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이가 기대했던 '데블스 플랜'이 대중은 얻었지만 마니아층을 만들어 내기엔 실패한 듯 보인다. 서바이벌 프로그램의 고유 특징이 사라진 '데블스 플랜'은 신선함을 보였다는 점에선 박수받을 만 하지만, "'데블' 없는 '데블스 플랜'"이란 말이 만들어진 만큼 무언가 놓친 건 확실해 보인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데블스 플랜'은 변호사, 의사, 과학 유튜버, 프로 게이머, 배우 등 다양한 직업군의 12인의 플레이어가 7일간 합숙하며 최고의 브레인을 가리는 두뇌 서바이벌 게임 예능이다. 이는 앞서 정종연 PD가 연출했던 '더 지니어스' 시리즈 후속작이기도 하다. '더 지니어스'는 당시 방영 시작부터 수많은 마니아층을 형성했고 이런 인기는 tvN 예능프로그램 '소사이어티 게임'으로도 이어졌다. '더 지니어스'의 확장판처럼 보여지는 '소사이어티 게임'은 새로운 면을 만들어냈다.
정종연 PD는 자신의 신작에 대해 "과거 내 프로그램의 냄새가 많이 날 거다. 그러면서 개선되거나 재미있는 포인트가 있을 것"이라며 '더 지니어스'를 언급했다. '더 지니어스'와 차이점은 합숙으로 꼽으며 "방송 밖에서 사적으로 이뤄지는 연합과 약속을 담아냈다"며 "출퇴근을 하는 것보다도 합숙했을 때 출연진들의 관계가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보고 싶었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낯선 출연진들의 등장에 대해 "경쟁 서바이벌 상황을 겪어보지 않는 사람들을 위주로 섭외했다. 경험이 누적된 사람보다는 경쟁 게임을 처음 접해보고 성장하며 변화할 수 있는 사람을 원했다. 왠지 우승할 것 같은 사람을 캐스팅했다"고 밝혔다.
그의 말대로, 늘 MC의 역할만 해왔던 박경림, 낯선 인물이었던 조연우, 과학 크리에이터 궤도 등의 출연은 신선함을 느끼게 했다. 확실히 그동안 서바이벌에 출연하지 않았던 인물이라 그들의 말과 행동 범위는 기존 서바이벌 프로그램 애청자의 생각을 벗어났다. 서로를 미워하고 싫어하는 거에 익숙해진 모습보다 누군가를 돕고 감싸 안는 건 낯설었다. 이런 점이 바로 서바이벌을 향한 고정 관념을 벗기는 지점이었으며 프로그램의 벽을 낮추고 대중성을 돋보이게 하는 부분이 되기도 했다.
특히 궤도의 출연이 '데블스 플랜'에서 흥미롭다. "계산 못하는 사람들 0점을 받게 할 순 없다", "우리 모두 다 같이 결승에 올라갔으면 좋겠다", "난 약자 편에 서서 행동하겠다"란 말들은 서바이벌 프로그램에서 자주 볼 수 없다. 후반부에서 그는 자신의 논리에 오점이 있음을 인정했지만, 확실히 궤도는 방송 초반에 앞선 말대로 행동하는 부분이 있었다. 비난, 갈등을 풀어내려고 하는 궤도의 행동은 프로그램의 순한 맛을 생성해냈다.
다만 이런 지점이 마니아층의 형성에 실패한 요인으로 작용한 듯 보인다. 갈등의 원인, 선두 주자, 약간의 공격을 한 사람들은 모두 '강자'로 분류됐으며 합숙소 내 불편한 사람으로 간주한다. 그러다 보니 모두가 눈에 띄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일례로 메인 게임에서의 궤도 플레이를 보면 알 수 있다. '상대적 약자'가 된 출연진은 모두 궤도에게 "어떻게 해야 하냐"라고 말하고 방법을 해결해 달라고 요청한다. "약자를 구원해야 한다"란 말을 하는 궤도는 그들을 구하기 위한 해결법을 생각해낸다. 이 과정 중 불평, 불만이 생기긴 하지만 그다지 적극적으로 행동하지 않으며 결국 뒤에서 욕을 하는 걸로 마무리된다. 그나마 하석진이 "이게 무슨 게임이냐. '데블스 플랜' 맞냐, '빌붙어 플랜' 아니냐"라고 항의하곤 하지만 거기서 끝이 난다.
이 문제가 단순히 궤도의 문제로만 받아들일 순 없다. 분명 1등을 가리는 서바이벌인데도 문제적 상황을 안일하게 보고 행동하는 출연진, 메인 게임으로도 탈락자를 가리려고 하지 않은 제작진도 이런 상황을 만들어냈다.
대중은 잡았으나 마니아는 잡지 못한 '데블스 플랜'은 넷플릭스 내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지만 "빌부터 플랜"이란 불명예를 받게 된 상황이다. '더 지니어스'의 후속작이란 타이틀로 시작한 두뇌 서바이벌 '데블스 플랜'이 어떤 식의 평가를 받으며 막을 내릴지 지켜볼 만 하다.
