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남길의 장르 연기가 빛나는 '도적: 칼의 소리'가 넷플릭스 시리즈의 추석 흥행사(史)를 이어갈 준비를 마쳤다.

19일 서울 중구 앰배서더 서울 풀만 호텔에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도적: 칼의 소리'의 제작발표회가 열린 가운데, 황준혁 감독을 비롯해 배우 김남길, 서현, 유재명, 이현욱, 이호정, 김도윤, 이재균, 차엽, 차청화가 참석했다.

'도적: 칼의 소리'는 1920년 중국의 땅, 일본의 돈, 조선의 사람이 모여든 무법천지의 땅 간도에서 소중한 사람들과 삶의 터전을 지키기 위해 하나 된 이들이 벌이는 액션 활극이다.

김남길은 노비 출신의 일본군이었지만 이제 간도에서 살아가는 도적단을 이끄는 이윤 역, 서현은 독립운동가지만 철도국 과장으로 신분을 위장하고 있는 남희신 역을 맡아 열연한다.

이날 황준혁 감독은 "넷플릭스에서 '도적: 칼의 소리'의 흥행을 많이 기대하는 것 같다. 우주의 기운이 모여서 빵 터지기를 간절히 기대한다"고 흥행을 기원했다.

이어 "웨스턴 활극에 동양 히어로를 결합해 새로운 카타르시스를 줄 수 있는 새 장르의 시대극"이라며 "일제강점기를 다루는 극은 그 시대에서 오는 무게를 견뎌야 한다. 그 시대의 본질적인 무게를 해치지 않으면서 액션 활극의 스릴과 카타르시스를 전달한다"고 '도적: 칼의 소리'의 작품성을 자평했다.

김남길 역시 "감독님이 말씀은 직접적으로 안 하시지만 기대감보다 부담감이 큰 게 사실"이라며 "('오징어 게임', '수리남' 같은) 전 작품들이 잘 됐고, 넷플릭스가 기대하는는 작품이다. 전작만큼 많은 시청자분들이 사랑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남길은 자신이 맡은 이윤이라는 캐릭터에 대해 "과오를 뉘우치고 반성하는 삶을 찾아 도적에 들어가 우두머리로서 터전과 사랑하는 이들을 지키려 한다"고 밝혔다.

이어 "1920년대 역사적 아픔에서 오는 다른 이야기가 웨스턴 장르와 복합됐다. (기존에) 그 시대를 배경으로 하는 여러 이야기가 있지만 웨스턴풍 이야기는 못 봐서 장르적인 매력을 느꼈다. 1920년대를 살아가는 인간 군상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고 작품이 지닌 매력을 귀띔했다.

독립운동가 희신 역을 맡은 서현은 "희신이의 정서를 표현하는 것에 책임감이 남다르게 무거웠다"며 "촬영 직전까지 감정선을 잡아야겠다고 생각해서 시대의 아픔과 비통함을 내면에 쌓아가는 것을 집중적으로 연구했다"고 배역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또 "극 중 다양한 인물을 만나서 좋았다"면서도 "아무래도 독단적으로 행동하는 캐릭터이다 보니 도적단과 붙는 장면이 많지 않아서 아쉬웠다"고 털어놨다.

극 중 이윤은 주무기인 장총을 자유자재로 다루며 화려한 액션을 보여준다. 황야의 총격전과 마상 액션부터 활, 칼, 도끼, 낫, 맨손 격투 등 다채로운 액션의 향연이 시청자들을 설레게 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김남길은 "웨스턴 장르를 표방하다보니 시대를 가장 잘 표현할 매력적인 총기가 윈체스터 장총"이라며 "롱테이크 액션에 신경을 많이 썼고, 총기 액션은 장면을 끊어서 가지 않고 한 번에 갔다. 아마 보는 재미가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유재명은 의병장이었지만 지금은 간도의 조선인 마을을 지키는 최충수 역, 이현욱은 조선 출신 최연소 일본군 소좌 이광일 역, 이호정은 뛰어난 총잡이 언년이 역을 맡아 열연한다.

김도윤, 이재균, 차엽은 도적단으로 변신했고, 차정화는 같은 노비 출신이었던 친동생 같은 이윤을 돕는 김선복을 연기한다.

유재명은 최충수 역에 대해 "의병장으로 활동하며 무적장군으로 불릴 만큼 무예 출중하고 백성을 아끼고 사랑하는 충직한 인물"이라며 "향과 가족을 잃고 척박한 땅 간도로 넘어가서 사람들과 다시 가족을 이루고 마음을 다잡는 도적단의 정신적 지주다"고 말했다.

특히 말을 타면서 활을 쏘는 연기를 해야 했던 유재명은 "만약 다시 하라고 하면 못 할 것 같다. 그때는 좋은 작품을 만들기 위해서 나도 모르게 손을 놓고 활을 쐈는데, 동료들과 스태프들이 있어서 도전할 수 있었다"고 털어놔 웃음을 자아냈다.

