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를 강타했던 넷플릭스 오리지널 '오징어 게임'이 예능판으로 등장했다. 드라마를 그대로 옮겨둔 것처럼 실제로 456명의 참가자가 모였고 456만 달러(약 59억 원)의 상금을 차지하는 룰로 진행된다. 기존 화제성과 거대한 스케일이 등장하는 만큼, 큰 기대를 안고 시작한 '오징어 게임' 예능판이 어딘지 모르게 심심하고 잔잔하다. 이토록 긴장감 없는 서바이벌이 또 있나, 싶다.
최근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예능 '오징어 게임: 더 챌린지'(이하 '더 챌린지')는 황동혁 감독이 연출한 '오징어 게임'의 세계관을 옮겨온 예능 프로그램으로, 총 10부작이다. 미국의 스튜디오 램버트가 제작했으며 앞서 넷플릭스는 온라인 시사를 통해 1~5화까지 공개한 바 있다.
다양한 사연을 가진 자들이 등장해 눈물 없이 볼 수 없는 '오징어 게임'은 자극적인 소재와 쉴 틈 없는 전개, 몰입감 등으로 시청자들에게 충분한 호감을 샀다. 각 캐릭터에 몰입해 여러 선택을 지켜봤고 달고나,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게임, 영희 캐릭터 등 한국적 요소는 세계인들에게 신선함으로 비쳤다. 이에 '오징어 게임'은 시즌2까지 제작됐으며 강도 높은 보안 아래 촬영 중이다. 이 가운데 예능판 제작 소식은 반가움을 안겼다. 시즌1과 시즌2 사이의 공백을 채워주는 '더 챌린지'는 존재 자체만으로도 충분한 흥미 요소다. 그런데 '오징어 게임' 팬들도 대거 참여한 '더 챌린지'에 너무 큰 기대를 한 탓일까. 반가움 한쪽에 아쉬움이 크게 자리 잡는다.
◆ 예능 '프로그램' 아닌 팬들의 놀이터
그간 넷플릭스가 제작한 서바이벌 예능은 적지 않다. 한국 작품으로 따지면 최근 공개된 '데블스 플랜'을 시작으로, '사이렌 : 불의 섬', '피지컬: 100', '신세계로부터' 등이 있다. 외국 작품으로는 '헬's 키친'을 비롯해 '와일드 하우스: 주인의 자격', '베이킹 임파서블' 등이 있다. 이런 작품 하나하나 보다 보면, 사실 '오징어 게임'의 자극성은 크지 않단 걸 알 수 있다. 화면으로 봤을 때 튀어 보이는 색감이나 몰입하면서 느껴오는 공감대 때문에 커 보일 뿐, 해외 작품 내에선 이미 '오징어 게임' 정도를 넘어선 건 대다수다. 예능판을 제작하더라도 이 정도의 자극성을 기대할 순 없겠지만 서사, 미국 예능 특유의 다이내믹함은 상당할 거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화면 속에선 팬들의 호기심 어린 눈빛뿐이었다.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게임으로 시작된 1화는 서로에 대해 치열함은 없고 그저 "드라마에 들어와 있는 것 같다"란 느낌을 더 크게 자아낸다. 또한 날 선 분위기를 자랑한 '오징어 게임'과 다르게 '더 챌린지'는 오히려 훈훈하고 서로를 챙기는 면을 보인다. 처음부터 상금에 목매 긴장감을 주고 조여주는 느낌은 어디에도 찾아볼 수 없다.
이 점은 시청자들에게 몰입할 수 있는 주지 않아 더 크게 작용한다. 애초부터 '오징어 게임'의 게임을 비슷하게 가져와 익숙한 그림이 자주 등장해 생각하는 방향을 제한하게 된다. 또 "이 사람이 없었지만 1만 달러가 생긴다", "내가 왜 해야 하냐" 등 이기적인 발언이 오가지만 시청자가 참가자를 파악하기 전부터 오가는 말뿐이라 당연히 흘러가는 장면으로만 보인다. 그러니 우린 잘 짜인 예능 프로그램을 시청하는 게 아니라 그저 팬들의 '오징어 게임' 참가기를 목격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 한국말은 반갑지만..아시안 참가자는 극소수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로 시작하는 '더 챌린지'는 확실히 한국인 입장에서 반갑게 느껴진다. 한류 드라마, 영화, 음악이 여러 곳으로 뻗어나갔지만 실로 해외 프로그램에서 한국어가 들리는 건 어려운 일이란 걸 알기 때문이다. 블랙핑크와 두아 리파가 협업한 곡에서 나온 지수의 한국말, 방탄소년단의 빌보드 진입, 넷플릭스 드라마 '웬즈데이'의 K팝 OST 수록곡이 더욱 소중하게 느껴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런 상황 속에서 정확히 들리는 한국어는 한국인으로서 놀라움을 감출 수가 없다.