안윤지 기자
| zizirong@mtstarnews.com
넷플릭스 오리지널 '데블스 플랜'은 변호사, 의사, 과학 유튜버, 프로 게이머, 배우 등 다양한 직업군의 12인의 플레이어가 7일간 합숙하며 최고의 브레인을 가리는 두뇌 서바이벌 게임 예능이다. 이는 앞서 정종연 PD가 연출했던 '더 지니어스' 시리즈 후속작이기도 하다. '더 지니어스'는 당시 방영 시작부터 수많은 마니아층을 형성했고 이런 인기는 tvN 예능프로그램 '소사이어티 게임'으로도 이어졌다. '더 지니어스'의 확장판처럼 보여지는 '소사이어티 게임'은 새로운 면을 만들어냈다.
정종연 PD는 자신의 신작에 대해 "과거 내 프로그램의 냄새가 많이 날 거다. 그러면서 개선되거나 재미있는 포인트가 있을 것"이라며 '더 지니어스'를 언급했다. '더 지니어스'와 차이점은 합숙으로 꼽으며 "방송 밖에서 사적으로 이뤄지는 연합과 약속을 담아냈다"며 "출퇴근을 하는 것보다도 합숙했을 때 출연진들의 관계가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보고 싶었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낯선 출연진들의 등장에 대해 "경쟁 서바이벌 상황을 겪어보지 않는 사람들을 위주로 섭외했다. 경험이 누적된 사람보다는 경쟁 게임을 처음 접해보고 성장하며 변화할 수 있는 사람을 원했다. 왠지 우승할 것 같은 사람을 캐스팅했다"고 밝혔다.
그의 말대로, 늘 MC의 역할만 해왔던 박경림, 낯선 인물이었던 조연우, 과학 크리에이터 궤도 등의 출연은 신선함을 느끼게 했다. 확실히 그동안 서바이벌에 출연하지 않았던 인물이라 그들의 말과 행동 범위는 기존 서바이벌 프로그램 애청자의 생각을 벗어났다. 서로를 미워하고 싫어하는 거에 익숙해진 모습보다 누군가를 돕고 감싸 안는 건 낯설었다. 이런 점이 바로 서바이벌을 향한 고정 관념을 벗기는 지점이었으며 프로그램의 벽을 낮추고 대중성을 돋보이게 하는 부분이 되기도 했다.
특히 궤도의 출연이 '데블스 플랜'에서 흥미롭다. "계산 못하는 사람들 0점을 받게 할 순 없다", "우리 모두 다 같이 결승에 올라갔으면 좋겠다", "난 약자 편에 서서 행동하겠다"란 말들은 서바이벌 프로그램에서 자주 볼 수 없다. 후반부에서 그는 자신의 논리에 오점이 있음을 인정했지만, 확실히 궤도는 방송 초반에 앞선 말대로 행동하는 부분이 있었다. 비난, 갈등을 풀어내려고 하는 궤도의 행동은 프로그램의 순한 맛을 생성해냈다.
다만 이런 지점이 마니아층의 형성에 실패한 요인으로 작용한 듯 보인다. 갈등의 원인, 선두 주자, 약간의 공격을 한 사람들은 모두 '강자'로 분류됐으며 합숙소 내 불편한 사람으로 간주한다. 그러다 보니 모두가 눈에 띄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일례로 메인 게임에서의 궤도 플레이를 보면 알 수 있다. '상대적 약자'가 된 출연진은 모두 궤도에게 "어떻게 해야 하냐"라고 말하고 방법을 해결해 달라고 요청한다. "약자를 구원해야 한다"란 말을 하는 궤도는 그들을 구하기 위한 해결법을 생각해낸다. 이 과정 중 불평, 불만이 생기긴 하지만 그다지 적극적으로 행동하지 않으며 결국 뒤에서 욕을 하는 걸로 마무리된다. 그나마 하석진이 "이게 무슨 게임이냐. '데블스 플랜' 맞냐, '빌붙어 플랜' 아니냐"라고 항의하곤 하지만 거기서 끝이 난다.
이 문제가 단순히 궤도의 문제로만 받아들일 순 없다. 분명 1등을 가리는 서바이벌인데도 문제적 상황을 안일하게 보고 행동하는 출연진, 메인 게임으로도 탈락자를 가리려고 하지 않은 제작진도 이런 상황을 만들어냈다.
대중은 잡았으나 마니아는 잡지 못한 '데블스 플랜'은 넷플릭스 내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지만 "빌부터 플랜"이란 불명예를 받게 된 상황이다. '더 지니어스'의 후속작이란 타이틀로 시작한 두뇌 서바이벌 '데블스 플랜'이 어떤 식의 평가를 받으며 막을 내릴지 지켜볼 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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