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온난화라는 말이 너무 뻔해져버린 현대, 한쪽은 가뭄으로 메마르고 한쪽은 빙하가 녹고 있는 처참한 지구를 '지구 위 블래박스'가 안방으로 끌고 온다.
최근 서울 영등포구 KBS 신관 누리동에서 KBS 공사창립 50주년 대기획 '지구 위 블랙박스'를 연출한 구민정 PD가 스타뉴스와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지구 위 블랙박스'는 기후변화로 파괴돼 가는 국내외 6개 지역을 배경으로 아티스트들이 음악으로 지구의 마지막 모습을 기록하는 '기후위기 아카이브 콘서트'다. 잔나비 최정훈, YB, 자우림 김윤아, 댄서 모니카, 립제이, 르세라핌, 정재형, 대니 구, 세븐틴 호시 등이 출연한다.
이날 구 PD는 배우 공효진, 이천희, 전혜진이 참여한 전작 '오늘부터 무해하게'를 언급하며 "('오늘부터 무해하게'가) 트리거가 된 것 같다"며 "굉장히 중요한 문제인데 사람들 사이 중요한 의제로 떠오르지 않는 것 같아서 사람들의 관심을 도모하고자 (이런 소재를) 기획하게 됐다"고 밝혔다.
◆ 총 제작비 24억 원 투입, 시청자 관심 필요해 구 PD는 "공효진과 함께 작업했는데 그때는 '환경'이 곧 '탄소'라는 것 자체도 낯설었다. 공효진과 함께 열심히 했는데 사람들 관심을 끌어오기가 쉽지 않았고, 화제성이 높지 않았다. 머리로 이해하기 보다 마음으로 느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마음을 움직이기에는 음악이 가장 강력할 거라고 생각했다"고 프로그램 기획 취지를 설명했다.
또한 "마침 KBS 공사창립 50주년이라 대기획 프로젝트에 공모를 해서 지난해 6월부터 500일 정도 진행했다. 당초 넷플릭스와 제작비 80억 정도로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는데 결과적으로 총 제작비가 24억 원이 투입됐고, 굉장히 큰 규모이긴 하다. 그렇다고 해서 스태프들이 많이 투입되진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히려 외부적으로, 소수정예로 꾸려졌다. 저도 후반작업 퀄리티가 기대된다. 솔직히 시청률이 잘 나오면 좋겠다"고 속내를 드러내 웃음을 자아냈다.
◆ 다큐멘터리, 예능, 드라마 요소 꽉 채운 멀티버스 야심작 '지구 위 블랙박스' 구 PD가 설정한 세계관은 이렇다. 2049년, 거주 불능 지구에 유일하게 남은 데이터 센터인 '블랙박스'에 상주하는 한 명의 기록자는 우연한 계기로 2023년의 뮤지션들이 만든 다큐멘터리를 꺼내보게 된다. 기후 변화로 빠르게 파괴되어 가는 지구에서 음악으로 남긴 '기후위기 아카이브 콘서트'. 기록자라는 딱 1명의 인간이 뮤지션이 만든 다큐멘터리를 꺼내보는 형식이다.
구 PD는 "사실 이 프로그램은 기후변화 멀티버스"라며 "어떻게 하면 (시청자들에게) 좀 더 쉽고 재미있게 다가갈까 고민하다 보니 이런 형식을 보이게 됐다. 기대감을 갖고 봐주시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이어 "배우 김신록, 박병은, 김건우 등이 각각 시대를 맡아서 드라마 연기를 해주셨다. 독백 형식으로 모노드라마처럼 진행되는데 그 분위기를 잘 잡아주셨다"고 밝혀 기대감을 높였다.
화려한 라인업을 구성하게 된 비화도 언급했다. 특히 최근 암 투병 사실을 고백해 화제를 모은 윤도현에 대해 "동해를 맡은 윤도현이 당시 암 투병 중인 걸 몰랐다. 그렇게 수조 퍼포먼스를 진행했는데, 수조에 물이 차는 와중에 (윤도현이) 피아노를 치는 퍼포먼스였다. 굉장히 고생했다"고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호시는 서울 광화문 한복판에서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이에 대해 구 PD는 "서울이 탄소 배출량이 높은 편이라고 한다. 우리나라는 24시간 끊임없이 돌아가는 요소가 많지 않나. 그건 곧 에너지가 기반이 되어야 한다는 거고, 그러기 위해선 탄소 배출이 있다는 뜻이다. 언젠가 이 에너지가 다 하는 날이 오면 불빛이 사라질 수도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화려한 곳에서 퍼포먼스를 시작하는데, 나중에 불빛이 하나씩 꺼지게 된다"고 호시의 퍼포먼스를 귀띔했다.
