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화권 배우 판빙빙이 '녹야'를 통해 호흡을 맞춘 이주영을 향한 애정을 표현했다.

5일 부산시 해운대구 KNN시어터에서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갈라 프레젠테이션 '녹야'의 기자회견이 개최됐다. 이 자리에는 한슈아이 감독을 비롯해 배우 판빙빙, 이주영이 참석해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녹야'는 낯선 곳에서 쳇바퀴 같은 삶을 사는 '진샤'(판빙빙 분)가 자유로운 영혼의 '초록머리 여자'(이주영 분)를 만나 돌이킬 수 없는 밤으로 뛰어드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FH,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 '갈라 프레젠테이션' 섹션에 공식 초청됐다. 2007년에 신설된 '갈라 프레젠테이션' 섹션은 세계적인 거장들의 신작 또는 화제작을 상영하는 프로그램이다.

'녹야'는 베를린영화제 파노라마 부문 진출과 더불어 베를린영화제 내 전 부문의 퀴어 영화를 대상으로 하는 세계적 권위의 '테디상' 후보에 오르게 되며 국내외 영화 팬들의 기대와 관심을 한 데 모으고 있다.

이주영은 "'녹야'에 출연하기 전에 '내가 잘 해낼 수 있을까?'라는 의구심도 있었는데 감독님의 러브콜이 가벼운 게 아니라는 것을 마음속으로 느끼게 됐다. 감독님은 저에 대해 많이 파악하고 계셨고, 영화 속에 어떻게 담을지 구상하신 상태에서 제안해 주셨기 때문에 믿고 뛰어들어도 되겠다고 생각했다"며 "판빙빙 언니도 제가 출연을 망설이고 있을 때 따뜻한 자필편지를 써주셨다. 그 편지를 보고 마음이 동했었던 것 같다. 이 영화에 출연하지 않는 것은 이 두분의 기대를 저버리는 행동인 것 같았다"고 말했다.

이에 판빙빙은 "사실 편지 쓰는 그날 고민이 많았다. 말도 안 통하고 어떻게 소통이 가능할지, 우리가 그를 원한다는 걸 어떻게 표현할지 고민했다. 여배우에게 손 편지를 쓴다는 것은 처음 있는 일이었고, 마치 연애편지를 쓰는 듯한 느낌이었다. 그러나 곧바로 마음과 마음이 통하는 일이라고 생각했고, 이주영이 출연한 영화, 드라마를 봤는데 느낌이 너무 좋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감독님이 이주영 배우의 사진을 보여줬을 때 '이 사람 안다. 귀엽다'고 말했던 기억이 난다. 근데 저보다 10살이나 적은 걸 알고 스트레스를 받았지만, 귀엽지만 진정성을 담고 있는 모습에 제가 꼭 편지를 써서라도 꼭 데리고 와야겠다고 생각했다. 편지 끝에 하트를 많이 날렸다"고 전했다.

이어 "이주영을 제외하고는 함께 호흡을 맞추고 싶은 한국 배우는 없다"고 단호하게 말하며 미소 지었다. 두 사람은 서로 '사랑해요', '워 아이 니'를 주고받으며 훈훈한 모습을 자아내기도.

또한 이주영은 "영화 촬영 이후에 저는 한국에 머물고, 언니는 중국으로 출국했기 때문에 실제 영화처럼 만날 수 없는 사람이 된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며 "드물게도 촬영이 끝나고도 캐릭터의 감정을 가지면서 일상을 보냈던 것 같다. 참 기억에 남는 촬영이었다"고 했고, 판빙빙은 'Welcome to CHINA'라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