최연소 일본군 소좌 이광일 역으로 분한 이현욱은 "죄송하게도 독립군 토벌에 앞장서는 인물"이라며 "노비였던 이윤을 면천 시켜주고 친구로 지내다가 그가 떠나서 배신감을 느끼고 대립한다. 남희신을 사랑하게 되면서 두 사람과 지독하게 얽힌다"고 설명했다.

이어 "시대상에 맞는 인물을 표현하기 위해 노력했고, 생존하기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하는 인물이다. 촬영장에서 '뱀눈'이라는 소리를 너무 많이 들어서 외로웠던 기억이 있다"고 토로했다.

연기 호흡을 맞춘 서현에 대해서는 "작품을 할 때마다 선배님들을 뵈면 텔레비전을 보는 것 같았다. 저희 도적들 행색이 깨끗하지 않지 않나. (서현이) 상대적으로 빛났다"고 말했다.

황준혁 감독은 "이현욱이 악인 역할을 맡아 힘들었을 것"이라며 "이광일은 욕망이 커질 수록 악인으로서의 카리스마가 발휘되는 인물이면서도 조선인이라는 피를 지울 수 없어서 괴로워하는 이율배반적인 캐릭터다. 양극을 왔다갔다 하는 인물인데 현장에서 이현욱이 굉장히 매력적인 눈빛으로 표현했다"고 이현욱의 연기를 추켜세웠다.

이호정은 총잡이 언년이를 연기한 것에 대해 "이윤과 굉장히 끈질긴 인연으로 엮이게 되는 인물"이라며 "김남길 선배님이 워낙 액션을 잘하시는 걸로 유명하신데 역할 상에 언년이가 동등한 위치로 해야 돼서 그런 부분에 신경을 많이 썼다. 액션팀에게 더 훈련시켜달라고 많이 조르기도 했다"고 열정을 과시했다.

김남길은 서현, 이호정과 연기 호흡을 맞춘 데 대한 만족감을 아낌없이 표현했다. 그는 이호정에 대해 "감히 이런 말 하는 게 맞을지 모르겠는데 (연기가) 신선하다. 연기는 유행을 타지 않는다고 생각하는데 유행이 있다면 호정이가 연기한 언년이가 트렌드에 맞는 연기이지 않나 생각이 들더라"고 이호정의 연기를 칭찬했다.

서현에 대해서는 "독립군이면서도 감정을 절제하고 능수능란하게 표현했다"며 "이호정, 서현과 연기할 때 다름이 명확해서 좋았다. 두 배우와 연기하면서 리액션만 해도 될 정도로 다른 매력을 지닌 좋은 배우들이었다"고 후배들에 대한 애정을 내비쳤다.

웨스턴 장르라는 특성상 지난 2008년 개봉한 김지운 감독의 영화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약칭 '놈놈놈')도 자연스럽게 떠오른다. 이에 대해 김남길은 "서부 영화들을 봤는데 ('놈놈놈'을) 피하려고 해도 그럴 수 없었다. 훌륭한 작품이지 않나. 레퍼런스를 삼지 않았다면 거짓말이다"고 솔직히 밝혔다.

그러면서 "심지어 (정)우성 형한테도 '어떻게 했냐. 쉽지가 않더라'라고 물어봤다. 연습만이 살 길이라는 마음으로 연습을 거듭했다. 다만 '도적'이 '놈놈놈'이나 다른 서부극과 다른 것은 드라마적인 부분이다. 많은 인물들이 섞여서 삶의 터전과 사랑하는 사람들을 지키는 처절한 이야기라는 점에 초점이 맞춰졌다"고 '도적: 칼의 소리'가 지닌 서사적 강점을 강조했다.

끝으로 김남길은 "배우들, 제작진이 그 시대의 아픔과 시리즈로 담을 수 있는 재미를 담으려고 노력했으니 즐겁게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고, 서현은 "모두 한마음 한 뜻으로 즐겁게 촬영했다. 뜨거운 열정, 시원한 액션, 아픔과 통쾌함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시리즈니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고 시청을 독려했다.

유재명은 "다양한 이야기, 액션 활극도 있지만 가장 많이 나오는 단어가 '가족'인 것 같다. 추석에 우리 드라마 보시면 좋겠다"고 바람을 드러냈고, 김도윤은 "보기 시작하시면 멈추기 쉽지 않으실거다. 부디 시간을 길게 확보하시고 시작하시는 걸 추천드린다"고 당부했으며, 차엽은 "많은 관심과 사랑 부탁드린다. 추석은 '도적: 칼의 소리'가 책임지겠다"고 자신감을 표했다.

한편 '도적: 칼의 소리'는 총 9부작으로, 오는 22일 공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