다만 '전 세계인'을 대상으로 한 '더 챌린지'에 아시아계 참가자는 극소수란 게 아쉽다. 분명 '오징어 게임'의 판권을 샀고 해당 작품을 높게 사고 심지어 몇몇 게임은 그대로 가져왔으나 정작 '더 챌린지'를 즐기는 사람은 서양권 중심이다. 60대가 넘어가지만, 아들과의 추억을 나누기 위해 나왔다던 할머니, 초반부터 사람들과의 모임을 만들어 이끄는 리더, 이를 시기 질투 하는 사람까지도, 대부분 미국인이다. 그러다 보니 사실 '더 챌린지'는 '오징어 게임'을 밑바탕으로 두고 있는지 의심스러워진다. 사실상 '오징어 게임'이 글로벌에 진출한 게 아니라 단순히 판권을 가져와 활용한, '오징어 게임'과는 전혀 다른 작품처럼 보인다.
한편으론 그들은 'K-문화'를 향유하고 있다지만 과연 맞는 말인지 의심스러워진다. 최근 지적재산권(IP)에 대한 중요도가 높아지면서 한국 제작사들은 IP 확보에 여념이 없다. 판권을 판매해 거대한 수익을 올렸다고는 해도 실제 관계자들 입장에서는 중요한 아이디어 자체가 넘어갔다는 점에서 안타까움을 느낄 때도 종종 있다. 특히 넷플릭스와 같은 글로벌 OTT 플랫폼은 IP가 귀속돼 창작자들 입장에서는 양날의 검처럼 느껴친다. 여기에 대표적인 예시가 '더 챌린지'처럼 느껴진다. 확실히 'K'는 맞지만, 'K'가 아닌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더 챌린지' 측이 서양권 중심 출연자와 관련해 '미국에서 제작한 작품'이라고 언급한다면 할 말은 없지만 기묘한 위압감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K-문화'가 어쩔 수 없이 넘지 못하는 벽이 있는 걸까.
안윤지 기자
| zizirong@mtstarnews.com
최근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예능 '오징어 게임: 더 챌린지'(이하 '더 챌린지')는 황동혁 감독이 연출한 '오징어 게임'의 세계관을 옮겨온 예능 프로그램으로, 총 10부작이다. 미국의 스튜디오 램버트가 제작했으며 앞서 넷플릭스는 온라인 시사를 통해 1~5화까지 공개한 바 있다.
다양한 사연을 가진 자들이 등장해 눈물 없이 볼 수 없는 '오징어 게임'은 자극적인 소재와 쉴 틈 없는 전개, 몰입감 등으로 시청자들에게 충분한 호감을 샀다. 각 캐릭터에 몰입해 여러 선택을 지켜봤고 달고나,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게임, 영희 캐릭터 등 한국적 요소는 세계인들에게 신선함으로 비쳤다. 이에 '오징어 게임'은 시즌2까지 제작됐으며 강도 높은 보안 아래 촬영 중이다. 이 가운데 예능판 제작 소식은 반가움을 안겼다. 시즌1과 시즌2 사이의 공백을 채워주는 '더 챌린지'는 존재 자체만으로도 충분한 흥미 요소다. 그런데 '오징어 게임' 팬들도 대거 참여한 '더 챌린지'에 너무 큰 기대를 한 탓일까. 반가움 한쪽에 아쉬움이 크게 자리 잡는다.