그러면서 "워낙 광화문 한복판에서 촬영을 하다 보니 시민 통행에 민폐가 될까봐 걱정이 되더라. 짧은 시간 안에 촬영을 하고 흩어졌다. 도심 한복판에서 호시가 댄서 30명과 퍼포먼스를 했다는 얘기가 나중에 알려지자 (세븐틴의) 팬들은 깜짝 카메라 같았다고 한다. 짧은 시간 안에 집중해서 퀄리티 높은 퍼포먼스를 보여줬다"고 고마운 마음을 드러냈다.
◆ 실시간으로 빙하 무너지는 남극, 구상나무 메마른 한라산, 생명의 소리가 죽어버린 스페인의 비극 구 PD는 인터뷰 내내 국내외 촬영지들을 직접 찾으며 목격한 심각한 환경 문제에 대해 강조했다. 최정훈이 공연을 펼친 남극은 빙하가 번개치는 소리를 내며 무너지고, 삶의 터전을 잃은 펭귄은 얼음 위가 아닌 진흙 위를 걷는다는 것이다.
댄서 모니카, 립제이가 퍼포먼스를 펼친 스페인 시하라 저수지도 상황은 심각하다. 구 PD는 심각한 가뭄을 겪고 있는 스페인에 대해 "실제로 그런 공간에 가면 다른 행성에 있는 느낌이다. 비주얼 자체도 그렇고 생물이 없어서 생물의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김윤아, 모니카, 립제이 세 사람이 산불 지역에 가서 따로 공연을 하기도 했는데 거긴 정말 거의 지옥"이라고 힘줘 말했다.
르세라핌은 구상나무가 더이상 자라지 않는 제주 한라산을 보며 가슴 아파했다는 것이 구 PD의 설명이다. 그는 "다 말라 죽은 나무들을 봤을 때 멤버들이 마음 아파했다"며 "허윤진이 자연을 굉장히 좋아하는 친구라서 유독 마음 아파하더라"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더 큰 문제는 구상나무가 더이상 자라지 않는 것"이라며 "어린 세대의 나무가 자라지 않는다. 그런 장면을 목격하며 르세라핌 멤버들이 느끼는 바가 많아 보였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구 PD는 "솔직한 심정으로는 '이래도 안 볼 겁니까'라고 말하고 싶다. 환경 문제는 당장 우리 주변에서 벌어지는 일이지 않나. 꼭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갖고 봐주시면 좋겠다"고 시청을 독려했다.
김노을 기자
| sunset@mtstarnews.com
최근 서울 영등포구 KBS 신관 누리동에서 KBS 공사창립 50주년 대기획 '지구 위 블랙박스'를 연출한 구민정 PD가 스타뉴스와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지구 위 블랙박스'는 기후변화로 파괴돼 가는 국내외 6개 지역을 배경으로 아티스트들이 음악으로 지구의 마지막 모습을 기록하는 '기후위기 아카이브 콘서트'다. 잔나비 최정훈, YB, 자우림 김윤아, 댄서 모니카, 립제이, 르세라핌, 정재형, 대니 구, 세븐틴 호시 등이 출연한다.
이날 구 PD는 배우 공효진, 이천희, 전혜진이 참여한 전작 '오늘부터 무해하게'를 언급하며 "('오늘부터 무해하게'가) 트리거가 된 것 같다"며 "굉장히 중요한 문제인데 사람들 사이 중요한 의제로 떠오르지 않는 것 같아서 사람들의 관심을 도모하고자 (이런 소재를) 기획하게 됐다"고 밝혔다.
◆ 총 제작비 24억 원 투입, 시청자 관심 필요해 구 PD는 "공효진과 함께 작업했는데 그때는 '환경'이 곧 '탄소'라는 것 자체도 낯설었다. 공효진과 함께 열심히 했는데 사람들 관심을 끌어오기가 쉽지 않았고, 화제성이 높지 않았다. 머리로 이해하기 보다 마음으로 느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마음을 움직이기에는 음악이 가장 강력할 거라고 생각했다"고 프로그램 기획 취지를 설명했다.
또한 "마침 KBS 공사창립 50주년이라 대기획 프로젝트에 공모를 해서 지난해 6월부터 500일 정도 진행했다. 당초 넷플릭스와 제작비 80억 정도로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는데 결과적으로 총 제작비가 24억 원이 투입됐고, 굉장히 큰 규모이긴 하다. 그렇다고 해서 스태프들이 많이 투입되진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히려 외부적으로, 소수정예로 꾸려졌다. 저도 후반작업 퀄리티가 기대된다. 솔직히 시청률이 잘 나오면 좋겠다"고 속내를 드러내 웃음을 자아냈다.
