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인 홍석천이 성 정체성 커밍아웃 후 23년이 흐른 소감을 밝혔다.

홍석천은 26일 "오늘이 23년 전 2000년 9월 26일 제가 커밍아웃한 날이군요. 제 나이 서른 정말 죽기를 각오하고 커밍아웃을 했는데 사람들이 그러더라고요. 연예인되서 성공하고 돈 많이 벌고 잘 살고 있는데 왜 커밍아웃을 하냐고. 모든 걸 잃을수있는데..."라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전 그저 행복하게 살고 싶었고 거짓말 하고 싶지 않았고 가진 걸 잃어도 다시 시작할 수 있는 나이여서 아까울 거 없다고 생각했네요"라며 "정말 많이 욕먹고 죽이겠다고 협박받고 하고 있던 방송에서 쫓겨나고 집 밖에 나가기 무서워 한 달 동안 못 나오고 부모님, 가족들 다 매일 같이 울고불고... 정말 세상에서 나만 없어지면 모든 게 다 해결될 거 같았던 그 시간 지나고 나니 허허 웃으며 얘기할 수 있는 추억의 시간이 돼버리네요"라고 털어놨다.

이어 "여러분도 지금 아무리 힘들고 지치고 도망치고 싶어도 긍정에너지로 버텨 이겨내면 좋은 날이 올 거예요. 기운 내죠, 우리"라며 "지난 33년간 많은 변화가 있었네요. 제가 작은 불씨가 됐었다면 그걸로 만족합니다. 모두 행복하게 살아요"라고 소회를 전했다.

한편 홍석천은 대한민국 최초로 동성애자 임을 커밍아웃했다. 이후 그는 활발한 방송 활동을 보이며 성소수자에 대한 인식을 바꾸는 데에 일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