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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인' 이학주, '연쪽이'여도 행복한 이유.."남궁민 선배가 저 되게 좋아하셨죠"[★FULL인터뷰]

  • 한해선 기자
  • 2023-11-25

"연준이가 그 시대에서 사상에 매몰돼 자신의 행동을 알면서도 따라가는 게 안타까웠어요. 남자들도 보면서 안 좋았을 거예요. '오랑캐에게 정절을 잃은 것이다'라고 생각하는 연준이를 보면서 많이들 화가 났을 것 같아요. 저도 그런 모습이 화가 났고요. 시청자분들은 연준이를 '연쪽이'라고 해주시더라고요. '내 새끼'라는 거지 않나요. 그래도 귀여운 별명으로 붙여주신 거죠."

배우 이학주가 조선시대 꽉 막힌 유생 남연준 역으로 '연쪽이'에 등극, MBC 금토드라마 '연인'(연출 김성용, 천수진, 극본 황진영) 속 최고 욕받이에 등극했다.

연준은 병자호란 중 청에 끌려갔던 여인들이 다시 조선에 돌아왔지만 정절을 잃은 '환향녀'라며 손가락질 받은 안타까운 역사를 그대로 보여준 인물. 현재로선 납득하기 힘든 유교사상을 절대법으로 맹신했던 연준은 국가란 대의만 지키다가 가까운 아내 경은애(이다인 분)를 지키지 못했다. 마지막 연준이 '가문을 지키겠다'라며 스스로 목숨을 끊은 스승 장철(문성근 분)을 마주하고 눈물 흘리는 모습은 당대 양반들이 가진 사상의 단면을 뼈저리게 느끼게 했다.

'연인'은 병자호란을 겪으며 엇갈리는 연인들의 사랑과 백성들의 생명력을 다룬 휴먼역사멜로 드라마. '연인'은 지난 8월부터 파트1 10회, 파트2 10회에, 인기에 따른 추가 1회 연장으로 총 21회가 방송됐고 지난 18일 종영했다.

'연인'은 역사 고증 속 아련한 사극 로맨스를 밀도있게 집필한 황진영 작가, 웅장한 스케일과 섬세한 감성을 두루 연출한 김성용 감독, 뜨겁게 호연한 남궁민과 안은진 등 배우들의 합이 어우러져 '연인 폐인'을 만들며 12.9%의 최고 시청률을 거뒀고 동 시간대 전 채널 및 금토드라마 1위를 차지했다. '연인'은 2023년 방영된 MBC 드라마 중 최고 성적은 물론, '웰메이드 사극'이란 호평을 얻었다.

이학주는 극중 군자의 절개와 충심을 중시한 성균관 유생 남연준 역을 맡았다. 연준은 양가 댁 애기씨 유길채(안은진 분)의 짝사랑 상대였지만 길채의 절친인 경은애와 정혼했고, 양반이자 장사치인 미스터리한 사내 이장현(남궁민 분)과 줄곧 충심에 대한 다른 관점을 보였다. 엔딩에서 연준은 장현을 국가의 역적으로 오해해 추포하려다가 피투성이가 된 장현을 놓아줬고, 기억을 상실하고서 산속에 홀로 살던 장현은 자신을 찾은 길채와 뒤늦게 부부의 연을 맺었다.


-11개월 동안 함께한 '연인' 종영 소감은?

▶2023년을 거의 꽉 채워서 찍을만큼 작품이 사랑 받은 것 같아서 너무 기분 좋게 끝냈다.

-드라마 인기를 실감하지 않냐.

▶제가 2주에 한번씩 부모님과 만나서 카페에 가고 하는데 알아봐주시고 더 주시고 그러더라. 어제 옆집에서 갑자기 김치를 주시더라. 너무 맛있게 먹었다. '연인' 너무 재미있게 봤다면서 주시더라. 굴 들은 김치를 받았다.

-작품이 흥행해서 부모님이 뿌듯해할 것 같다.

▶아무래도 너무 좋아하신다. 드라마 잘돼서 좋아하신다. 장인 장모님도 좋아하셨다. 아내가 실시간으로 반응을 보내줬다. '연인' 드라마를 너무 좋아해서 장면들을 보면서 '잘했다', '이야기가 너무 재미있다', '힘들었겠다'고 해줬다.

-남연준이 욕을 많이 먹은 캐릭터였는데.