◆ 다큐멘터리, 예능, 드라마 요소 꽉 채운 멀티버스 야심작 '지구 위 블랙박스' 구 PD가 설정한 세계관은 이렇다. 2049년, 거주 불능 지구에 유일하게 남은 데이터 센터인 '블랙박스'에 상주하는 한 명의 기록자는 우연한 계기로 2023년의 뮤지션들이 만든 다큐멘터리를 꺼내보게 된다. 기후 변화로 빠르게 파괴되어 가는 지구에서 음악으로 남긴 '기후위기 아카이브 콘서트'. 기록자라는 딱 1명의 인간이 뮤지션이 만든 다큐멘터리를 꺼내보는 형식이다.
구 PD는 "사실 이 프로그램은 기후변화 멀티버스"라며 "어떻게 하면 (시청자들에게) 좀 더 쉽고 재미있게 다가갈까 고민하다 보니 이런 형식을 보이게 됐다. 기대감을 갖고 봐주시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이어 "배우 김신록, 박병은, 김건우 등이 각각 시대를 맡아서 드라마 연기를 해주셨다. 독백 형식으로 모노드라마처럼 진행되는데 그 분위기를 잘 잡아주셨다"고 밝혀 기대감을 높였다.
화려한 라인업을 구성하게 된 비화도 언급했다. 특히 최근 암 투병 사실을 고백해 화제를 모은 윤도현에 대해 "동해를 맡은 윤도현이 당시 암 투병 중인 걸 몰랐다. 그렇게 수조 퍼포먼스를 진행했는데, 수조에 물이 차는 와중에 (윤도현이) 피아노를 치는 퍼포먼스였다. 굉장히 고생했다"고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호시는 서울 광화문 한복판에서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이에 대해 구 PD는 "서울이 탄소 배출량이 높은 편이라고 한다. 우리나라는 24시간 끊임없이 돌아가는 요소가 많지 않나. 그건 곧 에너지가 기반이 되어야 한다는 거고, 그러기 위해선 탄소 배출이 있다는 뜻이다. 언젠가 이 에너지가 다 하는 날이 오면 불빛이 사라질 수도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화려한 곳에서 퍼포먼스를 시작하는데, 나중에 불빛이 하나씩 꺼지게 된다"고 호시의 퍼포먼스를 귀띔했다.
그러면서 "워낙 광화문 한복판에서 촬영을 하다 보니 시민 통행에 민폐가 될까봐 걱정이 되더라. 짧은 시간 안에 촬영을 하고 흩어졌다. 도심 한복판에서 호시가 댄서 30명과 퍼포먼스를 했다는 얘기가 나중에 알려지자 (세븐틴의) 팬들은 깜짝 카메라 같았다고 한다. 짧은 시간 안에 집중해서 퀄리티 높은 퍼포먼스를 보여줬다"고 고마운 마음을 드러냈다.
◆ 실시간으로 빙하 무너지는 남극, 구상나무 메마른 한라산, 생명의 소리가 죽어버린 스페인의 비극 구 PD는 인터뷰 내내 국내외 촬영지들을 직접 찾으며 목격한 심각한 환경 문제에 대해 강조했다. 최정훈이 공연을 펼친 남극은 빙하가 번개치는 소리를 내며 무너지고, 삶의 터전을 잃은 펭귄은 얼음 위가 아닌 진흙 위를 걷는다는 것이다.
댄서 모니카, 립제이가 퍼포먼스를 펼친 스페인 시하라 저수지도 상황은 심각하다. 구 PD는 심각한 가뭄을 겪고 있는 스페인에 대해 "실제로 그런 공간에 가면 다른 행성에 있는 느낌이다. 비주얼 자체도 그렇고 생물이 없어서 생물의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김윤아, 모니카, 립제이 세 사람이 산불 지역에 가서 따로 공연을 하기도 했는데 거긴 정말 거의 지옥"이라고 힘줘 말했다.
르세라핌은 구상나무가 더이상 자라지 않는 제주 한라산을 보며 가슴 아파했다는 것이 구 PD의 설명이다. 그는 "다 말라 죽은 나무들을 봤을 때 멤버들이 마음 아파했다"며 "허윤진이 자연을 굉장히 좋아하는 친구라서 유독 마음 아파하더라"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더 큰 문제는 구상나무가 더이상 자라지 않는 것"이라며 "어린 세대의 나무가 자라지 않는다. 그런 장면을 목격하며 르세라핌 멤버들이 느끼는 바가 많아 보였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구 PD는 "솔직한 심정으로는 '이래도 안 볼 겁니까'라고 말하고 싶다. 환경 문제는 당장 우리 주변에서 벌어지는 일이지 않나. 꼭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갖고 봐주시면 좋겠다"고 시청을 독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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