우를 주연으로 앞세웠다. 또한 넷플릭스 오리지널 '더 글로리'의 악인 5명은 그간 크게 주목받은 배우는 아니었지만, 드라마 속 캐릭터로 스타덤에 올랐다. 이처럼 시대는 점차 바뀌고 있다. 더 이상 조연의 삶이 고달프지 않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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