▶이런 식으로 조선시대에 불합리한 모습을 나름 보여줄 수 있다는 게 작품 자체에 의의를 갖게 했다. 내가 연준이를 평가하자면 안 좋은 친구이지만 그 시대에선 안 좋은 마음으로 한 건 아니고 사상에 매몰돼서 자신의 행동을 알면서도 따라가는 게 안타까웠다. 남자들도 보면서 안 좋았을 거다. '오랑캐에게 정절을 잃은 것이다'라고 생각하는 연준이를 보면서 많이들 화가 났을 것 같다. 나도 그런 모습이 화가 났다.

-시청자 반응은 어떤 게 기억나는지?

▶'연쪽이'라고 해주시더라. 내 새끼라는 거지 않냐. 귀여운 별명으로 그래도 붙여주셨더라.

-연준이 그 와중에 잘한 게 마지막에 장현에게 화살을 쏘지 않은 것이었다.

▶연준이 그나마 분별력을 가지고 한 행동 같았다. 연준이가 너무 늦었지만 어느정도 자기 이상이 틀린 것이란 걸 깨달은 것 같다. 그 결말은 2~3주 전에 알았다.

-마지막엔 장현과 길채가 재회하고, 연준이 환향녀인 은애를 다시 안아주며 해피엔딩을 보여줬다. 개인적으로 엔딩은 어떻게 봤나.

▶역시 마음 넓은 은애가 있어서 다행이었다. 능군리에 돌아가서 어떤 일이 펼쳐질까도 상상했는데, 포로들도 자기의 과오가 있으니 속죄하면서 살지 않았을까 싶다. '예는 정에서 나온다'는 걸 깨달고 살 것 같다. 다행이면서 측은하게 생각했다.


-종방연은 잘 마쳤나.

▶오랫동안 찍으면서 스태프들과 그동안 하지 못했던 얘기들 '고생했다', '고마웠다'를 나누느라 시간이 모자랐다. 집에 오니 새벽 4시가 됐더라. 마지막 촬영 때 오랜만에 봤는데 촬영 내내 남궁민 선배가 저를 되게 좋아하셨다. 촬영하면서 전우애가 생겼고 많이 웃었다. 마지막 촬영 때 '난 아버지가 없어' 그 신을 찍는데 너무 반가워하면서 반가움을 참으면서 연기해야 했다. 종방연 자리에서도 (남궁민이) '마지막까지 진심을 다해서 연기해줘서 고맙다'고 얘길 해주셔서 너무 고마웠다.

-남궁민은 현장에서 어떤 선배였나.

▶정말 촬영하면서 항상 칭찬해주고 '이건 좋다', '방금 완벽했던 것 같다' 등 좋은 얘길 많이 해주셨다. 저도 따르면서 하려고 했다. 전쟁에 나가서 장현 일행을 만나고 '나는 배운 것 따로 사는 것 따로 할 줄 모릅니다. 백성은 충성해야 합니다'라는 신을 찍을 때 되게 잘했다고 말해주셨다. 같이 찍은 건 아니었지만 장철 선생님에게 얘기하는 장면을 보시고 '그 장면 너무 좋았다'고 해주셨다. 칭찬할 수 있는 장면을 다 찾아보시고 말해주셨다.

-연준은 어떤 인물로 이해하고 접근했나.

▶자기가 이해하는 이상적인 세상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그것은 되게 완벽한 신하와 백성이 있는 것이었는데 나중에 그게 완벽할 수 없다는 걸 깨달은 거다. 초반에 그런 잣대를 왕에게 뒀는데 장철 선생님을 만나면서 많은 생각을 한 것 같다.

-사극을 1년 정도의 긴 호흡으로 한 건 처음이지 않나. 마지막 촬영 당시엔 눈이 왔던데 고생하진 않았나.

▶제가 엄청 지칠만큼 나오진 않았다.(웃음) 조선시대에 병자호란에 대해서, 그들의 삶에 대해서 찬찬히 생각해볼 수 있었다. 유익했던 기억으로 있다. 제가 사회탐구에서 원래 국사를 안 했는데 '이래서 배워야 하는구나' 싶었다.(웃음)

-'연인'의 인기 요인은 무엇이라 생각하나.

▶병자호란처럼 역사적 사건을 다룰 때 높은 분들의 이야기를 많이 다룬 것 같은데 백성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은 잘 없었던 것 같다. 이때 백성들이 이렇게 힘들었다는 걸 보여준 게 다른 포인트였던 것 같다. 절절한 장현과 길채의 사랑 이야기가 한몫한 것 같다.