◆ 예능 '프로그램' 아닌 팬들의 놀이터
그간 넷플릭스가 제작한 서바이벌 예능은 적지 않다. 한국 작품으로 따지면 최근 공개된 '데블스 플랜'을 시작으로, '사이렌 : 불의 섬', '피지컬: 100', '신세계로부터' 등이 있다. 외국 작품으로는 '헬's 키친'을 비롯해 '와일드 하우스: 주인의 자격', '베이킹 임파서블' 등이 있다. 이런 작품 하나하나 보다 보면, 사실 '오징어 게임'의 자극성은 크지 않단 걸 알 수 있다. 화면으로 봤을 때 튀어 보이는 색감이나 몰입하면서 느껴오는 공감대 때문에 커 보일 뿐, 해외 작품 내에선 이미 '오징어 게임' 정도를 넘어선 건 대다수다. 예능판을 제작하더라도 이 정도의 자극성을 기대할 순 없겠지만 서사, 미국 예능 특유의 다이내믹함은 상당할 거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화면 속에선 팬들의 호기심 어린 눈빛뿐이었다.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게임으로 시작된 1화는 서로에 대해 치열함은 없고 그저 "드라마에 들어와 있는 것 같다"란 느낌을 더 크게 자아낸다. 또한 날 선 분위기를 자랑한 '오징어 게임'과 다르게 '더 챌린지'는 오히려 훈훈하고 서로를 챙기는 면을 보인다. 처음부터 상금에 목매 긴장감을 주고 조여주는 느낌은 어디에도 찾아볼 수 없다.
이 점은 시청자들에게 몰입할 수 있는 주지 않아 더 크게 작용한다. 애초부터 '오징어 게임'의 게임을 비슷하게 가져와 익숙한 그림이 자주 등장해 생각하는 방향을 제한하게 된다. 또 "이 사람이 없었지만 1만 달러가 생긴다", "내가 왜 해야 하냐" 등 이기적인 발언이 오가지만 시청자가 참가자를 파악하기 전부터 오가는 말뿐이라 당연히 흘러가는 장면으로만 보인다. 그러니 우린 잘 짜인 예능 프로그램을 시청하는 게 아니라 그저 팬들의 '오징어 게임' 참가기를 목격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 한국말은 반갑지만..아시안 참가자는 극소수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로 시작하는 '더 챌린지'는 확실히 한국인 입장에서 반갑게 느껴진다. 한류 드라마, 영화, 음악이 여러 곳으로 뻗어나갔지만 실로 해외 프로그램에서 한국어가 들리는 건 어려운 일이란 걸 알기 때문이다. 블랙핑크와 두아 리파가 협업한 곡에서 나온 지수의 한국말, 방탄소년단의 빌보드 진입, 넷플릭스 드라마 '웬즈데이'의 K팝 OST 수록곡이 더욱 소중하게 느껴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런 상황 속에서 정확히 들리는 한국어는 한국인으로서 놀라움을 감출 수가 없다.
다만 '전 세계인'을 대상으로 한 '더 챌린지'에 아시아계 참가자는 극소수란 게 아쉽다. 분명 '오징어 게임'의 판권을 샀고 해당 작품을 높게 사고 심지어 몇몇 게임은 그대로 가져왔으나 정작 '더 챌린지'를 즐기는 사람은 서양권 중심이다. 60대가 넘어가지만, 아들과의 추억을 나누기 위해 나왔다던 할머니, 초반부터 사람들과의 모임을 만들어 이끄는 리더, 이를 시기 질투 하는 사람까지도, 대부분 미국인이다. 그러다 보니 사실 '더 챌린지'는 '오징어 게임'을 밑바탕으로 두고 있는지 의심스러워진다. 사실상 '오징어 게임'이 글로벌에 진출한 게 아니라 단순히 판권을 가져와 활용한, '오징어 게임'과는 전혀 다른 작품처럼 보인다.
한편으론 그들은 'K-문화'를 향유하고 있다지만 과연 맞는 말인지 의심스러워진다. 최근 지적재산권(IP)에 대한 중요도가 높아지면서 한국 제작사들은 IP 확보에 여념이 없다. 판권을 판매해 거대한 수익을 올렸다고는 해도 실제 관계자들 입장에서는 중요한 아이디어 자체가 넘어갔다는 점에서 안타까움을 느낄 때도 종종 있다. 특히 넷플릭스와 같은 글로벌 OTT 플랫폼은 IP가 귀속돼 창작자들 입장에서는 양날의 검처럼 느껴친다. 여기에 대표적인 예시가 '더 챌린지'처럼 느껴진다. 확실히 'K'는 맞지만, 'K'가 아닌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더 챌린지' 측이 서양권 중심 출연자와 관련해 '미국에서 제작한 작품'이라고 언급한다면 할 말은 없지만 기묘한 위압감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K-문화'가 어쩔 수 없이 넘지 못하는 벽이 있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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