-이다인과 커플 연기 호흡은 어땠나.

▶호흡이 너무 좋았다. (이다인과) 학교를 같이 다녔는데 그때는 학번 차이가 많이 나서 말을 많이 못 나눴는데 학교에 대해서 많이 얘길 나눴다. 되게 친해지고 배려를 많이 해줬다. 항상 카메라 뒤에서 펑펑 울고 그랬던 식으로 연기해준 게 기억에 남는다. 그 도움을 받아서 더 집중해서 연기할 수 있었다. 중간에 (임신) 소식을 전해와서 너무 축하했다.

-메이킹이나 SNS 현장 모습을 보면, 이다인이 항상 밝은 에너지를 보여준 것 같다. 파트너로 함께 연기하며 에너지를 많이 받기도 했을 것 같다.

▶너무 고마웠다. 굉장히 당차고 씩씩하다. 신을 만들어갈 때 의지도 많이 됐고 얘기도 많이 나눴다. 묵묵하게 뒤에서도 열심히 해줘서 고마웠다. 그러고 나서도 장난도 많이쳤다. 저도 장난기가 많아서 둘이 만나면 재미있었다.


-이다인과 서로 신혼생활 얘기도 나눴는지.

▶서로 신혼생활에 대해서도 얘기하고 남편분(이승기)은 재미있게 보시냐고도 물었다. '(이승기가) 너무 재미있게 보고 있고 같이 본다'라고도 하더라.

-이 작품을 통해 배운 것은 무엇이라 생각하나.

▶연준을 보면서 생각에 매몰될 수 있구나란 걸 배웠다. 자기가 느끼는 이상향과 감정으로 자신도, 은애도 상처를 받았고 쓸쓸한 처지가 됐다. 나도 그랬나 생각하게 됐다.

-엔딩 장면이 강렬했다. 스승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모습을 마주하기도 했는데.

▶연준이 미움받은 부분도 있지만 본인의 의도는 그런 게 하나도 없었어서 저도 쓸쓸했다. 주변에 남은 사람이 없었다. 연준이 '세상은 이래야 한다'고 하면서 최선을 다했는데 주변에 남은 사람이 없는 거다. '나는 밥버러지가 되고 싶지 않다'고 했는데 그 칼을 아내에게, 같은 민족에게 겨눈 게 아이러니했다.

-시청자로서 기억에 남는 장면은?

▶길채와 은애가 오랑캐에게 잡혔다가 그걸 씻어내는 장면이 인상에 많이 남는다. 장현과 길채의 사랑을 빼면 백성들의 고통, 여성들의 고통을 딱 드러내는 장면인 것 같았다. 장현이 길채에게 '안아줘야지'라고 하는 장면도 기억에 남는다.

-'연인'은 남궁민의 사극 로맨스 변신 성공작으로도 호평 받았다. 함께 연기하면서 남궁민의 연기 저력을 어느 부분에서 느꼈는지.

▶준비도 엄청 잘해오시고 현장에서 유연하게 가는데 계속 변주를 주고 상황에 맞게 유연하게 하는 걸 보면서 '부럽다'란 생각이 들었다. 고민을 많이 하시는 것 같다. 어떻게 하면 새롭게 보일까도 고민하시는 것 같다.

-연준은 고지식한 성격인데 실제 이학주는 어떤가.

▶저에게도 그런 면이 있다. 장현과 비교하면 연준 쪽에 가까운 것 같다. 좀 더 여유있어지고 유연해지려고 노력하는 것 같다.

-MBTI가 INFP다. 내향형인 것으로 나오던데, 2012년에 데뷔해 연예인 10년 차가 넘었지만 아직 여러 면에서 많이 부끄러워하는가.

▶아직 그런 것 같다. 10년 전과 비교하면 괜찮아진 것 같다. 이렇게 얘기도 할 수 있고. 문장을 얘기할 수 있는 사람이 됐다. 그때는 질문이 뭔지도 자꾸 까먹었다. 버스 벨 누르기도 힘들어서 웬만하면 지하철을 타려고 하기도 했다.(웃음)


-길채와 은애 중 실제 이학주는 어떤 여인을 선택할 것 같나.

▶은애를 택했을 것 같다.

-길채는 연준의 어떤 모습에 반했을까.

▶습관처럼 좋아한 게 아닐까 싶다. 도령 중에서 지적인 면모가 있었던 것 같다. 능군리 도령 중 가장 똑똑한 게 좋아보인 것 같다.

-연준은 길채에게 어느 정도의 호감이 있었을까. 아니면 완전히 호감은 없었지만 그저 정혼자의 친구여서 호의를 베푼 것이었을까.

▶되게 적었을 것 같다. 한 3~4% 정도? 그래서 마지막에 길채에게 정리를 하려고 그 얘길 한 거다. 하지만 잘 표현하진 못한 거다. '그런 적은 있는데 그래도 은애'라고 얘기했다. 연준이 은애에게 마지막에 정확하게 사죄를 했으면 좋았겠다고 생각한다.

-촬영 끝나고 어떻게 시간을 보냈는지.

▶월요일엔 숙취로 고생했고 화요일 어제는 그냥 아내랑 집에서 보냈다. 맛있는 삼겹살 먹고.

-'연인'의 연말 시상도 기대하지 않냐.

▶저요? 그런 건 아닌 것 같고.(웃음) '연인'에 등장인물이 많으니 많이들 올라갔으면 좋겠다. 구잠이와 종종이의 커플상도 기대해 본다. 되게 귀여웠고 즐거움을 줬다. 나중에 결혼도 하지 않았냐.

-그동안 묵직한 색깔의 작품을 많이 했는데.

▶가벼운 작품도 해보고 싶다. 그런 걸 해보면서 자유를 느끼고 싶다. 저도 재미있는 걸 좋아해서. 지금은 코미디도 하고 싶다. 바로 다음에 사극도 해보고 싶을 정도로 이번 사극도 재미있었다.

-지금까지 한 작품 중 자신과 비슷한 캐릭터는?

▶영화 '어서오시게스트하우스' 속 모습이다. 우유부단하기도 하고 나약하기도 하고 그런 모습이 비슷한 것 같다.


-연말 어떻게 시간을 보낼 계획인가.

▶아내랑 시간을 보내면서 '연인'을 한번 더 보게 될 것 같다.

-'연인' 보면서 많이 울었나.

▶아내가 자기가 슬프게 연기한 걸 자기가 보면서 운다고 놀린다.(웃음) '연인' 보면서 엄청 울었다. '길채야' 소리치는 장면, '안아줘야지'라고 말하는 장면 등.

-예능 출연이 별로 없었던 배우다.

▶안 했다기 보다는 그럴 여건이 별로 없었다. 예능에 나가서 잘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MBC '전지적 참견 시점' 찍을 때도 밥을 잘 못 먹겠더라.(웃음) 저도 예능을 많이 본다. 요즘 KBS 2TV '골든 걸스'가 정말 재미있다. 신효범 선배님 매력있고 목소리 좋으셔서 응원하게 되더라.

-'연인'을 통해 어떤 메시지를 얻었는지.

▶저도 생각에 매몰될 때가 많은데 이렇게 안 좋게도 될 수 있으니 생각을 조심하자고 생각했다. 주변 사람 잘 챙기자는 생각도 하게 됐다.

-연준 역이 자신에게 어떻게 남을 것 같나.

▶애증의 캐릭터로 남을 것 같다. 그럼에도 '애'(愛)가 훨씬 큰 친구다. 내 잣대로 연준을 계속 평가한 날도 있었는데 그 평가를 지우자고 생각하며 촬영했다. 연준은 그 시대의 사람인데. 마지막에 연준이 깨달음을 얻을 수 있어서 '너는 복이 있다'라고 생각했다.

-연준에게 개인적으로 해주고 싶은 말은?

▶자기 감정을 잘 살피라고 하고 싶다. 머릿속 이성보다. 감정을 잘 살피면 덜 돌아갈 수 있을 것 같다. 마음이 괴로우면서 대의를 향하면서 옆에선 희생해야 할 필요는 없다고 말하고 싶다.

-'연인'은 이학주에게 어떤 작품으로 기억될까.

▶많은 사랑을 받아서 2023년도가 기억에 굉장히 많이 남을 것 같다. 촬영하면서도 스태프들, 작가님에게도 많은 지지를 받아서 그걸 기반으로 2024년에도 열심히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요즘 개인적인 관심사는?

▶요즘 '나 혼자 산다'에서 (기안84가) 마라톤 하는 걸 보면서 아내와 함께 시도해보고 있다. 5.44km까지 뛰어봤는데 10km에도 도전해 보겠다.
한해선 기자 | hhs422@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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